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005년 5월 27일(금)-여행 10일째

오늘의 주요 코스: 라스베가스 (유타주 Zion Canyon 옆 Hurricane의 모텔6에서 숙박)

후배 **랑 아침 8시에 어제 저녁때 약속한 식당 앞에서 만나기로 해서 일찍 일어났다.  OO누님 댁에 머무는 동안 아침 저녁마다 차에서 짐을 빼고 아침에 다시 정리해서 차에 꾸역꾸역 챙기는 힘들고 시간만 잡아먹는 반복적인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수 있어서 참 좋았는데, 오늘은 떠나는 날이어서 그 힘든 일을 다시 했다.  
다행이 다혜가 7시 50분쯤에 깨줘서 잠자고 있는 녀석을 데리고 가지 않아도 됐었다.  
어젯 밤에 우리 가족의 빨래감의 세탁을 OO누님께 맡겼는데, 아침에 뽀송뽀송하게 마른 세탁물들을 가지고 왔다.  냉장고에서 맛있는 된장이라며 꺼내서 큰 병에 있는 한 통을 다 싸 주셨다.  차에 짐을 다 실은 다음에 어젯 밤에 쓴 감사카드를 누님께 전달하고 출발하려는데, 가다가 맛있는 밥 사먹으라고 밥값을 챙겨 주셨다.  몇일 신세진 것도 고맙고 미안한데, 이렇게까지..  결국 잘 받아서 이것으로 오늘 라스베가스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후배 **랑 만나서 나와 **는 육개장 해장국을 먹었고, 다혜 엄마와 다혜는 해물죽으로 정말 맛있게 식사했다.  아침에 밥으로 채우니 하루가 든든할 것 같았다.  식사 마치고 나니 9시 조금 넘었는데, **가 지금 출발하면 아직도 막히니까 차 한잔 마시고 가자고 해서 가까이에 있는 커피숍에서 얘기하며 커피 한 잔씩 마시고 서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출발하려는데, **가 여행 중 차 속에서 먹을 간식과 음료수를 사서 미리 봉투에 담아왔는데 그걸 전해주며 역시 밥값을 주는거다.  지난 월요일 저녁때도 식사를 사줬는데, 이렇게 떠나는 날에도 파사데나에서 6시 반에 집에서 출발해서 오렌지 카운티까지 내려와 밥사준 것만도 정말로 눈물나게 고마운 일인데, 유학생 부부가 이렇게.. 정말로 시애틀에 이어 여기 LA에서도 몇 일 머물며 진실한 사랑의 교제가 무엇인가를 또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9시 50분에 드디어 라스베가스를 향해서 LA를 출발했다.
LA외곽도로를 이용해서 라스베가스로 이동하는 길은 러시아워가 끝나서 그런지 그럭저럭 흘러갔다.  LA를 빠져나와 외곽으로 몇 십분 나가니까 베스토우(Bestow)를 가기 한참 전부터 이미 고속도로 좌우 양편에는 사막화된 지역이 나타났다.  나는 네바다주에 들어가야 사막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미 캘리포니아 남동쪽에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베스토우 지날 때 다혜랑 다혜엄마가 모두 자고 있어서 개스를 넣지 않고 지났는데, 개스가 거의 떨어져 가서 그 이후에 들렀던 곳의 가격이 사막 가운데 있다고 제일 싼 레귤러 개스 가격이 갤런당 $3.25이나 됐다.  이건 너무한 가격이었다.  다른 곳의 싼 주유소가 $2.25하는 곳도 봤었는데, 갤런당 $1이나 더 비싸다니..  고민하다가 ‘도둑놈’이라고 욕하며 차돌려서 다시 나갔다. 지도상에 보니 곧 마을이 나와서 주유소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10분쯤 더 가니까 조금 더 큰 마을이 나오고 여러 개의 주유소가 있어서 갤런당 $2.95에 가득 채워넣었다.  이쪽 지역은 장난이 아니게 비싸다.  미국 내에서 개스값이 가장 비싸다는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지나며 그 곳들에서도 $2.39~2.59 정도에 모두 해결할 수 있었는데.. 어쨋거나 내 차를 산 이후로 처음 한번에 $40을 넘게 넣어봤다.

비싸게 넣었거나 어쨌든 역시 외곽의 시골지역을 다닐 때는 차에 개스가 가득차 있어야 든든하고 안심이 된다.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미리 여행 전에 입수했던 자료를 통해서 라스베가스의 무료쇼에 관련된 정보를 보니 낮에는 거의 쇼가 없지만, 벨라지오 호텔에서 매시 정각과 30분에 분수쇼를 한단다.  다혜가 분수를 참 좋아하는데, 꼭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벨라지오 호텔에 들어가서 먼저 부페로 갔다.  라스베가스에 가면 식사는 꼭 호텔부페에 가서 먹는게 남는 거란다.  왜냐면 사람들 카지노 해서 돈 잃고 하니, 부담없이 식사라도 싸고 배부르게 먹으라고 하는건지 어쩐지 엄청나게 싸게 이용할 수 있단다.  사람들이 하도 그런말을 많이 해서 정말 몇 달러에 호텔부페를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기나긴 카지노의 홀을 지나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보니까 오늘부터 메모리얼 데이 연휴라고 가격이 달라서 한 사람당 $17이나 한다. Tax까지 하니까 $38정도 나왔다.  거기에 갔을 때가 이미 오후 두시 반도 넘기도 했고, 떠나올 때 받은 밥값도 있고 해서 여행 중 가장 부르조아틱한 호텔 부페를 먹었다.
다혜는 LA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오는 가운데 3시간 정도나 충분히 자고 나서 그런지 기분이 아주 좋다.  잘 자고 나서 몸의 컨디션이 좋은 데다가 맛있는 부페로 입을 즐겁게 하고, 멋진 최고급 호텔의 휘황찬란한 곳에 있으니 이 꼬마녀석이 신나지 않을 수 있을까?
시간이 너무 지체 됐는데, 분수쇼를 4시 타임의 것도 보지 못하면 더 지체될 것 같아서 서둘러 분수쇼가 벌어지고 있는 이 호텔의 큰 호수로 나갔다.  긴쪽의 직경이 200m 쯤 되는 호수에서는 셀린 디옹이 부른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에 맞춰서 호수 전체를 이용한 멋진 분수쇼가 펼쳐진다.   다혜는 이 멋지고 스펙타클한 장관에 또 넋을 잃고 바라보며 좋아한다.  눈과 귀는 참 즐겁지만, 그 밖의 다른 감각기관들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푹푹찌는 열기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볓에 곤욕을 치뤘다.

사실 라스베가스가 참 멋지다고 해서 낮에라도 잠시 들렀다 가는 코스를 잡은 것인데, 막상 ‘라스베가스 스트립’이라고 부르는 호텔이 밀집되어 있는 이 거리에 와보니 호텔들의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고 그 자체가 커다란 볼거리였다. 그래서 스트립의 중심도로를 차타고 한번 왕복하며 이것저것 신기해 했고 차타고 지나가면서 멋진 호텔들을 사진찍었다.

그 중에서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피라미드로 만들어진 호텔인데 앞에 커다란 스핑크스가 떡 버티고 서 있었고, 커다랗게 만들어 놓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건물을 뚫고 반쯤 튀어나와 있는 모습, 그리고 런던호텔은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을 중심으로 한 스카이라인을 구성하는 빌딩들로 꾸며놓았다.  그리고 MGM은 입구에 커다란 황금사자를, 그리고 에펠타워 레스토랑은 실물과 비슷하게 만들어 놓은 그 타워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엄청난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이 거리를 한 바퀴 도는데 너무 차가 막혀서 1시간이나 걸렸다.  그래서 오늘 밤 우리가 머물게 될 숙소를 향해 5시 25분에 드디어 I-15번 고속도로로 접어 들어서 자이언(Zion)국립공원을 향해 나갔다.
오늘 새롭게 깨달은 사실 하나는 다혜가 뻥튀기를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것이다. 물론 죠리퐁도 좋아해서 LA의 한인마켓에서 샀었지만, 다혜 엄마가 차타고 가면서 본인이 심심풀이로 먹으려고 산 것을 다혜가 엄마아빠는 거의 터치도 하지 못하게 하며 혼자서 즐기는 거다.

오늘은 처음으로 하루에 4개 주를 넘나든 날이다. 처음에 캘리포니아주를 출발해서, 네바다 주에서 라스베가스에 들렀었고, 유타주 자이언 국립공원 입구의 마을에 머물기 위해 가는 15번 고속도로가 중간에 아리조나 주를 일부 통과해서  유타주로 들어갔기에 아리조나 주와 유타주를 함께 거쳤다.

라스베가스를 출발해 숙소로 오는 중간에 정말 많이 졸렸다.  사실 전 날 카드까지 쓰고 나니 2시 반이나 되었었다.  그런데 푹푹찌는 날씨에 졸려오는 눈꺼풀 속에서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든 것이 있었다.  라스베가스를 지나 St. George까지 가는 고속도로에 1마일 정도쯤 되는 간격으로 여기 저기에 타이어가 터져버려서 갈기갈기 찢겨진 타이어 조각들이 버려진게 즐비하게 널려져 있었다.  너무 날씨가 뜨겁기에 달궈져서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도로위를 대부분의 차들이 80마일 이상으로 내달리고 있으니 상태가 안좋은 타이어들은 견디지 못하고 터져 버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터진 타이어들을 보면서 두려워서 속도를 줄인게 시속 70~75마일(시속 110~120km) 정도 됐었는데, 심지어는 트럭들도 나를 다 추월해 가는 거다.

아리조나 주를 살짝 걸쳐 지나와서 유타 주로 들어와 St. George를 지나 Hurricane 에 와서 모텔6에 머물었다.  Rest Area에서 구한 모텔할인 쿠폰으로 잡았는데, 다행이 AAA보험카드가 여기서도 효과를 발휘해서 추가로 숙박비를 10%나 또 할인을 받았다. 다른 곳에서는 거의 안해주던데..(할인쿠폰이 제일 할인폭이 크다고 그것만 해줌).

다혜 엄마가 밥하는 사이에 나는 다혜랑 샤워했고, 씻고 나서 침대 위에서 다혜랑 장난치는데 다혜가 정말로 즐거워한다.  한동안 아빠랑 떨어져 있어서 이렇게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하지 못했기에 오늘 저녁때는 내가 일부러 말도 태워주고 배에 태워주니 내 양 팔을 잡고 노를 젓는다며 즐겁게 논다.  하여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혜 엄마가 만들어준 저녁밥을 맛있게 먹었다.  비록 9시가 다 되어 먹은 것이지만 정말 꿀맛이었다.  유타주로 넘어오면서 타임라인을 넘었기에 1시간이 더 빨라서 밥먹고 나니 여기 시계로는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 모텔에 체크인 할 때 물어보니까 여기에서는 무선 인터넷이 된다고 해서 시도했는데 정말 느리고 중간에 자주 끊어졌다.  그래서 겨우 메일과 싸이의 홈피를 확인하는 수준 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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