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7 03:31
3월 23일 목요일 오전 9시30분에
집을 나선다.
갑자기 답답한 마음에
Niagara Falls 를 목표로 정하고는
간단한 짐을 챙겨서
아무말 없이 떠난다.
바르게 표현을 하자면
시카고로 이사를 온후
정말로 갈곳을 찾아도
모두가 멀기만 하다.
갈 곳이 마땅치가 않다.
자동차 여행을 할만한 곳이 그리 많지가 않다.
더구나 겨울 시즌에는
정말로 "방 콕" 을 해야만 한다.
*
누가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꼭 시간에 맞추어서 운전을 해야 만 할 이유도 없으니,
속도도 마음데로,
정차도 마음데로,
Google Maps로 보면
Cleveland, Ohio 까지가 380 Miles가 되고
시간적으론 6시간 정도 소요가 되는 거리이다.
이곳에서 1박을 하고는
3월24일 아침에 다시 출발.
200 miles가 좀 넘는 거리인데 4 시간만에
국경 검문소애 도착을 했다.
물론 카나다 쪽으로 갈 생각이였으니까.
+
카나다 쪽. 세관 검문소에서
고개를 내민 분은 4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백인 여성 분이였다.
이쁘게 생겼다는 느낌 전에
직업관이 투철해 보이는 여인으로 내 눈에 닥아 왔다.
" 뒷 좌석의 창문을 내려라 "
물론 이 말을 하기전에 여권을 건네 주었다.
안경도 벗고.
" 너 혼자 냐 "
" 그렇다 "
" 왜 혼자냐 ? "
" 혼자서 힐링을 하고 싶어서 왔다 "
내 손가락에 끼인 가짜 백금 다이어 반지를 보면서 하는 말.
" 넌 가족도 있는 사람 같은데 마누라는 어딧냐 ? "
" 집에 있다 "
" 왜 같이 안다니냐 ? "
" 마누라는 할일이 많아서 같이 올수 없다 "
" 뭘 하는데 그렇게 바쁘냐 ? "
" 모른다 "
" 그건 답이 아니다. 남편이 마누라가 뭘 하는지도 모르냐 ? "
날씨는 후질근 하고 비가 올듯 말듯 해서
미국 쪽에서 카나다로 가는 차량이 거의 없을 시간이였나 보다.
나야 뭐, 산 영어 공부하니 얼마던지
물어라 하는 심정이였다.
그러니 둘이서 죽이 맞아서 수다 삼매경.
" 마누라는 노래 부르러 다닌다 "
" 그렇구나. 이해가 된다 "
" 너 돈 얼마 가지고 있느냐 ? "
" 700 불 가지고 왔다 "
" 그 돈으로 카지노 할거냐 ? "
" 아니다, 난 그런거 안 한다 "
" 너는 나이가 좀 있는데, 건강은 어떠냐 ? "
" 지금은 아픈데 없다 "
" 여행 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냐 ? "
" 걱정 말아라. 나의 딸이 45세인데
스마트 폰 가지고, Find Friends 를 보면서
나의 움직임을 다 보고 있다 "
" 아들은 - Life360- 앱으로 나를 추적을 하고 있다. "
' 너 아프지 말아라, 아파도 미국 땅에서 아프길 바란다 "
" 고맙다. 꼭 그렇게 할거다 "
" 언제 떠날 거냐 ? "
"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라서 재미 없으면 내일이라도 집으로 간다. "
내가 마즈막으로 질문을 하나더.
" 내일 아침이건 모레 아침이건 집으로 갈건데
디트로이트를 들러 갈가 하는데,
그러면 카나다 땅으로 가야 하는데
괜찮은거냐 ?
" 다른 사람은 통행세를 내야 하는데,
넌 오늘 나랑 이야기 했기에 통행세가 없다 "
" 아 ~~~ 무척 고맙다 "
" 이제 가라 ! 건강하길 바란다. "
이 정도 이야길 하고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무지개 다리를 나 혼자서 천천히
차를 몰고 건넌다.
*
이번 짧은 여행에서는
미국을 여행하고 있는
독일 사람인 대학교수 은퇴 부부를 만났고,
연방 공무원이였다가 은퇴를 한
나 보다 훨씬 나이들어 보이는데,
나 보다는 7살이나 아래인
사람과는 1 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다.
미국의 대형 다리 만 보수를 하러 다닌다는
그 사람으로 부터는
오바마가 허락을 안해서
오바마 재임 시절엔 미국의 대형 다리를 보수한게 없다나...
그러니, 나 더러 다리 건널 땐 조심 하란다.
여행은 이래서 재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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