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정말 뜸하게 올립니다^^  다음날 기록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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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7일 화요일

아씨시를 낮에 관광함; 책에 쓰인 안내대로 산 마테오티에 차를 세우고 아씨시 안으로 들어감; 성 프란시스코, 성 키아라, 성 루피노 성당등을 보고 간단한 쇼핑도 하고 서둘러 피사로 감; 시간상 아웃렛 몰 들리는 것은 포기하였음; 피사에 5시 쯤 늦게 도착했지만 해가 남아서 주차를 하고 성안으로 들어가서 관광; 사진을 찍고 잠시 둘러 보는 것으로 관광을 대신하고 다시 밀라노의 숙소로 출발; 밀라노 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막아 할수 없이 지피에스를 이용해서 우회를 함; 우회도로가 엉망이고 차들이 많아 거의 한시간을 넘게 길에서 소비를 했음;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퍽퍽한 빵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길을 달림; 거의 10시쯤에 베스트 웨스턴 젯 호텔에 도착해서 여정을 품

오늘은 아침나절에 아씨시를 관광하고 피사를 거쳐 밀라노로 가야한다.  좀 빡쎈 일정이다.  너무 욕심을 부린다.  알지만 아직 한 군데서 머물려 지낼 수 있지는 못하다.  나중에 다시 올때는 좋았던 곳에 오래 머물자는 생각이지만 다음에 올때도 더 많은 곳을 보고 싶어하는 욕심은 그대로 일 것 같다.  

아침에 준비를 하고 보니 시간 계산에 착오가 있어 성급하게 움직여야 한다.  아씨시를 걸어다니며 구경을 하려니 시간이 모자르고 제대로 볼수가 없을 것 같았다.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차라리 어제 좀 천천히 보고 오늘 조금 보던지, 아니면 그냥 피사로 가면 서너시간은 족히 절약할 수 있었는데…  후회가 되지만 지난 일이라 어쩔수 없다.  그냥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구경하고 가자고 결정을 했다.  다음엔 좀 더 시간 계획을 세워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ㅠㅠ.

산 마테오티에 차를 세우고 아씨시로 들어가려 했는데 어디로 가는지 통로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애들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아내는 커피 한 잔을 마시게 하곤 물어보니 길 옆으로 아씨시로 통하는 길이 보인다.  햐…  골목으로 들어가니 정말 중세 집들, 골목이 나오기 시작한다.  더 들어 갈수록 정말 중세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그 느낌이다.  다 돌로 지은 건물에 지금도 사람이 산다는데 골목은 소나타 한대 지나가면 그만일 정도로 좁은데 그 사이로 아주 작은 차를 기가 막히게 주차를 해 놨다.  다른 작은 차도 충분히 지나 갈 정도로 말이다.  정말 주차 귀신이다.  

골목을 내려가니 광장이 나온다.  답답한 마음이 탁트인다.  그리고 보인 성당이 루피나 성당.  성 샌프란시스코가 수도했던 교회란다.  교회엔 지하 수도 장소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 있다.  정말 간결하지만 웅장한 그런 성당이다.  다시 걸어 나와서 골목을 내려가니 기념품 상점, 아이스 크림 집등등이 있다.  구경하면서 성 프란시스코의 성당으로 내려갔다.  오는 길에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신앙 생활을 한 키아라 수녀님의 성당에도 들리고 사진도 찍고 다시 올라 왔다.  올라 오면서 간단히 점심으로 피짜를 먹고 교회의 속회 식구들 기념품과 스왈로프스키 상점에 들려 아내와 애들을 위해 반지, 목걸이를 사주곤 주차장으로 올라 왔다.  기념품을 살 때 한번 깎아보니 깎아준다 ㅎㅎㅎ.  10유로 깎았으니 이게 어디냐 ㅎㅎㅎ.  다시 주차장으로 나와서 다음 목적지인 피사로 출발을 했다.  벌써 오후 1시가 가까워온다.  피사를 거치지 말고 그냥 갈까 싶은데 다시 올 기약이 없으니 사진이라도 찍으려 들려야 겠다.  

한 4시간여 운전을 하니 피사 시내가 나온다.  마침 빈자리가 있어 차를 주차하니 성벽 너머로 두오모와 피사탑이 보인다.  이 곳이 안전할까, 혹 차창을 깨지는 않을까 싶지만 그렇게 고민할 시간도 없다.  날은 벌써 어둑어둑해 지고 갈 길은 멀고, 그런 상황이니 말이다.  걸어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다.  피사탑에 올라가고 싶은데 시간이 늦어서 그럴 수가 없다.  지체할 수가 없어 밀라노로 출발을 했다.  더 있고 싶지만 시간이 아쉽다.  거의 1시간을 채 못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피사탑을 보여 준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너무나 유명한 곳이기에.  아내도 신기해 했고.  피사의 탑을 미는 사진을 찍었는데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밀라노로 가는데 비가 온다.  갈 길은 멀고 비는 오고…  정말 혼자가는 배낭여행이었으면 어쩔뻔 했나 싶다.  정말 처량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있으니 이것도 좋다.  GPS가 길 안내를 하고 아이들은 별 불평없이 잘 논다.  문제는 둘째가 음식이 맞지 않아 여전히 힘들어 한다는 건데 나름 잘 견디고 있다.  신나게 가다보니 길이 막히는지 차들이 서행을 한다.  결국은 길이 막혔는지 차들이 다 고속도로에서 빠진다.  하는 수 없이 그 차들을 따라 고속도로를 나와 시골길로 한 시간쯤 달렸다.  골목 골목을 돌아 정말 다시는 오지 않을 길을 또 간다.  과연 내가 여기 다시 올까?  난 어떻게 해서 이곳에 왔을까?  정말 그냥 단지 우연일 뿐일까?  알 수도 없고 알려줘도 이해하지 못할 질문을 해가며 달려간다.  우리의 믿음은 전생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정말 이렇게 뜻하지 않은 곳으로 발길을 옮기다 보면 알 수 없는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오랜만에 하는 수동 기어의 운전에 이젠 익숙해 졌는지 내 왼다리도 제법 클러치를 능숙히 밟아대고 내 오른손도 제법 수동기어에 익숙해졌다.  계속 길을 가다보니 다시 고속도로가 보인다.  아, 이젠 좀 빨리 갈수 있겠다 싶다.  아직도 부슬비는 내리고 갈길은 멀다.  화장실이 보이길래 갔더니 이건 무인 화장실이다.  처음 본다.  전 자동이다.  하도 신기해서 아내보고 사진을 찍으라고 하곤 다시 출발을 했다.  시간이 늦어 저녁을 고속도로 중간에서 사 먹었다.  정말 목으로 넘어가질 않는다만 그래도 이게 식사니 먹어야 한다.  피곤하기도 하고 음식도 않 맞고…  이럴때 매운탕이나 한그릇 얼큰하게 먹고 가면, 그것 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라면이라도 얼큰하게 먹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애초 음식을 가지고 오지 않는 다는 원칙 때문에 이렇게 뻑뻑하고 맛도 없고 비싼 샌드 위치를 먹어야 한다.  그래도 이것도 행복이다.  행복에 겨운 불평이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음식도 먹고 차 안에서 먹을 스낵도 약간 사고, 마지막으로 디젤 유를 가득 채우곤 밀라노로 출발했다.  날이 어두어졌고 비도 뿌리고 하지만 그리 심란하다거나 불안한 것은 전혀 없었다.  식구들이 다 같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시간에 맞추어 도착할 거라는 믿음 같은 것이 있다.  길을 돌고 돌아 이윽고 밀라노 인근의 말펜사 공항 근처의 베스트 웨스턴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마침 유로 2008 축구 경기가 있었는데 이탈리아와 프랑스간에 열린 경기라 축구광인 이탈리아인들이 로비에서 축구보냐고 난리다.  무슨 너구리 잡는지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카운터에 있는 사내도 쳌인 중에도 연신 경기를 훔쳐 보고 있다.  궁금하긴 하지만 다만 어서 올라가서 잠을 자고 내일 아침 프랑스 비행기를 타고 싶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복도로 들어가니 오래된 호텔이다.  그런데 가격이 130유로 가까이 된다는 것은 좀 바가지라는 느낌이었다.  방을 찾을 수가 없어 이 호텔로 했는데 다행히도 방은 좋았다.  아이들 용 이층 침대와 방엔 트윈 베드 두 개가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둘째에게 간단히 먹을 걸 챙겨 줬지만 입맛이 맞지 않아 먹지를 않는다.  피곤해서 자는 아이들을 보니 너무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는 생각뿐이다.  프랑스에 가서도 이틀만 민박에 있고 나머지는 호텔에 묵어야하는데 고민이 되어 아내와 상의를 한 결과 프랑스에서는 최대한 아이들에 맞게 여정을 변경하자고 했다.  해서 민박에서 나흘을 묵기로 결정을 하고 예약을 취소하려니 호텔 컴퓨터가 먹통이다.  취소는 프랑스에 가서 해도 문제가 없을 터이기에 내일 가서 하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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