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이종헌님과 만남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2005.07.11 07:08

baby 조회 수:3825 추천:11


이종헌님과 만남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있었던 일입니다. 7월9일(토) 오전에, 그동안 딸만 둘 놓고 살다가 세 번째 출산에서 바라던 아들을 출산한 동서 부부가 모처럼 부산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족들과 또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모시고 부곡온천을 찾았습니다. 어른들은 온천욕을 하고 애들은 수영장에서 놀기 위해서 부산에서 가까운 곳을 골라 나들이를 했습니다. 가족들을 데려다 주고 난 후, 저는 개인적인 일 때문에 경남 함안엘 잠깐 다녀와야만 했습니다. 지인의 상가(喪家)를 찾아 조문을 해야 했거든요. 상가(喪家) 조문을 마치고 몇몇 안면이 있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얼마 전 콜로라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신 이종헌님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당신들 가족들을 데리고 고속도로를 이용해 부산에 내려가고 있는데 한 시간 후에 도착을 하신다고 하시면서 저녁에 만나자는 반가운 전화였습니다. 당연히 너무나도 반가웠지만 모처럼 어른들을 모시고 나들이를 나온 저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옆으로 새야한다는 게 상당히 눈치 보이더군요. 아~~우짜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얘기를 하고 장인어른에게도 송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뵙고 싶은 마음에 허락이 떨어지자 말자 잽싸게 차에 올라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상가(喪家)에 입고 갔던 검은색 복장을 그대로 하고서 이종헌님을 뵙는 것이 큰 실례일 것 같아서 휴게소에 차를 세워 마침 차 안에 있던 등산복으로 후다닥 갈아입고 제법 붐비는 주말 오후의 고속도로를 뚫고 오후 6시경 가까스로 부산에 도착해 해운대 지역의 모 콘도에서 이종헌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지난 5월 중순 강남역에서의 모임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뵙는 것인데 미소가 넘치는 건강해 뵈는 얼굴에다가 중후한 목소리는 여전하시더군요. 마치 그동안 자주 만난 사람처럼, 알 수 없는 친근감이 드는 것은 당연했고요. 연세에 비해 너무나 고우신 사모님을 뵙고 또 한 번 놀랐고, 함께 오신 두 분의 처제 분들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중에 한 분이 일전에 게시판과 방명록에도 글을 남겨주신 신동석님이었어요. 저를 포함한 5명이 신동석님의 차에 올라 붐비는 해운대를 벗어나 송정을 지나고, 미역으로 유명한 기장 바닷가를 드라이브 한 후, 일광이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일광지역 중에서도 온정마을이라는 조용한 해변에 있는 작은 횟집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회 한 접시를 앞에 두고 소주 한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지난 여행에 관한 뒷얘기와 이곳 victor님 홈페이지의 식구들에 관한 얘기도 나누었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를 모를 만큼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이종헌님도 저 만큼 유쾌한 시간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녁 10시경에 자리를 파하고 저희 집 앞에서 헤어졌는데 이왕에 부산에 오신 분들을 더 잘 모시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집에서 커피와 과일이라도 대접해야 했는데 경황이 없어 그냥 헤어진 것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그래서 다시 휴대폰으로 이종헌님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이루어지지 않아 냉장고에 들어 있던 1,6리터짜리 맥주 피쳐 한 병을 혼자서 홀라당 까먹고 잠들고 말았습니다. 이종헌님의 소중한 가족여행에 제가 끼어 행여 방해라도 될까봐, 또 저는 다음날 아침 일찍 가족들이 있는 부곡온천으로 가야한다는 게 부담스러워 2차 없이 일찍 헤어진 이유가 되는데, 지금도 여전히 뭔가 하나쯤 빼먹은 것 같습니다.

어제 다시 부곡온천으로 갔습니다. 이왕 핑계를 대고 옆으로 샜으니까 어지간하면 집에서 쉬고 싶었으나 가족들이 돌아올 차가 없으니 꼭 다시 가야만 했답니다. 저를 대신해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신 동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하루 종일 수영장에서 보내며 애들 5명의 뒤치다꺼리까지 다 했으니 오죽 피곤하겠습니까. 쉬려고 내려왔는데 본의 아니게 중노동을 시켜버렸으니 쩝! 허허 참^^ 체면이 서질 않더군요. 아무튼 여기서 각설합니다. 이렇게 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은 별도로 두고, 이종헌님에 대한 이름 모를 섭섭함과 아쉬움도 전부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아껴두기로 하겠습니다. 끝으로, 이 지면을 빌어 이종헌님을 비롯하여 그 가족분들 한분 한분에게도 고마움에 인사를 드립니다. 가족들과의 소중한 여행길에 일부러 연락을 주신 점도 고맙고 좋은 말씀도 고맙고요. 당연히 제가 모셔야 함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저녁을 내주신 점도 고맙습니다. 더구나 성의 있는 선물도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옛 말씀에 ‘멀리서 친구가 나를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란 말이 있듯 그런 기분을 200%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다음엔 제가 한번 느닷없이 전화를 해서 좋은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이선생님, 아니 종헌 형님, 비록 자주 뵙지는 못 하겠지만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항상 행복이 가득하기를 빕니다. 귀한 인연도 계속 간직하겠습니다. 다른 가족 분들에게도 대신 인사를 전해주시길 부탁드리며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새로운 한 주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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