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주 오지여행 (2) : 샌 라파엘 스웰

San Rafael Swell..Undiscovered Natural Wonders of the American West
라스베가스를 출발해 I-15번 하이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유타주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I-70번 하이웨이와 만나게 된다. 이 I-70번 하이웨이는 유타주에서 동쪽으로 뻗어나가 콜로라도와 캔자스주를 지나고 계속해서 세인트루이스와 인디애나폴리스를 거쳐 동부 연안의 볼티모어까지 이어지는 미국의 대동맥 중 하나이다. I-70번이 시작하는 곳에 ‘샌 라파엘 스웰’이 있다. 아주 독특하고 뛰어난 경치구경과 함께 여행 매니아들이 오지탐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곳이다. 이곳을 돌아보려면 날씨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데 요즘처럼 봄철이야말로 가장 방문하기 좋은 계절이다. 샌 라파엘 스웰은 남북으로는 70마일, 동서로는 50마일에 걸쳐 있는 매우 울퉁불퉁하고 기기묘묘한 산악지역으로 I-70번 하이웨이를 가운데 두고 유타주 중부에 계란모양의 타원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San Rafael Swell

이곳은 I-70번 하이웨이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쉽게 닿을 수 없던 외딴 곳이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오지탐험을 즐기는 전문 하이킹 마니아들뿐 아니라 일반 자동차여행객들에게도 점점 인기있는 장소가 되고 있다. I-70번 고속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이름난 뷰포인트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특히 이곳의 독특한 풍경은 자이언이나 캐피톨리프, 그리고 캐년랜드와 아치스 국립공원을 조금씩 떼서 함께 섞어 놓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도 충분히 2~3개 이상의 국립공원으로 나뉘어 지정될 수 있을 만큼 경치가 뛰어나고 보호해야할 유적들도 많은 곳이지만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국립공원으로의 승격 신청이 지연되고 있다고 하는 점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현재 이 지역 대부분은 연방정부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흔히 ‘유타의 캐슬 컨트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Utah Castle Country


미국에서 이런 곳이 과연 또 있을까 생각될 정도로 상당히 오지라고 할 수 있는데 I-70번 하이웨이상의 교통요지인 그린리버(Green River)와 서쪽의 설리나(Salina) 마을 사이 108마일 구간엔 그 흔한 햄버거집인 맥도날드도, 주유소도, 마실 물 조차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오지이다. 아마 미국의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중에서 100마일이 넘을 동안 이렇게 최소한의 편의시설도 찾아보기 힘든 곳은 이 구간이 유일하지 싶다. 아직까지 포장된 도로가 많이 없기 때문에 샌 라파엘 스웰의 전체 지역 대부분이 비포장도로로 연결되고 있고 일반승용차로 갈 수 있는 곳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고생을 감수하고라도 그런 비포장길을 따라 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들어가면 생각하지도 못한 멋진 경치들이 펼쳐진다. 그 중에선 고블린 밸리처럼 마치 화성의 이름 모를 한 계곡에 착륙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 고블린 밸리 주립공원 : 샌 라파엘 스웰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전문 사진작가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바람과 물이 깍아놓은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마치 도깨비(Goblin)의 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한편으론 버섯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버섯 계곡(Mushroom Valley)’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도저히 지구상의 장소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희한한 모양을 한 바위들이 펼쳐져 있다. 공원 주위의 하이킹 코스를 따라 샌 라파엘 리프(San Rafael Reef)와 헨리 마운틴(Henry Mountain)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며 옛 인디언들이 남긴 암벽화와 초기 정착민들과 옛 광부들의 생활터가 발견되고 있다. 이런 오지에서는 보기 드물게 훌륭한 시설을 갖춘 캠프장이 있으며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 구하기가 힘들 만큼 인기가 많다. ☞Goblin Valley State Park  

고블린 밸리 지역은 카우보이들이 소떼를 찾다가 최초로 발견한 곳이다. 그후 1920년대 후반에 콜로라도 강의 하이트 페리(Hite Ferry)를 운영했던 주인과 그 동료들이 그린리버(Green River)에서 케인빌(Caineville)에 이르는 오늘날의 UT-24번 루트를 개척하였으며 1949년에 또 다시 이 신기하게 생긴 계곡을 찾은 그들은 며칠 동안이나 계곡을 탐험하였고 이후 조금씩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아주 외딴 곳임에도 불구하고 소문을 듣고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게 되면서부터 사람들로부터 신비로운 대자연을 보호하고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1964년에 이르러 유타주 정부는 마침내 이곳을 주립공원으로 지정하게 되었다. 


고블린 주립공원의 북쪽에 위치한 ‘템플 마운틴(Temple Mountain)’ 지역은 고블린 밸리 지역 중에서 특히 인기있는 곳으로 대자연 속에서 캠핑과 하이킹을 하거나 산악 자전거 타기, 오토바이, ATV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원 남서쪽의 ‘리틀 와일드호스 캐년 (Little Wild Horse Canyon)’은 자이언의 내로우와 같은 형태의 좁은 협곡지역(Slot Canyon)인데 유타주에서 가장 유명한 협곡 중의 하나로 고블린 밸리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다른 협곡과 구별되는 점은 이런 외딴 오지에 있는 좁은 협곡 중에선 매우 특이하게 아이들도 무난하게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중급 난이도의 코스라는 점이다. 


◎ 웨지 오버룩 : 만약 I-70번 하이웨이의 북쪽에 있는 곳을 구경하려면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웨지 오버룩(Wedge Overlook)이다. 샌 라파엘 강(San Rafael River)이 만들어 낸 ‘리틀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곳이다. 유타주 중부의 프라이스(Price) 마을에서 UT-10번 지방도로를 이용해 남쪽으로 30마일 정도를 내려오면 캐슬데일(Castle Dale)이라는 마을에 도착을 하는데 이 근처에서 동남쪽으로 연결되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약 15마일 정도를 들어가면 도착할 수 있다. 이 비포장길은 상태가 양호하기 때문에 평소 날씨가 좋을 때는 굳이 4WD 차량까지는 필요 없지만 비가 오면 통행이 어려울 수 있으니 반드시 일기예보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웨지 오버룩에 도착해 부근의 벅혼 드로우 로드(Buckhorn Draw Road)를 따라가면 공룡의 흔적과 아울러 숨막힐 정도로 멋진 풍경을 발 아래로 구경할 수 있다. 


◎ 클리블랜드-로이드 공룡화석 발굴지 : 이곳 공룡화석 발굴지(CLDQ : The Cleveland-Lloyd Dinosaur Quarry)는 유타주가 자랑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공룡들의 화석들을 발굴한 장소로서 지금까지 12,000여개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공룡뼈와 다수의 공룡 알들이 발굴되었다. 또 유타주를 대표하는 공룡이자 아주 흉폭하다고 알려진 랩터를 비롯한 여러 육식공룡들의 뼈가 발굴되기도 하였다. 발굴지역은 프라이스 마을에서 남쪽으로 약 30마일 떨어져 있으며 비포장도로를 달려가야만 도착할 수 있다.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작업장은 봄에서 초가을까지만 방문할 수 있는데 이곳의 비지터센터 내부엔 흔히 볼 수 있는 모형이 아닌 실제 공룡의 뼈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다. Cleveland-Lloyd Dinosaur Quarry

 

 



◎ 근처의 가볼만한 공룡관련 박물관 ◎

☞CEU Prehistoric Museum (Price) ☞Museum of San Rafael (Castle Dale)


지난번 벅스킨 걸치(Buckskin Gulch)와 파리아 캐년(Paria Canyon)에 이어 두번째로 유타주의 오지여행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실 저도 가본지가 오래 되어 가물거리는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다행히 여행 당시의 메모들과 일기장, 사진들, 그리고 모아두었던 각종 여행 안내서들이 중요한 참고서가 되었습니다. 샌 라파엘 스웰 지역은 봄에 가면 가장 적당한 곳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여행객뿐 아니라 미국인들도 이쪽으로는 잘 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이곳을 구경하기보다는 자이언과 브라이스캐년을 관통하는 UT-12번 시닉 바이웨이를 드라이브한 후엔 캐피톨리프 국립공원을 지나 서둘러 동쪽으로 이동해 캐년랜드나 아치스 공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러나 이미 자이언과 브라이스캐년을 둘러본 분들이 LA에서 곧바로 콜로라도로 향할 때 포함시킬 수 있는 여행지역이며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솔트레이크시티로 가는 길에도 4WD 차량으로 비포장도로를 운행해 이곳 샌 라파엘 스웰의 북쪽지역을 관통하면 프라이스 마을을 지나 솔트레이크시티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특히 고블린 밸리 주립공원의 경우 캐피톨리프 국립공원에서 모압으로 향하는 동선이나 그 반대로 모압에서 브라이스캐년 방향으로 향하는 일정 하에서 4WD 차량만 준비된다면 1~2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간단하게 구경할 수 있답니다. 물론 일반승용차로도 아주 용감하게 갈 수 있겠죠. 아무튼 언제, 누가 이곳을 여행할지는 모르지만 필요한 분에겐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1902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424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5737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0902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7302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285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550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445 2
4430 유타주 오지여행 (6) : 그랜드 스테어케이스-에스클란티 지역의 바위산과 괴상한 돌기둥들 baby 2013.01.25 7126 0
4429 유타주 오지여행 (5) : 코튼우드 캐년 로드 드라이브 (Cottonwood Canyon Road) baby 2013.01.25 7530 0
4428 유타주 오지여행 (4) : 자이언의 엔젤스 랜딩 트레일 (Zion Angels Landing Trail) [1] baby 2013.01.25 11664 0
4427 유타주 오지여행 (3) : 캐년랜드의 화이트림 (Canyonlands White Rim Off-Road Drive) baby 2013.01.25 13752 0
» 유타주 오지여행 (2) : 샌 라파엘 스웰 (Utah Castle Country & San Rafael Swell) [1] baby 2013.01.25 7879 0
4425 유타주 오지여행 (1) : 파리아 캐년과 벅스킨 걸치 (Paria Canyon & Buckskin Gulch) baby 2013.01.25 10286 0
4424 그동안 열리지않던 baby님의 글들이 다시 게시됩니다. 아이리스 2013.01.25 13305 1
4423 국립공원 투어시간 어느정도 걸릴까요? [2] 투썬맘 2013.01.23 3096 0
4422 궁금합니다 [2] 딸기공주 2013.01.21 2768 0
4421 최종 여행일정 정했습니다.^^;;힘들었네요. [2] 꽈뜨로 2013.01.21 3011 0
4420 그랜드서클 중간쯤 와있습니다. [1] 호크아이 2013.01.20 2985 0
4419 2월 17일부터 22일간의 남서부 여행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6] 투썬맘 2013.01.18 3601 0
4418 부모님 모시고 미국 서부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2] 호홋뿡뿡~ 2013.01.17 4866 0
4417 아이리스님 골든벨님 질문드립니다. [5] 꽈뜨로 2013.01.15 2833 0
4416 15일간 미국 서부 여행 [2] Badrabbit 2013.01.15 4394 0
4415 렌트카: 교통사고 당한 후, 사고 및 아픈 거 병원 보험 처리에 관해서 질문드립니다. [1] file 모르스 2013.01.14 10123 0
4414 그랜드써클 여행 시작했습니다^^!! [2] Jeen 2013.01.13 5299 0
4413 미서부 일정 문의드립니다. [2] tigermook 2013.01.11 2704 0
4412 미서부 겨울여행 마지막 최종안. 검토 부탁드리겠습니다. [2] 호크아이 2013.01.10 2866 0
4411 LA하고 SFO 숙박문의 [1] 딸기공주 2013.01.10 2941 0
4410 LA에서의 숙박 [1] 딸기공주 2013.01.10 2743 0
4409 LA도착후 샌프란시스코까지 여행일정 [2] 딸기공주 2013.01.09 3158 0
4408 80일 정도 미국 횡단 일정 좀 봐주세요^^(미국 처음 갑니다) [5] file 둘현맘 2013.01.09 7634 1
4407 샌프란시스코 - 데스벨리 - 라스베가스 조언부탁드립니다 [1] 호크아이 2013.01.09 5024 0
4406 렌트카 빌릴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질문입니다. [1] 기타치는공대생 2013.01.08 3621 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