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세딸과 함께한 3주간의 유랑여행, 감사합니다.

2004.08.10 15:32

손명규 조회 수:3554 추천:76

[ 요약 ]

- 인원 : 4명 (부부, 6세, 11세)
- 기간 : 3주 (7/6 - 7/26)
- 지역 : LA,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샌디에고
(디즈니랜드, 유니버셜스튜디오, 씨월드, 레고랜드, 롱비치아쿠아륨, 허스트캐슬)
※ 개인적으로 아쿠아리움은 롱비치에서 가는 것 보다는 몬트레이나 다른 지역에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으며, 허스트캐슬의 경우는
종합적인 감상기분이 기대에 못 미치더군요.
또, 그랜드캐년 경비행기는 미리 예약하는게 200불 정도 저렴합니다. (쎄닉항공)
- 여행거리 : 2100마일 (본전 못 찾았음 ^^)
- 추천숙소 : 카멜리조트인 (카멜에 있는 재미교포가 운영중 이며 익스페디아닷컴, 쿠폰북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음)
* 벽난로가 인상적인 깨끗한 곳입니다.
* 17마일드라이브가 많이 가깝고 페블비치 골프장도 좋고 주변에 좋은거 투성입니다.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 스폰서구요)
- 주요사항 : 주인장 및 베이비님을 비롯한 미서부 관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준비기간의 도움 덕분에 참 잘 다녀왔습니다.



[ 전문 ]

네 식구 옷가지와 비상식량이 들어있는 무거운 가방을 질질 끌면서 공항버스에 올라앉으니까 이제 시작이구나 하면서 돌아올 때의 느낌이 궁금해지더군요. 공항도착 탑승수속을 거쳐서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도착한 나리타공항을 떠나 기내식이 지나가고 잠, 오락, 영화, 음악 감상도 지루해질 때쯤 창밖으로 보이는 육지가 반갑더 라구요.

돌아갈 땐 배낭하나도 남김없이 부쳐야지 하면서 제일 꼴찌로 입국심사대에 줄을 서니까 괜히 긴장되려고 하더군요. 내가 니들 나라에 돈 쓰러 왔다며 씁쓸한 웃음으로 통과하고 생각보다 쉽게 공항을 벗어나왔어요. 우선 기념사진을 찍고 허츠렌트카에 도착해서 예약한 대로 잘 빌렸건만 같이 간 여자가 GPS가 필요하단다...

쩝, 그래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허비한 시간이 2시간 (차가 맘에 들면 미 장착이고 장착된 차는 작고), 출차 직원이 왜 이렇게 늦게 나가냐 길래, 길 몰라서 그런다고 하니까 메모해가며 성의껏 알려주더군요. (나중에 보니까 가깝고 무지 쉬운 길이더군요)

전체 여행 3주간의 우여곡절이 집약된 시간을 지나 산타모니카의 모텔에 도착하자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더군요. 사장님이 없고 현지 할머니가 예약도 없고 그런 가격으론 못 잔다며... 사장님과의 전화통화 끝에 여장을 풀고 점심 겸 저녁으로 인엔아웃 햄버거를 먹고 첫날을 시작했답니다. (이 부실한 저녁이 어린 딸에겐 맞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좀 불편하게 몇 번을(?) 자고 일어나니까 약간 쌀쌀하더군요. (이런 날에도 그 나라 사람들은 에어컨을 켜놓고 자더군요) 이른 아침인데도 잠자리가 낯설어선지 피곤이 남겨진 침대를 정리하고 본전(?)을 찾아 나섰습니다.

어제의 고생 덕인지 길도 표지판도 조금은 눈에 익어서 기분 좋게 달리는데 작은 딸의 구토가 시작되고 집나온 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되돌려 세차를 하고 씻겨서 버거킹에서 아점을 먹으려는데 아이는 하얗게 질려서 먹인 더운 물 마져 넘기더군요. 겁이 났는지 큰아이도 가세하며 집에 가겠다고 울고... 집에 가자고 달래서 차로 왔는데 행운인지 주차한 곳이 대형마트(RALPHS) 앞이더군요. (그러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는 거죠) 전기포트와 식수를 사들고 숙소에서 누룽지를 끓여 먹인 후에야 아이들이 진정 되었죠. (조금은 미안했죠. 내가 왜 이 아이들을 고생시키는지...)

오후에 기분이 전환된 틈을 타 UCLA에 놀이공원 티켓 구입 차 산책을 하고 게임기도 사주며 내일은 유니버셜스튜디오를 가자고 분위기를 띄웠죠. 둘째 밤은 한결 쉬웠습니다. 작전을 바꿔서 와이프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내가 GPS역할을 하기로 하니까 한결 쉽더군요. (미국에서 지도만 보다 왔답니다. ^^) 누룽지를 끓이느라 잘 자는 아이들을 깨우고 유니버셜에서 재밌어 하는 모습에 이제 정상적이라고 생각했죠.

다음 날이 디즈니랜드일정이었지만 과감하게 미루고 한국식당을 찾아 헤매고 비버리힐스 주변을 배회하며 여유를 부렸죠. 거의 모든 아침은 준비해간 비상식량으로 해결하고 (호텔에서 주는 간단한 조식에도 불구하고...) 점심은 햄버거 저녁은 한국식당에서 먹었답니다. 디즈니랜드 근처로 숙소를 옮겨 시간이 부족해서 못 놀 정도로 놀고 환상적인 쇼(?)를 넋을 잃고 감상했답니다. LA를 출발하기 전에 당분간 못 먹을 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며 한국식당에서 충분히 먹고 산타바바라로 향했죠.

여유로운 산타바바라 비치를 지나 (듣던 만큼 좋아 보이지는 않았음) 마을중심에 숙소를 정하고 멕시코식 피자를 먹고 드라이브를 했는데 일행들은 피곤하다고만 합니다. 다음날 바다 경치에 감동하며 허스트캐슬을 둘러보고 카멜에 도착해서 샌프란시스코 입성을 대기했습니다. 여기 카멜은 생각보다 인상적인 지역으로 기억됩니다.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를 스폰서하는 호텔에서 최선수가 묶는 방에서 묶었죠. 그리고 퍼블비치와 17마일 드라이브를 구경하고 카멜비치에서 반나절 넘게 휴양의 시간을 갖기도 했죠.

여정보다 하루 늦게 입성한 샌프란시스코는 복잡하고 지저분한 인상이긴 해도 부두, 전차, 유니온광장, 차이나타운, 꽃길언덕, 금문교 모두가 기억에 남는 곳이더군요. 일본타운에서 한국식당의 국밥은 괜찮았는데 중국집은 별로고 부두근처 호텔은 편하긴 했지만 시끄럽고 온수가 나오지 않아서 불평하니까 방값을 깍아 주더군요. 이제 라스베가스로 갑니다. 원래는 요세미티로 가야하지만 동행자들의 지속적인 비협조 중에 내리게 된 극단의 조처였죠. 광활한 대지, 곧게 뻗은 도로를 지나 배커스필드에 숙소를 정하고 수영을 하면서 사막의 기후를 느꼈습니다.

바스토우에 들려서 아웃렛매장을 쇼핑하는데 하루를 보내고 도착한 라스베가스 MGM호텔, 크기에 질리고 여태까지 조용한 곳을 지나온 터라 적응하는데 시간 좀 걸리더군요.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는 길에 마주친 불 쇼와 물 쇼가 또 한번 쇼의 강자임을 확인시켜 주더군요. 경비행기로 그랜드캐년을 가기 전에 오전에 수영장에 잠깐 들러보고 놀았는데 그랜드캐년을 포기하고 놀고 싶은 맘이 들 정도로 잘해 놓았더라구요. (공짜라서 그런지...)

오후를 그랜드캐년에서 보내고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밤거리를 지나 마주한 스롯머신은 별로였습니다. 다시 바스토우를 거쳐 지금 살고있는 울산과 비슷한 느낌의 샌디에고에 도착해서 부두, 시내 및 해안 드라이브를 하고 한국식당을 찾아가 맛은 별로지만 깔끔한 저녁 후 발보아파크에서 깔끔한 산책을 했답니다. 샌디에고의 호텔들은 성수기의 호황을 누리면서도 편안한 잠자리 제공에는 부족한 느낌이었죠. 숙소를 옮겨야한다는 부담을 갖고 찾은 씨월드지만 돌고래쇼와 학습을 겸한 볼거리 놀이시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에스콘디도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다음 날은 래고랜드를 다녀왔습니다. 유치원에서 저학년 수준의 놀이 공원이라고 기억되는 곳이고 어른 아이 모두가 재밌게 지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딸은 아직도 롤러코스터를 탔다며 기뻐한답니다. 점점 긴 여행을 정리할 시간이 가까워 옵니다.

이번 여행의 마무리는 LA에서의 3일 입니다. 매우 익숙한 곳으로 온 것 같아서 반가운 마음으로 LA에 도착했지만 여름휴가 최고조의 때라서 그런지 공항 근처의 모든 호텔은 방이 없거나 두 배 정도의 가격을 부르더군요. 고심 끝에 모텔6에 짐을 두고 한인타운을 들러 들어왔지만 뭔가 불쾌한 분위기에 방도 옮겨 봤지만 거의 뜬 눈으로 밤을 보내고 아이들이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 베이스캠프를 옮기고 롱비치 아쿠아리움으로 향했습니다.

63수족관, 부산아쿠아리움,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와이프는 머리아프다며 로비에 주져앉아 쉬고 나는 본전 생각에 애들 챙겨 다니고... 야외에 마련된 새장과 물고기를 직접 만지는 어항은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이날도 단골이 되버린 한국식당을 가다가 좀 색다른 것을 먹겠다고 한인타운을 휘젓고 다녔죠. 새로 들어온 호텔은 꾀 괜찮아서 수영도하고 잘 쉴 수있었죠. 차에 있는 짐을 모두 들어 올리고 남은 부식을 말끔하게 먹어치우니까 여행이 끝나감을 느끼겠더군요.

오늘은 짐을 챙기는 날입니다. 뭐가 많은지 트렁크가 터지도록 눌러쌌죠. 아침엔 찐 계란과 커피를 먹었고 점심은 또다시 한국식당, 여행 초반의 기억으로 치즈케잌을 사려고 비버리힐을 들려서 렌트카를 반납하고 호텔로 오는데, 도착 첫날의 일들이 생각나서 얘기하면서 많이 웃었죠. 끝 날인데도 모두가 아쉬은 없답니다. 나 역시도 아쉬움 보다는 저 짐을 챙겨서 인천공항에 도착 할때까지는 긴장해야하죠.

드디어 돌아가는 첫날입니다. (동경을 거쳐서 이틀이 걸려야 하거든요) 숙소에서 짐도 잘 들어주고 차도 태워줘서 공항까지 잘 왔는데 뭔 짐 검사를 그렇게 오래하는지 나중에 보니까 트렁크 하나는 망가졌더군요. 처음의 각오 대로 부칠 수 있는 짐을 모두 부치고 나니까 조금은 편안해 지더라구요. 길고 지루한 비행 끝에 억지로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죠. 자리는 편했지만 라스베가스 경비행기 멀미가 생각나고 답답해서 종반에는 줄창 서서 왔답니다. JAL에서 제공한 니꼬호텔에 도착하니까 피곤이 몰리더군요. 본전 생각에 시내관광을 시도하려다가 그냥 잤습니다.

아침엔 지난 저녁이 부실해서 그런지 모두가 잘 먹고 식곤증인지 시차인지에 시달렸죠. (새벽 4시도 전에 눈을 떠서 아침시간을 기다렸답니다.) 좀 여유있게 공항으로 와서 일본 우동도 먹고 쇼핑도 하다가 인천에 내렸죠. 짐을 찾아서 불이나게 공항버스에 올라 앉으니까 아무 탈 없이 다녀올 수 있도록 조종하신 분께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꽉 차고 곧이어서 회사며 일이며 주욱 스치더군요. 어떤 면에서는 단조로운 여행이었지만 애당초 계획한 여유있는 일정과 여행 당사자들의 생활리듬을 수용하는 한 가족의 멋진 유랑이었다고 자부하고 싶네요. 조금의 아쉬움은 가까운 시일내에 비수기를 틈타 라스베가스를 다녀오기로 하면서 달래보지만 긴 비행시간이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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