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뮤직 내 손안의 독.

2017.06.03 00:32

빈잔 조회 수:1047


아래 글은 2017년 6월 2일 금요일 시카고 판 중앙일보에 실린 글 입니다.

독자 투고 란에  가끔 기고한 글을 이리로 옮겨 보았습니다.





제목   :   내 손안의  독

  
    늘 손에 쥐고 다니는 것이  있다. 나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문명국에 사는 사람들은 이걸  다 들 가지고 다니는 듯 싶다. 그런데 가장 많이 눈에 띠는 것이 있다. 바로 누가 베어 먹어 버린 사과다.  누가 한입 덥석 베어 먹고는 나 몰라라 하고 버린 것 같은데,  그걸로 로고를 만들 발상을 한 사람이 있다.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의  손 안에  있는 아이폰이다. 그걸 쳐다보는 사람들의 앞에 있다 보면,  난 늘 한 입 베어 문 사과만 보게 된다.  그런데 그 한 입 베어 문 사과에 대한 걸 알아 보니,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초로 컴퓨터를  고안한  영국의 어느 천재 수학자가 독이 묻은 사과를 먹고 자살을 했는데, 바로 그 독이 묻었던  그 사과라는 설도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성경에 나오는 선악과를 따 먹고,  에덴 동산을 떠나야 했던 어리석었던 자의 변천 과정이 점점 더 똑똑해 지려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게 되는 원천이 사과였기에 사과를 로고로 쓰게 되었다고도 한다.
 
 어찌했던,  이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 따라서 용도가 각양각색이다. 뭐니 뭐니 해도 인터넷 검색을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백과사전 하나를 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
 
인간의 본성은 누구에게 동정을 받으려 하거나, 누구를 가르치려는 속성은 원래 부터 없었던 같다. 그저  나는 나 혼자일 뿐이다. 그런 속성에 딱 들어맞는 게  아이폰이지 않나 싶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친근하지도 않으면서 친근한 척 하고  아주 가까이  온 것이 있다.  이것이 바로 “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 즉 SNS ( Social Networking Service ) 이다.  이것은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다수와 아주 좋은 관계를 맺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마치 수많은 사람과 친분을 맺게 되는 그럴듯하게 좋은 것 같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맺으면 맺을 수록 비례하여 찾아 오는 고독감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가.  고독감과 동행해서 찾아 오는 또 다른 하나가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생기는 단절감이다.  
 
사이버상의 소통이 무척이나 좋아 보인다. 그러나 IT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매일 매일 우리가 받아 들이는 정보는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흘러들어 온다.
 
  웬만한 사람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의학 상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듣고, 저기서 듣고, 이 사람한테도 배우고, 저 사람 한테도 배우고,  심지어는 신문이나 미디어의 광고를 통해서도 배운다. 이런게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나 할가.
무슨 병에는  뭐가 좋다는 둥, 치료 방법은 어떻다는 둥. 가정 주치의 뺨 칠 정도로 아는게 많은 사람들이 부지기 수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고 애용하는 카카오 톡이란 있다. 이게  우리의 삶,  깊숙이 파고 들어 와서는 지식이나 정보 통신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듯 하다. 마주 보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대화 였었다. 그러다가 전화를 이용한 음성만으로 대화도 가능 했다. 그런데 지금은 글을 통한 대화가 보편화 되어가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감정을 담아 보내는 글을 쓰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단문(短文)이 유행을 한다. 이걸 단문이라고 해야 할지 암호라 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점점 더 한입 베어 문 로고가 있는 것과 친숙해지면서, 정보와 재미에 매료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걸로 인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사례가,  가족간의 단절이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은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늘 이걸 쳐다 보며 산다. 언젠간 검증 되어 지지 않은 상식의 바닷 속에서 우리 모두가 허우적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신화화된 실존 인물의 설화와 고대로부터 전해지던 독일 신화가 결합된 “ 백설공주 “ 이야기에서도 사과는 나온다.  독 묻은 사과 한입을 베어 먹고는 깊은 잠에 빠진 백설공주가 오늘의 우리가 아닌가 하고 망상을 해 본다.   그걸 손에 쥐고는 점점 더 혼자 만의 세상으로 깊은 잠에 빠지는 게 아닌가  싶다.  언젠가는 한입 베어 먹은 사과를 멀리  버릴 날이 올것 같다.
 
 
 
 

빈잔 이 쓴 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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