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이리스님께 봄방학 그랜드서클 일정을 점검받고 3.14 떠났다가 지난 3.24에 돌아온 가족입니다.

조금 무리를 해서 최대한 많이 보고 온 터라 여행이 끝나고 한동안 방전이 되어 후기가 늦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리스님께 너무 감사해서 조금이나마 고마움을 표시하고픈 마음에 돌아왔습니다. 사실상 저희 여행 내내 아이리스님이 함께 했더랍니다.

인터넷이 안되는 곳까지 각종 조언을 캡쳐해가서 봤을 뿐만 아니라 일정 내내 남편과 ''아이리스님이, 아이리스님이..' 이랬으니까요.


주옥같은 후기가 많을 테니 고소공포증이 있는 엄마와 만5세 여아가 도전 가능한 트레일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덥지 않아 오히려 많이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 세도나

- Airport Mesa : 일몰이 멋집니다. 에어포트 루프/세도나뷰를 도는 게 아니라면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 Bell Rock : 돌산을 올라가는 트레일과 주변을 도는 트레일(Byway)이 있는데 돌산을 적당히 올라가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어요.

- Cathedral Rock : 생각보다 경사가 급해서 당황했습니다. 산 중간에 있는 넓은 바위 뷰포인트까지는 갔는데 마지막 바위 틈새를 오를 때 고소공포증으로 포기했습니다ㅠ 

주변에 만4세를 데리고 오른 분도 있더라고요. 여행 첫 도시라 더 긴장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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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vil's Bridge : 트레일이 길지만 대성당바위 같은 암벽등반이 아니라 할만했습니다. 악마의 다리는 직접 올라가면 넓어서 훨씬 덜 무서워요.


2. 그랜드캐년

- kalibab Rim Trail : 3월 중순 트레일 초입이 완전히 얼어있었습니다. 안전을 위해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 South Rim Trail : 완전히 포장된 무난한 트레일이었습니다. 캐년에서 건져올린 돌 전시 구경도 하고 지질학 박물관도 들리고 추운날 아이와 하기 괜찮았습니다.

- Bright Angle Trail : 초입구가 얼음이라 운동화신고 몇 번 엉덩방아 찧다 돌아왔습니다. 시간과 적절한 장비(트래킹슈즈, 스틱)를 사용했으면 가능했을 것 같은데 아쉽습니다.

_-Watchman Tower : 그랜드 캐년 포인트들을 많이 갔는데(오렌지라인 야키 포인트 포함) 저희 가족은 와치맨 타워 데저트 뷰가 가장 좋았습니다. 아기자기한 타워도 너무 재미있고요.


3. 페이지

- Horseshoe Bend : 전망대처럼 일부 구간 펜스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위험한 곳에 안가면 사진은 덜 멋지겠지만 안전합니다. 모래길은 날씨가 덥지 않아 쉬웠습니다.

- Lower Antelope Canyon : 철제계단이 가파르긴 하나 어린 아이들도 문제없을 난이도입니다. 비싸지만 가볼만 했고요. 저희 아이는 미로같은 캐년을 좋아했습니다.

- Wahweap Overlook : 일몰 때 조용하고 낭만적이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글랜댐도 잠깐 구경하고요.


4. 모뉴먼트 밸리

렌터카 SUV로 비포장 도로 다녀왔습니다. 먼지나고 더웠지만 John Ford's Point 멋집니다 꼭 가보세요.

더뷰 호텔에 장애인용 객실이 그나마 싸게 나와서 묵었는데요, 발코니로 완벽한 각도는 아니지만 뷰도 보이고 괜찮았습니다. 더뷰호텔 전망대는 정말 최최최고고요.

비포장 도로에서 보는 것보다 전망대에서 그 유명한 뷰(벙어리 장갑 바위들이랑 메릭뷰트)가 잘 보입니다.


5. 아치스 국립공원

- Park Avenue Trail : 왕복하면 지루할 수도 있어 가족 중 한 명이 반대편에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왕복도 정말 좋았습니다. 트레일의 양 옆으로 도열한 높고 평평한 암석들이 진짜 뉴욕 파크 애비뉴 부럽지 않아요.

- Delicate Arch : 마지막 절벽길 구간도 약간 안쪽으로 기울여져 있어서 위험하지 않았습니다. 트레일 자체는 큰 재미는 아니지만 쾅!하고 나타나는 델리키트 아치는.. 여기는 무조건 가보셔야 합니다.

- Devil's Garden Trail : 랜드스케이프 아치까지는 노약자 전혀 문제없는 평탄한 길이고 더블오 아치는 조금 난관이 있었으나 아이리스님의 자세한 설명으로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핀(fins) 평형대를 걷고 난 후 더블오 아치에 닿기 전 마지막 바위를 타는 구간이 있어서 조금 무서웠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돌아갈 때는 아이를 업어줬지만 가는 길은 모두 혼자 걸었습니다. 트레일 자체가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워요. 잊혀지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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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nd Dune Arch : 모래놀이의 천국 아이가 제일 좋아한 아치입니다. 아이리스님 추천 감사해요. 샌드듄에서 브로큰 아치까지 가는 길도 정말 멋집니다.

- Corona Arch : 철도를 만난다는 얘기만 기억하고 건너 가는 게 아니라 따라가서ㅠ 철도 위에서 코로나 아치를 처음 마주쳤네요ㅎㅎ 트레일로 다시 돌아간 후에도 길을 잃고 언덕을 헤매는 등 고생을 좀 했습니다. 그래서 눈 앞에서 만난 멋진 코로나 아치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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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도우즈, 밸런스드락 등 긴 트레일 없이 갈 수 있는 곳들도 모두 멋집니다. 아치스!


6. 캐년랜즈 국립공원

- Mesa Arch : 듣던대로 가성비 좋은 아치입니다. 일출에 가면 사진은 좀 포기하셔야 합니다. 전문 촬영가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힘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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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een River Overlook, Grand View Point 모두 접근성도 좋고 멋있었습니다. 고도가 높아 바람이 세고 너무 추워서 저와 아이는 좀 힘들긴 했습니다.


7. 캐피톨 리프 국립공원

- Hickman Bridge Trail : 쉽고 재미있고 교육적인 트레일이었습니다. Spoonydec님 후기를 보고 트레일 초입에서 50센트 가이드를 샀는데 재미있는 정보가 많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캐피톨 리프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면 꼭 강추하고 싶습니다.

* 브라이스 캐년 눈 소식이 있어 일찍 가느라 고블린 주립공원을 못 들려서 아쉽네요.


8.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림트레일 일부만 빼고 모두 닫혀있었습니다ㅠ 전망대 풍경은 멋지지만 캐년 속으로 내려가 보고 싶어 울 뻔 했네요ㅠ

인스퍼레이션 포인트부터 선라이즈까지 림트레일을 했는데 눈때문에 많이 미끄러졌습니다.

다음날 눈이 시작되는데도 혹시나 해서 일출 때 선라이즈 포인트에 갔는데 해 뜨고 전이 차이가 없더군요^^;;


9 자이언 국립공원

첫날과 둘째날은 비가 내렸지만 오히려 신비로운 풍경이 배가되었습니다.

- Lower Emerald Pool Trail : 폭포가 쏟아져 장관이었습니다. 양동이로 물 퍼주어주는 워터파크에 온 줄 알았어요.

- The Grotto Trail : 숙소(자이언 로지) 앞에 있어 저녁 먹고 산책하기 좋은 평이한 트레일입니다.

- Weeping Rock Trail : 비가 오니 눈물 흐르는 바위가 오열을 하더군요. 폭포처럼 보여서 좀 아쉬웠습니다.

- Riverside Walk : 비오는 날 버진 강을 따라 가는 산책로가 너무 좋았습니다. 내로우즈는 아예 막혀있어서 들어갈 수 없었던 게 아쉽지만 3월 중반에 갈 수 있었어도 아이가 고생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 Watchman Trail : 비 개고 바로 오르니 트레일이 늪지같은 진흙탕이 되어 힘들었습니다. 전망에서의 가시도도 좋지 않아 흐린 날 가성비가 떨어졌습니다ㅠ

- Canyon Overlook Trail : 비오는 날 아침, 햇빛 좋은 날 한낮 두 번 올라갔습니다. 날씨에 따라 확연히 다른 매력이 있는 멋진 트레일입니다. 비오는 날은 암석과 나무들 고유의 다채로운 색감이 느껴져 좋았고 맑은 날은 바위산 잔주름까지 보여서 멋졌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은 확실히 맑은 편이 좋았습니다.

- Scout Lookout : 이 곳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트레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날은 날씨까지 맑아 자이언과 사랑에 빠질 것 같더군요. 손만 잘 잡고 간다면 아이에게도 크게 위험한 곳은 없었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엔젤스 랜딩까지 가고 싶어지는 걸 겨우 참았습니다. 여기보다 좋은 경치는 어떨까 싶더군요.



추천해주신 모키 더그웨이, UT-12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UT-12상의 Kiva Koffeehouse에 가고 싶었는데 시기상 못 갈 것 같아 실망했었는데요, 도로를 가다 오픈 사인을 보고 바로 들어갔습니다. 알고보니 저희가 갔던 날 (3.20) 첫 오픈을 했다더라구요. 4월 1일 오픈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고 변한다고 합니다. 이 카페가 오픈이라면 꼭 가보세요. 저희는 브라이스 캐년 눈 내린다 하여 엄청 빨리 달리는 중에 들렀는데 너무 이쁘고 커피, 빵 맛도 좋아서 후회가 없습니다.


아참, 그리고 브라이스 캐년 가는 길에 쉐리프한테 과속 티켓을 끊겼습니다ㅠ 작은 마을 앞 도로라서(안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규정속도 30마일에서 20마일이나 오버를 하는 바람에(잘못했지요ㅠ) $270 벌금이 나왔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지불하러 가니 $200으로 깍아주긴 했지만 조심하세요~



하루에도 몇번씩 옷을 벗었다 입었다, 아이를 업었다 걸렸다 했던 11일간의 꿈같은 여행이었습니다. 언제고 다시 꾸고 싶은 꿈이요.

저희 여행을 알차게 채워주신 아이리스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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