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어제까지 안 좋았던 아내의 컨디션이 괜찮은 것 같아 조금 늦은 출발을 해 강화 보문사쪽으로 가려다 아내가 코스모스를 보구 싶다고 해 시승격 20주년을 축하를 겸한 구리시 코스모스 축제가 지난주말 열렸던 곳(구리 한강시민공원)으로 갔다.

 

코스모스는 우리나라 말로는 살살이 꽃이라고 그런단다.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려서 살살이 꽃이라고 했다나...(믿거나 말거나~)

 

갈대를 넣어 한강을 한번 찍어주고...

 

둑방 아래 쪽으로 드문드문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색깔이 참 이쁘다.


 

넓디 넓은 코스모스 들판...많은 사람들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날씨는 가을임에도 상당히 더워 꽃을 보면서 즐거워져야 할 기분이 여기저기 시든 꽃잎처럼 쳐진다. 그래도 이왕온거 끝을 보자고 한바퀴 돌아 나오며...


 

끝에 서서 대각선으로 한번 더 찍어주고...한강도 다시 함 찍고...주차장 쪽으로 이동하며 둑방 아랫길로 내려가 이름모를 야생화,가을을 상징하는 또다른 모습들(호박과 수세미)도 찍으며 차로 돌아오니 12시가 가까워 왔다.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코스모스는 왕창(?) 모여 있는 것 보다는 길가에 쭈~욱 늘어선채 한들 거리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강화를 가기위해 강변북로를 올라탔다. 애용하고 있는 구닥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니 가고 있는 방향과 같은 방향을 제시 하길래 당초 네이버 맵으로 뽑은 것을 무시하고 그냥 네비가 가자는대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강변북로로 계속 올라가 행주나 김포대교를 건너게 할 줄 알았는데 네비는 계속 더 가잔다.

헤매봤자 한국인데 하는 맘으로 더 가보니 듣도 보도 못한 신원(?)JC로 나가게 되었었는데 마침 걸려온 반가운 분과의 통화(전후 얘기도 안하고 장난삼아 강변북로로 오다 헤매고 있다함...ㅋㅋㅋ)를 하다 진짜 길을 놓쳐 일산 시내를 한바퀴 돌아 다시 김포대교를 건너는 해프닝을 벌인 후 48번 국도를 갈아 탔다.

김포를 벗어날 즈음 중간에 강화농군님과 통화를 하니 대명포구에서 일단 만나자고 해 도착해보니 비릿한 바닷내음이 우리를 맞는데 이때가 오후 2시,아직 배들이 안들와서인지 가게들이 썰렁하다.

 

농군님이 꽃게값이 괜찮으면 꽃게를 살 생각이었던 것이라 다시 전화를 해 배가 4시이후에 들어온다는 상황을 얘기하니 광성보로 마중을 나온다 하여 그곳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날씨탓에 이미 지쳐있었기에 포구 구경도 생략하고 되돌아 나와 초지대교를 건너 초지진에 잠깐들러 방금전 건너온 초지대교랑 건너편 대명포구를 몇 컷 찍고...

 

광성보에 가니 농군님이 이미 도착해 우리를 반긴다. 예전에 한 번 갔었음에도 길을 몰라 헤맸던 것을 농군님이 아는지 무조건(?)으로 광성보로 마중을 와준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 하기도 했다.ㅎㅎㅎ
  
 

앞서는 농군님 차를 뒤따라 넙성리에 들어서서 보니 저만치 가을풍경 속에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농군님 댁이 보인다.
넙성리의 가을...아파트 군락에서 벗어나 제대로 가을을 느끼게 해준다.

 

진입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니 평시 즐겨먹던 자두가 농군님네 이웃집 뒷켠에 가지가 거시기할 정도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다른 과일과 달리 사먹기만 했지 자두가 나무에 직접 매달려 익어가고 있는 것은 별로 본 기억이 없어 참 보기가 좋아 찍어봤다. 황금들판에서 느끼는 가을 풍요가 바로 자두나무 가지에도 있었다.

드디어 강화농군님 댁에 도착,미정이 어머니와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밤을 줍기 위해 가자하니 이미 지쳐버린 아내와 딸은 포기를 선언하여 두남자만 가기로 하였다.

 
하여 농군님이 안내해 준 뒷산으로 가니 소시적 자루하나 달랑메고 동네 친구들과 도토리,밤등을 주울려고 이산저산 타다 허기가져 친구네 들러 노랗게 잘익은 총각김치에 꽁보리밥 얻어먹던 생각도 나고 감회가 새로웠다. 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밤줍기 실전인가!!! 떨어져 있는 밤,밤송이를 보니 더욱 기분이 난다.

아이고~(...) 추억은 추억일 뿐이랬나 드디어 농군님의 친절한 지도(?)와 감시(?) 아래 철저한 밤줍기 앵벌이가 시작되니 장난이 아니다.ㅎㅎㅎ. 산모기에 양쪽 팔뚝이...여기서 농군님 한 말씀,요새 모기는 기력이 떨어져서 금방 괜찮아 진다나...
아무래도 요말의 진의는 꾀피지 말고 밤줍기 앵벌이에 전념 하라는 뜻...ㅋㅋㅋ(그래 좋다~ 실컷 먹어라~마운틴모스키토놈들아~ㅍㅎ)

농군님과 이얘기 저얘기하며 한참을 허리 안펴고 열심히 줍는 중에 dori님이 도착해 농군님이 마중을 갔는데 이때가 기회다 싶어 땡땡이(?)를 치며 밤송이를 모아 사진 한 컷 찍고 이어 dori님이 합류, 셋이서  얼마를 더 주운 후에야 나의 밥줍기 앵벌이는 끝났다.

그나마 밤하고 안친한 dori님이 합류를 해서 다행이지 앵벌이 목표량(적어도 두어말은 주서야 조금 준다고 함..ㅋㅋㅋ)을 채우려다가는 그 날 넙성리를 탈출하지를 못할뻔 했다...ㅇㅎㅎㅎ~

 

강화농군님 댁 앞으로 펼쳐진 가을 황금들녘!!! 보는이에게는 풍요를 안겨주지만 이를 위해 수고하는 분들의 노고는 상상이상으로 힘들다는 것을 생각을 잠시 가져본다. 나역시 농부의 아들이었던지라...

농군님 댁에서 미정이와 본한이를 주인공으로 한 각각의 미국여행 사진을 보는데 이번에는 농군님이 유럽여행 앨범을 보여주며 다시금 엉덩이 들썩거림증에 제대로 불을 지핀다..."아! 언제나 우리가족은 갈 수 있으려나~유럽을..."

동갑나기 세남자의 가족이 모여 이얘기 저얘기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다,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했던 생태탕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래서 도착한 곳 바로 이 곳 이조시대 손두부집이다...

 

먼저 두부부침을 먹고...아이들도 맛있게 잘 먹는다.

 

요거이 오늘의 메인메뉴인 얼큰한 생태탕(두부생선전골)...생태는 어디? 바로 저~어기 위에 일단 하나 보이고...나머지는 저 멀리 밑에 있었다나 어쨌다나...ㅎㅎㅎ

얼큰한 생태탕, 원래 쐬주가 한 잔 있어야 하는데 술하고 별로 안 친한 세남자,여기서 만족 하는 것 같았다.(사실무근)

그리고 반가운 님들과 편한 만남 속에 세가족이 모여 먹는 생태탕...맛도 맛이지만 정겨움 속에 사는 맛을 느끼는 순간들이라 그 맛이 더 좋았다. "다음에는  dori님에게 사달라고 해야지...ㅍㅎㅎㅎ"



요거는 "두부새우젓전골'...새우젓과 두부,버섯등이 어우러져 맛을 뭐라고 해야하나...젓갈 특유의 향과 맛이 오묘(?)...하여간 맛있어서 바닥 비웠다. 참,덤으로 콩비지도 끊여 나왔는데 먹기가 바뻐서 찍지를 못했다.

이렇게 세가족이 오순도순 밥을 먹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7시20분경,dori님은 사정상 바로 댁으로 가기로 하고 우리는 농군님 댁으로 가 밤을 구워먹기를 하였고 번개탄에 불이 올라오는 동안 농군님과 잠깐의 배드민턴을 치는데 강화농군님 파워가 썬파워(?)였다. 

 




아비들의 수확물에 옆에 앉은 미정 & 수정...밤송이 5개를 체험용으로 일부러 넣어온 두애비의 맴을 너희는 아느뇨?
  



밤을 굽는 동안 미정이와 수정이는 아비들의 바톤을 이어받아 배드민턴을 치며 좋다하고 이미 배가 부른 상태임에도 즉석에서 구워먹는 밤맛은 우리네 나누는 情이 함께 있으니 더욱 맛이 있었다.

한낮 한강변 코스모스 구경시 날씨탓에 지쳐버렸던 심신은 넙성리 강화농군님 댁에서 즐거운 시간덕에 재충전되고 미정이 할머님이 손수 만드셨다는 감주를 맛있게 먹으며 나눈 담소를 끝으로 집으로 귀가를 하였다.

정말 유쾌하고 즐거운 하루여정을 우리 가족은 즐거움 속에 보내고 왔는데 한편으로는 항상 수고를 아끼지 않는 농군님과 안주인께 드는 미안함은 어쩔수 없다.

강화농군님의 수고도 감사하지만 특히 미정이 어머님께는 이 글을 통해 애써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것과 기회되면 영통 청명마을로 가족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는 말씀을 전한다.


어쨌든 우리가족은 오늘 돌아오는 차속에 실린 묵직한 밤자루와 반거시기로 받아온 dori님이 준 밤 박스까지 나는 밤 대박에 情대박 까지 딸아이의 표시(V字)대로 "따블(...)"로 맞았고 우리가족 행복지수 또한 더블이었다.

앞으로 요런 앵벌이(^.^)는  자주는 못 하더라도 계절을 달리해 자청해 볼 생각인데... 강화농군님이 우선권을 주시려나?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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