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캐나다 밴쿠버에서 도둑과 맞짱을...(경험담)

2005.03.08 03:34

Juni 조회 수:8542 추천:196

Juni(오상준) 입니다. 쓰기 편하게 Nickname으로 변경 하였습니다. 밴쿠버 가신다는 분이 있어 지난 여름 휴가중 밴쿠버에서 겪은 일을 참고삼아 써 볼까 합니다. 캐나다 휴가중 캐나다 록키를 잘 구경하고 내려가는 길에 마지막 코스로 밴쿠버를 보고 미국으로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사실 캐나다 록키의 정취에 취해 엄청난 감동을 받고 돌아가는 길이라 "더 이상의 휴가가 필요치 않으니 그냥 미국으로 바로 들어가자"고 하다가 피곤한 몸을 호텔에서 쉬고나니 맘이 또 달라져서.."언제 또 오랴?" 시내구경하고 밴쿠버 앞의 빅토리아라는 섬을 구경하고 가자고 결정 하였습니다.

시내로 들어서서 서스펜션 브리지를 보고나서 다운타운 한복판 4층 주차 빌딩에 주차했습니다. 평일인데도 주차빌딩은 4층 맨꼭대기 층에야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사실 여행전 준비과정중에 밴쿠버에서 길거리주차중 유리창이 깨졌다는 경험담을 읽은터라 조금 걱정되었습니다. 주차빌딩 벽에"Leave nothing in the car"라고 적혀 있어 배낭에 여권, 지갑등 중요 물건을 가지고 시내 구경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개스 타운, 스팀 clock등 시내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간단한 쇼핑을 하다 보니 생신을 맞으신 한국에 계신 장인어른께 전화를 할 시간었습니다. 오후 4시면 한국은 그 다음날 아침 8시니까요. 그런데 가지고 나온줄 알았던 전화번호가 없지 뭡니까? 이리 저리 알아내려 궁리하다가

"안되겠다 내가 가서 가져올테니 가족 여러분은 이곳에서 앉아 쉬고 계세요" 라며 Seabus터미날에 가족을 기다리게 하고는 저 혼자 길건너 주차 빌딩으로 들어 섰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자 마자 두번째 parking Lot에 주차된 우리차에......어떤 녀석이 옆 유리를 깨고 들어가서 자기 물건인듯? 물건을 막 뒤지고 있는겁니다. 내 눈이 아마 그렇게 커지기는 아내를 첨 봤을때 이후로 처음이었을 걸요! ^_^



한걸음으로 달려가자 이 도둑놈도 순식간에 날쌘 동작으로 차에서 뛰어내려 나와 마주쳤습니다.('황야의 결투' 노래가 울려 퍼져야 합니다~.~) 배낭을 메고 있길래 제가 두 손으로 배낭끈을 움켜 쥐며 큰 목소리로 소리 질렀습니다. 여차하면 유도 업어치기 들어갈 기본 자세지요. 잘 될지는 모르지만...

"You can't do that, Don't move ! You stop there..."


그러자 이놈보소...

" 아니요 내가 그런게 아니라 난 그저 지나가는 길에..." 한국말로? 아니 영어로...
내가 눈으로 목격을 했는데도 거짓말을....

"오 그래 이놈 너 나한데 잘걸렸다. 근 몇십년 주먹한번 못쓰고 사람들한데 당해도 참고 또 참고 지냈는데 너 오늘 맛좀봐라..." 하며 죽어라 팼습니다...."

-----라고 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well, 이놈 사생결단으로 벗어나려 애쓰고 4층엔 아무도 없고...서로 잡고 밀고 당기는 그 짧은 순간에 별생각이 다 나더군요.

"이 놈을 바닥에 매칠까? ....혹 때려서 제압해 경찰에 넘긴다 한들 이 놈이 '내가 안그랬고 그냥 지나가다 서서 왠 일인가 하고 들여다 보는데 이녀석이 다짜고짜 때리고 도둑놈 취급 했어요 억울해요' 라 한다면 난 낭패다...난 외국인이고 여행중인데 나중에 경찰서나 법원 오라 가라면 골치다. 그래! 이놈 넣어도 어차피 내 차 보험으로 차 고쳐야 하고 보내도 내차 보험 처리 되는데 그냥 보내지.... 아니지 정의 사도인 내가... 그래도 이 놈은 정말 나쁜 놈이니 일벌 백계해야지.. .봐라 이놈이 주머니에 칼이나 총들었으면 어쩔래? (아내 아이들 얼굴 보이고....겁도 나고...)... 그래도 잡아라 놓치면 네가 뭐가 되냐?----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할수 있다니.....우리가 이땅에서 삶을 마감할때 경험한 혹자에 의면 인생 파노라마가 한순간에 다 보인다지요 가능할것 같아요.

결국 배낭을 뿌리치고 비상구로 사생결단으로 도망하는 녀석을 뒤 쫓지 않았습니다.(나중에 돌아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정말 잘한것이더군요 어떤 분은 엘리베이터에서 가져가도록 기다렸다가 혹 도선생님 잊으신 물건은 없으신지요? 해야한데서 함께 웃었었지요)1층에 내려가 911에 신고하는데 주차 관리인은 뭐 별거 아닌것 가지고 왠 호들갑이냐 눈치입니다. 늘 일어나는 일상일을 뭘 그리 거품 무냐 하는데 기가 막힙니다. 또한 주차 티켓에 작게 쓴 글을 보여주며 아무책임이 없다고 비협조적인데 열 받게 하더군요. 차는 유리가 깨져 4층에 방치 되어 있는데 전화로 신고 받는 경찰은 뭘 그리 많이 물어보는지 절대 전화통에서 못떠나게 하더군요, 여기가 어느 파킹빌딩이냐 하는데 거리 이름을 압니까? 빌딩 이름을 압니까?.마음이 급하면 영어가 더 꼬이지 않습니까? 머리에서 연기가 날 지경입니다....신고 받는 도중에 경찰들 출동시키고 어디 어디로 갔으니 참고하라 하며 무전을 계속 날리더군요. 경찰이 올때까지 전화통을 들고 계속 얘기하고....이윽고 경찰이 왔고 조사할 동안 가족을 불러 왔습니다.

달려온 경찰 두명도 리포트 작성하고 내가 뺏은 범인의 긴 드라이버와 배낭을 받았습니다.(그런데 내가 얼마나 흥분되고 정신이없었냐 하면 시내서 쇼핑한 단풍잎 모양의 병에 담긴 카나다 특선 시럽들을 그때까지 비닐 봉지에 들고 있었는데 경찰에게 도둑 물건을 건네주며 "아마 도둑 그 녀석이 어디서 훔친 물건인가 보다고" 말하고 건네 주니 우리 딸 가로되 "아빠 그건 우리건데!"...해서 망신...으이그.)

경찰은 케이스 넘버만 주고 범인 잡아도 별 도움이 안될거다는 말만 남기고 떠났습니다. 이런 허무할때가...자동차 청소할 카센터 물어도 모른다는 말 뿐...게다가 자동차를 가지고 주차 빌딩을 나갈때 하루치 요금을 징수하는 겁니다. 입에 거품을 물고 ..."그런일이 자주 발생하면 시에서 주차장 측에 벌금이라도 부과하여 경비나 시스템을 강화하지 범죄없다는 캐나다에서 이런 일을 방치하다니...범죄없는 캐나다 라는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정...관광하라는 거야 뭐야...." 나 혼자 투덜 거렸습니다. 내려가면 반드시 밴쿠버 시장에게 편지 쓴다며 다짐 하였건만 아직도 못씁니다.

Tip
생각해 보세요. 캐나다에서, 캘리포니아 번호판이고 패밀리밴 안을 보면 산더미같은 짐들(캠핑을 많이 했으니 짐을 생각해 보세요, 슬리핑백,...구미가 당길만 하겠네요. 윗사진은 당시 제차 사진은 아니나 밴쿠에서 당하신 어떤분의 SUV입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보니 밴쿠버에서는 차안에 뭐든 가치있어 보이는 물건 보이지 않게 하고 차를 떠나라고 충고 하고 있더군요. 심지어 선글라스, 모자 하나 보고 깨 버린다는 경험담들도 있더군요. 몰 주차장에서 가방을 뒷자리로 옮기고 쇼핑했는데 2-3분만에 유리가 깨지고 도난당하고...그래서 타주 번호판이고 차안에 이것 저것 물건이 많으면 1층 주차 관리원이 요금 받는 옆이나 대낮일경우는 사람들 많이 다니는 대로변 코인 주차해야지 주차빌딩(지하 포함)은 피하라고 하고 싶네요. 밴쿠버 사는 친구왈 캐나다 플레이스 지하 주차장에서도 많이들 당하더랍니다.

또 하나 열 받을 일은 유리창이 깨져 엉망이 됬는데도 차 구입하며 추가돈 들여 설치한 알람 시스템은 울리지 않고 아직 문제 없다고 빨간 불만 반짝 반짝....으윽! 돌아와 알람 시스템 설치한 친구들 말하길 사실 도둑들이 심리적인 주저함을 노릴뿐이라니...사실 요즘 알람이 울어도 관심 귀울이는 사람 있나요? "빨리 끄지 뭐해?시끄러워 죽겠네" 라고 관심 안기울이는 걸 봐도..... 어떤 분은 라스베가스에서도 그런일이 있었답니다.

그 도선생은 차 문을 기술로 열어야지, 유리를 깨다니 미숙한 녀석입니다" 그지요?

결국 이후의 캐나다 일정을 포기하고 근처 주유소가서 진공청소기로 온 차안에 흩어져 있는 유리파편만 제거하고 국경근처의 친구 집으로 가서 잤습니다. 다음날 유리창을 수리하고 내려 오려했으나 여의치 못했고 "빅토리아고 뭐고 어서 빨리 미국으로 가자!" 이 생각 뿐이더군요 결국 San Francisco를 향해 발길을 돌렸습니다. 짜파게티 박스와 테이프로 땜을 한채...달리면 삐리리 푸르륵 나팔을 부는 노래를 들으며...

녀석은 배낭과 긴 드라이버를 나에게 뺐겼죠. 차는 보험으로 수리하였고(이런 경우는 자동차 보험료가 올라 가지 않는답니다)...자동차 수리로 1주일간 신경 더 써야 했지만 이런 해프닝을 통해 가족이 단합되고 공동체로 똘똘 뭉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를 용감한 영웅으로 보는데 글쎄요...그런 용감 함부로 하다간 사고 당하기 쉽상일것 같네요.

밴쿠버 차 가지고 가시는 분들 조심 그리고 또 조심 하세요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2528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604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5965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1114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8394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393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636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559 2
3008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17 메사버드국립공원, 산후안스카이웨이 [10] file Chris 2007.10.19 14724 2725
3007 시애틀에서 샌디에고까지- 샌프란시스코 [1] 정근 2006.03.15 10750 710
3006 세콰이어에서 야생 곰의 습격을 받다. [6] 루시남 2006.08.14 16729 370
3005 4. 강화농군의 뉴욕에서 엘에이 타후아나 둘러보기 [10] 강화농군 2006.02.17 7661 348
3004 지민이의 미서부여행 19 [2] file 테너민 2008.02.05 6312 282
3003 Great Smoky Mountain & Asheville(Biltmore Estate)1 [3] neve펑펑 2006.11.25 6820 279
3002 맨땅에 헤딩한 미서부여행 9박 10일(3일차) [6] chally 2006.08.24 6030 262
3001 겨울의 데쓰밸리 그리고 라스베가스 [6] 루시남 2006.11.28 6118 239
3000 21박 22일간의 서부여행 [1] lunar 2007.09.01 6454 236
2999 여행5일차 : 샌프란시스코 [1] jbp007 2005.07.29 4348 222
2998 <질문> 멘도시노와 포트 브래그의 자연산 전복 ? [3] 리메 2007.06.14 5311 219
2997 꼬맹이와 , RED WOODS NATIONAL PARK 다녀오기... [6] jasmine 2007.07.10 4586 217
2996 미국여행의 허와실..그 체험(2/2) [11] 바기오 2006.10.22 6766 211
2995 생 초짜의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미국 서부 여행기 1 (10월 3일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4] 엉아 2007.08.29 3852 208
2994 [re] 10박 11일 미서부 여행 가이드 ② - 세부일정 victor 2005.08.21 9984 203
2993 사진으로 가보는 blue네 여행이야기-8편(Blue Lake,Tahoe Lake...day2) [13] blue 2006.10.23 5238 199
2992 무작정 서부여행 1탄 (렌트카) [3] 황기성 2007.08.13 6480 196
» 캐나다 밴쿠버에서 도둑과 맞짱을...(경험담) [7] Juni 2005.03.08 8542 196
2990 30일간 미국여행기 (7)- Durango- Mesa Verde-4 Corners-Monument Valley-Flagstaff-Sedona-Laughlin-LA-PalmSprings-San Diego- San Jose [2] LOVE 2004.09.13 4812 196
2989 정숙희기자의 킹스캐년 여행기 [3] Juni 2005.06.10 8864 184
2988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1 출발! Michigan에서 South Dakota까지! [8] file Chris 2007.09.03 10430 182
2987 늦게나마 여행기를 올립니다. [1] 김유정 2007.03.15 5759 176
2986 맨땅에 헤딩한 미서부여행 9박 10일(5일차) [7] chally 2006.08.24 4839 175
2985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11 Capitol Reef, 그리고 Bryce Canyon! [10] file Chris 2007.09.28 9788 174
2984 [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6 Yellowstone 국립공원 (2부) [10] file Chris 2007.09.14 7873 17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