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 (금)

코스 Dresden → Saechesische Schweiz → Praha

주행거리 338km

숙소 Sokol 캠핑장 (24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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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동서독일 통일후 관광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는 드레스덴, 18세기 작센지방의 수도이기도 했던 이곳은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리운다. 그야말로 고색창연한 아름다운 도시로 개인적으로는 여러 관광도시중 가장 인상이 깊었고 정말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 어찌보면 비슷한 분위기의 프라하, 빈.. 이런 곳보다 훨씬 아름답고 아직은 덜 혼잡하면서도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2차대전 시 연합군의 무차별적인 폭격을 받아 상흔이 깊었으나 지금은 옛모습 거의 그대로 복원이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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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바로크 예술의 걸작이라고 하는 츠빙어 궁전과 주변의 박물관, 오폐라 극장 등의 건축물 들은 밤의 야경못지 않게 낮에도 여전히 아름다웠고, 건축벽면 등에 새겨진 섬세한 조각의 아름다움은 다시한번 찬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어쩌면 충분한 사전지식 부족과 선입감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데서 오는 느낌이 크기 때문에 감동또한 크지 않았을까? 이 도시의 명성에 비해 생각보다는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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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와 마찬가지로 드레스덴 역시 화려한 문화유산에 힘입어 사회주의의 껍데기를 완전히 벗어 버린 느낌이다. 도시자체가 하나의 멋진 미술관 같았고, 내 생애 꼭 다시 와보고 싶은 도시로 마음속 깊이 새겨두었다. 몇가지 기념품과 엽서를 산 후 아쉬움을 뒤로 한채 프라하로 출발하였다.




 

작센 스위스를 지나치다

이번 루트중 기대가 컸던 것중의 하나가 작센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곳이다. 체코와의 국경 부근에 양쪽으로 깎아지르는 것 같은 바위산이 솟아 있는 지대로, 오랜 기간의 침식작용에 의하여 계곡 바닥부터 100m나 되는 높이의 단층절벽 지형이 만들어진 것으로, 경치좋은 스위스를 비유하여 "작센의 스위스(Saechsische Schweiz)"라고 불리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그랜드 캐년과 비교하여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여 꼭 구경해 보리라 맘먹었는데, 입구를 찾지 못하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보자는 생각으로 진행하다 어느새 체코 국경 입국심사 하는 곳까지 가 버려 결국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렸다.

가는 길 중간에 뷰 포인트도 있었으나, 뷰 포인트가 미국처럼 따로 표시돼 있는 것이 아니어서 드라이브 도중 멋진 경관을 감상하려면 지도를 참조하며 서행하면서 가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백탑의 도시 체코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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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심사는 그야말로 형식적이었다. 검문소에 잠깐 여권을 보여주는 것으로 입국심사를 마쳤고, 검문소를 바로 지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체코돈 코루나(Kc)로 환전을 했다. 환전후 근처 수퍼에서 간단히 햄버거로 점심을 떼웠는데, 오랫동안 사회주의 체제에 물들어서인지 사람들의 인상과 태도가 경직돼 있고 여유있는 태도와 친절함과는 거리가 먼듯하였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낡고 시커먼 매연을 뿜는 차량들이 종종 눈에 띄었고 주변 산세와 지형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어딘가 세련미가 덜한 것 같다. 운전매너도 여태 봐왔던 독일과 많이 다르고, 우리와 비슷하다. 1차선 차량은 2차선으로 비켜주지 않고 120km로 정속주행, 그러다보니 2차선에서는 정속 주행하지 않고 1차선 차량을 추월...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준비해간 캠핑장 Sokol은 IC에서 트럭에 가려 캠핑장 표시를 놓치는 바람에 잠시 헤메다 찾아갔다. 이곳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을 때는 상당히 괜찮아 보여 기대가 무척 컸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생각만큼 시설이 그리 훌륭하지는 않았다. 24유로짜리 방갈로와 59유로짜리 모빌 캬라반 2개를 다 둘러보고 어느 것으로 할지 잠시 고민을 했는데 방갈로도 이만하면 괜찮으니 굳이 비싼 데서 묵지말자는 아내의 의견에 따라 방갈로에 짐을 푼 후, 리셉션에서 24시간짜리 티켓을 구입하여 시내관광에 나섰다. 시내까지는 버스로 20분, 중간에서 다시 지하철을 갈아타고 15분을 더 가야했다. 다른 곳에 비해 시내 중심지 접근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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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나오니 바츨라프 광장이 나오고 온통 관광객들로 꽉차 있었다. 1968년 '프라하의 봄' 당시 탱크를 앞세운 소련군의 진격에 ‘자유’를 외치며 저항하는 프라하 시민들의 함성으로 뒤덮였을 이곳이 지금은 관광인파로 넘쳐나 그때의 상황이 머릿 속에 얼른 그려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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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쯤 걸어 구시가 광장에 도착하니 15세기 종교개혁의 선구자 얀후스의 동상과 틴성모 교회와 구시청사 등 다양한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광장은 민중봉기와 처형등 역사적인 사건의 무대가 되기도 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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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레매스토의 시계탑 앞에는 마침 저녁 7시 정시가 되어 20초간의 해골과 12사도가 등장하여 종이 울리는 이색적인 광경을 보려고 수많은 관광객 들이 운집해 있었다. 아름다운 시계탑이 두 개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조공의 눈알을 뺏다는 일화도 있다고 한다. 우리도 이들 틈에 끼어 재밌는 광경을 잠시 구경했다.

국립 마리오네트 극장 쪽으로 발길을 옮겨 강변에서 저녁 노을에 비치는 아름다운 프라하 성과 블바타(몰다우) 강을 바라보는데, 그 아름다움에 할말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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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에 아름답게 물든 하늘과 노을에 빛나는 프라하 성, 고색창연한 주변 건물과 유람선의 조명을 받아 은은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블바타 강의 정경이 어우러져 낭만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듯 하다. 미국에 살면서 고향이 그리워 항상 떠나는 기차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곤 했었다는 프라하 출신의 드볼작은 바로 이런 정경 때문에 향수병이 생겼던 것일까? 보헤미안 냄새가 물씬나는 그의 교향곡 '신세계'의 낭만적인 선율이 눈앞의 블바타 강물과 함께 잔잔히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고 보니 지금 이순간 우리 가족이 바로‘보헤미안’이 되어있고, 보헤미안의 고장에서 보헤미안의 낭만을 한껏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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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가 ‘백탑의 도시’로 불리게 된 까닭은 저렇게 노을과 조명을 받아 온통 흰색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프라하 시내관광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카를교로 이동하였다. 초저녁 고조된 주변의 분위기를 배경삼아 발산하는 4인조 재즈 연주단의 솜씨에 다시한번 넋을 놓는다. 좋아하는 재즈 곡들이 이어져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이들 4인조 말고도 곳곳에 거리악사 들의 멋진 연주 솜씨가 '보헤미안'의 발길을 자꾸만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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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성인들의 동상과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맨질맨질하게 닳은 베드로 상의 발을 두손으로 감싸며 나름대로 까를교의 분위기를 즐긴다.



까를교를 지나 맥주홀과 재즈클럽이 밀집해 있는 말라스트라나 광장의 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였다. 프라하의 전통요리 굴라스와 맥주를 시켜 먹었는데, 굴라스는 고기가 연하며 맛있었으나 맥주는 무척 독했다. 다 먹고 나니 종업원이 팁을 요구한다. 대부분 가게에서는 팁이 계산에 포함돼 있어 별도로 팁을 요구한 적이 없었는데.... 외양은 화려한 관광 선진국이나 아직 사람들의 의식은 사회주의 체제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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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천년 역사의 상징인 프라하성에 올라 흐라트차니 광장에서 프라하 시내의 야경과 대통령 집무실로 쓰이고 있다는 건물과 성비투스 대성당 등을 둘러 보았다. 성을 내려와 버스보다는 길다랗게 생긴 트램을 타보고 싶어 올라 탔는데,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달라 중간에 내려야만 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는 오지 않고... 도대체 이곳이 어디쯤 되는지 지도를 봐도 잘 모르겠다. 사람들의 인적도 거의 없다. 한참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데 영어도 잘 통하지 않거니와 물어보려고 가까이 가면 손을 내저으며 아예 도망가거나 기피한다.
언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걸까? 외국인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고 배려와 친절이 깊이 배어있는 이웃 유럽의 선진국 시민들과는 크게 차이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버스에서 내린 버스 정류장은 캄캄한 시골 길이었고, 캠핑장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는데, 다행히 버스에서 내린 승객중 기초 수준의 영어를 하는 젊은이가 있어 그의 안내로 어렵사리 캠핑장을 찾을 수 있었다. 한국을 잘 모르는 그에게 태권도 심볼 냉장고 자석을 건네니 무척이나 좋아한다.




꼬리말 쓰기
쪽빛바다 victor님의 여행기 열심히 읽으며 유럽 여행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연전에 올려 주셨던 미국 서부 여행기도 재미나게 읽었는데... 꼼꼼히 준비하신 여행이라 배울 것이 정말 많습니다. [2004/11/28]
victor 미국서부 여행기도 읽으셨군요. 감사합니다. ^^ 일정이 너무 촉박한 탓에 사실 준비한 것의 반도 못본 것 같습니다. 다음에 가면 차분히 테마여행을 해 봐야겠어요. [2004/11/28]
아웬 드레스덴 너무 아름답죠? 전 1993년에 갔었는데 그 때는 2차 대전 때 피해입은 건물을 복원하는 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답니다. 이런 도시가 파괴되었었다니 정말 전쟁은 야만적입니다. 사진을 보니 그동안 건물의 때를 많이 벗겨낸 것 같네요. 그 때는 대부분 시꺼먼 채로 남아있었어요. 저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2004/11/29]
victor 벌써 10년전에 다녀오셨군요. 가는 곳마다 진행중인 복원공사의 주 작업은 시꺼먼 때를 벗겨내는 작업같았습니다. 슈테판 성당의 외관이 너무 새까매서 화재가 난줄 알았는데, 빈숲 어느 레스토랑 종업원이 얘기해 주더군요. 불이난게 아니라 먼지때문이며, 그래서 거의 매년 쉬지않고 복원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2004/11/29]
unique영 여행기읽다가 이부분을 뒤늦게 읽게되었네요,저는 작센의 스위스를 가보았어요,유럽에서는 보기드문 자연경관이었어요,저도개인적으로 드레스덴이 좋았구요,프라하는 까를교를 지나 천문시계를 보던 생각도나구 특히 아침에 호텔주변 성곽에올라 시내를 조망한것이너무 좋았어요 [2004/12/04]
unique영 저는 여행시 아무리 피곤해도 일찍 일어나는편이라 항시 숙소 주변을 산책하는데 그것이 정말 새로운 여행의 맛이더군요,아침 신선한공기를쐬며 그곳사람들사는 마을도 둘러보고,유명관광지둘러볼때와다른 기쁨이있더군요,프라하는 높은곳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는것이 정말 좋았어요 [2004/12/04]
victor 국내에서 가보신 분은 매우 드물듯 한데... 작센 스위스를 가보셨군요. 버스를 이용하신 건가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숙소 주변을 산책하시는 건 매우 좋은 습관인 것 같습니다. 여행의 참 맛을 즐기고 계시는 듯... [2004/12/04]
unique영 네 저는 사실 가족여행위주라 시간관계상 패키지여행을 합니다,대신 최대한 여유롭고 여행을 즐길수있는상품을 택하죠,아마 작센스위스들어가는 패키지흔치않을거예요,패키지는 단점도있지만 제경험으로는 장점이 더 많은거같아요,이젠 노하우가 생겨서인지... [2004/12/05]
나의하루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2004/12/23]
버섯돌 저도 프라하는 꼭 가볼생각이에요. 야경이 다들 멋지다고들 하지요? victor님의 사진을 보니 제가 꼭 거기서있는기분이예요^^ [200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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