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5~7 미국&캐나다] 북미대륙일주 여행기 No.30, Canadian Rocky III, Jasper National Park

 

여행기간 : 2015.5.21() ~ 7.21(), 62일간

출발지/ 도착지 : 피닉스 챈들러 (우리 가족이 2년간 미국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은 곳)

총 주행거리 : 13,431마일

차량 : 중고로 구입한 혼다 오딧세이 미니밴 7인승

인원 : 4 (엄마와 아빠가 교대로 운전, 7학년 딸과 5학년 아들은 2열 비즈니스석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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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일차: 7/15(): Wapiti Campground - Annette Lake, Edith Lake - Fairmont Jasper Park Lodge - Athabasca River Rafting – Jasper Downtown - Wapiti Campground

 


:::::   Maligne Lake 가는 길   :::::

 

재스퍼에서 꼭 가고 싶었던 곳이 Maligne CanyonMaligne Lake였습니다. 중간에 있는 Medicine Lake도 들러보고 싶었구요. 이 곳에 가려면 재스퍼 다운타운 북쪽으로 AB-16A 도로를 타고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빠져 Athabasca River를 건너 Maligne Lake Road를 타고 10km이상을 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침에 Athabasca River를 건너 Medicine Lake Road를 타고 조금 올라갔더니 길이 막혔습니다. 알고 보니 산불로 인해 Maligne CanyonMedicine Lake를 거쳐 Maligne Lake까지 가는 도로 전체가 차단된 것입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캐나다 로키에 들어온 이후로 거의 매일 날이 흐렸고 하루 걸러 비를 맞았는데 산불이라뇨. 어째 비가 오는데도 Fire Ban이 계속 안 풀린다 했습니다. 꿈에 그리던 캐나다 로키에 왔는데 캠핑하면서 모닥불도 한 번 못 피워 봤습니다.

 

캐나다에 들어오면서 스마트폰이 전화도 안되고 데이터도 안되어서 이런 정보를 얻지 못한 결과입니다. WiFi가 되는 모텔이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하는 수 있나요? 일정을 변경해야죠.

 

 

 

:::::   Annette Lake, Edith Lake   :::::

 

Annette 호수로 가는 길에 마주친 녀석인데요. 일단 덩치에 놀라고 카리스마에 압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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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뿐만이 아니라 저 차도 그런 것 같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 텐트가 있는 Wapiti Campground 주변이 그냥 이 녀석들 놀이터더군요. 옐로스톤에서 본 것보다 더 많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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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Old Lodge Road는 열려있어서 여기까지 온 김에 Annette 호수와 Edith 호수를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두 호수 다 평화로운 분위기에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곳 같습니다. 신기하게 Beach가 있어서 날만 좋으면 수영하고 놀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흐려서 그런지 멋진 장면이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   Fairmont Jasper Park Lodge   :::::

 

그러다가 여기는 뭔가 싶어 들어가 본 곳인데, 알고 보니 유명한 Fairmont Jasper Park Lodge가 이 곳이었군요. 밴프 스프링스, 샤토 레이크 루이스와 더불어 캐나디안 로키의 3대 리조트로 손 꼽히는 곳이랍니다. 어찌 상당히 고급스럽고 운치있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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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같은 넓은 부지에 산장 형태의 멋진 숙소 건물들이 퍼져있어 멋있습니다. 보베르 호수를 바로 끼고 있어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한 곳 같습니다. 단지, 자전거로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싶었는데, 자전거 1대의 1시간 대여료가 저희 캠핑장 텐트 하루 숙박비보다 비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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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한테 물어봤습니다. 비용만 보면, 여기서 4시간 자전거 타는 거랑 3시간 승마하는 거랑 같은데, 어느 거 할래? 당연히 승마죠. 그 만큼 자전거가 비쌌습니다. 아낄 때 아껴서 승마를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그냥 1층 라운지에서 차 한 잔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   Jasper Rafting(래프팅)   :::::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재스퍼 다운타운에 다시 들렀습니다. 재스퍼의 여름 스포츠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래프팅이라서, 전일 저녁 식사하고 시내를 구경하는 길에 발견한 업체를 다시 들렀습니다.



재스퍼에서의 이 3가지 코스의 래프팅이 가장 일반적인가 봅니다.

  1. Athabasca River (Mile 5): Class 2, Approx. 9km, 2 hour round trip (1hour river time), 3 times daily at 9:00am, 1:00pm and 3:30pm.

  2. Athabasca River (Athabasca Falls): Class 2, Approx. 15km, 3 hour round trip (1.5 hour river time), 3 times daily at 9:00am, 12:00pm and 3:30pm.

  3. Sunwapta River: Class 3+, Approx. 10km, 3.5 hour round trip, 3 times daily at 9:30am, 12:00pm and 2:30pm. Minimum weight is 90 lbs. Must 14 years and 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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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을 선택하시면 Class 2 white water rafting을 처음 경험하시는 분들에게 좋고, 재스퍼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 시간이 적게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번을 선택하시면 저희가 전일 방문했던 Sunwapta Falls 바로 근처에서 시작하는데, Class 3+의 강한 급류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강한 체력이 요구되며,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3번에는 Must 14 years and older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저희는 3번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여서 도전해보고 싶었지만, 저희 아이들을 보더니 단번에 안 된답니다. 그래서 2번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2번을 선택하시면 저희가 전일 방문했던 Athabasca Falls 바로 근처에서 시작하는데, 3번 만큼은 아니지만 1번 보다는 좀 더 많은 급류를 만날 수 있고 멋진 경관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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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방수 카메라를 가져가긴 했지만 래프팅 도중에 꺼내기가 힘들었고, 사진 각도도 안 나왔습니다. 대신 업체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어서 나중에 보여주면서 사라고 하는데, 사실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정도의 퀄리티만 나왔어도 샀겠지만, 별로였습니다. 내가 저기 있구나를 탔던 사람만 겨우 기억할 수 있을 정도에요. 어째 망원이 아니라 표준 줌으로 찍어댄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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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같이 탔던 독일인 가족이었는데요, 애들이 엄마를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신기했지만, 15살 생일이라는 여자애가 저보다 키가 더 커서 놀랐습니다. 분명히 앉은 키는 저보다 낮았거든요. 어찌된 일일까요??? .

 

 

오늘 아침에 가려던 호수가 산불로 인해 막힌 관계로 우리는 다른 일정을 짜야 했다. 오늘이 내일보다 래프팅하기 좋을 것 같아 class 2 3시간짜리 래프팅을 하기로 하였다. 만반의 준비를 한 뒤 버스에 타보니 위에 수트 점퍼 그리고 신발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공주의 여행일기 중에서

 

 

 

 

57일차: 7/16(): Wapiti Campground - Pyramid Lake - Pyramid Island - Pyramid Lake Resort - Cowboy’s Way Trail Ride – Wapiti Campground

 

공주의 감기가 심해졌습니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비오는 날 캠핑을 하고 났더니 조금씩 기침을 했는데, 전일 래프팅의 여파로 더 악화된 듯 합니다. 옐로스토에서도 그랬듯이 전기가 안 되는 곳에서 캠핑을 하고 나면 다음 날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여행이 57일차가 되다 보니 면역력이 많이 약화되어 쉽게 회복이 안되네요.

 

고민을 하다가 일단 피라미드 호수로 향했습니다. 여전히 Maligne Lake Roads는 막혀있었고, Tram way는 다시 타고 싶지 않았습니다. Icefield Parkway로 다시 나가, 이틀 전에 못했던 Parker Ridge Trail을 할까 아니면 Edith Cavell Glacier Trail을 찾아 나설까 하다가,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았습니다. 일부러 아침에 천천히 나왔는데, 오전에 안 가본 호수라도 들러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   Cowboy’s Way Trail Ride   :::::

 

그런데 가는 길에 Jasper Park Riding Stables라는 승마장을 발견했습니다. 사실 전일 갔던 Fairmont Jasper Park Lodge의 입구에도 승마장이 있었는데, 근처 호수와 강 주변을 1~2시간 도는 게 전부라 그냥 나왔었거든요. 가족들 모두 승마를 한 번 더 하고 싶었거든요.

 

 

Jasper Park Riding Stables에는 3가지 코스의 Trail Rides가 있었습니다.

 

  1. Athabasca Outlook: 6km ride, 1hour, 9AM, 10AM, 11AM, 1PM, 2PM, 3PM, 4PM

  2. Ridgeline & Cottonwood Loop: 12km ride, 2hour, 9AM, 10AM, 1PM, 2PM, 3PM

  3. Cowboy’s Way: 18km ride, 3hour, 9AM, 1PM, 2PM

 

1번은 Athabasca강을 따라 멋진 풍경을 감상하실 수 있고, 2번은 Patricia Lake를 따라 걸으면서 비버댐을 볼 수 있으며, 3번은 1번과 2번에 더해 능선을 따라 산을 올라가 피라미드 레이크의 멋진 풍경까지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13시에 출발하는 3번 코스를 선택했는데, 1번과 2번 코스에 기승자가 많아 저희 가족은 13:25쯤에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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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점: 이걸 안했으면 어쩔뻔했어? 라는 말이 계속 나올 정도로 좋았습니다. 일단 등산객을 2~3팀 밖에 못 만났을 정도로 한적한 Trail이었어요.

 

먼저 했던 Lake Agnes Tea House Trail Ride는 높은 산을 올라가느라 오르막의 연속, 그리고 내리막의 연속이 트레일의 전부였지만, 이 곳 Cowboy’s Way Trail Ride는 호수를 따라 평지를 걷기도하고, 아름다운 숲속을 걷기도 하다가, 능선을 따라 산을 올라가며 탁트인 경치를 보기도하고, 눈 앞에 갑자기 멋진 호수가 나타나기도 하는 등 다채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경치가 아주 좋았어요.

 

게다가 가격이 Lake Agnes Tea House Trail Ride 보다 훨씬 저렴했습니다. 정말 강추 드리구요. 저희는 또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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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았던 점: 굳이 들자면 3시간 반 정도를 탔는데, 중간에 화장실을 갈 수가 없습니다. Lake Agnes Trail Ride는 목표지점이 Tea House여서 거기까지 가서 쉴 수가 있지만, Cowboy’s Way Trail Ride는 트레일 하는 중간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에서 멈추기는 하지만 말에서 내리지는 않습니다.

 

말들의 상태가 좋았습니다. 사실 이건 좋았던 점인데, 워낙 말들의 컨디션이 좋다 보니까, 말들이 서로 신경전을 할 정도였어요. 싸움 까지는 아니고, 갑자기 다른 말을 향해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푸흐흥 거린다 던지, 갑자기 놀라 방향을 획 돌린다 던지 등등입니다. 심지어 산 길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구보로 뛰어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사실 말은 상당히 영리한 동물입니다. 사람을 태우는 데에 익숙하지만, 자기를 탄 사람의 실력도 금방 알아봅니다. 똑 같은 말도 경험 많은 교관이 타면 스포츠카처럼 알아서 정확하게 움직이지만, 초보자가 타면 제 멋대로죠. 그러니 최소한 어떻게 말을 움직이는지 알고, 갑자기 말이 푸흐흥 거리거나, 놀라 앞발을 들거나, 갑자기 앞으로 뛰어나가더라도 놀라지 않고 말을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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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대부분의 코스를 도는 동안은 착하게 말을 잘 듣습니다. 그러니 승마장에서도 손님들을 태우는 것이죠. 하지만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가이드는 가이드만 할 뿐입니다. 이미 사인하고 탔으면, 3시간 반 동안은 자기 책임입니다. 그러니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마냥 편할 줄만 하고 타게 되면, 트립어드바이저에 올라와 있는 안 좋은 후기들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말을 타실 때는 항상 몸을 곧게 세우시고 중심을 잘 유지하셔야 합니다. 다리를 말 등과 옆구리와 배까지 착 감기고 앉으시고, 허벅지 안쪽으로 계속 힘을 주고 계셔야 합니다. 그래야 말 등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말이 사람을 태워주는 게 아닙니다. 사람이 말을 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말 등에서 떨어지지 않을 책임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나중에 말에게 너 왜 그랬니 야단쳐봐야 소용없습니다.

 

항상 손에서 고삐를 놓으면 안됩니다. 갑자기 말이 뛰어 나가더라도 고삐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 몸을 뒤로 젖히면서 그 힘으로 고삐를 당겨야 합니다. 말이 흥분한 상태에서는 팔 힘만으로는 못 이깁니다. 기선제압을 해야겠다 싶으면 초반에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잘 모르고 하셨다가 힘 만들고 안 좋은 추억만 남으실 까봐 이렇게까지 말씀 드리지만, 사실 저는 캐나다 로키에서 그것도 재스퍼에서 승마는 꼭 해보셔야 할 액티비리로 강추 드리고 싶습니다.

 

꼭 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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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승마를 하기로 한 날이다. 우린 오전에 예약을 하고 1시에 타러 갔다. 처음엔 조금 추워서 걱정됐는데 점점 하다 보니 땀이 나서 괜찮았다. 나를 태운 말은 할리였다. 초반부터 내 말을 잘 들어서 좋았다. 그런데 아마 할리가 서열이 높았던지 앞에 동생이 탄 맥스를 3~4번씩 물고 뒤에 엄마가 탄 니클이 가까이 오자 뒤돌아 위협하고 째려 봤다. 난 말들도 서열이 정확하다는 걸 느꼈고 신기했다. 올라가는데 저번보다 쉬워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목이 조금 아팠지만 경치는 최고였다. 엄마와 내가 꿈꾸던 예쁜 호수 옆에 승마하는 꿈을 이루었다. 지금까지 탔던 것보다 더 좋았다. 저녁으로 고기를 구워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여행이 벌써 17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남은 여행도 별탈 없이 잘 했으면 좋겠다. 파이팅!!

-공주의 여행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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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일차: 7/17(): Wapiti Campground - Maligne Canyon - Sun Peaks

 

오늘은 캐나다 로키를 떠나는 날입니다.

 

혹시 모르니 Maligne Canyon만이라도 보고 가기 위해 Maligne Lake Road로 다시 한 번 더 가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Maligne Canyon까지는 길이 열려있네요. 전일 캠핑장에 Fire Ban이 해제되었길래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해 본 것인데, 덕분에 재스퍼를 떠나는 날 겨우 Maligne Canyon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모닥불은 피웠냐구요? 아니요. 비가 계속 내려서 저녁도 겨우 해먹었습니다. 텐트 안에서 놀다가 비가 기치는 타이밍에 젭싸게 나와서 일사 분란하게 고기 굽고 국 끓이고 밥하고 나서 뒷정리까지 마치고 텐트에 들어가니 다시 비가 오더군요.

 

 

 

:::::   Maligne Canyon   :::::

 

멀린 협곡은 멀린호수에서 흘러나온 강물이 석회암을 깍아 만들어낸 협곡입니다. 협곡의 폭이 보통 3m로 매우 좁은데 반해 높이는 최대 50m나 되는 곳도 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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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 주변의 산책로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데, 협곡을 건널 수 있는 총 6개의 다리 중에서 1번 다리와 3번 다리가 가장 멋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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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 멀린협곡이 겨울에는 강물이 모두 얼기 때문에 가이드 동반하에 협곡 아래를 트레킹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보지 못하는 동굴과 각종 자연산 얼음 조각들이 아주 아름답고 신비스러워서 아이스 트레킹으로 유명한 곳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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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간 멀린캐년은 이번 여행에서 5손가락 아니 3손가락안에 들 것 같은 곳이다. 왜냐하면 그 곳은 내가 간 캐년 중에서 가장 멋있었고 신기했던 곳이다. 캐년은 물이 깎았다고 했는데 정말 깊고 멋졌다. 특히 이끼와 돌과 물과 나무의 조합이 아름답고 마치 외계 행성에 온 것 같았다. 그 곳에는 5개의 다리가 있었는데 우리는 4번까지 갔다. 물이 바위를 정말 오랫동안 깍은 것 같고 폭포같이 되어 있는 곳도 있었다. 깊이가 매우 깊었고 멋진 바위 아래에 물이 흘러가고 있었다. 물이 정말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 곳에서 레프팅을 하고 싶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날씨가 흐렸었는데 가려고 차에 타니까 비가 왔다. 우리는 운이 좋은 것 같았다. 그랜드 캐년은 웅장하고 멋있었지만 나는 웅장하고 멋있는 것도 좋지만 아기자기하고 주변과 잘 어우어져있고 작지만 멋진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멀린캐년이 그랜드캐년보다 더 멋있는 것 같다.

-왕자의 여행일기 중에서

 

 

 

:::::   캐나다 로키 베스트 (= 꼭 다시 가서 보고 싶은 곳)   :::::

왕자 – Maligne Canyon, Jasper 승마

공주 – Grassi Lake

와이프- Bow Lake, Emerald Lake, Jasper 승마

못 가본 곳(Parker Ridge, Johnston Canyon, Mount Edith Cavell, Maligne Lake)

 

 

 

:::::   또 다른 자동차 이상 발생   :::::

 

멀린캐년에서 트레일을 마치고 롭슨산을 향해 가는데 자동차에 이상이 발생했습니다. 자동차의 속도를 높이는 비정상적인 진동과 소음이 발생했습니다. 주행에는 이상이 없어서 안전한 곳에 자동차를 세우고 보니, 드라이버 쪽 프런트 아래의 가림막이 헐거워진 것입니다.

 

그 흔한 드라이버 하나 구할데가 없어서, 고속으로 달리기가 힘들어 천천히 달리면서, 롭슨산 정경도 제대로 못보고 그냥 사람 사는 도시로 계속 달렸습니다.

 

 

 

 

59일차: 7/18(): Sun Peaks – Chihuly Garden and Glass - Seattle

 

시애틀까지 오는 동안 몇몇 도시를 지났지만, 정비소를 제대로 찾지 못해 계속 달리기만 했습니다. 결국 가림막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작은 진동과 소음은 남아있지만 차는 괜찮아졌어요. 하지만 다른 부분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여행을 너무 오래했나 봅니다.

 

 

오늘은 한참 달려 시애틀에 도착했다. 리나가 문제가 생겨서 걱정이 되었다. 우리가 많이 달리긴 했나 보다. 아직도 미국을 여행했다는 게 직접 와닿지 않는데 리나가 조금씩 아플 때마다 조금씩 실감하는 것 같다. 드디어 시애틀에 도착함으로써 5단계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제 2주 뒤면 학교에 간다는 게 이상할 뿐이다. 아무튼 시애틀은 내가 생각했던 곳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더위에 얼얼해졌다. 한식에 굶주린 우리는 H마트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오랜만에 짬짜면을 먹었는데 미국 와서 처음 먹은 짬뽕국물이 최고였다. 역시 한국에서 먹을 때와는 많이 달랐다. 우리는 평소와 달리 5인분을 시켜 조금 남기고 다 먹었다. 엄마가 H마트 보고 괜히 애리조나로 갔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이런 곳도 좋지만 이왕 온 거 애리조나 같은 곳도 괜찮다. 왜냐하면 적어도 고딩 때 까지는 한국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녁에 유리 전시관도 멋졌다. 공예 같은 거 나중에 취미로 배우고 싶지만 그래도 유리 공예는 많이 힘들어 보였다. 리나가 무사하길

-공주의 여행일기 중에서

 

 

오늘은 로키산을 떠나 시애틀로 갔다. 점심으로는 H마트에서 먹었는데 다행히 푸드코트가 컸다. 나는 순대국밥을 먹고 누나는 짬짜면 엄마는 냉면과 돈까스 아빠는 돼지 불고기 정식을 먹었는데 오랜만에 한식을 먹어서 우리는 허겁지겁 먹었다. 순대국밥은 안성국밥 같았고 맛있었다.

-왕자의 여행일기 중에서

 

 


 

:::::   Chihuly Garden and Gla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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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도착해서 유리박물관에 먼저 갔다. 그 곳에는 예쁜 유리 공예 작품들이 있었는데 신기하였고 정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나는 그 중에서 유리로 바다를 표현한 것이 가장 멋있었고 사이사이에 있는 바다생물을 표현한 것이 정말 멋있었고 가지고 싶었다. 유리 공예를 만드는 영상을 보았는데 만드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재미있는 하루였다.

-왕자의 여행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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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의 끝   :::::

 

여행이 끝난 이유는 여러 가지 입니다.

  1. 일단 자동차가 점검이 필요했습니다. 애리조나에 와서 보니 타이어가 수명이 다해서 고속 주행에서 진동이 심해진 것이라고 하더군요.

  2. 저희 가족 모두 체력이 10~20%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캠핑을 하고 나면 그 다음날 일정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컨디션 저하가 심했고, 옐로스톤 이후로는 아이들과 와이프가 교대로 감기를 앓고 있었습니다.

  3. 앞으로 남은 일정이 워싱턴주, 오레곤주, 캘리포니아의 서부 여행인데, 거의 대부분 일정이 달리거나 트레일하거나 아니면 캠핑이었습니다. , 체력이 못 견딜 일정이었어요.

  4. 게다가 이 구간을 2주 만에 돌아서 피닉스까지 도착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캐나다 로키 이후에 여실히 깨달았죠. 이렇게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더욱 여유롭게 일정을 짜야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올 여름엔 40일 일정으로 다시 갑니다)

  5. 시애틀 H마트에서 한국음식에 눈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아 이제 좀 쉬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캠핑음식은 한계가 있거든요. 아니라고는 해도, 계속 하고 싶다고는 해도 집에 가야할 때가 된 것입니다. 문명세계로 돌아갈 때가 된 것이죠.

  6. 게다가 한국의 집 관련 문제 때문에, 물론 대책을 세워놓고 왔지만, 그래도 혹시 제가 계속 통신선상에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는데,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그것이 안될 가능성이 높아 그것도 부담이었습니다.

  7. 결국 회의를 했고, 아이들과 와이프는 여행을 계속 하지고 주장을 했지만, 아닌게 너무 눈에 보여서 계속 고민을 했고, 결국 여행을 여기서 끝내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저희의 북미대륙일주 여행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이후는 I-5를 따라 하루에 8~9시간씩 달리기만 할 뿐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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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차: 7/19(): Seattle – Medford

61일차: 7/20(): Medford - Bakersfield

62일차: 7/21(): Bakersfield - Phoenix Chandler

 

 

그리고 마침내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집이 낯설더군요. 5개월밖에 안 산 집을 2달간 떠나 있었으니 그럴 수 밖에요. 그래도 예상보다 일찍 왔다며 반갑게 맞아주는 이웃사촌들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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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기분이요? 홀가분함도 아니었고, 아쉬움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피곤했지만, 너무나 맛있는 그리고 멋있는 요리를 가득 먹고 난 느낌? 그래선지 오히려 가슴이 살짝 아팠습니다. 말로 표현이 안되네요. 여행할 때는 몰랐는데, 사실은 너무 행복했거든요. 시간도 아깝고..

 

그리고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무사히 잘 돌아왔으니까요.

갔다 와서 키를 재보니 아이들이 부쩍 컸습니다. 마음도 좀 더 컸길 바랍니다.

집에서 해먹는 음식을 좋아하게 됐구요. 직접 요리를 해보고 싶어합니다.

무엇보다 가족 모두 여행이 좋아졌답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됐구요. 하루에 조금씩 달리면 미국 대륙을 한 바퀴 도는 것도 가능했다는 자심감도 생겼습니다.

분명 처음 출발할 때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신기하죠?

 

 

여행기 1편에 들어간 왕자의 일기가 있습니다. 사실 이 일기는 여행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쓰게 한 것입니다.

 

오늘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 정도 됐다. 여행을 가기 전에 아빠가 브리핑을 할 때는 정말 가는 곳이 많아서 정말 힘들 것 같았는데 갔다 오니 두 달 정도의 여행도 할만 하다는 것을 알았다. 여행 가기 한 달 전에는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하루 전에 차에 짐을 실어 볼 때는 정말 실감나고 설렜다.

왕자의 여행일기 중에서 -‘

 

새 학기에 적응하느라 여행을 살짝 잊었을 즈음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더니 재미있었다고 행복했다고 합니다. 지난 석 달간 제가 쓴 30편의 여행기도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앞으로 우리 가족은 더 많은 것을 잊어갈 텐데, 이 여행기를 가끔 꺼내 볼 때마다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한 가족여행을 가끔씩 오래도록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여행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옐로스톤 숙소 예약 홈페이지에서 자주 본 말입니다.

 



Don’t just see it, experience it.



 

 

저희는 20157 21일 화요일 오후 1840분 애리조나주 피닉스 챈들러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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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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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1922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433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5745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0909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7347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294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551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449 2
9455 미국 Round Road Trip 후기 10 - Lake Powell(Boat Tour) → Glen Canyon → Grand Canyon [4] file misagie 2018.08.07 1676 1
9454 10월 초 요세미티와 데스벨리 일정 검토 부탁 드립니다. [6] file 하이얀 2018.08.06 1001 0
9453 그랜드티턴, 옐로스톤 다녀오는 여행 둘째날 [2] 붕붕이아빠 2018.08.06 931 1
9452 그랜드캐년에서 1박2일 있는데 추천할만한 액티비티 제발 알려주세요 [3] Christina224 2018.08.06 957 0
9451 미국 Round Road Trip 후기 9 - Monument Valley → Antelope Canyon → Lake Powell → Horseshoe Bend [4] file misagie 2018.08.06 1479 3
9450 잭슨 공항 내 렌터카 업체(알라모) [4] 후렛샤 2018.08.06 599 0
9449 Yellowstone 의 Trail 코스 추천 부탁 [4] 막켄나의황금 2018.08.05 677 0
9448 옐로스톤 7월말 간단한 팁 입니다 [3] 주지 2018.08.05 1435 1
9447 옐로스톤/그랜드티턴/캐나다 로키 여행 일정 봐주십사 올립니다. [9] 따님또기 2018.08.05 1151 0
9446 도움좀 부탁드립니다 요세미티 도로가 모두 막혀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3] 지오지오 2018.08.04 640 0
9445 미국 Round Road Trip 후기 8 - Moab → CanyonLands → Monument Valley [5] file misagie 2018.08.04 1767 2
9444 8월4일부터 11일까지 라스베가스에서 시애틀까지 일정 수정 했습니다 장정현 2018.08.03 572 0
9443 12월말 그랜드 서클 일정 문의드립니다 [5] 솔꽃 2018.08.03 629 0
9442 요새미티 대체 여행지 조언부탁합니다. [8] 홀릭 2018.08.03 757 0
9441 7월 14일~7월 26일(12박 13일) 옐로우스톤을 거쳐 자이언캐년까지 다녀왔습니다. [16] file 하이얀 2018.08.03 1590 2
9440 동부를 여행하려 하는데 어떻게 가는게 좋을까요? [7] 세번 2018.08.02 696 0
9439 미국 서부 그랜드서클 국립공원 날씨가 지금 한국 날씨보다 더 덥나요? [1] 강아지씨 2018.08.02 887 0
9438 미국 서부 14박 15일 일정 문의드려요... [4] 미술관 2018.08.02 670 0
9437 7일간의 옐로우스톤과 그랜드티톤 일정 문의 [12] yssy 2018.08.02 885 0
9436 8월4일부터 11일까지 라스베가스에서 시애틀까지 일정 점검 부탁드립니다 [1] 장정현 2018.08.02 673 0
9435 캘리포니아 북부와 남부 오레곤의 스모키 상황입니다. [4] file 곰돌이 2018.08.01 1162 0
9434 렌트카 유리창 금갔습니다. [2] lockwood 2018.08.01 1041 0
9433 미서부 캠핑 용품 구입 [12] 홀릭 2018.08.01 996 0
9432 미국 Round Road Trip 후기 7 - Moab → Arches Park(Delicate Arch) [12] file misagie 2018.08.01 1283 3
9431 LA 시내 교통수단...조언부탁드립니다. [3] 개미 2018.07.30 8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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