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Sausalito → Golden Gate Br. → Fishermen's Wharf → Chinatown → Union Square

주행거리 35마일 (56km)

숙소 Howard Johnson ($80.21)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맑은 새소리에 눈을 떴다. 주변이 온통 푸른 나무로 가득차 있어 아주 상큼한 기분이 든다. 1층에는 아침 일찍부터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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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남은 햇반으로 아침 식사를 하며 여러 사람들과 마주 쳤는데 하나같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식사를 하며 우리는 김과 그네들 반찬을 교환해 먹기도 하였다. 한 프랑스인은 지도를 펴놓고 열심히 여행일정을 짜고 있다. 다가가 좋은 계획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더니 오늘은 요세미티를 다녀올 예정이란다. 난 이미 다녀왔다고 하니까 반색을 하며 좋았냐고 물어본다.


또 다른 젊은이는 아들이 김을 줬더니 아주 맛있다며 금방 친해진다. 나이와 나라, 여행지 등 몇마디 주고 받더니 자기네 끼리 기념품을 주고 받는다. 아들은 준비해 간 기념품을, 캐나다에서 왔다는 그 친구는 꽤 괜찮아 보이는 야광 볼펜을 선뜻 건넨다.


 

해외여행을 하며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얘기를 주고 받으며 친해지려면 유스호스텔을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여행오기전 유스호스텔에서 최소한 3-4군데서 묵으려고 계획은 했지만, 항상 저녁시간이 촉박하여 들르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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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화장실은 여러사람이 항상 공동 사용하기 때문인지 우리네 화장실과 비슷하게 문에 안내문을 써 놓았는데, 그 표현방식이 직설적이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 지금까지 머리에 깊숙이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Paper comes from trees, Use only what you need."


또 하나 인상깊은 것은 유스호스텔이란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의외로 나이많은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또 할머니끼리도(3명) 자동차를 가지고 왔다. 그 할머니들을 보며 우리나라에서도 저렇게 나이들어 자유롭게 세계여행을 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이 모두의 희망이 돼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이제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가려면 먼저 금문교를 타야한다. 생각보다는 너무 일찍 금문교에 도착하여 뷰 포인트에 차를 세울까 하다 어제 충분히 봤으므로 그냥 지나쳤다. 어제 49마일 드라이브 도로를 익혀논 탓에 자연사 박물관을 지나 피셔맨스 와프까지는 쉽게 방향과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피셔맨스 와프의 상징물인 게가 그려진 탑을 찾아 그곳의 주차장으로 갔다. 아침시간이라 주차장은 아직 널널하다. 주차장에 들어가니 주차원이 차에서 그냥 내리란다. "무슨 소리야?" 의아한 표정으로 주차원의 얼굴을 쳐다보니, 발레파킹을 해준단다. 발레파킹을 전혀 할 필요가 없는 장소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발레파킹을 해주고 팁을 뜯어 내려는 모양이다. 라스베가스에서 발레파킹을 해본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맡겼을지도 모른다. 내가 직접하겠다고 얘기하고 주차했는데, 저쪽의 한 동양인은 발레파킹을 맡기고 있었다. 얼떨결에 맡긴건 아닐까?


차에서 내리니 바로 눈앞에 자전거 빌려 주는 곳이 보인다. 반가웠다. 그렇지 않아도 여행하는 동안 한번정도는 자전거를 타보고 싶었지만, 늘 시간이 부족해 타지 못했는데 잘됐다 싶었다. 자전거는 기본이 2시간 이상이고 1시간에 1인당 $12이다. 아저씨가 자전거 코스를 금문교, 금문공원 쪽으로 가르쳐 주는데 왕복 소요시간을 물어보니 최소 4시간 이상이 걸린단다. 우린 그리 여유롭지 못해 가까운 pier39 중심으로 1시간만 도는게 나을 듯 싶다. 자전거는 기어가 5단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아주 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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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일러준 반대 방향으로 출발, 조금 가니 Pier39가 나타난다. 이른 시간이지만 바다사자를 구경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벌써 많이들 몰려 있었고, 바다사자 들의 재미있는 움직임은 관광객들에게 즐거운 눈요깃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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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른쪽으로는 그 유명한 알카츠라 섬이 아주 가까이 보였고 조금 멀리는 금문교와 버클리, 소살리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알카츠라섬은 영화 빠삐용과 대탈주, The Rock의 배경이 됐고,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카포네가 수감됐던 곳이기도 하다. 한참을 구경하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오른쪽 부두로 쭉 도는데 고급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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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쪽에는 둥근 기둥모양의 코잇타워가 가까이 보였고 길거리에선 온몸에 페인팅을 한 흑인 3명이 각자 재밌는 포즈를 취하며 마네킹처럼 꼼짝하지 않고 서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만히 보니 그 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2을 내는 것이었다. 난 옆에서 그냥 도둑사진(?)만 한번 찍고 그냥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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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반납하기 위해 주차장 쪽으로 오는데 바로 앞에 이곳 명물인 바닷게 파는 가게가 쭉 늘어서 있다. 바닷게를 이용한 튀김등 많은 요리가 눈에 띄었고, 각 가게에는 벌써 많은 관광객들이 그 요리를 맛보고 있다. 우린 바닷게만을 파는 길거리 파라솔 의자에 앉아 바닷게를 맛보았는데 살이 많고 아주 맛있다.    


이젠 유니온 광장쪽에 차를 주차하고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케이블 카를 타고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한 다음 그곳에서 딤섬을 먹기로 했다. 유니온 광장에 도착하니 유니온 광장은 수리 중에 있었다. 바로 옆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보이지 않아 빈자리를 찾아 한참을 돌아 다녀야 했다. 겨우 주차를 해놓고 걸어서 케이블카 종점에 도착했는데, 방향 전환을 위해 그립맨들이 회전판(Grip)에 케이블카를 올려놓고 손으로 밀어 회전시키는 광경을 보려고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었고, 관광객들 사이에는 거지들 또한 눈에 많이 띄었다.  


우린 이곳에서 케이블 카를 타고 차이나 타운으로 이동하였다. 이미 먼저 탄 손님들이 난간에 매달리는 바람에 좋은 자리(?)를 놓쳤다. 진영이에게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케이블카 난간에 매달려보라고 하니 싫단다. 나중에 하는 얘기가 그렇게 차에 매달리면 안되는 줄로 알았단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생각만큼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재밌지도 않아 싱거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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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타운에 내려 걸어가는데 괜찮은 기념품이 있는 것 같아 잠깐 쇼핑을 하고, 주인에게 가장 유명한 딤섬장소를 물어 그곳으로 찾아갔다. 문앞에는 중국옷을 입은 한 아줌마가 손님을 끌기위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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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분위기가 썩 맘에 들지 않았다. 손님들은 테이블에서 조용히 음식을 먹는데 종업원들이 자기네끼리 얘기를 하는게 너무 시끄럽고 소란스럽다. 종업원들 테이블에 음식놓는 거 하며, 뭘 물어봐도 상냥한 미소는커녕 아주 무뚝뚝하다. 도대체 서비스 마인드가 전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원래 중국사람들 그러려니 하고 그냥 딤섬을 시켜 먹었다.


딤섬이란 우리말로 점심이란 것으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뜻한다. 어느 여행기에서 딤섬은 중국식 뷔페로 마치 코스요리 마냥 계속해서 음식이 나오고 나중엔 배불러 못먹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기대를 하고 갔는데 그게 아니었다. 점심 시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단일메뉴였고, 그걸 다먹고 나니 만두와 1가지 요리를 더 차례로 가지고 와 그걸 추가 주문해 먹는 것이었는데 계산은 별도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코스요리를 시켜보는 건데...


다 먹은 후 팁을 지불하지 않기로 맘먹고 계산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근데 이 아줌마 참으로 가관이다. 계산서를 가져와 테이블에 논다음 뒷짐을 지고 거만하게 서 우리쪽은 아랑곳하지 않고 카운터 쪽에 있는 사람과 뭐라고 계속 떠든다. 계산서에 팁은 적지 않고 그냥 음식값만 확인하고 싸인한 뒤 계산서와 신용카드를 내미니, 팁은 여기에 얼마를 적으라고 가리키며 한손은 여전히 뒷짐지고 배를 뚱 내밀고 있다. 난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아 못주겠다고 하자 첨엔 이 아줌마 내가 팁을 모르는 동양인으로 생각했나보다. 다시한번 팁란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얼마를 쓰란다. 난 점잖게 다시한번 얘기했다. "팁줄 생각없다. 왜냐하면 당신네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으니까".


그제서야 알아듣고 계산서를 나꿔채듯 들고 카운터에가서 우리쪽을 곁눈질하며 자기네끼리 뭐라고 또 큰소리로 떠든다. 식당문을 나서면서도 맘이 편치 않았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와 수준은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야에서 'made in china'가 휩쓸고, 세계인을 상대로 장사(특히 음식)를 잘하는 것을 보면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그네들이 장사 수완이 뛰어나 장사를 잘한다고 하지만, 글로벌화된 요즘 세상에 서비스 수준이 저렇게 형편없는데... 그들 제품의 질과 가격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서인가? 아님 상대적으로 우리가 너무 노력을 안하고 있는 걸까? 그러고 보니 라스베가스, 샌디에고, LA에 있는 한인타운의 식사메뉴는 한국의 그것과 똑같았고, 거의 한국인만을 상대로 장사하고 있었다. 관광지 어디를 가도 세계인을 상대로 메뉴를 개발하여 장사를 잘하고 있는 일본인, 중국인, 멕시코인 들과 비교가 되는 것 같아 씁쓸했다.


차이나 타운을 나와 이번엔 케이블카를 타지않고 걸어서 유니온 광장쪽 쇼핑센타로 되돌아 왔다.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아직 챙기지 못한 선물을 골라야 한다. 쇼핑센타에 들렀는데 많은 매장을 돌아보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같다. 백화점식의 이런 곳 보다는 피셔맨스 와프 근처의 기프트 샵을 들르는게 나을 것 같아 다시 나왔다. 나오는 길에 비지터센터에 들러 무료지도와 정보를 챙겼다.

피셔맨스 와프 주변의 도로에 무료 주차하고 도로변에 늘어선 기프트 샵,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2시간 정도를 쇼핑했다. 너무 비싸고 대부분 made in china가 차지하고 있다.

 

쇼핑을 하다 저녁은 IN&Out에서 햄버거로 해결했다. 이곳의 햄버거가 아주 맛있다는 얘길 들은바 있기 때문이다. 식사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트윈픽스를 들러 보려고 했으나,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저녁이 되면서 바람이 매우 세차게 불어 거리에 관광객들이 많이 줄어 들었고, 바람이 세차 트윈픽스에 가면 너무 추울 것 같다. 내일 렌트카 반납을 8시 30까지 해야 하므로 숙소는 쿠폰 북에 나와있는 공항근처의 모텔을 찾아 그곳에서 짐과 선물을 정리해야 한다. 아쉬움을 달래며 5S를 타고 공항근처의 숙소에 9:30에 도착했다. 아마 여행기간중 숙소에 가장 일찍 들어가는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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