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유럽 여행기 (2008년 여름) - 12

2010.04.08 02:05

saxman2a 조회 수:3671 추천:1

||0||0좀 뜸했습니다.  너무 바뻤습니다.  자, 그럼 하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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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6일 월요일

아침 식사를 맛나게 하고 짐을 쌈; 짐을 싣고 둘째를 줄 요량으로 밥을 달라고 하니 밥을 그냥 줌; 나폴리를 거쳐 아씨시에 도착; 캠핑장이었음; 간이 부엌도 있지만 무엇보다 화장실이 두개가 있어 좋았음; 저녁은 로마에서 장을 본 파스타와 캠핑장의 미니마트에서 산 해물 샐러드를 먹었음; 그동안 밀린 빨래를 했음.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 전망이 좋다.  곤해 잠을 자고 있는 틈에 아내와 큰 아이는 어젯 저녁에 본 수영장 아래까지 걸어 해변가까지 보고 올라왔단다.  아쉽다.  나도 봐야했는데 어제 저녁에 와인 기운에 피곤함에 그냥 골아떨어졌나 보다.  짐을 싸곤 아침 식사하러 내려갔다.  아침은 컨티넨탈 부페로 숙박요금에 포함되어 있다.  음식 차림이 제법 괜찮다.  그냥 빵과 우유정도만 있는게 아니고 과일에 계란등 다른 먹을 만한 것이 제법 있어 아침 식사가 충분히 된다.  든든히 먹자고 얘기를 하며 맛있게 먹었다.  일단 길에 나서면 음식들이 너무 맛이 없어서 속을 곯는 수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편히 앉아 식사 할 여유도 없고.

둘째가 잘 따라 오기는 하지만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  양식이 입맛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도 계란을 조금,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곤 먹지를 않는다.  그래서 주방에 밥을 지어 달라고 했다.  가면서 그 밥에 김을 싸 주려고.  밥을 한 도시락해 주는데 얼마냐고 하니 그냥 가져가란다.  어, 인심 좋다.  어제 저녁도 잘 먹었는데.  마침 숟갈이 없어 1회용 숟갈을 달랬더니 아이들이 쓰는 포크와 수저가 달린 것을 그냥 준다.  그 인심이 고마워 팁을 주고 고맙다는 말을 하곤 짐을 싣었다.  나오기전 아내는 김을 준비해서 밥에 하나씩 싸서 그릇에 정리를 해 주곤 각 자 자리에 앉았다.  온 길로 다시 가야한다.  오늘 목적지는 아씨시인데 좀 멀다.  5시간은 줄 곧 달려야한다.

GPS켜고 언덕을 내려갔다.  멋진 경관이다.  전날에 너무 좋았다는 것을 다시 얘기하면서 아내는 길거리 풍경을 담고 난 오던 길로 되돌아 갔다.  아이들도 그리 불만은 없다.  다행히도 애들이 좋아하는 Alvin and Chipmonks영화의 주제가를 엠피3로 가져온 덕에 그 영화 주제가를 차의 오디오에 연결해 듣는다.  커넥터는 스위스의 FUST라는 상점에 가서 9불을 주고 비싸게 샀지만 지금은 돈 값을 제대로 한다 ㅎㅎㅎ.  식구 모두 그 영화와 노래들을 좋아해서 다 같이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며 여행 중이다.  

길을 두어번 헤매이곤 불법 유턴, 좌회전을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담 무쌍하게 하곤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얼마나 달렸을까 점심은 고속 도로 휴게실에서 먹었는데 둘째가 영 기운을 못 차린다.  딱히 맛난 음식이 보이지도 않는다.  대동소이한 음식들이다.  이럴 때에 밥솥이 있어 밥이라도 해주면 좋을 것을.  한국 밥이라면 김에 싸서 김치 하나씩 얹어 주면 참 좋아할텐데…  이런 얘길 하면서 담엔 캠핑을 하자고 아내랑 얘기해 본다.  

계속 운전을 하다보니 움브리아 지방으로 들어온다.  길 안내를 따라 아씨시로 가니 아씨시 시내로 짐작되는 중세 건물군이 산 중턱에 보인다.  계속가다보니 GPS가 말해준 곳이 않나온다.  예약한 곳은 호텔이라는데 전혀 보이지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아씨시로 끝까지 올라가서 디젤유를 넣으면서 젊은이에게 물어보니 캠핑장이란다.  어쨌든 기름을 다 채우고 알려준 길로 가보니 정말 캠핑장이다.  그런데 80유로라니!  프론트 오피스에서도 여권 맡기라는등 얘길 하면서 물어보니 우리가 예약한 것은 캐빈이다.  어서 애들하고 쉬면서 간이 부엌도 있다니 캠핑장의 마켓에서 식료품 사다가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캐빈은 바로 입구에 있어서 편했다.  키를 가지고 캐빈에 들어가보니 아주 깨끗했다.  방이 두개, 침대가 네개, 화장실이 두개다!  네 식구짜리 방을 예약을 했는데 아예 방 두개짜리 캐빈을 준 거였다.  벽장을 여니 간이 부엌이 나온다.  싱크, 냉장고, 그릇등등 다 있다.  아내가 환호성을 지르며 감탄을 한다.  다녀본 곳 중 가격 대비 제일 좋다고 한다.  난 짐을 옮기고 아낸 부엌을 체크하고 저녁 식단을 구상한다.  그리고는 캠핑장 마켓에 시장을 보러 갔다.  난 지윤이를 쉬게 하고 물건들을 정리했다.  오늘은 아씨시 구경을 하지 않고 그간 밀린 빨래와 쉬는 날로 정했다.  

저녁은 로마에서 사온 파스타와 마켓에서 산 국과 막대기 빵이다.  정말 맛나게 먹었는데 역시 둘째는 아닌가 보다.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더 이상 아프지 않으니 먹는 것만 챙겨주면 될 지 싶다.  빨래를 했지만 마르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미국처럼 건조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니.  이렇게 짐을 늘어 놓으니 정말 많다.  다음엔 덜 가져와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앞으로 입을 옷들이 많으니 좋긴 하지만서도…  

캐빈 앞엔 캠핑장인데 이탈리아 중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밤새 떠들더니 아침 일찍 가버렸다.  캠핑장 치고는 너무 깨끗하고 좋다.  이 캠핑장에 묵으면서 아내는 캠핑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담엔 무조건 캠핑을 하자고 한다.  언제나 다시 와 볼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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