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알래스카를 여행하다 2편

2009.08.16 14:29

이정호 조회 수:8875 추천:3

7월 26일 - 3일째

 

  디날리 국립공원 부근에서 하룻밤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기억에 남습니다. 외모는 통나무로 되어 있는 cabin 같은 호텔인데 시설은 별로입니다.

혹시라도 캄캄한 밤에 이렇게 웅장하고 장엄한 세계적인 명산에서 아름다운 밤하늘의 별을 감상 할 수만 있다면 그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기대는 여지없이 깨지고 말더군요. 오후 10시가 다되어 가는데도 어두워지지는 않습니다. 별을 감상할 분위기는 더욱 아니고, 구름이 산허리에 걸쳐 있어 하늘은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실망스럽게 상황을 만드는 것은 호텔 시설입니다. 좋은 시설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요금은 라스베가스 최고급 호텔요금에 육박하는 $200인데도 말입니다.

샤워를 하는 물도 이렇게 비누 거품이 나지 않는 물은 처음 경험했습니다. 머리카락이 새집처럼 엉켜 버리더군요.

잠깐 잠을 청한 뒤, 새벽 1시가 지나서부터는 어떻게나 세찬 바람이 불어대는지 잠자는 숙소가 바람에 무너지는 공포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로인해 별 구경은 커녕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어제 구름에 가지워지긴 했어도 살짝 그 모습을 보인 맥킨리 봉에 감사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페어뱅크스를 향했습니다.

 

  북으로 북으로 디날리 공원에서 페어뱅크스 가는 길도 참 아름다운 도로입니다. 높은 산이 만년설에 덮혀 있고 주변에는 침엽수들이 뾰족뾰족 하늘을 향해 서 있는

풍경이 너무나 마음속 깊이 행복감을 안겨 줍니다. 페어뱅크스는 앵커리지에서 북쪽으로 370마일 떨어져 있는 알래스카에서 2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관광 안내를 받아보니 이 곳에서는 북극여행, 원주민의 세계, 온천여행 등등 여러 가지 유형의 여행코스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겨울철 오로라 관광이 특색 있다고 합니다.

페어뱅크스에서 북쪽으로 나있는 마지막 도로를 자동차로 달려 보고픈 마음이 간절하지만 시간관계상 포기하고 주변에 있는 007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송유관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이 송유관의 길이는 800마일. 북쪽에서 나는 원유를 남쪽 발디즈 항구까지 매일 100만 배럴씩 보낸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원유의 1/4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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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어뱅크스에서 본  송유관 모습>

 

 

                     송유관 안에는 ‘pig'라는 보조 기구를 넣어서 끈적끈적한 원유가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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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안을 돌아다니는 pig의 모습>

 

 

 

  2002년 알래스카에 강도 7.9의 지진이 났을 때도 송유관의 피해가 전혀 없었던 만큼 시공이 잘 되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대단한 철 구조물이라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페어뱅크스를 방문한 모든 관광객들의 방문 코스인 듯,

관광객을 실은 대형 버스들이 수시로 도착하고 떠나고 하였습니다. 송유관 관광을 끝내고 다음 도시인 Tok으로 가기 위해 출발합니다.

 

 

  가는 동안에 졸음이 몰려옵니다. 어젯밤 강풍 때문에 잠을 설친 탓인지 운전하기 힘들 정도의 졸음이 몰려옵니다. Delta Junction까지 겨우 왔습니다.

Tok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Glennallen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어차피 앵커리지로 다시 가야하는데 지름길을 택한 것이지요. 그러나 이 결정은 너무나 잘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Delta Junction에서 Glennallen까지 150마일은 이제껏 보아 왔던 그 어떤 Scenic byway보다 멋진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측으로 디날리 공원의 웅장함이 계속 시야에 들어오고 잠시라도 먼 산의 만년설과 침엽수의 조화로운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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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lta Junction에서 Glennallen으로 가는 4번 도로위에서 보이는 디날리 공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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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ta Junction에서 Glennallen으로 가는 4번 도로>

 

 

더욱더 신나는 것은 Moose라는 동물을 처음 본 것입니다.

도로변 작은 웅덩이에서 풀뿌리를 뜯어 먹는 모습을 본다는 것! '이곳이 정말 알래스카의 매력이야'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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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옆에서 보인 Moose>

 

알래스카를 여행하실 분들에게 이곳 드라이브를 적극 추천합니다.

내 생에 가장 잊지 못할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끝내고 이 곳 Glennallen이란 조그마한 시골에서 여장을 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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