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시장으로 유명한 담넌 사두악을 찾아가는 도중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아가씨 오.

전날 호텔 리셉션 데스크에 부탁했던 모닝콜이 새벽 5시가 되자 어김없이 울렸다.
택시로 40분 거리에 있는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요금은 100밧, 우리 돈으로 4,000원이다.

표를 끊고 차타는 곳을 물었으나, 창구 아가씨와 소통이 잘 되질 않는다.
목적지 담넌 사두악을 알아 듣긴 했으나, 내게 영어로 설명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7시 10분 첫차 출발이 5분 밖에 안남았는 데 조바심이 든다.
무심코 바로 뒤에 줄서있던 아가씨에게 담넌사두악?하고 물으니 자기를 따라 오란다.
오~~ 이런 고마울데가...

따라가며 “Can you speak English?하고 하고 물으니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든다.
그런데 차 타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잠시 헤메다 타는 곳을 찾았는데,
이곳이라는 표시를 하며 이 아가씨 어디론가 사라진다. 어? 같은 차가 아니었던가???
시간이 거의 다 됐는데, 승차장에는 버스가 보이지 않아 주변 노점의 먹을거리를 둘러보고 있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툭친다. 조금전 바로 그 아가씨가 손짓하며 빨리 따라 오란다.
급하게 따라가니 승차장에 대기해 있어야 할 버스가 저 밖에 곧 출발할 기세로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가씨가 아니었으면 차를 놓치고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뻔 했다.
이곳 남부터미널에서 담논 사두악까지는 약 2시간 거리인데, 차를 놓쳤으면 무엇보다
사진을 담기에 좋은 아침 빛을 놓쳐 아쉬움이 컸을 터.

이른 아침시간이라 승객은 7~8명 뿐이었다. 우린 중간 쯤 함께 자리를 잡고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짧은 대화와 침묵을 반복하며 교감을 나눴다.
설레임을 동반한 채 우린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연인처럼 다정하고 은근한 대화를 이어갔다.
물론 바디 랭귀지와 필답을 섞어가며. 여행책자에 소개된 태국어 몇가지 단어들을 조합해
이름과 고향, 내가 가고자 하는 지역 등에 관해 물어봤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무척이나 아쉬웠고,
다음에 여행하면 필히 최소한의 현지 언어를 습득해 가야할 필요성을 절감한 시간이기도 했다.

오 양이 내린 후 영어를 조금 알아듣는 버스 차장 아가씨에게 담넌 사두악 시장에 내려달라고
두세번 부탁을 하여 무사히 담넌 사두악에 내려 보트를 타고 수상시장 투어에 나섰다.








운하를 지나다 보면 곳곳에 남의 눈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 목욕하는 이들이 자주 눈에 띈다.
그만큼 운하는 이들 생활에 깊게 밀착돼 있는 듯 하다.












11시가 넘어가니 관광객들은 실은 보트가 너무나 많아 운행이 불가능한 지경이다. 
진퇴양난의 기로에서 이 서양 여인의 표정이 당시의 상황을 잘 대변해 주는 듯 하다.












이곳 사람들에게서는 가난에 찌든 삶의 고단함이나 피로감 같은 건 찾아보기 힘들다.
한결같이 표정들이 밝고 여유가 넘쳐나 보인다.
아마도 이렇게 밝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낭만과 여유와 순수와 한데 어우러져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으리라.










녹록치 않은 지난 세월의 흔적과 주름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이 할머니 들의 온화하고 편안한 표정은 어딘지 우리 할머니 들의 모습과 정서를 많이 닮아 있어
더욱 친밀감을 갖게 해준다.









운하주변을 돌며 포착한 씬들... 









주말에만 열리는 방콕의 거대 벼룩시장을 찾았다.





얼마나 사람이 많고 혼잡한지 제대로 통행하기가 힘들다.
현지인부터 관광객까지 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는데,
남대문 시장의 혼잡함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시장안이 너무 혼잡하여 더 들어가길 포기하고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사서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의 아가씨가 말을 건넨다. 배낭을 뒤에 메면 소매치기가 많아 위험하니
꼭 앞으로 메라는 조언과 함께. 대만에서 온 아가씨 들이다.










짜뚜짝 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짜뚜짝 공원으로 발길을 돌려 평화로운 주말 오후의 공원 풍경을 스케치 했다.
친구와 애인과 가족과 때로는 홀로 휴일을 즐기는 이들이 부럽게 보인다.
여유와 행복감이 가슴 깊숙이 전해 온다.
이들을 바라보면서 문득 내 주변의 소중한 이들을 하나씩 떠올려 본다.








강렬한 역광과 콘트라스트에 매료돼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렀다.
역광에 비치는 가족의 실루엣이 사진가의 감성을 더욱 자극한다.
서너컷을 찍은 다음 다가가 양해를 구하고 다시 사진을 찍었다.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주고 싶어 물어봤으나 아쉽게도 이메일이 없단다.
두고 두고 나만의 추억으로 즐겨야 할 듯 하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