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4 ~ Day 37: Olympic NP + Seattle

이동 경로: Rainier NP -> Seattle <-> Olympic NP 

숙소: Holiday Inn Express Tacoma ($86.8 * 3)

 

레이니어 산에서 이틀을 자고 내려와 시애틀로 향했다. 시애틀서북쪽 끝에 있는 시애틀까지 우리가 정말 올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는데 결국은 도착했다. 날씨도 맑고 기온도 선선하니 좋다. 

 

우선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두 블락 정도 떨어진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스타벅스 1호점으로 향했다. 텀블러도 사고 커피도 한 잔 마실까 해서 왔는데 줄이 길어서 들어가는 것 조차 힘들다. 아내가 의지를 가지고 줄에 합류했으나, 나의 피곤한 얼굴을 보더니 그냥 이동하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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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파이크 플레이스의 복잡함과 소란스러움을 온 몸으로 느낀 후에 걸어서 스페이스 니들 타워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스페이스 니들 타워는 생각보다 낡아 보였다. 시애틀의 상징이자 수많은 사진에 등장하여 에펠탑 같은 감동을 주지 않을까 했는데올라가는 가격도 비싸고 크게 흥미도 생기지 않아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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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 니들 타워

 

 

스페이스니들 타워가 있는 공원의 다른 곳들도 눈으로만 스윽 훑어보고 조각공원 방향으로 해서 다시 차로 돌아왔다. 여행을 출발한지 한 달이 넘어가다 보니 이제 어느정도 좋은 것은 보아도 큰 감동이 없고, 그러다 보니 입장료가 있는 곳은 자동으로 겉만 보고 넘어가게 된다. 예전에 시카고 놀러 갔을 때처럼 시애틀만 놀러왔다면 시애틀패스를 사서 다 둘러봤을텐데 말이다. 아껴두고 나중에 오면 좋았을 여행지를 이렇게 소진해 버리는게 아닌가 싶어 아쉬운 마음도 든다.

 

주차한 곳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혹시 스타벅스에 줄이 줄지 않았을까 해서 다시 찾아갔다. 저녁먹을 시간이라 그런지 아까 오후에 왔을 때보다는 줄이 많이 짧아졌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길게 여행을 하면서 그 동안 여행을 기념할 만한 것을 하나도 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불굴의 의지(?) 20여 분 정도 기다려 텀블러와 프라푸치노 하나를 획득했다. 그래아틀란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시애틀까지 왔으니 기념품 하나 정도는 사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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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1호점에만 있는 텀블러들

 

시애틀 주변 캠핑장에서 3일 정도를 지낼까 하다가 둘다 몸이 피곤해서 호텔을 잡는게 나을 것 같았으나, 시애틀의 호텔값이 비싸서 Tacoma에 숙소를 정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Tacoma 호텔 주변은 한인마트와 한인 상가들이 많은 곳이라 장을 보기가 편했다.

 

 

여행 중후반으로 들어서며 만성피로에 허우적거리고 있지만, 매일 새로운 여행지를 간다는 생각에 힘내서 일어났다. 오늘 예정지는 Olympic national park! Rainier 때처럼 국립공원내에서 자면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넓이가 넓은 국립공원을 오늘 하루에 겉만 핥고 와야 한다. 시애틀에 살고 있는 처형을 처음 만나 인사 드리고 함께 여행길에 올랐다.

 

출발전에 호텔 앞에 있는 한인마트에서 오늘의 점심이 될 김밥 세 줄을 샀다. 그리고 곧바로 향한 곳은 허리케인 릿지! 도착하는 순간 병풍처럼 펼쳐진 고봉들이 머리에 눈을 얹고 있었다. 그리고 주차장 바로 맞은 편에 이런 그림보다 더 그림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이 있기에, 우리는 여기서 아침에 산 김밥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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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릿지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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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릿지의 피크닉 테이블

 

밥을 먹다보니 사슴들이 사람들 가까이까지 내려온다. 아내는 밥을 먹다 말고 사슴을 찍겠다며 카메라를 들고 뛰어간다. 우리가 밥을 다 먹은 후에도 사슴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여유롭게 식사중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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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 릿지를 배경으로 선 사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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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 릿지를 배경으로 선 사슴 2

 

멋진 풍경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어서 아주 만족스러워진 우리는 시간이 촉박하여 바로 크레센트 호수로 이동을 했다. 잔잔하고 푸른 호수의 모래사장에 자리를 펴고 앉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참 풍요롭다. 랏지가 있는 저 쪽 멀리에서는 호수로 다이빙 하는 애들도 있고, 보트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이 곳 랏지에서 하루를 자면서 이 여유를 마음껏 즐기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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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센트 호수

 

출발하기 전에 두 가지 대안을 생각했다. 하나는 허리케인릿지와 크레센트 호수를 보고 온 길로 다시 되돌아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시계방향으로 계속 돌아서 Tacoma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크레센트 호수에 도착한 시간이 계속 여행을 하기에는 조금 촉박하고 되돌아가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시점이었다. 그래 뭐 이렇게 된 이상, 온 길로 다시 되돌아 가느니 여행을 계속해 보자

 

반시계 방향으로 계속 가다 보면 트와일라잇 영화로 유명해진 Forks가 나온다. 비록 나는 트와일라잇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아내에게 어떤 내용인지 대략 설명을 들으며 운전을 했다. 1년 중 흐린날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뱀파이어들이 산다는 설정의 Forks이지만, 우리가 간 날은 너무나 맑았다. 이렇게 해가 쨍쨍하니 뱀파이어를 보기는 틀렸군^^

 

네비게이션에 Forks high school을 찍고 도착하여 차에서 잠시 학교 구경을 하고, 벨라가 타던 트럭을 보러 방문자센터로 향했다. 5시 조금 넘어 도착하니 방문자센터가 막 문을 닫는다. 들어가서 영화 포스터나 기념품을 구경이나 할까 했더니 그 것도 어렵다. 결국 영화에 출연한 트럭 앞에서 사진 하나씩 찍고 돌아가는 것으로 Forks는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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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와일라잇 영화에서 벨라가 타고 다니던 트럭

 

한여름 시애틀의 해는 10시가 다되어 지기 때문에 아직 어두워지려면 시간이 좀 남았다. 여행하기는 참 좋다. 루비 비치로 향했다.

 

사진에서 지금까지 봤던 루비 비치는 오레건 코스트처럼 한껏 음울한 분위기에 떠내려온 통나무들이 쓸쓸하게 있는 풍경이었으나, 오늘은 날씨가 너무 맑다! 그래서 그 쓸쓸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 Forks도 그렇고 루비비치도 그렇고 뭔가 본 모습을 못 보는 것 같은 아쉬움이 든다.  그래도 사진은 최대한 쓸쓸하게 찍어 보았다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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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비치에 떠내려온 통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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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비치의 풍경

 

다시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집으로 가는 길에 호 우림지를 보려고 시도했으나 도저히 시간이 안 될 것 같다. 결국 호 우림지 들어가는 입구를 조금 들어가는 시도만 하고 되돌아 나와서 집으로 향했다. 고픈 배는 AberdeenTaqueria Las Mulitas라는 곳에서 멕시칸 음식으로 해결했는데, 값도 싸고 양도 많은데 맛까지 있어서 셋 다 모두 대만족이었다.

 

Tacoma에 있는 숙소로 돌아오니 10시가 넘었다. 올림픽 국립공원의 겉만 슬쩍 보는데도 운전 거리가 만만치 않다. 다음번에 간다면 크레센트호의 랏지에서 하루를 자고 천천히 보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은 어찌하다보니 점심 약속이 두 개가 겹쳤다. MS에서 일하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네 커플과 브런치도 해야 하고 어제 함께 여행했던 처형 집에서 바베큐도 하기로 했다. 두 장소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에게 시애틀의 이런 저런 좋은 곳들을 소개 받았다. 뒤에 약속이 있기에 오랜만에 봤어도 짧게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부랴부랴 브런치를 마치고 처형의 집으로 향했다. 알제리와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라 컴퓨터로 경기를 시청하는데 자꾸 끊긴다. 결국 포기하고 옥상에 바베큐를 먹으러 올라갔다 (점심 먹고 내려와서 스코어를 보니 안 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루프탑에 올라가니 시애틀 시내 전경이 다 보인다. 따듯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있는 옥상에서 고기와 소세지로 배를 채우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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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에서 본 시애틀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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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베큐!

 

그리고 나서 산책도 할 겸 걸어서 Museum of History & Industry가 있는 공원으로 나갔다. 강에는 보트를 타는 사람들이 있고, 페리에 승선하는 사람들도 있고,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있다. 이제는 도시에서 뭔가 특별하고 유명한 무엇인가를 보기 보다는 좋은 날씨에 이런 소소한 일상을 보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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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강변 산책

 

다시 처형집에 돌아가니 나가기 전에 돌려 놓은 빨래가 끝났다. 주섬주섬 빨래를 개어 작별 인사를 하고 나와 공공도서관에 가봤다. 건물 생김이 좀 특이하기도 했고, 복잡한 도시 속에서 조용함과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 도서관에 들린 것이다. 나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의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터라 주기적으로 엄청난 함성이 들려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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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공공 도서관

 

도서관에서 쉬다가 나와 아까 브런치를 먹으며 친구가 알려줬던 Alki에 갔다. 시애틀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이 한 눈에 보이는 곳이다. 야경이 좋은 곳이라고 했으나 10시가 넘어야 야경을 볼 수 있는 관계로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20분 정도 멍하니 앉아 강변을 바라보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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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ki에서 바라본 시애틀 다운타운

 

일정을 마치고 호텔에 들어가니 시애틀의 잠 잘 오는 밤이다. 푹 자고 일어나서 친구가 소개해 준 시애틀의 맛있는 커피집에 들러 커피를 한 잔 한 것이 시애틀의 마지막 일정이다. 이제 드디어 다시 동쪽으로 되돌아 간다. 아틀란타가 아직은 멀지만 조금씩 가까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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