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할 때 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바로 숙소 정하기인데,

숙소의 위치와 분위기가 그 곳 여행지 뿐만 아니라 전체 여행에 대한 감흥과 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숙소는 여행일정이 짧고 변동없이 거의 확실할 경우 가급적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 좋다.

예약을 일찍 해둘 수록 저렴할 뿐만 아니라 차분히 다른 준비에 전념할 수 있다.  


 

호텔 예약사이트 http://www.booking.com

가격비교 사이트인 http://www.whichbudget.com 등 다른 유용한 사이트도 많지만

유럽의 경우 booking.com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사전 예약을 하더라도 수수료가 붙지 않고 보통 숙박 하루 전까지만 취소해도 수수료없이 안전하게 확보해 둘 수 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우 booking.com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사이트 http://www.eurobookings.com 를 통해

미리 아파트 숙소를 확보해 놨었는데, 사전 수수료가 비싸고 취소 시에도 수수료가 높아 중간에 취소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묵어야만 했다.

booking.com을 통해 예약을 했다 취소를 한 경우 취소 컨펌 메일을 출력하여 여행 시 지참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 분명 취소 컨펌 메일을 받았는데, 현지에 가보니 취소 처리가 되지 않아 난감해 한 적이 있었다.

호텔 측에서는 booking.com에서 호텔 측에 취소 통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booking.com 화면에 나타나는 숙소정보나 그럴 듯한 사진의 외관과는 달리 불결하거나

종업원이 불친절하여 불쾌한 경험을 할 수도 있으므로 미리 이용해본 이용자 들의 리뷰를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호텔을 예약할 경우에는 아침식사 제공 및 식사비용 포함 여부, 엑스트라 베드 및 비용, 주차공간 등을

꼼꼼이 따져보는 것이 좋다.

 


아파트형 숙소 

이번 우리 가족 5명이 저렴하면서도 만족스럽게 묵었던 곳이 바로 아파트 형태의 숙소이다.

아파트는 우리 가족만의 자유로운 독립공간으로 대부분 주방 및 주방기구까지 완비돼 있기 때문에

우리 입맛에 맞는 식사를 해 먹을 수 있어 좋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파트 숙소를 주로 이용하였으며, 아침, 저녁을 해먹어 예상보다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더블 침대가 놓여있는 방 2개에 엑스트라 베드가 구비돼 있었다.

(마드리드 1박, 네르하 1박, 그라나다 1박, 바르셀로나 3박)

이중 네르하는 인터넷으로 예약 시 가격이 너무 싸 시설이 별로 안좋은 것 같아 취소를 한 후 여행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고민한 끝에 다시 예약을 했던 곳이다. 가족들에게 미리 숙소가  좋지 않을 것 같아 불편하더라도 비용 때문에 결정한 것이니

감수해 달라고 미리 두세번 다짐을 받아놓았는 데, 막상 숙소에 도착해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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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자에게는 과분할 만큼 럭셔리한 독립 빌라형태의 임대 숙소였고, 이런 빌라가 모여 거대한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숙소 사무실에서 준 지도를 보니 비슷한 빌리지 단지가 네르하에 5~6개 정도가 있는 것 같았다.

네르하는 지중해의 발코니로 불리고 있으며 유럽의 휴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호텔 형태의 숙소가 아닌 장단기 임대를 목적으로

이런 집들을 많이 지은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절약을 미덕으로 여행할 수 밖에 없는 배낭여행자의 입장에서 가격에 비해 숙소는 너무도 훌륭하였다.

저녁은 점심 때 시장을 봐온 재료로 푸짐한 반찬과 고기로 와인을 곁들여 근사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며 호사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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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치 서핑 http://www.couchsurfing.com 

Couch란 원래 ‘긴 소파’를 의미하는 용어로, 이 사이트를 이용하면 여행자가 숙소(소파 등 잠잘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를

무료로 구할 수 있다. 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서로 다른 다양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체험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순수한 글로벌 여행자간 네트워크로써, 단순히 무료 숙소이용이라는 측면보다는 이질적인 문화체험과 공유에

좀더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사이트는 전 세계 250만명이 가입돼 있고, 우리나라에도 6,600여명이 가입(체류 중인 외국인 강사 등이 많다)하여

수시로 오프 미팅을 갖는 등 현재 크게 활성화돼 있다. 


좀더 상세한 사항은 위 해당 사이트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카우치 서핑을 한 결과 모로코의 페스와 아실라에서 카우치 제공의사를 밝혀왔다.

이중 아실라는 여행을 가는 날까지 후속 연락이 잘 되지 않아 포기하고 페스에서만 이틀을 묵었는데,

이번 우리 가족여행 중 결코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곳은 페스 메디나 안에 위치한 평범한 이슬람 5인가족 가정이었는데, 우리 5인 가족이 가기 전부터

우리를 위해 특별히 모로코 과자를 만들고, 모로코 전통음식인 따진과 쿠스쿠스를 푸짐하게 제공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전통의상을 가져와 우리에게 입혀보기도 하고, 함께 어울려 춤추고 기타와 탁자를 치며 노래하고

장단을 맞추는 등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즐거운 시간을 나눴다.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서로의 교감을 나누며 즐기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또 우리네 60~70년대 동네 목욕탕과 비슷한 ‘하맘’도 함께 가 때밀고 마사지를 받는가 하면 헤나(모로코 문신)를 하는

이웃집 사람을 초청하여 헤나를 하기도 하였다. 


가족중심적인 문화와 사고, 생면부지의 이방인에 대한 따뜻한 친절과 환대,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음식...

이 모두가 신기하게도 우리와 그것과 너무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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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날 밤 카우치를 허락했던 니자르가 우리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아쉬움을 담아

자기네 모국어(아랍어)로 쓴 다음 한글로 변환해 읽어보라고 주었는 데 맨 위 "공원 가족"으로 표현이 돼 있다. ^^

 

  

 

캠핑장 

가족 단위나 3~4명 이상 자동차 여행을 하는 경우 캠핑장은 매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론다의 경우 외곽에 큰 캠핑장이 있었는데,

사전에 알았다면 당연히 이곳에 정했을 것이다. 2004년 유럽 가족여행 시 주로 캠핑장에서 묵었는데 대체적으로 요금에 비해

시설이나 여건이 매우 좋고 만족스럽다.


 

기타 참고 

모로코 쉡샤우엔과 아실라의 경우 성수기가 지난 시점이라 예약을 안하고 그냥 갔다. 
쉡샤우엔의 경우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Koutobia 라는 숙소에서 묵고 싶어 한국에서 미리 영어로

예약을 희망하는 메일을 보냈으나회신이 없어 직장동료의 도움으로 프랑스어로 재작성하여 보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페스에서 카우치를 허락한 친구를 통해 전화로 하루 전에 다시 예약을 시도했으나 빈 방이 없었고,

론니플래닛 리스트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다른 호텔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는 수 없이 메디나 외곽 쪽에 위치한 아주 저렴한 호텔을 일단 전화로 예약한 후,

현지에 가 맘에 들지 않아 다른 호텔로 변경을 해야했다.
  
아실라의 경우 어느 게시판에선가 메디나 안 바닷가 쪽 65번지 민박을 추천하는 글을 보고 찾아갔다.

전형적인 이슬람식 가옥으로 1층에 2개의 룸을 만들어 숙소로 활용하고, 2층은 주인이 살고 있었다.

주인에게 한국인 여행자로부터 소개를 받아왔다고 얘기하고, 두개의 룸중 큰 룸을 이용하겠다고 하며

요금을 묻자 나보고 얼마를 생각하냐고 묻는다.

이전에 묵었던 친구의 얘기로 방 하나에 500디람(우리 돈 75,000원) 이라고 얘기를 들었다고 하자 흔쾌히 OK다.

그러면서 바로 2개의 룸 모두 자유롭게 사용하라며 친절히 주방도구, 화장실 들을 안내해 준다.

뜻하지 않게 횡재한 기분이다. 덕분에 1층 전체를 마치 내집처럼 아무런 제약없이 편하게 사용하며

시장에서 쌀과 반찬, 고기를 사다가 푸짐한 성찬으로 저녁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집주인은 바로 옆에 친구와 함께 조그만 화실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영어가 다소 서툴지만

매우 친절하고 호의적이어서 더욱 편하고 만족스런 아실라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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