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미국서부여행 3~4일차

2012.11.06 13:02

비니수빈 조회 수:5119 추천:1

2012년 10월 12일(금) - 3일차

ㅇ 3일차 일정 : BRYCE CANYON NP - MOAB 숙소(ARCHES NP)

ㅇ 주행거리 : 298마일(누적 836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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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차가 적응되지 않은 관계로 매일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어제 밤에 자기 전 다시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오늘 눈보라가 몰아친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관광은 포기해야하나 생각하며 아침 일찍 커튼을 열어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안개도 심하게 끼어있다....
아... 2일차부터 일정이 펑크나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우고 다소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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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어떻게할까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차츰 비가 멈추기 시작한다...
그래도 이 먼곳까지 왔으니 공원 구경이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8시30분경 VISITOR CENTER로 갔다..
의외로 관광객들이 꽤 있었으며,
JUNIOR RANGER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WORKBOOK을 받고 설명을 들었다..
 
비는 점점 그치고 저 멀리 하늘이 개기 시작했다...
 
브라이스는 자이언과는 달리 자기 차로 뷰 포인트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BRYCE AMPHITHEATER REGION 내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BRYCE POINT로 향했다..
브라이스 국립공원 전체에서 가장 안쪽인 RAINBOW POINT부터 훑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 모압숙소까지 거리가 먼 관계로 늦어도 1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아이리스님 글에서 지도를 살짝 빌려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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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로 가는 동안에도 점차 날이 개기 시작했고, 운이 좋으면 트레일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이스 포인트에 도착하니 프랑스 단체 관광객들이 막 관광을 마치고 나오고 있었고,
우리는 마침내 자욱한 안개 사이로 좀처럼 허락할 것 같지 않던 브라이스의 붉은 속살을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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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하늘은 개기 시작했고,
우리 가족은 좀 더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트레일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원래 '미국자동차여행' 사이트의 '아이리스'님이 올리신 글을 보고
Queens Garden Trail과 Navajo Trail을 한꺼번에 하는 2시간 정도 소요되는 트레일을 하려고 마음 먹었으나,
JUNIOR RANGER 강의가 11시30분에 VISITOR CENTER 박물관에서 있기 때문에
한시간 정도 밖에 시간이 없는 관계로,
SUNRISE POINT에서 QUEEN'S GARDEN TRAIL을 다하지는 못하고
여왕님의 용안만 뵙기로 결정했다..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아 하늘이 주신 행운에 감사하며 발걸음도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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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점점 드러나는 브라이스의 자태에 매혹되었고,
어제 보았던 자이언의 웅장함과는 극명히 대비되는 현란한 아름다움에 빠져들어갔다.
멀리 눈덮인 산의 자태도 인상적이다..(레인저 프로그램 지질강의때 산 이름을 들었는데 잊어버렸다... 거리는 40마일 정도인데 저리도 선명하게 보인다..)
참고로, 브라이스는 미국에서도 공기가 맑아 가시거리가 두번째로 긴 곳이기도 하다. 맑은 날은 180킬로미터 밖까지도 보인다고 한다.
체감하기 쉽도록 얘기하자면, 서울에서 군산에 있는 산이 보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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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 POINT에서 여왕님까지는 줄곧 내리막길이어서 별 어렵지 않게 도착했다..
당연히 다시 올라갈 때는 무척 힘드리라....
 
 
여왕님과 그 신하들을 알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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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님을 배경으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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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왕님의 정원(QUEEN'S GARDEN)도 둘러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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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몇 시간전까지 내린 비로 인해...
여왕님께 가까이 다가갈수록 바닥은 뻘밭이었다.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여왕님께 굴복할 수 없어,
바로 면전까지 다가갔다가,
신발밑창에 눈덩이처럼 붙은 진흙으로 인해 신발인지 진흙덩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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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준비하면서 읽었던 글 중에 신문지가 이런 경우 요긴하게 쓰인다고 해서,
비행기에서 내릴 때 신문지를 많이 챙겨뒀었다..
덕분에 그 신문지를 차 바닥에 깔아서 차가 지나치게 더러워지는 걸 방지할 수 있었다.
 
다시 SUNRISE POINT로 오르막길을 힘겹게 올라와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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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에 VISITOR CENTER에 도착해서,
선물도 좀 사고... 신발과 바지에 묻은 흙도 좀 털고... 쉬다가...
 
11시 30분부터 흥미로운 강의를 들었다...
브라이언, 자이언, 그랜드 캐년을 포함한 이 지역 전체의 지질형성과 관련된 강의였다...
아이들이 강의를 들으면서 WORKBOOK을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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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마친 후 RANGER에게 과제장을 제출하였는데,
이 할아버지는 자이언 캐년의 누나에 비해 지나치게 꼼꼼하게 과제장을 검사하고, 이런 것도 못했냐는 듯이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JUNIOR RANGER PROGRAM 할 때 가급적이면 여성 RANGER에게 과제장을 제출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는 대부분 약간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반면, 여성 RANGER들은 모두 상냥하고 친절했다...)
 
당황하는 아이들 옆에서 약간 거들어주고 있는데,
옆 매점 계산대 아주머니가 친절하게도 안으로 들어와서 촬영하라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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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하는 순간을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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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순조롭게 두번째 JUNIOR RANGER를 완수하고,
VISITOR CENTER을 한시간 만에 나서니,
밖은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사진은 없고 비디오로만 촬영)
 
이때가 12시40분경인데,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기도 하고
브라이스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다음 숙소를 늦게 가더라도 몇 포인트를 더 구경하려고 했으나,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눈이 쏟아진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길을 재촉해야 했다..(어차피 뷰포인트에 가봐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기에..)
 
와이프는 지금도 이번 여행에서 브라이스가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하며, 좀 더 구경하지 못한 걸 안타까워한다... 다음에 다시 한번 갈까?
 
우리가 묵었던 모텔 앞을 다시 지나,(숙소도 가격대비 만족스러웠고 공원 입구에서 5분거리인데, 특히 저기 보이는 레스트랑이 나름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전날밤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어 맛은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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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S를 향해 출발했다.
 
가는 동안 지금까지 보아왔던 서부의 삭막한  풍경과는 달리
가을 향기가 물씬 풍기는 경치가 있어
휴식도 취할 겸 잠시 차에서 내려 한컷...(여전히 먹구름은 잔뜩 끼어 있다)
애들은 차안에 모두 뻗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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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점심은 이동중에 먹으려 했고,
3시 조금 넘어 고속도로 변에 있는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애들은 여전히 비몽사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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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또 한가지 놀랐던 사실은...
싼맛에 먹는줄 알았던 맥도날드가 전혀 싸지 않다는 사실....
 
한국에서도 맥도날드의 어지간한 햄버거 세트는 5천원이면 먹는데,
미국에서는 아무리 시골이라도 햄버거 세트(콜라는 항상 별매)는 7불 이상을 줘야 먹을 수 있었다...
 
점점 사진 찍는 걸 잊어버린다... 만사가 귀찮다...
그래도 이런 사진은 놓칠 수 없지....
이 와중에도 왕성한 배설능력을 자랑하는 성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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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도 여전히 앞은 먹구름이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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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이런 멋진 바위산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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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시간을 체크해보니,
잘하면 일몰 전에 아치스에 도착해서 잠깐이라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정을 급 수정하여 아치스 공원으로 방향을 잡았다...(그래봐야 숙소 가는 길에서 잠깐 옆으로 벗어나는 것일 뿐.. ㅎㅎㅎ)
 
해가 서산마루에 걸려있을 무렵 아치스에 도착했다...
6시가 막 넘어서 VISITOR CENTER는 문을 닫았고...
공원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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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석양이 아름답다는 DELICATE ARCH를 뷰포인트에서라도 보려고 차를 몰았는데, 공원이 우찌 그렇게 넓은지...
급한 마음에 가도가도 끝이 없는데...
안타깝게도 가는 도중 해가 저물고 말았다...
 
그래서 급히 되돌아 나와
도로변에 있는 BALANCED ROCK이라도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 들어갈 때 해가 비치던 이곳 마저도 해가 진 후라 빛이 없어,
제 고유의 색감과 자테를 보여주지 못한다...
 
여기서 누구나 취한다는 포즈로 한방...(손바닥 위에 바위를 들고 있는 듯한 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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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직후의 BALANCED ROCK 부근을 파노라마로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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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스 국립공원 입구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숙소에 도착하니 저녁 7시...
 
항상 그랬지만,
저녁 7시에 도착하면 뭔가 여유가 있을 것 같은데,
저녁을 먹고 이것 저것 정리하다보면,
항상 11시를 넘겨 잠이 들곤 한다....
 
여기서 처음으로 2층방을 배정받았는데,
엘리베이터 없는 모텔 2층을 그 많은 짐을 들고 올라가는 것이 너무도 고역이었다..
호텔은 그럴 필요가 없지만,
모텔로 예약을 할 때는 가급적 1층으로 해달라고 특기사항에 요청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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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3일(토) - 4일차

ㅇ 4일차 일정 : ARCHES NP - MOKI DUGWAY - GOOSENECK SP - KAYENTA 숙소(MONUMENT VALLEY)

ㅇ 주행거리 : 230마일(누적 1,066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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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관광할 포인트가 세곳이나 되기 때문에 카메라가 가장 바쁜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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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가지고 있니?    으응?

없으면 여기서 물을 채우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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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VISITOR CENTER에서 시작한다...

아치스에서의 JUNIOR RANGER PROGRAM은 비교적 간단했다..

WORKBOOK을 완성하고, 아치스와 관련된 영화를 한편 보고, 트레일을 한곳 하면 된다...

VISITOR CENTER에 도착한 시간은 8시경....

 

영화는 매 30분 간격으로 상영된다고 하니,

우선 주차하기가 어렵다는 DELICATE ARCH TRAIL부터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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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번 들어가봤다고 풍경이 제법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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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E GOSSIPS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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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EP ROCK(정말 양처럼 생겼다..)도 지나서,

DELICATE ARCH TRAIL을 향해 무조건 전진...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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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ATE ARCH TRAIL 입구에 도착했다...

이 때 시간은 8시40분경...

다행히 주차공간은 많아 수월하게 주차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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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에 있는 WOLFE RANCH 앞을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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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대 말 여기서 아들과 함께 살았던 JOHN WOLFE라는 사람의 집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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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지나자마자 트레일 초입에서 길이 양갈래로 갈라지는데,

직진을 하면 트레일로 계속 가게되고,

'PETROGLYPHS'라고 씌여진 쪽으로 좌회전을 하면 암각화가 있는 곳으로 약간 둘러간다...

우리는 내려올 때 보기로하고 일단 직진...


TRAIL 얼마가지 않아 저 멀리 바위언덕길이 보이고 사람들이 점점이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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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앞으로 힘차게 전진...

가이드맵에는 DELICATE ARCH TRAIL이 2~3시간 코스라고 되어있었지만,

거리를 보니 2시간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출발 20분만에 우리도 드디어 바위언덕 입구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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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언덕 중간에 이르러 수빈이가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성빈이는 일부러 더 가파른 곳을 골라서 올라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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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쯤 걸었을까?

벌써 저 아래 트레일 입구와 주차장이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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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게 트레일 방향표시도 있다...

여기까지는 잘 따라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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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정표를 지나 트레일을 좀 더 올라오니,

웬 남자가 트레일에서 소변을 보고 있다...

무안할까봐 이걸 피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그 다음부터 길이 모호하다... 트레일이 맞는지 아닌지....

아무런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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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저 멀리 아치의 모습이 먼발치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반가운 마음에 아치만 바라보면서 성큼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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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눈앞이 확 트이면서....

내가 지금 화성에 있는 건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지.....

 

태어나서 단 한번도 이런 기이한 풍경을 본 적이 없다...

우리 가족 모두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아무 말없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까지 아이들 걸음으로도 45분 정도 소요되었으니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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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와서도 우리는 제대로된 트레일 코스를 벗어나 엉뚱한 방향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건너편 아치 바로 근처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걸 보고 우리도 저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여기서 우리 가족은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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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와 같은 타임에 올라온 두 팀이 더 있었는데...

한팀은 백인 남자(이 사람이 소변을 보고 있었다)

한팀은 노부부 한쌍....

 

이 남자도 우리처럼 건너편으로 갈 궁리를 하다가,

먼저 아래 사진의 노란색 선을 따라 성큼성큼 간다...

그냥 보기에도 경사가 70도 이상이고 높이도 30미터는 되어보이는데...

멀리서 보기에 별 어려움없이 잘 가는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딸을 데리고 건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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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데.....

시작 지점에서는 그럭저럭 한쪽발 폭 정도의 디딜곳이 있었는데,

빨간 동그라미 지점에 이르자,

그 폭이 너무 좁아져 발을 디딜 곳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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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라오던 와이프와 아들도 무서워서 도저히 못오겠다고 한다...

난 30초 정도 서서 고민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 땀이 흐르면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옆에서는 딸이 무섭다고 울기 시작하고....

여기서 정신을 잃으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단단히 다져먹고,

몸을 돌려 한발짝 한발짝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전까지 전혀 느끼지 못했던 극심한 두려움이 갑작스럽게 밀려왔다..

게다가,

수빈이도 몇 번 미끌어지려고 하면서 함께 내 몸도 중심을 잃을 뻔 했다...

여기서 사고나면 큰 일이라는 생각에 더욱 마음을 다져 먹고 천천히 천천히.....

무사히 빠져나왔다...

 

수빈이는 극심한 공포로 엄청나게 울고....

같은 공포를 느꼈던 나도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어른도 이런데 그 어린 것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지금은 이렇게 지나간 일인 것처럼 글을 쓰고 있지만,

이후 후유증으로 나는 그랜드캐년에서도 극심한 고소공포증에 시달리게 된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건너편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늘었다 줄었다... 안보였던 애들도 보이고...

그제서야.. 아... 이길이 아니라 다른 길이 있구나.... 하고 찾기 시작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우리의 이동경로를 찾아 구글을 검색해보니,

너무도 친절하게 'DELICATE ARCH TRAIL'이라고 길이 안내되어 있었고,

한번만 검색을 해 봤어도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래 지도를 보면,

노란색이 정상적인 트레일이고,

빨간 동그라미가 소변을 보던 곳...

우리가족은 거기서 파란길로 벗어났다가,

다시 30여분을 헤맨 끝에 정상 트레일로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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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번듯한  트레일을 놔두고 그 고생을 하다니...

다시 안정을 되찾은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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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으로 다시 만난 아치에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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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도착한 곳이라 그런지,

긴장이 풀어져 돌아가기가 싫었다..

마냥 머무르면서 사진을 찍고, 또 찍어댔다....

 

내려오기 직전에 절벽 중간에 윈도우가 하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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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DELICATE ARCH를 내려다 보는 풍경도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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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을 거의 다 내려와서,

아까 올라갈 때 생략했던 암각화가 있는 쪽으로 가니,

이런 암각화가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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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E ROCK ART'

1650년에서 1850년 사이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난 몇 천년전 선사시대 것인줄 알았다)..

훼손시 25만불의 벌금과(and !!!) 5년형을 받는다는 무시무시한 글귀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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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가족의 DELICATE ARCH TRAIL은 거의 3시간이 소요되었다...

트레일을 마친 시간이 11시 30분 경...

 

한시간 정도 아치스를 더 구경하고 ,

JUNIOR RANGER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parade of elephants....

마치 코끼리 수십마리가 퍼레이드를 하는 듯한 모습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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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WINDOW SECTION으로 갔다...

아치가 되기 직전 단계인 WINDOW가 큰 것이 두개 있는 곳...

멀리 보이는 것이 NORTH WINDOW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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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창문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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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WINDOW에서 SOUTH WINDOW쪽을 보고 파노라마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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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느덧 1시가 다가오고...

JUNIOR RANGER PROGRAM 중 하나인 1시반 영화를 보기위해 열심히 VISITOR CENTER쪽으로 나오고 있었는데,

들어갈 때 그냥 지나쳤던 PARK AVENUE의 웅장함이 우리 발길을 멈추게 한다...

잠깐 들어가서 보려고 했더니,

애들이 모두 곯아떨어져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애들만 차에 놔두면 안되겠기에..

와이프만 들어가서 사진 몇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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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OR CENTER에 와서

아치스와 캐년랜즈 국립공원의 역사에 대한 간단한 영화를 보고,

예쁜 RANGER에게 WORKBOOK을 제출했다..

이리저리 훑어보면서 몇가지 질문을 하는데,

어렵지 않게 대답할 수 있는 문제였고,

특히 상낭하고 부드럽게 질문해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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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머금고 지켜보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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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가 넘어서야 아치스를 떠날 수 있었고,

MOAB 시내를 통과하면서 네비를 검색해보니 마침 중국식당이 있어 찾아가봤다...

점심시간을 넘긴지라 손님은 두팀밖에 없었고,

부페식이었는데... 음식은 입에 별로 맞지 않았다...(별로 권하고 싶지 않음)

입구에 메뉴가 한글로 씌여진걸로 봐서,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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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나와 기름을 다시 넣고

다음 목적지인 MOKI DUGWAY를 향해 출발.... 3시 10분경...

 

KAYENTA로 내려오는 길은 191번 도로로 계속 내려오지 않고 오른쪽으로 꺽어서 MOKI DUGWAY를 들렀다가 GOOSENECK SP를 보고 내려오는 경로를 택했다...

 

해지기 전에 모두 볼 수 있어야 할텐데...

 

이런 지루하고 끝없는 길을 달려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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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있다 차타고 지나가면서 보게될 MEXICAN HAT 이정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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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질 것 같았던 평원이 순간 끝이나고,

MOKI DUGWAY 싸인이 나왔다... 아치스에서 2시간반 정도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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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에서 파노라마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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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비포장 고불고불한 길을 차로 내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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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차 따라서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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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기전에 GOOSENECK을 봐야하는데....

다시 여길 지나갈 일이 없는데...

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다...

 

GOOSENECK으로 가는 길에 접어드니 6시10분...

저 멀리 해가 지고 있다...

이 길끝에 '거위목'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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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

6시15분...

모압에서 점심먹고 출발해서 3시간 소요됐다...

MOKI DUGWAY에서는 20분 정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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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이어서 살짝 아쉬웠지만,

일부러 석양을 찍기 위해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는데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사진을 찍는다... 내가 언제 다시 이곳을 찾겠는가...

 

우리 애들은 언젠가 자신의 아이들과함께 여길 다시 찾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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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정도 사진찍고 감상을 하다 다시 마지막으로 KAYENTA 숙소를 향해 출발....

가는 길에 MONUMENT VALLEY를 지날 것이나,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지....

 

아직 해가 남아 MEXICAN HAT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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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만 해도,

KAYENTA로 넘어가면 한시간 버는 줄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좀 느긋하게 운전하고 있었다..(결국 나의 착각이었으며, MONUMENT VALLEY와 KAYENTA는 유타주와 같은 시간이었다)

 

차는 서쪽으로 질주하고 있었고,

MONUMENT VALLEY를 못미쳤을 무렵 석양이 지기 시작했다...

정면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운전을 하는데,

도저히 차를 멈추지 않을 수 없는 멋진 풍경이 연출되는 것이었다....

 

차를 멈추고,

우리 가족은 너나 할것 없이 모두 각자의 사진기로 순식간에 수십여장의 사진을 담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하늘 색깔이 마치 마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여기서 완전한 어둠이 내릴때까지 석양을 감상하고 다시 숙소를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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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먼트밸리를 지나기 직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그 유명한 길을 지나왔으나,

너무 어두워 사진도 한장 건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여행 출발하기 전에 일부러 영화를 구해서 그 장면만 애들에게 보여주었었는데...

내일 모뉴먼트 밸리를 오더라도 다시는 이 길을 못볼텐데....

 

바로 이런 사진을 원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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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경 KAYENTA 숙소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늘상 하는 것처럼 밥을 먹고....

잠에 빠져들었다..

 

점점 시차가 적응되어 운전하기가 한결 편해진 점이 좋았다..

 

오늘 하루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볼거리가 있었다...

 

우리 가족이 평생을 두고두고 얘기할 멋진 하루였다...

 

img_109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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