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 애리조나 & 유타]  컬러풀 송이, 그랜드서클 여행기  No.1

 

여행기간 : 2015.3.7() ~ 3.13(), 7일간   (아이들과 와이프 봄방학을 맞아 떠나는 여행입니다)

출발지/ 도착지 : 피닉스 챈들러 (우리 가족이 2년간 미국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삼은 곳이죠)

1일차 3.7() : 그랜드캐년 사우스림

2일차 3.8() : 그랜드캐년 이스트 나바호브릿지 코랄 핑크 샌드 듄스

3일차 3.9() : 자이언캐년 브라이스캐년

4일차 3.10() : 브라이스캐년 – UT12 – 캐피톨리프 고블린밸리

5일차 3.11() : 아치스

6일차 3.12() : 캐년랜즈 구스넥스

7일차 3.13() : 모뉴먼트밸리


총 주행거리 : 대략 1400마일

차량 : 중고로 구입한 혼다 오딧세이 미니밴 7인승 (3열은 접고 100qt짜리 콜맨 아이스박스와 이민가방2,대형 캐리어 2, 40개짜리 물 1상자를 실었습니다. 이민가방에는 겨울패딩4개와 슬리퍼, 전기밥솥, 커피포트 등이 들었죠)

인원 : 4 (엄마와 아빠가 교대로 운전, 7학년 딸과 5학년 아들은 2열 비즈니스석 탑승)


 

이번 여정의 제한 사항

  • 콜로라도와 뉴멕시코는 가을에 8~10일간 여행할 예정이므로 이번 여행에서는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서클을 확장하지 않고 최소한도의 그랜드서클을 도는 여행일정을 만들었습니다.

  • 사실 피닉스에서 그랜드캐년과 페이지는 주말에 언제든 각각 12일로, 아니면 묶어서 23일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는 애초 계획에서는 제외하였으나 첫 날과 마지막날 주행거리가 너무 길어져, 첫 날 그랜드캐년에서 1박과 마지막날 모뉴먼트밸리에서의 1박을 추가하였습니다.

  • 마찬가지로 샌디에고, LA, 라스베가스도 다른 달에 연휴를 활용하면 언제든 다녀올 수 있으므로 이번 여행에서 제외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오신 분들의 여행코스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 되었죠. 피닉스에서 시작해 한 줄기로 그랜드캐년 이스트까지 올라갔다가 꽃 잎 모양으로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크게 돌고 다시 내려오는 모습이, 꼭 꽃 한 송이 모습을 닮았습니다. 때문에 이번 여행을 꽃 한 송이 그랜드서클 여행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매우 컬러풀한 꽃이었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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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Grand Canyon Village - Hermit's Rest

 

막상 여행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이번 여행에서 그렇게 많은 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12월말 한국을 떠날 쯤에는 눈을 자주 봤었지만, 이 곳 피닉스는 3월 초에 벌써 낮 기온이 25도를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주말마다 아파트 수영장에서 아이들과 노느라 하얀 눈과 겨울 패딩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지 오래였거든요. 실제로 여행 다녀온 다음 주에는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날이 계속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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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집에서 출발 한 후 한 참을 달리다 보니 멀리 봉우기가 하얀 눈에 덮인 설산이 나타납니다. 두 달간전혀 잊고 있었던 장면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주변에 다른 높은 산이나 건물이 없이 눈 덮인 설산이 점점 다가오니 와~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아직 그랜드캐년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우와 여행이 시작됩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저 산을 돌아 한 참을 더 달려, 저보다도 훨씬 높은 산을, 온 통 사방이 흰 눈에 덮여 백두산(2750m, 9022ft) 보다 더 높은 산을, 그것도 자동차로 달려 넘어갈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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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 Grand canyon visitor center에 도착합니다. 이미 많은 차량들로 꽉 차서 주차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먼저 visitor center에 들러 아이들이 참여할 Junior Ranger Program을 문의합니다. 여행 출발 몇 일 전부터 아이들에게 Junior Ranger Program에 대해 미리 알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은 금새 Junior Ranger 뱃지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습니다. 단지 조건을 걸었습니다. “Junior Ranger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 돼. 처음 가서 신청하고, 책자 얻고, 작성하고, 제출하고, 통과하고, 선서하고 뱃지 수여 받는 것까지 너희들이 직접 영어 사용해서 스스로 하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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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 여행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선택이 바로 Junior Ranger 참여였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었으니까요. Visitor Center의 미국인 Ranger에게 영어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을 해야 했으며, 어떤 Activity를 얼마나 해서 어디에 제출해야 하는지, 각종 안내 사항을 영어로 듣고 기억을 해야 했으니까요.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만일 한글로 되어 있었으면 너무나 쉽고 유치한 문제들이었겠죠. 천하의 중딩에게는요. 하지만 영어로 작성을 해야 했고, 조금 있다 Ranger에게 영어로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아빠, 캐년이 c a N y o n 이었어 ?” 우리 딸 grand canyon 철자를 이제 외웠습니다. ㅎㅎ 알고자 하면 전혀 새롭게 보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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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도와주지 않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해야 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다음엔 어디로 가서 무엇을 조사해야 할지, 여행의 일정에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하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아이들의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스스로 느끼기 시작합니다. 우리 아들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지금 오감을 활용해 그랜드캐년의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느낀 점을 기록하는 중이랍니다. 아빠의 역할이요 ? 글쎄요. Hermit's Rest 가는 셔틀버스를 어디서 타는 지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그랜드캐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Ranger Program을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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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집 최초로 미대륙에서 주니어 레인져가 탄생했습니다. 스스로 해내어서 더욱 뿌듯한가 봅니다. 펄펄 날아다니네요. 참고로 이번 여행에서 각자 모두 5개의 레인저 뱃지를 모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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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해가지는 그랜드캐년을 눈에 담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Hermit's Rest로 가기 위해서는 RED 셔틀을 타야 합니다. Visitor center에서 Village Blue 셔틀을 타고가서 갈아타면 됩니다. 저희는 밤에 나올 때 어두울 테니까 숙소로 바로 가자 싶어 차를 가지고 이동을 했는데, RED셔틀 시작점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는 바람에 오히려 밤에 많이 걸어야 했습니다. 오랜만에 별도보고 좋았지만좀 추웠어요. 별은 정말 많았습니다. 스마트폰에 별자리 알려주는 앱을 깔아갈걸 그랬어요. 우리 집 막내의 말빨에 다들 그냥 고개만 끄덕입니다. 아빠 오리온자리 알아 ? 어디냐면 말야

 

Hermit's Rest 루트에서 마지막 Hermit's Rest 포인트까지는 셔틀로 이동하는데 대략 40분이 걸립니다. 그리고 일몰 직전까지만 승객을 서쪽으로 이동시키고, 일몰 이후에는 승객을 모두 나가는 방향으로만 이동시킵니다. , 일몰 이후에는 각 포인트 정거장에서 승객을 태우기만 할 뿐 하차시키지 않습니다. 안전상 나름 이유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지만, 모르고 있던 사람들은 더 서쪽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가 일몰도 제대로 못 보고 당황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일몰 부근에는 Hermit's Rest까지 갈 욕심을 버리시고 호피포인트나 아님 다른 근처의 포인트에서 일찌감치 내려 일몰을 감상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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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이후에 숙소로 가기 위해 브라이트 엔젤 랏지 근처에 세워두었던 차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브라이트 엔젤 랏지 레스토랑이 눈에 띄었는데요. 춥고 배도 고프고 어두운데 언제 숙소 갔다가 저녁 먹으러 다시 나오겠냐.. 그냥 먹고 가자. 식당이 별로 없는 그랜드캐년 빌리지의 현실과 브라이트 엔젤 랏지의 숙박비를 생각하면 굉장히 고가의 레스토랑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너무나 착한 가격에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맛이 너무나 훌륭합니다. 하우스 스테이크는 하나에 16달러, 파스타는 하나에 10달러가 조금 못했는데 파스타는 하나만 시키니까 직원이 두 접시에 나눠줄까 하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막상 나오는 걸 보니 양이 마치 두 접시 시킨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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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숙소는 Yavapai lodge였는데 만족했습니다. 다른 랏지에 숙박을 안 해봐서 비교하기 어렵습니다만, 빌리지 안에서 다른 랏지의 반 값에 이정도 시설이면 나쁘지 않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랏지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폐속으로 깊이 그랜드캐년의 소나무향이 파고듭니다.

 

드디어 첫 날 밤, 잠이 듭니다.

내가 그랜드캐년에서 잠이 들다니.. ㅎㅎㅎ

여보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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