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유럽 여행기 (2008년 여름) - 2

2010.03.18 23:59

saxman2a 조회 수:4006 추천:1



||0||0일단 시작했으니 계속 가야겠지요 ㅎㅎ.  두번째 날입니다.

2008년 6월 6일 비

결국은 새벽에 눈이 떠지고 말았다.  시차 때문에 날짜가 하루 바뀌었다.  시차도 있고 밤새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운전을 해서 곯아떨어진 덕에 그리 되었다.  현지 시간으로 맞춘 시계를 보니 새벽 2시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정신은 이리 말짱하다.  피곤에 겨워 잠을 참 달게 잘 잤다.  내가 부시럭거리니 둘째가 덩달아 일어나서 놀자고 한다.  일단 쓰다만 일기를 다 쓰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영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 계획을 좀 변경을 할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잠을 잤다.  그래야 아침에 일어나 구경을 다닐수 있을테니까.  

일어나니 아침 8시가 조금 넘었다.  앤디는 출근 준비로 바쁘고, 이모부님은 벌써 출근을 하셨고 이모님께서 아침 준비를 해 주셨다.  향긋한 커피와 맛난 빵, 잼, 햄등을 차려 놓으셔서 맛나게 먹고선 오늘은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멀리 있는 노이슈반스타인 성과 호엔방가우 성을 가보기로 했다.  아이들과 귄즈버그 인근에 있는 레고 랜드에 갈 계획이었는데 비가 오고 날씨가 6월 답지 않게 추워서 일단은 퓌센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다들 힘들어 했지만 처음부터 늘어지면 여행 내내 힘들어질 테니 힘을 내자고 서로 격려를 했다.

GPS로 빠른 길로 잡고 출발하다가 아내가 멀미가 난다는 얘기에 운전 교대를 하고 난 아이들과 같이 비디오도 찍고 가져온 노래를 들었다.  언제나 운전은 거의 내가 하는데 조수석에 앉으니 이상하다.  대신 이리 저리 얘기도 하고 길 안내도 해주며 달렸다.  날씨가 선선하다.  거기다가 비도 오니 완연한 가을 날씨다.  아내의 멀미가 가라앉고 아이들도 뒤에서 경치를 즐기고 있으니 내 마음도 편해진다.  아이들은 비디오 테입에 남아 있던 진도 잡견 겨울이의 샤워 장면을 보고 좋아하고 큰 애는 비디오 카메라로 차, 여행에 대해 이것 저것 설명을 해 댄다.  둘째도 기분이 좋아 재잘대며 웃고 떠든다.  

오스트리아 국경으로 들어와 브레겐츠의 꼬불꼬불한 가다보니 한심스럽다.  갈 길은 멀은데 길도 꼬불꼬불할 뿐더러 공사 중인 구간도 있어 돌아가야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더욱 거세지고 길은 좁고... 날짜를 잡아도 한참 잘못 잡은 셈이다.  초여름이라 괜찮을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집에서 늦게 출발한 탓에 날씨까지 흐려 날도 어둡고…  관광의 날씨로는 영 빵점인 날씨다.  이런 날 어떻게 사진을 찍나…  여행 전부터 사진 많이 찍겠다고 잔뜩 준비를 했구만 ㅉㅉㅉ…  비가 오는데 카메라를 들이 댈 수도 없고…  

이윽고 도착하니 2시가 넘었다.  비가 와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물어 물어 매표소로 와 표를 끊으니 가장 빠른 시간이 호엔 방가우 성은 오후 3시 45분에,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5시 30분에 예약이다.  아직 식전이고 비도 오고 해서 시간도 때울겸 매표소 바로 아래의 식당에 가서 음식을 시켰다.  메뉴를 보니 하나도 모르겠어서 대충 시켰다.  빨리 나올 줄 알았더니 함흥차사다.  가만보니 나오자 마자 먹고 잽싸게 가야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해서 음식이 나오자 마자 부지런히 먹고 올라가려는데 음식이 돼지 고기 냄새가 너무 진동을 해서 시킨 것 중에 두개는 거의 먹지를 못했다.  가격은 만만치 않게 비쌌고.  어쨌든 먹고 일어나 호엔방가우 성을 올라가려는 버스를 타려니 예약 시간에 맞추어 갈 버스는 이미 떠났단다.  지쳐있는 두 아이들을 데리고15분 내에 그 산 꼭대기까지 걸어가야 한다는 얘기인데 별 다른 수가 없어 식구들을 독려하고 걸어 올라갔다.  그렇지 않으면 투어 표가 무효가 되기 때문이었다.  

올라가니 티켓에 찍힌 번호 대로 입장을 해서 번호를 따라 줄을 서면 안내원이 나와서 각 방을 데리고 다니는 식이다.  호헨슈방가우 성은 여름 별장이어 그런지 좀 수수했다.  성 구조를 보니 재미있다.  왕과 왕비의 방, 하녀들의 방등을 보곤 노이슈반스타인 성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  언덕 위에 지은 성이라 지금 상태의 애들을 그냥 데리고 걸어갔다간 구경도 못하고 끝날 판이라서 어쩔 수가 없었다.  버스를 타고 보니 아무리 상태가 좋아도 걸어 올라갈 만한 거리는 절대 아니었다.

올라가서 아까처럼 번호표에 줄을 서서 구경을 했다.  루드비히 2세에 대한 이야기, 왕과 왕비의 방, 탄탄히 잘 지어진, 아름다운 성을 보니 이 독일이라는 나라가 두번이나 전쟁을 일으켰을만한 힘 같은 것을 느낄수 있었다.  방 내부는 호헨슈방가우 성보다는 훨씬 더 화려했다.  내려오는 길은 아이들에게 마차를 태워준다고 했는데 너무 늦었는지 마차고 버스고 다 끊겼다.  하는 수 없이 비가 내리는 비탈길을 걸어 내려 갔는데 덕분에 나나 식구들은 운동도 하고 산책도 했다 (물론 아이들은 처음에 힘들어 했지만서도.  나중엔 포기하고 즐겼다 ㅎㅎ).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그 많은 차들 중 대여섯 대만 남았고 우리의 차도 그 중 하나였다.  날은 벌써 어둡고 비는 오고…  돌아갈 길이 은근히 걱정이 된다.  돌아오는 길은 아내와 번갈아 운전을 했다.  피로도 그렇고 시차도 그렇고 이 저질 체력이 어떻게 버티랴.

아무리 GPS가 있어도 온통 생소한 지명들이라 찾는게 그리 수월치는 않다.  아내가 길이 좀 이상하다고 하며 가져간 종이 지도로 지름길을 말해주는 바람에 좀 더 일찍 돌아 올수 있었다.  이렇게 빨리 온다고 집에 돌아 왔는데도 거의 밤 9시가 다 됐다.  정말 볼만 했지만 너무 늦게 투어가 끝나 우리를 기다릴 이모님 식구들과의 약속이 어긋나 버렸다.  밤 늦게 운전을 해서 도착을 하니 다들 걱정을 하셨단다.  

브레겐츠에서의 길이 고속도로였으면 한 시간 이상 더 일찍 올 수 있었을 거라 생각을 해 본다.  차 두대가 간신히 교행할 만한 좁은 논길을 빠져 촌락의 마을을 빠져 오느라 많이 시간을 허비했다.  혹 길을 잘못 들어 그런가하고 사촌에게 물어봤더니 원래 그 길이 그래서 자기들은 그 쪽 길로 가지 않는다고 했다 bb

오랜만에 사촌들과 재회를 해서 너무 반가웠다.  이모님께서 애들을 위해 불고기와 고깃국을 준비 해 놓으셨다. 이 이상의 진수성찬이 있을까 싶다.  고기 좋아하는 애들, 더구나 한식을 먹으니 너무나 좋아한다.  포만감을 느끼고 샤워를 하니 눈꺼풀이 자연스레 감긴다.  아내와 애들은 벌써 꿈나라를 헤매이고 있고 난 일기도 쓰고 정리를 한다.  

사진으로만 보던 성을 직접 보고 안에도 들어가 보니 참 좋았다.  자신을 공주라고 여기는 둘째도 성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내나 첫째도 참 좋아했지만 안타까운 것은 성 뒤쪽으로 하이킹을 해서 올라 갔었더라면 전망이 기가 막혔을 텐데,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호수에서 카누를 타도 좋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두고 돌아왔다.  다음에 간다면 그 근처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이런 것들을 하고 싶다.  너무나 아쉽다.

운전하기: 독일이 도로 사정이나 운전하기가 제일 낫고 그 다음이 스위스, 그리고 마지막이 오스트리아였다.  특히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국경을 접한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라는 도시는 정말 최악이었다.  지피에스가 없었으면 거의 운전하기가 불가능했을정도로 길도 엉망이고 중앙선조차 없는 길이 많았다.  

식사: 독일 퓌센에서 성 관람 전 시간이 남아 식당에 제대로 가서 식사를 했는데 돈만 많이 쓴 그리 맛있지 않은 음식이었다.  식사를 해야하기에 먹긴 했는데 50유로나 썼다.  이거야 원.  다음부터는 점심은 대충 자주 또 서서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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