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미국서부여행 1~2일차

2012.11.05 15:51

비니수빈 조회 수:5650 추천:1

여행 다녀온지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연말이어서 그런지 시간의 흐름이 더 빠르게만 느껴집니다...

 

미루어둔 숙제마냥... 부담스럽게만 느껴지는 여행기...

어차피 가족사 정리 차원에서 쓰긴 써야하는데,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그래도 여행가시는 다른 분들께 조그만 도움이라도 된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에

6일차까지 정리된 내용을 올립니다...

 

블로그에 정리된 내용이라 경어체가 아닌 점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약간의 스크롤의 압박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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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0일(수) - 1일차

 

ㅇ 1일차 일정 : 인천 - 나리타(환승) - LA - 한남체인 - 바스토우 - LAS VEGAS 숙소

ㅇ 주행거리 : 286마일(누적 286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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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미국 서부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4월말에 계획했다가 한차례 연기하고,

마지막 여행 떠나기 전까지도 회사일 등으로 인해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어쨌든... 여행떠나는 아침이 되었다.

 

항공권은 인터넷 여기저기 검색해서 최저가를 알아보고,

결국은 평소 회사출장갈 때 거래하던

하나투어 직원을 통해 한달전에 예약했다.

일본 나리타를 거쳐가는 환승편 KE001편,,,

직항과 비교해 1인당 20만원 정도 싼 가격이다.

 

10월 10일 11시10분 출발

도쿄 나리타 1시간25분 체류

LA 10월 10일 08시40분 도착

총비행시간 13시간 30분

 

숙소는 여행 예정지 별로 미리 EXPEDIA를 통해 다 예약했다.(원화로 결제)

대부분 잠만 자고 관광을 할 것이므로 가급적 저렴한 곳으로 선택했으나,

결과적으로 와이프에게 약간 핀잔을 들었다.

그러게 계획 짤 때 의견을 좀 주지...

 

렌트카는 "미국 자동차 여행" 사이트에서 추천해준 '트레블 직소'에서 standard SUV로 렌트.

짐도 많은데다, 결정적으로 모뉴먼트 벨리 관광때 오프로드를 달려야해서 SUV로 결정했다.(결과적으로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10월 10일 10시반부터 10월 20일 10시반까지 렌트 비용 \765천원(실제로는 렌트할 때 직원의 감언이설에 속아 추가보험 70불 추가 가입했다... ㅠ.ㅠ... "열쇠 분실시 어쩌고 저쩌고... 비상시 출동이 어쩌고 저쩌고"하는데 굳게 먹었던 결심도 흔들리고 말았다)

렌트비에 기본 보험료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었으나,

차량 배정시 위험을 피하려는 인간의 본성을 교묘히 이용해 추가 수입을 올리는 것 같아 씁쓸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입장권은 미국 지인을 통해 USC에서 50불/1인에 구입..

디즈니 입장권은 LA의 희망투어 사무실에 직접 가서 ONE DAY HOPPER로 110불/1인(소아는 100불)에 구입(네이버에서 '희망투어'라고 치면 홈페이지가 나온다)

라스베가스 KA쇼 입장권은 네이버 까페 '알럽 라스베가스'를 통해 구입했다.

세가지 다 내가 아는 한에서 가장 저렴했다..

 

여행 계획은 "미국자동차여행" 사이트와 네이버의 나바호킴 까페에서 정보를 수집하여 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가 진리다..

노력하고 애써서 정보를 많이 수집한 만큼 나중에 꼭 보답을 받는다.(내가 보답을 받았다는 얘기는 아니고... 중요성을 실감했다는 얘기다.. ㅎㅎㅎ)

 

와이프가 여행 짐싸는데는 도사라 알뜰하게 쌌는데도 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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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아래가 가장 큰 이민가방

오른쪽 아래가 코스트코에서 파는 대형 여행가방

위가 기내용으로도 쓰는 캐리어(캐리어도 최대한 늘인 부피라 작지 않은데도 이 사진에서는 상대적으로 작게 나온다)

 

이외에 여행하는 동안 항상 휴대할 등산배낭 2개

 

아침 일찍 기상하여 7시30분에 집을 나섰다.

 

공항까지의 교통편도 고민을 해봤는데,

공항버스와 자가용 이용이 비용면에서 3만원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우리차를 가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결국 편리함 측면에서 3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효과를 보았다.

 

11시 10분 출발이라 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는데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고,

나는 장기주차장으로 가서 파킹하는 동안,

와이프는 짐부치고,

입국수속까지 마치고 나니 벌써 9시 40분..

 

식사도 해야하고 면세점 쇼핑도 해야하는데 보딩까지 시간은 1시간밖에 없다.

 

우선 면세구역에서 맛있게 식사하고.. 

게이트에 도착해서 우리가 탈 비행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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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행기인줄 알았는데..

일본 경유 LA행은 한줄에 8명이 앉는 작은 비행기다... 많이 답답할 것 같다...

 

우리애들은 외국여행이 처음이라...(옛날 외국에서 몇년 살았다는 핑게로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다) 많이 들떠있다.

아들놈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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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도 먹고(별로 맛없지만 애들에겐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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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여흥을 즐긴다...

오락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두시간이 채 되지않아 나리타에 도착...

환승하는 동안 이것저것 구경한다... 우리 애들에겐 모든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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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중에서 오리가미(종이접기) 가게가 있는데 정말 대단한 작품들이 많았다..

아래 사진은 모두 종이접기로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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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니 아까 그 비행기 그 자리 그대로다...

청소를 제대로 안했던지 내가 놔뒀던 쓰레기 일부가 그대로 포켓에 들어있네...

 

또 다시 식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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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아침 도착해서 다시 하루종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자 둬야 하는데.. 한국시간이 낮이므로 잠이 올리 없다..

다들 열심히 영화보고, 오락하고 있는데...

 

다시 간식... 새우깡... 삼각김밥... 피자...

가만히 앉아서 먹기만 하니 속에 가스만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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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후 내리기 두어시간 전에 다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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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고 입안이 깔깔해 별 맛이 없다...지금 봐도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후.... 별 사진이 없다....

 

드디어 도착한 미국땅....

몇 번 출장으로 익숙한 LAX...

입국심사.. 세관통관... 모든 것이 별 탈없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세관검사대까지 통과해서 최종적으로 나온 것이 9시 15분...

 

청사 대기실에서 몇 가지 필요물품을 전달 받을 지인을 기다린다...

 

장시간 여행에도 불구하고 성빈이는 여전히 활기차고 기대에 부풀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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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을 만나서 여행중 쓸 HOT SPOT(verizon)과 네비게이션(GARMIN)을 넘겨받고, 렌트카 회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이 네비는 이번 여행에서 우리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친구다...

 

원래는 한국에서 무제한 데이터로밍을 해서 구글맵을 네비로 쓸까도 생각했는데,

혹시 데이터 무제한 로밍해서 스마트폰 네비 어플 쓸 계획을 가진 분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길...

여행중 현지 유심카드도 데이터 망이 자주 끊어져서  구글네비를 쓸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한국에서 무제한 로밍을 해봐야 별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만약 네비 없이 길을 나섰다면 길 찾는데 큰 곤란을 당할 뻔 했다.

 

셔틀버스가 공항 어디에 서는지 푯말이 없어 지인의 도움으로 버스를 타고 작별...

다른 렌트카 회사에 비해 DOLLAR사는 셔틀버스도 자주 오지 않는다.

후진 회사라 그런가... 싼게 비지떡인가... 은근 불안했다..

  

렌트카는 DOLLAR로 정해져서 그리로 갔다...

셔틀버스로 약 15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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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만 접수하는 별도 창구가 있어서 별로 기다리지 않고 접수를 했다..

추가 운전자(와이프)도 국내/국제 면허증을 제시해야 했으며..

앞에서 얘기한 추가 보험도 결국 들게된다...

 

SUV를 고르러 갔더니,

네종류의 SUV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랜드 체로키와

포드, 폭스바겐, 시보레의 SUV들.

.

원래 지프를 타려고 했으나...

한국에서 가져간 차량용 멀티소켓을 꽂을 곳이 없다는 중요한 이유로... 포기..

우리가족 핸드폰 3대, 아이패드, 네비, HOT SPOT 총 6대의 기기를 충전하려면 여행중 멀티소켓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차 크기가 작아 제외했고,

결국 우리 가족과 열흘을 같이한 시보레 TRAVERSE...를 선택했다..

 

바로 이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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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픽업한 시간이 10월 10일 오전 10시 40분..

어찌된 셈인지...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있었다...

공항에서 버스타고 출발해서,

렌트카 회사에 도착후 수속 마치기까지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됐다..

 

드디어.... 이번 여행의 첫 여정을 시작했다...

평소 몰던 차보다도 덩치가 많이 크고..

길도 생소한지라... 처음엔 긴장이 많이 되었다...

게다가 졸음까지 오기 시작해서

조심조심 운전했다...

 

최초 목적지는 한남체인... 여행중 필요한 식료품과 필수품들을 사기 위해서다.

원래 한인타운에 있는 한남을 가려고 하였으나,

복잡한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라스베가스로 가는 순로에 있는 다이아몬드바에 위치한 한남체인으로 갔다.

 

거리는 40마일 정도인데,

1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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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여행중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안에 있는 한식집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라스베가스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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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은 매우 단조롭고 지루하고 삭막한 풍경이다..

그러나 이 마저도 신기해서 차창밖 풍경에 셔터를 눌러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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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엔 이런 풍경을 찍은 걸 많이 후회했다...

여행 내내 이런 풍경이 끝없이 펼져지니까...

 

두 시간 정도 달려,

바스토우에 도착한다..

여기는 LA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도시인데..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쉬어가는 의미도 있지만,

아울렛으로도 유명하다...

 

점심은 먹었으므로,

잠도 깰 겸 스타벅스에 들러 아메리카노 진한걸로 한잔 시키니,

네명이서 한잔 시키는 우리가 불쌍했던지,

흑인 점원 언니가 아이스 모카 샘플 두잔을 준다..

크림 듬뿍 얹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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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공짜는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인류에게 흐뭇함을 안겨준다는 진리를 새삼 느낀다..

 

어차피 돌아올 길에 또 들릴거라 간단히 본다고 했지만 결국....

예정보다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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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쯤 도착했는데 4시가 넘어 다시 출발....

 

가뜩이나 졸음이 쏟아지는데,

지루하고 단조로운 고속도로가 졸음을 더한다...

 

저 멀리 말로만 듣던 캘리코 은광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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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라스베가스쪽 하늘이 시커멓다고 느끼는 순간...

저멀리 무지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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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토우를 출발한지 1시간 좀 넘을 즈음에 반가운 REST AREA가 보여서,

졸음도 쫓을 겸 쉬어가기로 한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 FREEWAY 변에 있는 REST AREA는 화장실만 하나 달랑 있는 황량한 곳이다..

차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서 까마귀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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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이다..

심상찮은 먹구름이 보인다...

이때가 오후 5시 40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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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휴게소를 출발하자마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이 때 난생 처음으로 무지개의 완전체를 보게된다.

나는 운전하는 중이라 보지 못했는데,

아들과 와이프가 연신 탄성을 지르며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댄다...

사진은 흐린 날씨에 차안에서 찍은거라 식별이 불가능했지만,

나중에 비디오로 보니,

무지개가 시작점부터 반대편 끝나는 지점까지 완전한 반원 형태로 찍혀있었다..

그것도 쌍무지개로 !!!!!

 

그런데 그 와중에 성빈이가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두 무지개가 겹쳐 있는데 가만히 보니 색깔이 정반대로 배열되어 있는 것이다.

예컨대, 바깥쪽 무지개가 바깥에서부터 빨주노초파남보 순서라면,

안쪽 무지개는 보남파초노주빨의 순서로 말이다..

 

이후 라스베가스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비가 내린다...

빨리 내린 어둠과 비로 인해 제속도를 내지 못해

숙소 체크인까지 예정보다 늦은 거의 8시가 되어 완료...

(미국에서 여행목적으로 처음 체크인해보는 거라 체크인 과정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정말로 잠만 자고 내일 새벽에 떠날 것이기 때문에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싼 호텔중에 하나를 골라 예약했다.

그런데, CHECK IN 할 때 RESORT FEE 10불을 내라는 것이다..

선택사항이 아니냐고 물으니 의무적(MENDATORY)이라고 답하길래 아까워도 할 수 없이 지불했다.

 

늦은 저녁을 부랴부랴 해먹고,

다음날 일찍부터 ZION CANYON으로 이동해야 하기에 꿈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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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5시간의 긴 하루 일정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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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1일(목) - 2일차

ㅇ 2일차 일정 : LAS VEGAS - ZION CANYON NP - BRYCE CANYON 숙소

ㅇ 주행거리 : 252마일(누적 538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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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비가 쏟아졌다.... 

잠결에도 사막 라스베가스에 이렇게 비가 많이 쏟아지니 신기한 생각이 들 정도로 억수같이 비가 퍼부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검색해본 일기예보에 이틀 뒤 브라이스 캐년에서 비나 눈이 올거라는 예보가 있어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너무 많이 쏟아져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호텔에서 간단히 햇반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했다... 

원래 계획으로는 7시에 바로 목적지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여행 초반에 오지로만 여행하게 되어 필요한 기본 물품들, 즉, 생수, 과자, 음료수, 에너지바 등을 사기 위해 월마트로 향했다. 

 

월마트에 가기 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주유를 해봤다..

밤새 퍼붓던 비는 멈췄지만 하늘은 여전히 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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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자이언 캐년을 목적지로 네비를 설정하고  

가는 길에 있는 주유소를 검색했다..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셰브론 주유소에 차를 대고,

사전에 입수한 방법 중 카운터에 직접 가서 현금으로 주유하는 방법을 택했다..

 

성빈이가 자기가 직접 해보겠다고 해서 계산대부터 주유하는 것까지 성빈이와 같이 했다..

"50 dollars for number 7"

"Need receipt?"

"Yes..."

해보기 전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으나, 지나칠만큼 간단했다...

 

50달러 어치를 먼저 넣었는데 가득 채워지지 않아 20달러를 추가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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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기름값을 경험해보니,

라스베가스가 갤런당 3.8불대로 가장 저렴했고,

중간 중간 여행지는 3.9불대..

LA는 평균 4.5불, 최고 4.9불까지도 봤다...(물론 이 가격에 넣지는 않았지만)

 

기름을 가득 채우고,

월마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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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오전 7시 40분... 

다행히 24시간 하는 월마트라 오픈해 있었고,

사람도 거의 없어 한산했다...

 

장을 빨리 보고 나와도 예정보다 한시간 이상이 늦어진다.. 

자이언으로 넘어가면서 1시간을 잃기 때문에  

원래 도착 예정 11시를 많이 넘길것 같아 마음이 조급하다...  

 

월마트에서 생수 2리터짜리 6통을 사면서,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나중에 다시 세통을 더 사야했다...  

오히려 이 때 샀던 맥주 1팩과 콜라 1팩은 여행 끝까지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기네스를 샀지만 먹을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여행지에서 항상 이 물을 작은 통에 나눠 담고 다니면서  계속 마셨다.. 

서부는 사막에다 고지대라 항상 건조하고 자주 목이 말라 물이 많이 필요했다. 

 

8시 30분 경...

드디어 이번 여행의 첫번째 목적지인 자이언 캐년으로 향했다...

LA에서 LAS VEGAS로 올 때의 풍경과는 완연히 다른 멋진 풍광이 펼쳐져 마구 셔터를 눌러댔다..

그런데 이 때 사진을 많이 찍은 걸 나중에 또 후회하게 된다...

자이언 국립공원 안의 풍경은 이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그야말로 절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이언으로 향하는 우리는 엄청난 절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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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위해 DSLR을 하나 구입할까 하기도 했지만,

그냥 평소에 쓰던 소니 똑딱이 TX7을 가지고 왔다..

그런데,

정작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은 나밖에 없고,

와이프나 성빈이는 자기 핸드폰 바탕화면으로 쓸거라면서 자기 핸펀 카메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기적인 것들....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에 도착한 것은 예정보다 1시간 이상이 지체된 오후 12시 20분 경...

우선 한국에서 중고장터에서 3만원에 구입한 국립공원 ANNUAL PASS와 여권을 제시했다..

유효기한이 '12년10월인데다, 남의 카드를 구입했다는 생각에 약간 긴장했지만,

RANGER는 미소를 지으며 무료 지도와 함께 돌려주었다...(애뉴얼 패스 서명칸만 남아있으면 남이 사용하던걸 사서 써도 전혀 문제없었다)

 

먼저 VISITOR CENTER에 들러 애들 JUNIOR RANGER PROGRAM을 문의했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WORKBOOK을 받아들고, 관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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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 캐년은 국립공원 내 VIEW POINT까지 셔틀버스로만 갈 수가 있다...

그랜드 캐년처럼 셔틀의 코스가 여러 가지가 아니라 단선인데다 버스도 자주 있어 셔틀 버스를 이용하니 무척 편리했다..

다만,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하여 주차장에 차량이 매우 많아 주차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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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셔틀 버스 안에서 처음 접해보는 WORKBOOK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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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레인저 프로그램을 완수하려면,

강의를 한가지 듣고(하루 4번 정도 있는데, 출발하기 전 한국에서 검색해보면 미리 계획을 짤 수 있다), TRAIL COURSE를 한가지 완주한 후, WORKBOOK을 작성해서 VISITOR CENTER에 제출하면 된다..

우린 브라이스로 이동시간을 감안할 때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우선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짜 보았다..

 

일단 점심을 먹어야 했고,

우리가 들을 강의가 2시25분에 ZION HUMAN HISTORY MUSEUM에서 있기 때문에 두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 일단 ZION LODGE에서 하차하여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런 후 다시 CANYON JUNCTION으로 버스를 타고 내려와 PA'RUS TRAIL을 타고 박물관까지 내려오면 과제 중 한가지도 해결되고 강의도 시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식당에는 햄버거외엔 달리 먹을게 없어 햄버거 세트 3개를 주문..

가격은 세금포함 27불 정도 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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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라 식탁은 빈자리가 없어 우린 ZION LODGE 앞에 서있는 상징인 커다란 나무를 바라보며 잔디밭에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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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보니 애들 WORKBOOK에 이 나무의 수종을 적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알지 못하고 그냥 떠났다가, 나중에 다시 여기 유명하다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왔을 때 확인해보았으나 안내문이 없어 결국 나무의 종류가 뭔지 아직도 모른다...나무의 크기는 이 정도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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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처음 먹어보는 햄버거라.. 퀄러티를 따질 겨를도 없이 무조건 맛있다며 입이 찢어져라 쑤셔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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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JUNIOR RANGER 과정을 완성하기 위해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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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다시 아래로 내려와 CANYON JUNCTION에서 하차...

트레일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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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번도 본적 없는 기괴하면서도 거대한 바위가 끝없이 이어지며 우리를 근엄하게 굽어보는 것 같다...

그래서 ZION(히브리어로 평화와 피난처)이라는 종교적인 이름이 붙은 모양이다...

 

트레일 중간중간에 이런 철제 다리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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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바위들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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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실수를 하게 된다...

 

우리는 이 트레일코스에서 중간에 빠져 박물관으로 가서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주변 절경에 마음을 빼앗기고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어 박물관으로 가는 샛길 이정표를 놓쳐서 트레일 거의 끝까지 가게 되었다..

다시 되돌아와 박물관으로 가보았으나 

시간은 이미 3시가 넘어서 막 강의가 끝나고 있었다.. 

 

애들이 너무 실망할 것 같아 강의를 담당했던 레인저에게 '트레일에서 길을 잃어 강의에 제시간에 올 수 없었다'고 얘기하니 기꺼이 강의 확인란에 싸인을 해주었다...

 

이제 WORKBOOK도 거의 했고, 트레일도 걸었으며, 강의도 들은 것으로 되었으니 느긋하게 다른 VIEW POINT를 가기로 했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어딜 갈까 고민하던 중, 그래도 제일 유명하다는(사실은 제일 간단하기로 유명한) WEEPING ROCK을 먼저 보기로 했다...

우중충하던 날씨는 어느새 화창하게 개어 아름다운 풍광에 빛을 더해준다..

 

WEEPING ROCK은 트레일이라고 할것도 없이 오르막길 약 5백미터 정도만 올라가면 된다..

올라가면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풍경은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ZION에 막 도착했을 때 우중충하던 날씨도 어느덧 개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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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PING ROCK은 절벽 위에서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는게 아니라

윗부분은 멀쩡한데 아래 부분부터 물이 스며나와 마치 바위가 눈물을 흘리듯 물이 뚝뚝 떨어진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비가 내려 듣던 것보다 더 많이 눈물을 흘리는 바위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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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 다음은....

일단 유명하다는 ZION LODGE의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자..

아까 점심 먹었던 바로 그 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데...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글을 읽었기에 내려오는 버스에서 잠시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결론은...

하나에 5불인데..

크기는 물론 크나.. 일부러 사먹을 정도는 아니다....가격대비 효용은 꽝... 

이런 아이스크림을 6천원씩 주고 사먹다니..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여행하거나 해외생활할 때는 원화로 환산하는 버릇은 고쳐야 하는데... 

 

이때가 오후 3시반 정도...

세시간을 공원에서 보냈다...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절대 하면 안된다는 밤운전을 하더라도 ZION을 좀 더 보자는데 합의한 우리 가족은,

EMERALD POOLS TRAIL을 할까..

CANYON OVERLOOK TRAIL을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공원을 벗어나서,

브라이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CANYON OVERLOOK TRAIL을 보기로 했다..

 

우선 진행하고 있는 JUNIOR RANGER PROGRAM을 마쳐야 했기에..

VISITOR CENTER에 들러 예쁜 RANGER 누나에게 WORKBOOK을 제출했다...

수빈이는 결국 힘에 부쳐 여기서는 WORKBOOK을 완성하지 못하고

성빈이만 제출했다..

 

RANGER는 WORKBOOK을 꼼꼼히 살피더니,

몇 가지 질문을 한 후,

성빈이에게 손을 들어 선서를 따라하라고 한 후,

CERTIFICATE에 서명을 하고 뱃지를 주었다....

dsc02742.jpg 

dsc02744.jpg



 
이번 여정에서 모두 4군데의 국립공원을 방문할 예정이며 첫번째 JUNIOR RANGER 뱃지를 획득한 것이다....
 
ZION을 4시 10분쯤 출발하여 CANYON OVERLOOK TRAIL로 향했다...
1930년대에 세워진 이 터널은 도시가 아닌 곳에 세워진 터널로는 당시 가장 긴 터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폭이 너무 좁아 큰 차들은 통행이 제한되고,
일반 차량들도 이렇게 한방향으로만 운행되어 반대쪽 차들은 한동안 대기해야 한다.
 
dsc02749.jpg
 터널 안은 아무런 조명이 없어 칠흑같이 캄캄했고,,,
왼쪽으로 벽을 뚫어 그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dsc02750.jpg
 
이 터널을 빠져나오자마가 우측에 주차장이 있고,
여기에 차를 대고 길을 건너면 트레일 입구가 나온다.
 
트레일 중간에 사진으로만 보던 이런 거대한 바위 밑으로도 지나고...

dsc02770.jpg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
약간 지루하다고 생각될 무렵 TRAIL의 끝에 다다른다...
 
이름 그대로 ZION CANYON을 '위에서 조망' 할 수 있는 포인트다..

dsc02777.jpg
 
밑에서만 올려다보던 ZION과는 다른,
위에서 조망하는 ZION은 이렇듯 또 다른 감동을 준다...
사진으로는 그 깊이와 아름다움을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dsc02779.jpg
 
트레일 끝에는 이렇게 풍화작용으로 머리부분이 떨어져 나간 바위도 있다..
아마도 떨어지기 전에는 MEXICAN HAT 같은 모습이었으리라..

dsc02790.jpg

비가 부슬부슬 내림에도 우리 가족은 또 다시 절경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넋을 빼고 있었다...
 
문득 정신차려보니, 시계는 5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비내리는 밤길을 헤치며 브라이스까지 운전해야 했다...
 
가뜩이나 졸린데 어둠과 비는 동시에 내려 졸음을 더한다..
와이프도 옆에서 이번에는 정신없이 자고 있다....
'이러다 큰일 나겠다'싶어 중간에 차를 잠깐 대고 바람을 쐬어도 그때뿐....
 
악전고투끝에 7시반이 되어 브라이스 캐년 바로 앞 숙소에 도착했다...
 
비는 여전히 쏟아붓고 있었고,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은 눈이 온다고 한다....
내일 일을 걱정할 새도 없이 바쁘게 밥을 해먹고 깊은 잠에 빠진다...

dsc02796.jpg     

 

원래 이날의 계획으로는,

6시전에 BRYCE의 VISITOR CENTER에 도착해서,

JUNIOR RANGER WORKBOOK을 수령하고,

NIGHT PROGRAM을 참여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청명도를 자랑하는 브라이스의 하늘에서 별을 꼭 보고싶었는데,

비가 많이 쏟아지는데다,

너무너무 피곤해서 비가 오지 않았더라도 아마 프로그램 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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