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8월 그랜드서클 여행 후기

2012.08.20 11:12

아이리스 조회 수:17730 추천:1

8월초 2주동안 가족들과 함께 그랜드서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한 여행이라 여유가 없어 한동안 글도 못올리고 이제는 짐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정상 생활로 돌아오려면 며칠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익숙한 곳들이라 몇가지 새로운 하이킹을 제외하고는 큰 견해의 차이가 없으나

미국 서부가 처음이었던 가족들의 눈으로 본 느낌 위주로 참고가 되실만한 것들을 아래에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코스는 이곳에서 그동안 일반적으로 언급되어온 것 거의 그대로 진행되었는데 가족들의 취향과 제 취향을 섞다보니 약간은 특이한 경우도 있습니다.


여행루트


◎ 2주일의 여행코스 :

  LA출발 - Zion - Grand Canyon North Rim - Page(Lake Powell, Antelope Canyon)

- Bryce - UT12드라이브 - Capitol Reef - Moab(Arches) - Muley Point 거쳐 Monument Valley

- Grand Canyon South Rim - Las Vegas - Death Valley - Yosemite - LA


이미 여행을 다녀오셨거나 공부를 하신분들은 위의 장소만 봐도 동선이 어떤지 머리속에 그려지실겁니다.

일반적인 동선과 비슷하지만 특이 사항은 그랜드캐년 north와 south를 모두 가본것과 요세미티 이후 일정 부족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생략하고 바로 LA로 갔다는 점입니다.



1. 첫날 LA 공항 Avis에서 미니밴을 빌렸는데 밤이 늦었고 줄도 길고 가족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황이 없어

차량을 열심히 체크하지 않고 출발했는데 십분 정도 달리다 우리차 속도가 유난히 늦은 것 같아 유심히 보니

렌트카가 캐나다에서 제조된 차량이라 계기판이 mile이 아닌 km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작은 글씨로 마일 단위도 적혀있어 그냥 적응하려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무척 헷갈려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다음날 라스베가스 공항 Avis 지점에 들러 사정을 설명하고(미리 콜센터에 전화해서 렌트 가능한 차량이 있는지 확인) 차량을 바꿨습니다.


Grand Canyon North Rim Canyon Overlook Trail - Zion National Park


2. 그랜드캐년 North Rim과 South Rim 두곳을 모두 처음 가본 가족들의 반응은 노스림이 훨씬 멋지고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포인트인 Cape Royal까지 왕복하려면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지만 관광객이 적어 여유있고 풍경도 더 웅장하고 멋집니다.

숙박은 노스림은 lodge 한가지라 조촐하지만 사우스림은 다양한 숙소가 있고 작은 마을처럼 이뤄져있어 식당도 많아 더 편리합니다.

하지만 사우스림은 예약하기가 힘들고 노스림은 접근이 제한되는 시기가 있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여러 여건을 조합해보고 North Rim vs South Rim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3. 여름에는 오후가 되면 무척 덥고 날씨가 흐려지고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오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관광지 주변에 숙소를 정해놓고 아침에 해뜰무렵 전날 미리 정해놓은 하이킹을 쾌적하게 하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아침 식사 후 체크아웃을 하고 낮동안은 뷰포인트 위주로 보며 이동해 저녁에는 일찍 체크인을 하는 방식으로 다녔습니다.



4. 그랜드서클 여행의 대표적인 트레일을 거의 다 했는데 마지막에 인상깊은 곳을 물어보니

Bryce Canyon의 Navajo - Queens Garden 트레일이 표를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링크)

Junior Ranger를 위해 레인저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트레일을 오후 두시 넘어 시작했더니

올라오는 도중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려 생명의 위협을 받은 것이 흠이었지만 참 멋지고 아름다운 트레일인 것은 변함이 없더군요.

이곳에 가시는 분들은 공원내 가장 깊은 포장도로인 Rainbow Point까지의 드라이브는 생략하더라도 이 트레일은 꼭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Queens Garden Trail - Bryce National Park Delicate Arch - Arches National Park


5. 한여름 Moab 지역의 뜨거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첫날 차에서 내리니 "헉!!" 소리가 저절로 나고 가족들이 더위와 피로로 힘들어해 Canyonlands 국립공원 등 주변의 볼거리는 대부분 생략하고

가족들은 Arches 국립공원 한곳만 보면서 뜨거운 낮에는 숙소에서 수영하며 쉬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대신 아침 일출전 Delicate Arch 트레일에 나섰는데 산을 오르는 방향이 해뜨는 정면이었지만 타이밍 좋게 해가 아직 산 위로 올라오지 않은 시간대라

비교적 시원하고 쾌적하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간과했던 점이, 한여름 이 시간대에는 모기가 무척 많더군요.

모기가 있을것이라 생각을 못해 스프레이를 준비해가지 않아 온 가족이 모기떼의 습격을 받아 오르막을 거의 쉬지도 않고 뛰어올라갔습니다. ㅠ.ㅠ

여름에 가실분들은 꼭 일출 30분 전까지는 주차장에서 하이킹을 출발하시고 모기 스프레이는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Moab 시내에서 트레일헤드 주차장까지도 30-40분 걸리기 때문에 일출 한시간 전에는 숙소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링크)



6. Lake Powell의 Wahweap Overlook 가는 길은 몇년만에 다시 가니 비포장도로가 다 포장이 되어있었습니다.

시간이 없을때 Lake Powell과 주변을 돌아보기에 가장 멋진 포인트이므로 지나치지 말고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링크)


  Wahweap Overlook - Lake Powell Desert View - Grand Canyon National Park


7. 8월달 Death Valley는 처음이었고 노약자를 동반한 여행이라 여행전부터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침 7시에 라스베가스를 출발해 데스밸리의 주요 포인트를 돌아보고 낮 12시쯤 공원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날 최고 기온이 120도로 예상되어있었으나 차량 계기판에 찍힌 온도 108도까지만 보고 공원 밖으로 나왔습니다.


Sand Dunes를 지나서부터 서쪽 방향으로 본격적으로 긴 오르막이 시작되는데요,

예전에는 못느꼈었는데 이번에는 차량이 미니밴이고 날씨가 덥고 승객이 많아서인지

에어컨을 가장 약하게 틀어놔도 차가 거의 기어가더군요.

엔진 온도가 Heat쪽으로 자꾸 올라가 살짝 겁이나서 오르막 도중에 계속 나오는 turnout에서 몇번 쉬었습니다.


한여름이라 데스밸리에 사람이 거의 없을줄 알았는데 관광버스를 비롯한 관광객이 예상외로 많았습니다.

봄, 가을보다 사람이 더 많았으며 심지어 곳곳에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답니다. @.@


한여름 데스밸리를 통과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사항이고 부지런하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지만

저는 앞으로 웬만하면 여름에는 가지 않을것이라 마음먹었습니다.

차에 무리가 가는 문제보다는, 너무 뜨겁고 더워 일행들이 힘들어했고

대충 보고 도망치듯 나올바에는 차라리 다른곳에서 계절에 맞는 액티비티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라스베가스 - 요세미티를 잇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각자의 선택과 일정에 따라 충분히 지나갈 수도 있는 곳임을 말씀드립니다.



8. 아이들은 국립공원 안에 머물면서 바로 앞에서 만나는 사슴 등의 야생동물과 밤하늘의 은하수와 별똥별을 수없이 본 것을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떠올리고 있습니다.

연세 있으신 분들은 편하고 쾌적한 숙소와 휴식 시간을 가장 반기셨구요. ㅠ.ㅠ


Death Valley National Park Getty Villa


9. 아이들이 너무 어리거나, 연세가 많아 간단한 트레일도 힘들어 하는 분들은 매번 뷰포인트에서 바라만보고 돌아서니

제가 썩 좋아하지 않는 말인 "그 (캐)년이 그 (캐)년이네" 라는 말을 결국은 듣고 말았답니다. ㅠ.ㅠ


체력에 자신이 없거나 시간이 없는 분들은 일주일 동안 힘을 내어 3대 캐년이라고 부르는 Zion, Bryce, Grand Canyon 을

라스베가스를 중심으로 한바퀴 돌아보는 것이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이킹을 좋아하고 건강에 자신이 있으며 각종 트레일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조금 더 시간을 내어 Moab이나 콜로라도 일부까지 동선을 넓히면 될거구요.


많은 여행 정보를 접하고 계획단계에서 욕심부려 무리한 여행을 하는 것 보다는

조금 여유를 두고 온가족이 즐겁게 다니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10. 요즘 많이들 가시는 브라이스 캐년과 Torrey를 잇는 UT-12번 국도는 밝을때 통과해야합니다.

브라이스캐년에서 지체가 되어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

Torrey 다 가서 Boulder Mountain 넘는 구간을 일몰 한시간 전쯤 지나게 되었는데요, 사슴들이 길가에서 어슬렁거려 긴장을 많이 했답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사슴들이 있을만한데는 다 있으니 해지고나면 공포의 운전길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Escalante부터 Torrey 도착할 때 까지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한대도 없었답니다.

그 시간에 그 산을 넘는다 생각하면... ㅠ.ㅠ



※ 여름방학, 휴가 기간도 이제 끝나가네요.

많은분들께서 이미 여행을 다녀오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여행정보를 모으며 계획을 세우고

더운 여름동안 가족을 위해 운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고생을 하신분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자리를 비운동안 여행 후기 남겨주신 분들과 정성스럽게 댓글 남겨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리가 되고 나면 천천히 여행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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