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하고 행복한 여행




“ 내려 갈 때 보았네,  올라 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  

이것은 시인 고은 씨가 쓴 시(詩, poetry)이며, 제목은 “ 순간의 꽃 “ 이다.  

그 분이 쓴 시 중에 가장 짧은 시에 해당이 되는 듯 하다.


  젊어서  열심히 일을 할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 은퇴를 하고 나면 보이기 시작 하는 것이 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하는, 이런 생활 패턴 속에서는 많은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을 한다.  

육신과 정신의 지나친 자유로움이 가져다 주는 나태함 속에서 생겨나는 것 들이 있다.

뭔고하니, 지난 과거의 작은 것들도 기억을 하지만,

현재 내 주변의 작은 것들도 보이기 시작을 한다는 것이다. .


 나는 자동차 여행을 즐겨 한다.

미국은 도로 사정이 좋고,  가볼만한 곳도 많다.

자동차를 이용해서 하는 여행은 아주 쉽게 할 수가  있다.

그 만큼 모든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는게 미국이다.

60대 였을땐 하루에 평균 4백 마일 정도 운전을 하며 자동차 여행을  했었다.

그런데 70대에서는 많아야 3백 마일 정도이다.

그만큼 쉬어 가는 시간이 늘었다.

물론 달리는 속도 또한 줄었다.

전에는 속도 제한이 75 마일이라면, 80 마일로도 달렸는데,  

지금은 제한 속도에서 다섯 정도는 빼고 달린다.

내 마음 속에 아무리 젊은 기백이 있다고 외쳐 본들

나의 육신은 서서히 노년으로 가고 있음을 이런 걸로 증명이 되는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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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많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예외 없이 소 떼들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달리는 차창 너머로 소를 보다 보면, 고마움과 애처로움을  느끼게 될 때가 있다.

저렇게 열심히 고개도 들지 않고 풀을 뜯어 먹고 있는데,  

누구를 위해서 저러는 걸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짧은 순간에 보게 되는 것이지만 어슬렁거리며 걷는 소는 볼 수가 없다.  

그저 고개 숙여 먹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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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소를 보게 되는 것은 4, 5월이지 않나 싶다.

그 땐 갓 태어난 작은 송아지들이 어미 옆을 졸졸 따라 다닌다거나,

아니면 그냥 뛰어 노는 것도 볼 수가 있다.  

들판에 방목하여 키우는 소들이 그렇고,

수백 내지는 수십 마리를 가두어 놓고 키우는 곳의 소들은 항상 반 이상은 누워 있다.

그들은 때가 되면 먹이를 주기에 먹이가 없을 때는

한가하게 누워 있는 듯이 보인다.



우리가 아주 귀하게 여기는 것 중에 하나인 “ 우황청심환 “ 이란게 있다.

이것은 바로 소의 담낭 ( 쓸개 ) 에서 추출한 담석으로 만든 약재이다.

참으로 귀한 약재이지만, 알고 보면 참으로 이상한  것임을 알게 된다.

사람에게도 생기는 결석(結石)인데,

소에서 생긴 결석을 말린게 바로 우황청심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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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적으로 소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와 아르헨티나 이다.

이 두 나라는 소의 보유량이 전세계에서 1, 2 위를 다투지만,

그 이유는 좀 다르다.  

인도는 소를 신성시 하다 보니,

자연스레이 사망을 할 때 까지 놔두기에 개체수가 늘어 난 것이고,

아르헨티나는 모든 국민의 주식이 쇠고기이므로

매일 먹기 위해서 소를 어마 어마하게 키운것이 원인이 되어

개체수가 많아진 것이다.




희생(犧牲)이라는 한자어에는 소 우(牛) 가 들어 있다.  

그 만큼 희생이라는 말에는 소의 이미지가 크게 담겨저  있다.

인간을 위해서 열심히 일 하는 동물은 소가 으뜸 일 것 같다.


 철학자인 데카르트는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고,

영혼이란 인간 만이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슬람교에서는 동물도 영혼이 있다하여,

이슬람 국가에는 동물원 조차 없다.

또한 서커스 같은 데서 동물을 사용한 재롱보기도 금기시 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 중의 하나가,  

많은 소들이 호흡을 하면서 내뿜는 순간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맞는 이야기인지는 나는 모른다.

이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아주 느린 자동차 여행에 빠져 있는 나를 발견 한다.  

이런게 다 올라 갈 땐 생각 못 했던 것들인데,

나이 먹어 가며,

내려오는 여유로움에서 느끼게 되는 것들이기에

스스로 행복해하며 여행을 한다.




***



이 글도 신문에 발표 했던 글 임을 밝힘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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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의 주인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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