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일차 : 2015년 9월 3일(목요일)

 

 

 

오늘은 캐피톨리프 국립공원을 보고 모압으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여기도 구스넥이 있다. 미국 사람들 작명 실력이 좀 그렇다. 도로가 꼬불거리면 씨닉드라이브, 물길이 돌아가면 거위 모가지, 봉우리가 판판하면 죄다 법원건물이란다.

 

 

다른 국립공원은 게이트로 들어가면 막다른 골목이 있어 개념파악이 쉬운데 이곳은 산만하다. 공원은 무진장 크게 지정해 놓았는데 무엇을 보아야 할지 모르겠다. 이곳은 인디언과 초기 몰몬 교도들이 살던 곳이란다. 그래서 특이하게도 공원 내에 과수원이 있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제 저녁에 들른 레스토랑 이름이 Broken Spur였다. Spur란 카우보이 장화에 달린 박차(拍車)다. 카운터에 앉은 식당 주인도 카우보이 복장이다. 그곳에 멋진 아취 사진이 걸려있는데 물어보니 Hickman Bridge라고 근처에 있단다. 그래서 우선 이곳을 가보기로 했다.

 

 

개울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산 위를 향하여 언덕을 오른다. 캐피털 돔이랑 주변경관을 보아가며 처음엔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아무리 가도 이놈의 다리가 나타나질 않는다. 지금까지의 트레일은 목적지가 없으니 대충 간을 보고 돌아왔는데 여기는 돌아가자니 지금까지 온 것이 아깝다.  사진에 현혹되어 가보면 실망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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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닉드라이브라는 비지터 센터 길을 갔다가 잔디밭 나무 아래에서 점심을 하고 모압 까칠이네 집으로 향한다. 다시 운전대를 잡는다. 지도를 보니 길은 먼데 평탄하다.

 

 

 

모압에 예약한 집은 버케이션 홈인데 우리는 이 주인을 까칠이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우리는 서울에서 호텔이나 다른 숙소는 Agoda를 통하여 예약을 하였고, 버케이션 홈은 HomeAway를 통하여 예약을 했다. Agoda는 송원이 주로 했고, 오크허스트와 모압의 버케이션 홈은 내가 HomeAway를 통해서 예약을 했다. 그런데 이 HomeAway란 회사가 문제였다.

 

 

Agoda는 예약을 하면 이내 집 주소가 메일로 와서 일정표의 숙소 빈칸을 채워나갔다. 그런데 HomeAway는 계약금은 카드에서 쑥 빠지는데 집주소를 알려주지 않는다. 잔금을 내야 집주소를 알려준단다. 그런데 잔금일은 입주전 30일이라 이때는 또 취소를 할 수 없는 날이다. 잔금을 일찍 내고 싶어도 회사에 연락할 방법이 없다. 회사에서 뻔질나게 오는 메일은 발신자 전용이라 답장이 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알려주는 것이 건물주 전화번호인데 전화하면 회사 방침 상 잔금 전에는 주소나 자기들 메일을 줄 수 없단다. 결국 잔금 날짜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한번 계약을 하면 취소할 수 없도록 만든 개미지옥 같다.

 

 

잔금 날짜가 되어 회사에서 알려준 홈 페이지에 들어가 예약번호 이름 주소 카드번호 등을 다 입력하고 엔터를 ‘탁’치니 We are sorry∼ 어쩌고 하며 에러 메시지가 떠오른다. 몇 번을 해도 마찬가지고 다음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럴 수가 있나. 나중엔 회사 홈페이지가 해킹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내 카드번호와 비밀번호가 다 노출되어 있는데.

 

 

회사의 Customer Service에 전화하니 콜센타 직원이 내가 홈페이지에 입력했던 내용을 그대로 다시 반복한다. 국제전화요금은 올라가는데 천하태평이다. 주소는? 도곡동의 D는 Dog의 D고, O는 오렌지의 O고 하는 식이다. 주소를 다 입력하고 같은 방식으로 다시 또 확인한다. 얼마나 걸려서 다 입력하고 엔터를 치니 똑 같은 에러가 뜨는 모양이다. 이 아가씨야, 내가 안 된다고 했잖어! 해봤자 소용없다.

 

 

Customer Service에 불만을 몇 번 써 놨더니 처음엔 내 카드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메일이 오더니 나중에 기술부서 직원이라는 사람이 연락이 왔다. 다시 똑 같은 일을 반복한다. 도곡동의 D는 Dog의 D고... 또 얼마를 걸려서 엔터를 치니 마찬가지로 에러 메시지가 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술부서 직원이 문제를 인식했다는 것이다. 자기는 원인을 모르겠고 상사에게 말하겠단다. 모압 주인에게 전화해서 이런 사정을 설명해 달라고 했다. 모압 주인이 도무지 내 말을 믿지 않는다고.

 

 

오크허스트는 주인에게 전화하여 이런 사정을 이야기하고 잔금을 미국 가서 주겠다고 하니 그러라고 하면서 자기 집 주소를 알려주었다. 그런데 이 모압 주인은 도무지 내 말을 믿지 않는다. 자꾸 전화하면 계약을 취소하겠단다. 나중에 회사에서 연락이 오니 그때서야 주소를 알려주었다. 서울 출발 직전에 주소를 얻어 오늘 찾아 가는 것이다. 그것도 4시까지 오라고 한다. 모압 까칠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정확히 4시에 도착했다. 모압 교외에 있는 타운하우스로 이름 그대로 완전 새 집이다. 송원이 이리저리 하니 가라지가 쑥 열린다. 1층은 가라지와 거실, 주방 그리고 세탁실이 있고 2층은 침실이다. 오크허스트 집에 비할 바가 아니다.

 

 

잔금을 주려고 주인에게 전화하니 손녀딸을 안고 할아버지가 나타난다. 새집을 분양 받았으니 까칠하게 굴만하다고 이해하기로 했다. 이 양반 미안했는지 HomeAway에서는 아직도 프로그램을 못 고쳤다고 알려준다. 마스터 베드룸은 예약하느라 애썼다고 나 보고 쓰란다.

 

 

까칠이네 집이 좋다. 단지 안에 스파가 딸린 수영장도 있다. 저녁엔 밀린 빨래도 하고 바비큐도 하고 부인들은 김치도 담근다.

 

 

이동 : Torrey - Gooseneck Overlook - Capitol Reef - Moab

숙소 : Brand New Townhome, 3862 Desert Willow Circle Moab, UT

 

 

가가

벤토코리아

www.bento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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