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달빛에 비친 하프돔을 보신적이 있나요 ?

2003.09.22 06:34

podori 조회 수:3544 추천:90

안녕하세요. 먼저 주인장을 비롯하여 baby를 비롯한 도움을 주신분들에게 많은 감사를 드립니다.
시차적응이 안되어 새벽 2시부터 뒤척거리다 그냥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제 밀린일을 해야 할것 같아 한동안 잠수해야 할것 같기에 미리 몇자 적어 봅니다

- 여행 일정은 9. 8 (월)10:20분에 출국해서 9.20 20:00에 인천에 도착했습니다.
- 먼저 여행 경로는 인천 -> 로스엔젤레스 -> 라스베가스 -> 샌프란시스코 -> 로스엔젤레스 -> 인천 입니다.
- 여행 인원은 부모님과 저희가족 4명, 6명이었습니다. 6명이란 숫자가 여행에는 상대적으로 불편한 숫자란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일단 자동차를 밴으로 해야하고, 숙소도 꼭 2개씩 예약해야 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조금 부담이지만,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챙기는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운것 같습니다.

가장 힘든것은 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담당의사와 주변사람들(효도한다고 하다 초상치를일 있냐고)이 모두 여행을 만류한 상태라, 가장 오랫동안 고민했던 것 중에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건강이 좋을 때 다녀오시지 못하면 앞으로 정말 여행이 힘들 것 같아서 강행하기로 했는데, 다행히 건강하게 잘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 처음 시차적응에서 조금 힘들었지만 그 이후 정상을 찾으셨고, 특히 시월드와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는 하루 종일 상당한 거리를 걸어 다녔는데 별로 지친기색이 없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식사를 정시에 그리고 밥과 국을 드셔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고 집사람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저와 집사람은 밥하고 운전한 것 밖에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 원래 그럴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현실에 부딪혀 보니 정말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흐른 후 많은 얘기를 할 수 있는 추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자동차 렌트는 드림링스를 이용했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대다 서비스에 별 문제가 없었던것 같습니다. 또한 드림링스를 이용할 경우 개스를 FULL로 채우지 않고 사용하던대로 반납할 수 있습니다. 잘만 이용하면 이도 5,60달러 절약 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 자동차 렌트시 허츠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허츠를 강력히 추천하는 이유는 단 하나 입니다. 자동차에 네버로스트란 GPS시스템이 있습니다. 몇 년전 여행에서는 지도책 2권을 사서 미리 여행지를 선택한 다음 일일이 도로명칭을 기록하거나 아니면 외워서 찾아 다녔는데, 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정말 편한 것 같았습니다. 혼자나 편한 여행이라면 모르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하는 여행이고 운전중에 표지판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2주간 지불한 사용료 80불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가끔 오류정보가 나오는 경향(샌프란시스코에서 버클리대학 위치가 틀려 엉뚱한곳에서 헤맨적이 있고, 오클랜드로 갈 때 자동차가 바다 한가운데로 헤엄쳐 간적이 있음)이 있으므로 미리 지도를 확인하시고 기본적인 진행방향의 도로명을 생각하신다음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시면 조금더 편리하게 이용하실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도 네이게이션을 쓰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미리 2마일 전에서 사전정보가 나오고또 1마일, 05마일, 차로변경위치에 가서 또 알려 줍니다. 처음에 조금 헤맨 것이 있는데, 좌회전시 바로 좌회하는곳이 있고 인터체인지의 경우 우회전해서 좌회전 하는곳이 있는데(시내도로의 경우 도로가 인접한곳에 진출입로가 많기 때문에 거리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이런곳도 도로명과 좌측, 우측으로 화살표가 나옵니다. 따라서 도로명이 디스플레이 되는곳의 화살표를 잘 보시고 차로를 변경하셔서 진행하시면 어려운점이 없으며, 또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길에 대한 사전정보도 제공됩니다.(별로 쓸일이 없을 것 같음)

그리고 운전하다보면 출발시 목적지를 설정하여야 하는데, 위치를 찾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따라서 시간이 있을때 미리 다 찾아놓으시고 나중에 내가 찾아보았던 정보를 다시 찾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진행방향의 위치(황색실선으로 표시)를 벗어날 경우 네비게이션이 스스로 설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닐 경우 다시 위치를 찾으라고 조작하면 됩니다.

하여간 저의 경우 집사람이 움직이는 네비게이션이라고 할 만큼 길 찾는데는 귀재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그런데도 도로에 대해 신경을 많이 안 써도 된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단지 안 좋은 점이 있다면 경제적으로 돈이 들어간다는 것과 도로에 대한 공부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 여행중 상세정보는 시간이 나는데로(사실 시간이 안날 것 같아요, 손놓고 잠수하면 기약을 못할 것 같아서......) 올리겠지만, 참고적으로 로스엔젤레스 그린피스파크 천문대는 공사중으로 관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몇 년전 갔을때 올라가던 길은 폐쇄했고 일방통행으로 내려오던길을 이용해 양쪽으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요세미티에서 였습니다.
사실 부지런히 갔지만 너무 늦게 도착했습니다. 라스베가스를 8:20분에 출발, I-95 도로를 이용해 요세미티로 진입했는데 이때 시간이 16:00이었습니다. 원래 Bisjop에서 자거나 아니면 일부만 보고 다른곳에서 숙박을 한 후 다시 들어가서 남은 곳을 다 볼려고 했는데, 원래 여행이 계획대로 안되듯이, 16:00에 진입하여 벨리에 도착했을때는 18:30을 넘어서고 있었고 벨리에는 폭포에 물이 없어 하나도 볼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하프돔을 촬영(일몰 시간에 맞추어)하려고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있었는데 잠깐 사진만 찍고 그랜셜포인트로 향했습니다. 시간상으로 무리(해서 안되지만 정말 과속했음)였지만 도착했을때는 이미 해가 넘어간 19:40분이 다 되었습니다.

이미 어둠이 깔려 어둠속에서 희미한 하프돔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어둠이 완전히 덮히고 난다음 세상에 그렇게 많은 별들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불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곳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아버님이 제안을 하셨습니다. 너무 늦었으니 차에서 그냥 한번 자보자고 ......

다들 동의했습니다. 어차피 호텔 예약해 놓지도 않았고 호텔을 잡는다 해도 인근 도시를 이용하면 1시간여이상 벗어나야 하고 색다른 재미도 있을 것 같아 저역시 동의

다행히 우리 말고도 30여대의 차들이 있고 아마추어 사진사들이 사진찍기 위해 많이 와 있어 자는데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한시간여 지나니 달이 떠오르고 달빛아래 보는 하프돔은 아까 어둠속에 깔리던 하프돔과는 또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달빛과 어둠이 묘하게 조화되어 비춰지는 경치는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고요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적막감으로 바뀌어 갈 때 쯤 집사람과 둘이서 하프돔 구경을 하다가 차에 돌아와 보니 황당하게도 우리차외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고민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곰이 나온다면.....(차에 음식물이 있으므로)

분위기 보다는 안전이 우선일 것 같아 23:00경 와우나 호텔로 이동을 했는데 네비게이션이 또 엉뚱한 곳을 가르쳐 와우나 계곡쪽(red wood)으로 안내했습니다. 마침 동네가 있어 그곳에서 차를 세우고 잤는데, 다음날 모두들 호텔에서 잔 것보다 더 편하고 좋은 밤이었다고 얘기합니다. 아마 산림속이라 그래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치면서
“젊었을땐 여행으로 살고 늙었을땐 추억으로 산다” 라는 글을 참 좋아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갔던곳에 왜 또 여행을 가냐고 하는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이란 10대, 20대, 30대, 40대에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계절에 따라 다르고, 하물며 내 마음상태에 따라서도 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건강이 좋지 않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다니는 것이 정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하라고 하면 지금은 자신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고마워해 하시고 정말 자식으로서 오랫동안 생각했던일에 대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것에 대해 가슴 뿌듯한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다시 생각하기도 싫을 만큼 힘들었던 이 여행이 가장 기억에 오래남을 아름다운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시고요. 출근준비 해야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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