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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낭만과 서정으로 가득한 그러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이다그 매력이 은근하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은 도시의 정체성이 뚜렷하고 전통이 잘 보존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다운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사실을 눈앞의 현실로써 증명을 해주는 현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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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불편해 보일 정도로 곳곳에 좁은 골목과 오래된 집오래된 흔적이 엿보이지만 개발을 위해 함부로 훼손하지 않고 잘 보존하고 있어 역사와 전통이 교교히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이 사람들이라고 구불 구불하고 좁은 도로를 넓히고오래 된 것들을 새것으로 바꿔 편리를 추구하고 싶은 유혹이 왜 없었을까그러나 용케도 그런 충동을 잘 억제하며 최대한 전통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해온 듯 하다전통과 문화의 가치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게다그 선택은 현재의 일상을 윤택하게 만들뿐만 아니라,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삶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에 더욱 가치있고 지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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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골목에 하나 둘씩 켜지는 은은한 불빛에 반들거리는 도로의 질감을 보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비단 불빛과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오랜 세월 그 위를 스쳤을 현지인들의 생활과 삶의 궤적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교토는 아무리 돌아다녀도 싫증이 나지않고여행자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매력이 충만한 격조있는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곳곳에 흐르는 문화와 예술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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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가모가와 강 주변에는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가 빼곡하고도시의 서정이 넘친다특히 저녁이면 곳곳에 은은한 조명이 하나 둘씩 켜지는 가운데거리에는 다양한 연주회가 열려 호기심에 부푼 여행자를 마냥 들뜨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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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심과 가까운 곳에 각종 미술관과 박물관이 한데 모여있어 전시회를 관람하기에도 편리하다비단 교토 뿐만이 아니다일본은 어느 지역을 가든 세계적인 미술관을 비롯해 각종 박물관전시관기념관 등이 자리잡고 있어 문화예술의 저변과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해 보인다.

 

교토 현대미술관과 시립미술관에서 미술 전시회와 사진전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한 재래시장에 들르게 되었다기온 신바시 근처의 고즈넉한 골목 풍경이 맘에 들어 버스에서 무작정 내려 개울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니 재래시장이 눈에 띄어 자연스럽게 들르게 된 것이다.

 

 

 

 

오후 3시경 시장은 한산했다우리네 전통 재래시장과 비슷하겠지 생각하며 들어갔는데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조그만 점포마다 깨끗하고 단정하게 정돈돼 있는 모양새야 일본이기에 새삼 특별할 것도 없었지만시장 통로에 잔잔하게 재즈가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평소 재즈를 좋아하기에 민감하게 와 닿는다.오늘 하루 일시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일상에서 이렇듯 늘상 음악을 가까이 하며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고양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그들의 일상적인 삶과 문화생활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현장이기에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무심코 들렀던 도쿄와 교토의 조그만 식당과 술집 등 어디를 가나 은은하게 재즈가 흐르고 있었고다음날 방문한 니시키 재래시장에서 또한 사람들로 혼잡한 가운데서도 이런 류의 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탓인지 편안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시장에 계속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우리의 일상 삶에도 이런 분위기가 자리잡으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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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안에 장인의 포스가 느껴지는 가게도 여러 곳 보인다그중 노부부가 운영하는 과자 가게에 들어가 과자를 사먹는데 값은 비쌌지만 맛이 아주 좋다맘씨 좋아보이는 이들 어르신 부부는 우리가 샀던 과자 외에도 맛을 보라며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다른 과자를 내밀며 훈훈한 인심을 보인다교토와 재래시장에 호감이 가는 또 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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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나와 개울을 따라 조금 걷다보니 바로 인근에 멋진 전망의 카페(Pooh's?... Cafe)가 나타나그 분위기에 이끌려 들어가 커피를 한잔 주문한다개울가를 향해 창이 나있어 참으로 운치 있어 보인다교토에 다시 가게 되면 꼭 다시 한번 들러봐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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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곳 역시 여느 식당이나 술집에서 보는 것 처럼 혼자 들러 조용히 커피를 마시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혼자 밥 먹고커피 마시고술 마시는... 일반화된 나홀로 문화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을 엿보게 하는 이런 현상이 핵가족화 확산에 따라 일본인들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아마 우리에게도 지극히 당연한 일상의 모습으로 다가올 날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여행의 감흥을 돋우는 도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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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여행자에게는 부담스런 요금에도 불구하고 료칸’ 체험을 위해 게이한역 근처의 가모가와칸 료칸에서 하루 밤을 묵고나머지 이틀은 Rich Kyoto Hotel에서 묵었다리치 교토호텔도 위치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특히 가모가와칸은 위치가 좋아 주변의 폰토초 거리와 기온 거리 등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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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 도보여행을 위해 구글 맵을 이용해 크게 4구역으로 구분하여 상세한 계획을 세워 두었다첫 번째 메인 루트는 산넨자카-니넨자카-이시베이코지-하나미코지-폰토초 거리 등으로 이어지는 루트그 다음은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서쪽의 니시진 지역과 시내 기요 미즈고요 전철역 주변의 아지키 로지마지막으로 철학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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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첫 번째 루트는 역시 명불허전의 거리교토여행의 낭만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두세차례 이상 다니게 되었다그러나 서쪽 니시진 지역과 시내 아지키로지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큰 만족을 얻지는 못했다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예스러운 교토의 멋과 정취를 좀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잡은 것이었지만간간히 비가 내리고 사람이 적었던 탓인지 기대만큼 감흥이 일지는 않았다그러나 철학의 길은 크게 기대를 안했던 곳인데기대 이상의 감흥을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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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으로 북적대는 산넨자카니넨자카하나미코지기온거리 등을 걷다보면 기모노를 입은 아가씨들을 꽤 자주 만날 수 있다이들은 옷차림 때문에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요청받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그런 요청에 흔쾌히 응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면 자신들이 마치 대스타가 된 듯한 짜릿한 기분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이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도쿄 아키하바라 지역의 오타쿠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모에처럼이들 또한 쿄토의 분위기와 정서에 썩 잘 어울리는 교토형 캐릭터이자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생각도 든다.

 

 

 

낭만과 유혹의 폰토초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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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좁은 골목길 양옆으로 식당술집 등이 즐비하며낮보다는 저녁시간에 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이다숙소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오며 가며 몇 번씩 들러본 곳이다특히 저녁 때가 되면 은은한 멋이 풍기는 불빛과 불빛에 아른 거리는 바닥의 질감이 조화를 이루며이 골목의 낭만과 여행자의 감흥을 한껏 고조시킨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행인들 틈에 끼어우리도 어느새 조그만 술집을 찾아 깊어가는 이 거리의 낭만을 음미하였다.

 

 

 

 

은각사난젠지철학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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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길과 연계하여 둘러본 은각사와 난젠지는 단아하게 정돈된 일본식 정원과 산책 코스가 인상적이며일본 특유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배어 있다세월의 흔적이눅진하게 묻어 있는 사찰수로각 등에서도 동양적인 정서와 기품이 한껏 묻어난다.

 

철학의 길은 관광객이 많아 여느 관광지처럼 소란스럽고 상업화돼 있으려니 막연히 생각하고 갔으나예상외로 소박하고 원래의 형태대로 잘 보존이 돼 있었다특히 길 옆의 개울은 인위적으로 다듬어진 흔적없이 길 따라 쭈욱 이어져 산책 길에 더없이 좋은 사색의 동반자가 되고 있는 듯 하다.

 

간간히 나타나는 작은 갤러리와 숍 들도 저마다 고풍스런 멋과 운치를 품고 있어 한동안 머물러 있고 싶게 만든다.

 

 

 

포토제닉의 명소후시미 이나리 타이샤

 

후시미(지역명이나리(타이샤(신을 모시는 큰 신사). 이나리 신은 풍년뿐만 아니라 상업 번창에도 영험하다 하여 다양한 신을 모시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신이란다그 때문에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는 관광객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기원을 하러 온 일본인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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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의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단연 끝없이 이어진 붉은 도리이(일본 신사에 세우는 전통 문)의 행렬천 개의 도리이라고 해서 '센본 도리이'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아역의 주인공이 뛰어다니는 모습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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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진가 들에게는 세계적인 거장 스티브 맥커리가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 워낙 강렬하게 각인이 돼 꼭 한번 찾아 촬영하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다과연 현장에서 보면 위의 사진보다 감동이 훨씬 더 진하게 남는 곳이다. 

 

 

 

 

 

교토 외곽지역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아라시야마

 

아침부터 비가 내리지만 계획한 대로 아라시야마로 이동하기 위해 시내버스에 오른다평소 복잡했을 아침 출근시간대의 길거리 풍경이 비 때문에 차분하게 가라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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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려 시조 오미야역에서 낭만 가득한 한량짜리 란덴열차로 갈아 타고아라시야마 역으로 향한다기찻길 역 주변은 아직 개발이 덜된 옛 모습 그대로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고내리는 비 때문에 더욱 서정적으로 비춰진다한량짜리이지만 이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생각보다 많아 다소 의아스럽다.

이 노선은 봄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나 벛꽃이 바람에 흩날릴 때 쯤이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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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 아라시야마 역에 내려 찾은 대나무숲(치쿠린)에는 이른 아침인데다 비가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적하고 좋았다.

 

 


 

무릉도원을 구현한 미호 미술관

 

비가 오락 가락하는 운치있는 분위기 속에 아라시야마 역에서 JR 열차를 타고 이시야마 역에 하차다시 미호 미술관행 버스로 갈아탄다버스를 타고 시골의 정취를 즐기며 약 1시간 정도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이윽고 주차장에 이른다.

 

미호 미술관은 프랑스 루브르 미술관의 유리 피라미드와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동관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I.M. Pei의 작품으로 유명하다그는 일본 호남의 알프스라 불릴 정도로 경치가 빼어난 이곳에 중국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등장하는 도원향(한 어부가 강물에 떠내려 온 복숭아꽃 향기에 취해 강을 거슬러 오르다가 동굴을 지나 찾았다는 무릉도원)을 구현하는 컨셉으로 이 미술관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나오시마의 지추미술관 처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건물의 80%이상을 땅 속에 매설하였으며자연 환경과 건축예술의 상호 조화를 꾀하고 있어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이곳에서 입장권을 구입 후 조그만 전동 카트를 타고 미술관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도 있다그러나, ‘무릉도원’ 미호 미술관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직접 걸어서 터널을 통과하고계곡 사이의 다리를 건넌 후 미술관에 입장해 보아야 한다이토록 깊은 산속에 무릉도원을 구현한 I.M. Pei의 의도를 깊이 헤아려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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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터널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10분이 채 안됐던 것 같다터널 안은 환상적인 무릉도원의 세계에 빨려들듯 입구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터널 안에서 내다보는 바깥 쪽 풍경은 신비 그 자체이다건축가 I.M. Pei는 이런 극적인 효과를 의도하며 터널을 곡선으로 설계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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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뚫린 터널을 지나 반대쪽 입구에 이르면 계곡을 연결하는 현수교 형태의 다리를 건너 비로소 미호미술관에 접근할 수 있다이 다리는 터널 속 현실세계와 터널 밖 이상세계인 무릉도원을 연결시켜주는 셈이다. I.M. Pei는 동굴을 지나 무릉도원의 세계를 찾는다는 염원을 상상의 세계에만 내버려 두지않고산을 뚫고 다리를 연결하여 실제 현실 세계에서 구현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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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터널과 다리를 지나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통유리 밖에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멋진 전망에 다시 한번 이 미술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미술관 본관은 전통과 현대동양과 서양 등의 융합을 테마로 지어졌다고 한다고대 이집트중국아시아 등 고대 미술품 전시회 감상 후 미술관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맛은 미술관 분위기 만큼이나 매혹적이고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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