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한지  10여년이 되었지만 올해 같이 바쁘게 지낸적은 없는 듯 하다.

내가 바쁘게 지낸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금년들어서 자동차로 여행을 한 거리가 장장 2만여 마일은 되는 듯 하다.

어느 땐 한달에 두번이나 엔진 오일을 교체  한 적도 있다.  

미국 지도를 놓고 볼 때 동서남북의 구석진 곳이 있다.  


딱 들어 맞는 건 아니지만,  

북동쪽 끝에는 메인 주가 있으며, 남동쪽 끝은 키 웨스트가 있고,  

반대로 서북쪽 끝은 시애틀이고,  서남쪽 끝은 샌디에고가 아닐가 한다.  

여기에 약간의 모순성이 있는데, 알라스카도 미국이요 하와이도 미국이다.

이 두곳은 비행기로 갔다 왔기에 굳이 자동차 여행엔 포함 시키고 싶지가 않다.  



 미국에서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간간히 착각을 하는게 하나 있다.  

다름이 아니라 내가 차를 몰고 다니는 도로이다.  

미국의 도로는 이 나라가 생길 때 그냥 같이 생겨난 것  같다.  


또 하나,

과연 이 길이 무슨 목적으로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길을 내었을가 하는 의구심이 가는 길도 있다.

반나절 이상을 달려도 마주 오는 차를 한대도 본적이 없는 경험을 여러번 했다.

물론 워낙이나 땅이 넓으니 그런 곳도 있겠거니 하고 생각을 하다가도,

관광 목적의 길도 아니고, 그렇다고 물동량의 움직임이 보이는 길도 아니고.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겠거니 하고  생각을 한다.



몇몇 주( State )를 거쳐 지나다 보면 ,

어느 주는 평야에 흩어져있는 소떼들이  검정 색이다.  

검정 소 만 보이다가, 얼마인가를 달리다 보면, 갑자기 누런 소들이 보이고,

몇 시간을 더 달리다 보면 하얀색을 가진 소들도 보게 된다.  

물론

 검정색이나 누런색들이 혼합된 곳도 있고,  누런색의 소들과 흰색의 소들이 썩여 있는 곳도 보게 된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불현듯이 이 나라는 축복 받은 나라이다 라고 생각을 할 때가 여러번 있다.

세계 각국을 통 털어서 미국만이 자급자족을 하기가 충분하단다.  

미국 내에 사는 사람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것을,  

먹고도 24 %가 남게 된다고 한다.

수평선이 아니라 지평선이 보이는 곳에서 자라는 농작물을 볼 땐,

그냥 어마어마 하구나 하고 생각을 한다.

또한 프른 초원이다 싶으면 그것은 가축을 멕이는 양식이 되는 거다,  

수많은 소들에게 먹이게 될  겨울 양식을 키우는 것이리라.


 여행을 하다보면 무의미한 것 같은 하나도 없다.  

감탄을 자아 낼 만큼 신비스럽지는  않다 해도 그냥 이해가 되는 그런 것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어느 때인가는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때에 위스콘신의 어느 시골 마을을 달리고 있었다.  


농사 철이면 많은 곳에서 밭갈이를 하는데, 대부분이 현대화 된 농기구를 사용을  한다,

그런데  이곳엔선 말 네필이 끄는 1 세기 이전의 방식으로 밭갈이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영화 벤허에 나오는 말 네필이 끄는 전차 경주를 연상하게 되는 그런 모습이었다.  

참으로 낭만적 이라고나 할가 .

하두 신기해서 차를 멈추고 그 젊은 농부가 일을 끝낼 때까지 보고 있었다.   

아주 건장한 말 네 마리가 끄는 것은 한국에서 소가 밭갈이 하는 것과 같았다.  

다르다면 진행 속도가  빠른게 다르다.  

미국 청년의 또다른 모습을 본 것 같다.



  평원하면 빠질수 없는 곳 중에 네브라스카 주, 아이오와 주, 캔자스 주를 들 수가 있다.

이리 둘러 보아도 저리 둘러 보아도 나무 한그루 없는 넓디 넓은 평야를 볼 수가 있다.

이런 곳을 지나다가 하도 졸려서 잠깐 내가 갖고 다니는  캠핑 트레일러 안에서 눈을 붙이고 자는데,

밖이 시끄러워서 잘 수가 없었다.

이유는 프로펠러 하나가 달린 경비행기 두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땅 위 5미터 지점 정도 까지 내려와서 비행을 하는 것이 였다.

이곳의 젊은이들 서너명이 놀고 있는 것이 였다.  

나는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평평한 비행장으로 가 보았다.  

보통의 비행장 하면 아스팔트 인데 반하여, 이곳은 그냥 조금은 굳은 맨 땅이었다.



이렇게  미국의 농촌 젊은이들을 보면,  

그들이 자신의 삶을 잘 가꾸어 가는 듯이 보인다.  

힘든  농부의 삶을 살지언정,  

자기의 적성에 맞는 취미를  찾아서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수많은 작은 호수이거나, 농작물을 위한 저주지 거나,

어디를 가던지 젊은이들이 즐기는 모터 보트의 놀이를 볼 수가 있다.  

이렇게 여유 있는것은 금전적인 뒷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미치지 못하는 백인들도 많다.

이들을 가리켜서  힐빌리 ( Hillbillies ) 라고 하는데,

이들이 바로 지금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 하는  그룹이다.



이들은 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 하는 것일까 ?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치가 않겠지만,

다수의 잘못된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는 우리는 지금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열심히 자동차 여행을 하는 나의 선택이 옳은 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나의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 준다는 사실만이 옳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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