안녕하세요? 유령회원 prajna(반야)입니다. 저도 한참 모자란 내용이지만 여행기 올려봅니다. 여행을 앞두고 너무도 늦게 이 사이트를 알게되었지만, 이 곳에서 너무도 큰 도움을 얻었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하여 용기를 내어 공유 행열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적은 내용의 대부분은 이 사이트의 운영자님, 혹은 선배 여행자님들의 지식을 조금씩 취하여 제 상황에 맞춰 재정리한 내용에 불과함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 글를 옮겨 게재하다보니 경어체로 적지 못한점도 양해 바라겠습니다. 향후 시간 내는대로 후속편을 간간히 올릴 예정이니 여행을 꿈꾸는 저같은 초보들에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미국 서부 기행 -【序】여행을 준비하며


      설 연휴 직후 2주간의 미국 서부지역 자동차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가족 모두가 함께하였다. 아주 오래 전, 미국 출장길에 잠시 짬을 내어 그랜드캐니언을 처음 구경했을 당시, 머릿속을 하얗게 만드는 그 압도적인 풍광에 충격을 받고선 언젠가는 가족과 함께 반드시 다시 오리라고 다짐했었는데, 그것이 23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여행에서 돌아온 지 불과 2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어느 새 그 들뜸과 흥분도 점차 사그라들고, 특히 14일간의 여정을 되돌아볼라치면 벌써 기억이 흐릿해지고 있어, 퍼뜩 떠오르지 않는 부분은 한참 머리를 굴려 퍼즐 조각 맞추듯 조립해 봐야 겨우 꿰맞출 수 있으니 점점 무디어져만 가는 이 기억을 어찌할 것인가! 더 늦기 전에 그 보석같았던 순간들의 조각들을 붙잡아 두고자 블로그에 그 날의 여정을 기록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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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픽스(Twin Peaks)에서 본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방향
 
 
1. 계획 
 
      모처럼 회사에서 8일간의 장기 휴가를 쓸 수 있는 때가 왔다. 사실 특별휴가 기회는 몇 번 있었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지금껏 제대로 챙겨 써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이번에도 그냥 무심히 지나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냥 놓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며칠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결심하였다. 그래 떠나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기회가 왔을 때! 이왕이면 식솔을 다 거느리고!
 
      여행지는 처음부터 미국이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떠올랐고, 다른 곳은 아예 고려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기간은 주어진 휴가 기간에 개인 연차를 더하여 2주일로 뽑았고, 여행사 패키지가 아니라 평소 벼르던 자동차 여행으로 정하여 모든 것을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고 헤쳐나가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행이 되도록 하고자 했다. 내심 이렇게 결심한 후 가족을 모아서 미국 여행을 제안하니 "놀러 미국까지 가자는데" 어찌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으랴! 여행 계획의 개요를 설명하고 식구들의 동의를 구하는 동시에 의견도 수렴하였다. 벌써부터 들뜬 분위기와 더불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도 없진 않아서, 가장인 나를 믿고 따르라고 당부하였다. 
 
      미국을 타깃으로 삼은 이상 서부 지역 라운드 트립으로 컨셉을 잡았다.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동/북부는 계절이 계절인지라 폭설, 한파 등으로 낭패를 맛볼 가능성이 있고,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한 동남부 지역은 올랜도 근처에 집중된 테마파크 외엔 별로 볼 것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서부지역으로 결정된 것이다. 미 서부 그랜드써클 지역 국립공원의 순차적 탐방을 기본으로 하고, 주변의 도시 투어도 겸하는 것을 염두에 둔 일정의 대강을 수립하기 시작하였다. 미국 여행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거대하고 광활한 자연 속으로 온 몸을 내던져 야생의 순수함을 제대로 맛보는데 있지 않는가? 자연 투어를 위주로 하면서도 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 라스베이거스 등의 대도시를 둘러보는 일정을 넣은 것은, 초강대국 미국의 도시문명에 호기심과 관심이 많을 마눌님이나 아이들을 위한 배려이자 보너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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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러 보아야 할 포인트와 관심지역을 선정해 놓고 , 모니터에 구글맵스를 띄워 대략적인 큰 동선을 수립하였다. 구글 맵은 지점 단순 검색 뿐 아니라 경로를 지정하면 지점간 거리, 이동시간, 타야 할 도로 정보 뿐 이나라 주변 흥미있는 장소까지 소상하게 알려준다. 스트릿 뷰를 이용, 가야 할 길을 미리 화상으로 시뮬레이션 해 보며 사전에 지형을 익혀두는 것도 현지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여행자들에게 구글맵은 축복 그 차체다. 일단 샌프란시스코부터 시작하여 가까운 요세미티, LA를 거쳐 그랜드 써클을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두루 섭렵하고 라스베이거스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일정이다. 일곱 곳의 국립공원, 1곳의 자치구역, 3개의 도시 외 도로 주변의 각종 볼거리 등이 포함된 "종합편성"판이라고나 할까.
 
       계획 수립 과정에서 "미국자동차투어" 사이트를 알게 되었는데, 이 곳의 자료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미국 자동차 투어에 관한 한, 가장 핵심적이고 생생한 자료들이 집대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회원들의 각종 질문이나 조언 요청에 정말 성심 성의껏 답변을 달아 주는 운영진의 전문성과 배려심에 깊은 감동이 느껴질 정도이다. 또한 회원들이 등록한 각종 여행기는 매우 좋은 레퍼런스가 된다. 내 경우 가입은 하였지만 구태여 질문글을 쓸 필요까진 없었다. 운영진이 올려 주는 정보, 회원 여행기, 회원들의 질의 및 운영진의 응답 글을 훑어보면서 내가 가졌던 궁금증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참조해야 할 곳으로 생각한다. 사이트 주소는 : http://usacartrip.com 이다.
 
      그리하여 나온 일정 계획은 다음과 같다.
 
(2/3)  인천공항 출발, 나리타 거쳐 샌프란시스코(SF) 도착. 렌터가 수령, SF 시내 투어
(2/4)  SF 시내 투어, 오후 요세미티 국립공원 근처 이동
(2/5)  요세미티 투어. 짧은 트레일 코스 걷기. 오후에 몬터레이로 이동
(2/6)  몬트레이-빅써-모로베이-피스모비치로 이어지는 캘리포니아 해안도로(Pacific Coast Highway No.1)를 따라 LA행 및 LA 야경 투어
(2/7)  LA 시내투어 및 저녁에 팜 스프링스로 이동
(2/8)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관람 및 세도나 이동
(2/9)  세도나 지역 탐방 및 그랜드 캐니언 이동, 일몰 감상
(2/10) 그랜드 캐니언 일출 감상 및 어퍼 앤틀롭 캐니언, 호스슈 벤드 관람 및 모뉴먼트 밸리지역 이동 및  일몰 감상
(2/11) 모뉴먼트 밸리 투어 후 모앱으로 이동, 아치스 캐니언 관람 후 브라이스 캐니언 근처 이동
(2/12) 오전 브라이스 캐니언, 오후 자이언 국립공원 관람 후 가까운 도시로 이동
(2/13) 라스베이거스 이동, 도시 투어 및 카지노 체험, 쇼 관람
(2/14) 데쓰밸리 투어, 라스베이거스 복귀, 렌터카 반납,
(2/15,16) 라스베가스-샌프란시스코 거쳐 인천공항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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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일정을 바탕으로 세부 일정을 작성하였다. 동선 주변의 볼거리, 각 목적지에 대한 여행정보, 숙박 장소, 호텔 예약 등은 아이들에게 숙제로 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가족들의 피로도를 고려하지 않은, 의욕이 앞선 다소 무리한 계획이었지만, 두어 군데만 제외하면 대체로 이 일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시나리오대로 여행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계획과 달라진 일정은 당초 1박 예정이었던 LA의 일정을 하루 연장하여 이틀로 하고 대신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과 세도나를 포기하였는데, 이는 가족들의 초기 시차 부적응과 장거리 이동에 때른 피로도를 감안한 것이다. 또한 마지막 날 계획된 데스밸리 투어를 취소하고 그냥 라스베이거스에 눌러 앉았는데, 이 또한 오랜 이동에 지친 가족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이동 거리와 소요 시간 등은 구글맵스에서 산출된 수치에 약간의 20%~30%여유시간을 더해 정하였고, 매일 아침 8시 출발에 늦어도 밤 7시 이전에 숙소에 도착하는것을 원칙으로 하였는데 실제 실행해 보니 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였다. 우선 출발부터 한시간 정도는 지연되기 일쑤고, 들른 각각의 여행지에서 이 곳 저 곳 둘러보고 포인트마다 사진찍고, 비지터스 센터나 길거리 기념품 가게에서 구경하다 보면 계획했던 시간을 훌쩍 초과하기가 다반사였다. 그렇다고 패키지 투어처럼 깃발 들고 양떼 몰듯 이동을 강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실컷 즐기게 내버려 두는 쪽을 택했다. 이런 게 자동차 투어의 묘미 아니겠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쉬웠던 점은, 운전이 밤 늦은 시간까지 이어져서 미국 시골 국도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하기사, 낯 시간 동안 이동할 때도 처음엔 차창 밖에 전개되는 이국적인 풍경에 눈을 떼지 못하다가 비슷한 풍광이 계속되니 식상한지 그냥 잠에 곯아 떨어지고 말더라.
 
 
2. 준비
 
1) 예산
 
      항상 돈이 가장 큰 문제다. 처음부터 비용 최소화를 지향하였고, 총 비용은 1000만원을 초과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하였다. (마친 후 정산해 보니 약간 초과) 이를 위한 전략으로는,
     - 저가 항공 이용 : 항공료가 총 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바, 서비스의 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항공편을 이용한다.
     - 쇼핑 자제 : 목적이 쇼핑이 아닌 여행인 만큼 목적 외 비용 지출의 최소화를 강조. 다행히 마눌님께서 워낙 알뜰형이라 지름신이 강림할 가능성이 희박하여 그리 염려는 하지 않았다.
     - 식비의 최소화 : 매끼 현지 식당에서 사 먹는다면 식비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음식값 외에 10% 이상의 세금, 여기에 또 10~15%의 팁이 추가되니... 게다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고생하는 것은 옵션. 따라서 가급적 식사는 자체 해결하기로 하였다. 밑반찬을 한국에서 준비하여 가고 현지에서 쌀과 취사도구를 구입해서 해결하되 지나친 궁상은 떨지 않기로 한다. 식도락 또한 놓칠 수 없는 여행의 참 맛 아닌가?
     - 숙박비의 최소화 : 이번 여행에서의 호텔은 이동 중 잠깐 잠만 자는 개념이니 구태여 안락함과 럭셔리함을 추구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중/저가 호텔 중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자의 피드백이 좋은 곳으로 선택 하여 비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君子는 食無求飽하며 居無求安하며, 敏於事...라 "는 공자님 말씀이 우리의 여행 컨셉에 딱 부합하는 말이렸다! ㅎㅎ
    
2) 항공권 구입
 
      항공권은 최소 3개월 정도의 여유를 두고 구하는 것이 좋다고 하나 우리에겐 2주일의 여유 밖에 없었다. 국 내외 할인항공권 사이트를 비교하면서 중간 기착 횟수가 적고 환승 대기시간이 짧으면서 우리 일정과 최대한 잘 매치되는 조건으로 검색한 결과, onetravel.com을 통하여 유나이티드 에어라인편으로 결정하였다. 2월 3일 아시아나편으로 10:34 인천 출발하여, 나리타에서 2시간 30분 대기 후 유나이티드 항공으로 갈아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오전 11:30 도착하는 편이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일찍 도착할 수록 유리한 점이 많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귀국편이 샌프란시스코-인천 직항이며, 아시아나와 코드를 쉐어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일정이 2월 3일(월) 출발, 2월 16일(일) 도착으로 내 휴가 일정과 정확히 일치하였던 것이다. 가격은 세금 포함 4명이 $4,564($1,141/인)에 예약사이트 수수료 $47.80, 좌석배정 수수료 $112.00 포함 총 $4,723.80이었는데, 이는 매우 저렴하진 않지만 스탑 오버가 최소화된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여유기간이 더 있었다면 더욱 저렴한 편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3) 여권 만료기간 확인 및 미국 비자 면제 신청
 
      여권은 최소 6개월의 만료기간이 남아 있어야 한다. 우리 가족은 모두 전자여권이어서 "미국 전자여행허가제(ESTA)" 사이트에 접속하여 비자면제 신청을 하였다. 수수료는 1인당 $14.14로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사이트 주소는 : https://esta.cbp.dhs.gov/esta/application.html?execution=e1s1 이다. 과거 비국 비자를 받으려면 서울에 있는 미 대사관을 직접 방문하여 인터뷰를 해야 했는데, 그 시절에 비하면 우리의 국력 신장이 피부로 느껴진다.
 
4) 렌터카 예약
 
      샌프란시스코 픽업, 라스베이거스 리턴, 12일간 사용 조건으로 여러 렌터카 예약 서비스를 비교한 결과  중 rentalcars.com이 가장 저렴하였으나 결국 허츠사(Hertz.co.kr)를 선택하였다. 한국 허츠 사이트를 통해 "Hertz Gold Plus Rewards" 회원으로 가입하면 15%의 DC에, 아시아나 항공마일리지 적립 혜택이 있었고,  더우기 허츠사는 거의 신차를 배정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운반해야 할 짐이 많은데다가 오프로드 주행 필요성 및 강설, 결빙 등으로 인한 주행 안전성 등을 고려, 4륜 구동 풀 사이즈 SUV 차종을 선택하였고, 포드의 익스플로러가 대표 차종이었다. 실제로는 동급인 닛산의 패스파인더(Pathfinder)로 배정받았다.
 
5) 호텔 예약
 
      도착 첫 날과 숙박시설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모뉴먼트 밸리의 호텔만 한국에서 사전 예약했고 나머진 현지 스케줄에 따라 그 때 그 때 예약 또는 현장 구매하기로 했다. 계획 자체가 유동적이어서 중도에 얼마든지 일정이 바뀔 수도 있으니 사전 예약하면 취소 연락, 위약금의 발생 등으로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고, 때가 때인만큼 비수기여서 숙소를 구할 수 없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리라는 것이 "미국자동차여행" 사이트 전문가의 조언이었다. 실제 여행 기간동안 예약 없이 숙소를 구하는 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따라서 위 두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숙소는 전날 혹은 당일 아침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호텔 혹은 이동 중 스마트폰을 통해 예약하였고, 몇 곳은 아예 예약 없이 즉석 방문하여 투숙하였다. 예약은 주로 hotesl.com, booking.com, wyndham.com, hotwire.com 등의 서비스를 비교하여 이용하였다.
 
6)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의 도움 없이 미국의 그 드넓은 지역을 여행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것도 초행길임에랴! 렌트하면서 옵션으로 내비를 빌릴 수 있으나 기간이 일주일이 넘는다면 임대료가 내비게이션 가격을 초과한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셈이다. 나는 타이밍 적절하게도 "미국자동차여행" 사이트에서 중고 내비게이션을 12만원에 구입하였다. 귀국 후 비슷한 가격에 되팔 수 있으니 결국 공짜인 셈이다. 중고를 구하기가 어렵다면 amazon.com 등의 사이트를 통하여 미국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미리 구입해 두면 좋을 것이다. 중고 내비(Garmin Nuvi 2595LMT모델)는 수령 후 출발 전날, 제조사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맵 데이터를 최신으로 업데이트 해 두었다. 북미 전용이지만 한국어 메뉴도 지원되고 음성 안내도 한국어로 해 주어서 사용상의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7) 국제운전면허증
 
      미국 내의 운전을 위해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을 준비해야 한다. 운전면허증과 여권용 사진 1장을 지참하여 가까운 경찰서로 가면 발급해 준다. 그런데 국제운전면허증은 "면허(License)" 라기보다도 "허가(Permit)"의 개념이기 때문에 국제면허증과 더불어 한국 운전면허증도 지참해야 한다. 한국면허증 미 제시 시 렌트카 빌리는 것이 거부될 수도 있다.
 
8) 국립공원 입장권
 
      미국의 국립공원은 승객 수와 무관하게 차량 1대당 입장료를 부과한다. 물론 나홀로 여행시에는 1인 입장권을 살 수도 있다. 차량 입장료는 공원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25 수준인데, 연간 입장권(Annual Pass)을 $80에 팔고 있어 이를 구입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연간 입장권은 각 국립공원 입구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카드엔 두 개의 서명란이 있어 두 사람이 연간 사용 가능하다. 나는 위 내비게이션을 구입하면서, 한쪽 서명란이 비어있는 입장권까지 중고(?)로 함께 구입(4만원)하였다. 빈 서명란에 본인이 서명해서 사용한다. 국립공원 입장 시 게이트에 애뉴얼 패스와 여권을 제시해야 하는데, 여권의 서명과 애뉴얼 패스 카드의 서명이 일치해야 한다. 요세미티($25), 그랜드캐니언($25), 브라이스캐니언($25), 자이언($25), 아치스($10) 도합 $110을 4만원에 해결했으니 $70 정도를 절약한 셈이다.
 
9) 식량 준비(한국)
 
      밑반찬은 국물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준비했다. 멸치 볶음 2종, 오징어채 무침을 만들고, 조미 김, 냉동건조 즉석 북어국/미역국/된장국 몇 개, 컵라면 몇 개(알맹이만 꺼내어 집팩에 포장하고 용기는 버리면 부피가 대폭 줄어든다)를 마트에서 조달했다. 생김치는 발효 진행에 따라 국물 누출, 악취 진동, 폭발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기름에 볶아 볶음 김치를 만들어 밀폐 용기에 담았다. 결과적으로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차량 이동 중의 군것질 거리로 오징어와 쥐포, 땅콩도 챙겼다. 특히 오징어와 쥐포는 긴 이동 도중 심심풀이와 더불어  뭔가 "찝찌름한" 맛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해 주었다. 미국 입국시 세관 신고는 별도로 하지 않았고, 통관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10) 취사도구 및 식량 조달(현지)
 
      샌프란시스코 도착 후 이동 중에 가까운 코스트코를 내비게이션에서 찾아 현지 보급을 하였다. 한국에서 만든 코스트코 회원권은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우선 $29짜리 전기 밥솥을 골랐고, 쌀은 칼로스 브랜드의 자포니카種 쌀로 구입했다. 펄펄 날아다니는 길쭉한 동남아 품종(인디카種)을 잘못 구입하면 대략 난감이니 잘 살펴 사야 한다. 캘리포니아 쌀밥은 우리네 쌀밥과 맛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가볍고 얇은 전자레인지용 밀폐용기(반그릇 및 국그릇용), 숟가락, 오렌지 1박스, 포도, 생수 1박스, 맥주, 기타 과자부스러기 등도 장만했다. 밥솥은 여행 마지막 날 미련없이 버리고 왔다.
 
11) 여행자 보험
 
      인터넷을 통하여 해외 여행자보험에 가입하였다. 연령별로 보험료 차이가 있는데, 4명 합 17만원 정도 소요되었다. 
 
12) 옷 준비
 
      준비에 가장 실패한 것이 옷이었다. 쓸 데 없이 이것 저것 잔뜩 챙겨 갔으나 결과적으로 절반도 입어보지 못하고 그대로 가져 왔는데, 부피 때문에 여행 내내 성가진 짐만 되었다. 일인당 두터운 방한 외투(덕다운 패딩)하나, 춘추용 점퍼 하나, 셔츠나 스웨터 2~3개, 바지 2~3개 외 3~4일치의 속옷과 양말로 충분할 듯하다. 속옷이나 양말은 전날 샤워하면서 함께 빨아 목욕 타월 등으로 물기를 꼭 짜서 취침 도중 적당한 곳에 널어놓으니 대부분 잘 말랐고, 미처 마르지 않은 빨래는 이동 도중 차 내의 적당한 위치에 두면 금방 건조된다. 방한 패딩도 입을 일이 몇 번 되지 않으므로 진공 비닐 팩에 넣고 압축하여 부피를 최소화하여 운반하다가 필요시 꺼내 입고 또 압축 보관하면 편리하다. 진공 비닐 팩은 동네 마트에 2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13) 통신 및 충전 장비
 
      국제 로밍 비용이 제법 비싸기 때문에 미국에서 쓸 선불 유심칩을 출발 전 미리 구입해 두었다. 구입한 것은 AT&T 통신망을 쓰고 1G까지의 데이터통신이 지원되는 56,000원짜리 h2o 마이크로 유심 칩이다. 미국 도착 즉시 폰의 기존 유심칩을 빼 내고 이것을 꽃았는데 프란시스코나 LA 도심에서 불통지역이 많아 심히 불편하였다. 우습게도 애리조나, 유타, 네바다주의 시골에서는 오히려 잘 터졌고, 여행기간 중 호텔 예약, 여행지 날씨나 도로정보 확인 뿐 아니라 아이들의 대학 신학기 수강 신청도 이걸로 해결했다. 나머지 가족들의 모든 스마트폰은 불의의 요금폭탄을 피하기 위하여 데이터 네트워크 접속 차단을 설정하였다. 대신 필요할 때마다 내 전화기에 테더링/핫스팟 설정을 하여 데이터 통신을 공유함으로써 가족들이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통하여 국내 지인과 연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도 못사는 가족들을 위해서 폰 충전에 대한 대비도 해야 했다. 음성 통화는 하지 않더라도 게임, 음악 감상과 더불어 가는 곳마다 폰으로 사진은 찍어야 하니. 또한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서는 한국의 친구들과 열심히 카톡질도 해야 하니. 4대의 스마트폰 외에 DSLR용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 및 노트북까지 최소 6대의 장비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방법을 궁리하다가 무식하지만 내 방에서 쓰던 6구짜리 멀티탭을 그대로 챙겨 가기로 했다. 물론 멀티탭에 쓸 110V-220V 변환 젠더 플러그도 포함. 스마트폰 충전기는 모든 각자 개인용 충전기를 가져갔고, 어미돼지가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듯 밤마다 멀티탭에 6개의 충전기가 주렁주렁 꽃히는 진풍경을 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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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탭(6구) 및 110V-220V 플러그 변환 젠더

 

14) 호텔이나 길거리 와이파이 서비스
 
      대부분의 호텔에서 와이파이 무료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접속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체크인 시 따로 제공한다. 다만 모뉴먼트 밸리의 더 뷰호텔에선 객실 내 접속은 안되고 로비에 나와서 접속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우리 객실은 로비와 가까운 탓인지 객실 내에서도 접속이 가능하였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호텔은 기기 1대에 대해서만 무료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추가 장비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금을 받고 있어 내 폰에 테더링을 설정하여 공유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속도는 국내 환경과 비교가 되지 않게 느리다. 그러나 웹 브라우징, 카톡 교신, 사진 전송 등을 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객실에서 영화 등 대용량 화일의 다운로드를 자제해 달라는 호소문이 붙어 있는 곳도 있었다. 이동 중 3G 통신이 되지 않는곳에서 인터넷 접속이 필요한 경우는 주로 패스트푸드점 주변을 이용하였다. 스타벅스나 인앤아웃, 맥도날드 등 주변에 접근하면 대부분 신호가 잡히고 비밀번호가 걸려있지 않아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었다.
 
15) 환전 및 의약품 및 기타
 
      현금은 약 1500달러 정도를 환전하였고, 팁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1$ 소액권 지폐를 많이 준비하였다. 해열제 소화제, 소염제(안티푸라민) 외 피로회복용으로 약국에서 우루사를 사 갔다. 우루사는 모두가 매 끼마다 1알씩 복용하도록 했다. 실제 피로회복에 효험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심리적 효과는 분명 있었다고 생각한다. 호텔에서 어메니티 품목으로 제공하는 샴푸나 비누, 로션 등의 퀄리티가 형편없이 싸구려틱한 것이 많기 때문에 치솔, 치약, 로션 등은 미리 준비하는게 좋다.  
 
   (이상 계획 및 준비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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