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이틀은 건너 뜁니다.  파리에서 돌아다닌 날들이라 기록할 만한게 별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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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3일 월요일

오늘은 프랑크 푸르트로 떠나는 날이다.  아이들 위주로 일정을 바꾼 끝에 프랑스에서 차 빌리는 것은 취소하고 파리 위주 구경을 하고 프랑크 푸르트는 열차로 가기로 한 것이다.  열차표는 오후 1시로 미리 예매를 해서 오늘은 파리 동역 (Paris Gare de l’est)에 가서 열차만 타면 된다.  열차는 독일의 고속 열차인 ICE인데 고속열차는 유로스타 후로 처음이고 주간에 타는 거라 약간 기대가 된다.

어제 산 살림살이 때문에 짐이 늘었고 무엇보다 무게가 늘어서 역까지 전철로 가려면 고생 꽤나 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아침에 일어나 짐을 다시 싸기 시작했다.  박스에 넣어진 그릇과 숟가락등을 옷으로 싸서 놓고 무게도 적당히 해서 정리해 보니 여섯 덩이가 나온다.  등짐은 두개.  일단 민박에서 비빔밥으로 아침을 먹고 숙박비를 계산을 했다.  다섯밤에 540유로다.  짐을 다 내리고 나서 민박집 아주머니와 배웅을 하려니 아주머니 하는 말, 이 짐을 어떻게 다 가지고 갈 거냐고 불가능하다고 한다.  해서 역까지 40유로에 태워 달라고 하고 주인집 아저씨와 역으로 가서 표를 열차표를 끊었다.

신용카드에 문제가 생겨 카운터에 가서 표를 받아 오고 나서 아이들에게 약간의 요깃 거리를 사가지고 와서 먹다 보니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왔다.  아이들과 무거운 짐을 가지고 간신히 타서는 좌석을 찾느라 헤매이다 우리의 컴파트먼트를 찾았다.  그런데 우리 자리에 한 신사가 점잖게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이상해서 다시 자리 번호를 보니 정말 우리 자리다.  그래서 우리 자리라고 얘길하니 ‘너 표 있냐’고 한다.  있다고 너는 있냐고 하니 슬그머니 다른 곳으로 간다.  기가 막혀서, 자기 자리도 아닌 주제에 남의 자리에 앉아 표있냐고 도리어 물어보다니…  짐을 머리위에 얹고 바닥에 놓고 자리에 앉으니 그제서야 안도의 숨이 내쉬어진다.  

객실은 여섯 자리 컴파트먼트인데 프라이버시가 있어서 더 좋았다.  우리 칸엔 사우디 아라비아 프로 축구 선수가 타서 짧지만 영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다.  인상이 좋은 무슬림 청년이었다.  한국의 축구도 알고 한국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인상을 줬다.  긴장이 일단 풀린 후에 열차가 주는 진동에 잠에 곯아 떨어졌다.  한 두시간 가까이 잤나보다.  열차가 맨하임을 지나고 나서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칸에 가서 아내가 말한 currywurst와 칠리를 시켜 넷이서 나눠 먹었다.  너무 늦게 갔는지 먹는 동안에 어느새 프랑크 푸르트 중앙역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돈이 조금 모자를 것 같아 50유로를 찾고 예약해 놓은 모텔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타려는데 짐이 많아서 그냥 세단 택시로는 절대로 불가능하길래 택시 배차원에게 큰 차를 부탁하니 5분후에 왜곤 택시가 왔다.  여긴 택시 기사도 영어를 한다.  독일이지만 영어로 소통을 하니 편하다.  도착한 호텔은 도심의 오피스 건물 사이에 새로지은 B&B 호텔이다.  깨끗하고 가격도 싸니 맘에 들었다.  문제는 인분냄새인지 냄새가 조금 난다는 거다.  창문을 못 열어 놓을 정도다.  아예 아침 식사까지 계산을 하고 방에 들어오니 작지만 네 침대가 잘 정돈 되어 있고 처음으로 실내에 개별 에어콘이 설치가 되어 있었다.  얼마나 맘에 들던지.  여행 중에 제일 답답했던게 에어콘을 개별로 조정을 못한다는 거였다.  더구나 여행 내내 땀띠가 온 등에 나서 가려워 고생을 하던 터라 찬 공기를 원했었는데 이게 어디냐.  일단 에어콘으로 공기를 조금 차게 하고 다 같이 쉬었다.

저녁은 물어 물어 근처의 이탈리아 레스트랑까지 걸어가서 먹었다.  오피스 빌딩이 있는 곳이라 식당 찾기가 쉽지 않아서 물어서 갔다.  맘이 편했다.  내일이면 저녁은 집에서 먹겠지만 한편으론 서운했다.  좀 더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으니까.  여행을 거의 3주를 하니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가고 싶을 만도한데 더 돌아다니고 싶은건 무슨 조화인지...  

저녁엔 짐을 무게 한도에 맞게 다시 쌌다.  무게 배분을 하지 않으면 또 벌금내라고 할지도 모르겠기에.  짐을 줄여야 하고 또 세관은 어떻게 통과를 하나 아내가 조금 걱정을 한다만 별 문제 없으리라.  한도를 초과하지도 않았고 부엌 살림살이라서 신고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물론 가격도 한도를 넘지 않으니.

모텔에 돌아와서 짐을 싸려니 부른 배도 그렇고 짐도 대충 싸 놓은 상태고 아내가 피로해서 잠이 일찍 들어 나도 아침에 일찍 싸려고 잠을 잤다.  내일 아침 한 30분 정도만 수고를 하면 정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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