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lands 국립공원 방문 그 다음 날에 간 곳이 Wind Cave 국립공원입니다. South Dakota 주에는 무려 국립공원이 2군데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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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South Dakota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이 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 일 것입니다.

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거긴 별로인 것 같더라구요. 그냥 대통령상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가보긴 하였으나 실제로 보면 음... 그렇구나, 뭐 그런 느낌?

전 그보다 국립공원에 더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Mount Rushmore는 신속히 보고 그 곳에서 30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Wind Cave 국립공원으로 향했죠.


개인적으로 동굴은 이 전에 Mammoth Cave 국립공원을 2차례 가서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암석 문외한이기도 해서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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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단 이 국립공원은 동굴 밖에서 나와 좀(?) 큰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Bison과의 대치였는데요...


Bison 혹은 Buffalo를 멀리서는 본 적이 있지만(Theodore Roosevelt 국립공원) 실제로 가까이서 본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그 후로 Yellowstone에서 또 가까이서 보고 Zion에선 식탁 위에서 대면했다는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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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시간 정도의 동굴 투어를 마치니 오후 4시쯤이 되었고 이대로 공원에서 나가기엔 뭔가 좀 아쉬워서 visitor center에 가서 트래일 코스로 괜찮은 곳이 있는지

물어보니 Wind Cave Canyon Trail을 추천해주더군요. 코스 자체는 굉장히 색다를 것 없는 평범한 코스이지만 가는 길에 언덕 위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어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bison을 보았습니다. 멀찌감치 있기 때문에 사진 한장 찍고 가던 길을 갔죠. 그리고 조금 더 가다가 별 볼 일 없다 싶어서 다시 가던 길을 돌아서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는데 아까 봤던 그 bison이 언덕에서 내려와서 trail 길에 있던 것이었습니다. 사람들도 없고 한가한 길이라(시간대가 더더욱)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몰라서 멀리서 발만 동동 구르며 bison이 다른 곳으로 가길 기다렸죠. 하지만 그 자리에서 시간을 계속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지나니 반대편에서 백인애가 한 명 걸어오더군요. 그 친구는 2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bison을 보더니 살짝 우회해서 이 쪽으로 걸어 왔습니다. 정작 bison은 상관도 안하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구요. 그래서 저도 똑같이 길을 살짝 우회해서 풀밭을 통과해서 갈 길을 가려고 하는데 bison은 전 그냥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길을 지나가자 방향을 갑자기 저 쪽으로 틀더니 그 큰 덩치를 뽐내며 제게 조심스레(?) 다가왔습니다. 전 순간 당황하였으나 허둥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뒷걸음질을 쳤죠. 일단 이런 야생동물들에겐 뒤를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고 도망가서도 안 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나름 그 규칙을 잘 지키며 대치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이 bison은 계속 같은 속도를 유지하며 저를 쫓아 왔습니다. 저는 계속 풀밭에서 뒷걸음질을 치다가 보니 뒤는 내리막길로 이어져서 어찌해야 할 지 살짝 망설여졌습니다. 뒷걸음질 치는 상황에서 내리막길을 가는 건 조금 두려웠던 것이죠. 하지만 그다지 다른 옵션은 없어 보였습니다. 일단은 뒤로 계속 뒷걸음질을 하였고 bison은 다행스럽게도 내리막길 앞에서 멈춰서고 더 이상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계속 뒷걸음질을 하며 반대편 오르막길로 올라갔죠. 하지만 두려웠던 것은 bison 뿐만이 아니라 방울뱀의 존재였습니다. 이 곳은 방울뱀 서식지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뒷걸음질 치다가 방울뱀을 밟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그리고 아래에 있는 bison은 제가 가야하는 방향으로 걸어갔기 때문에 트래일 길로 내려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어찌할 도리가 없이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갔고 그 언덕 위에서 제가 가야 하는 방향으로 계속 조심스레 전진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앞으로 가는데 멀리 보니 왼편 멀리에 또 다른 bison이 한 마리 있더군요. 더 앞으로 가다간 그 bison도 추격해올 것 같았습니다. 결국 아래로 내려가야 할 때가 온 듯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래에 있던 bison은 한참 길을 가다 중간에 멈춰 서 있었기 때문에 언덕을 비스듬히 제 갈길 쪽으로 내려가면 두 마리 모두 따돌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만 언덕을 내려가려면 무릎 위에까지 올라오는 수풀길을 통과해가야 합니다. 반바지를 입고 있던터라 이 길을 지나가면 풀독이 올를 듯 했고(poison ivy도 있다고 하니) 그 보다도 무서운 것이 방울뱀의 존재죠. 인간의 속도로 방울뱀의 속도를 바로 앞에서 피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만약에라도 밟으면... 참 생각도 하기 싫은 상황입니다만... 역시 이 방법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이 들어 조심에 조심을 하며 그 곳을 통과했습니다. 결국은 아무 탈은 없었죠.


대략 30분 정도를 고생한 듯 합니다. 그 트래일 길을 다 지나고 차에 도착하니 다리에 힘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차에 타고 얼마 안 지나서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공원을 신속히 빠져나가다가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그 자태를 뽐내는 걸 보고 잠시 차에서 내려 한숨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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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루였죠. 아침에 Rapid City에서 출발하여 Mount Rushmore를 갔다가 30마일 떨어진 이 곳에 와서 동굴투어를 2시간하고 1시간 좀 넘는 시간 동안 트래일을 걷고 그 사이에 이런 문제도 있었으니... 이래서야 앞으로 어떻게 혼자 여행을 하나 싶기도 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변수가 있기 마련인데 야생동물과 대치하는 상황이 가장 두려운 문제 중에 하나이겠죠? Bison 뿐만 아니라 이런 wilderness에는 black bear, grizzly bear, mountain lion(puma), rattlesnake, elk 등의 동물들이 위험을 가할 수 있죠. 뭐, 아무 문제없이 집으로 돌아올 수는 있었으나 그 때까지만 해도 앞으로의 길을 어떻게 가야하나 싶기도 하며 살짝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참 이런 저런 일로 잊지 못할 Wind Cave 국립공원 일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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