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2002년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관람기

2002.10.18 00:18

baby 조회 수:7396 추천:95



2002년 메이져리그 올스타전 관람기

제가 그동안 많은 미국출장과 또 자동차 여행길에 참으로 많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야구경기를 본 적이 있었지만 ‘꿈의 구연’이라고 하는 올스타전은 한번도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늘 생각은 있었지만 국내에서 현지 표구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던중 지난 5월말 홍콩 출장길에 호텔로비에서 우연히도 잘아는 친구같은 미국인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미국 쥬얼리회사의 바이어들인데 그때가지 비록 거래는 한번도 없었지만 제가 알고 지낸진 5년 정도 됩니다. 일년에 두세번 정도 만나 밥도 같이 먹고 저녁엔 맥주도 한잔씩 하고요. 그날밤에 호텔 바에서 제가 말하길 “월드컵 끝나면 미국가서 올스타전 한번 봤으면 좋겠다.”라고 얘기 하니까 그중에 한명이 불쑥 자기와 같이 가자고 말하는거 아니겠습니까!! 헉! 이렇게 기쁠수가!! 럴수럴수 이럴수가!!

그사람 이름은 스티브(Steve)인데 그때가 자기 휴가기간이고 동생집이 시카고(Chicago)에 있으니 만나서 같이 가자는거죠^^. 원래 스티브의 집은 뉴욕 근처인데 여름 휴가땐 동생집에 한번씩 간다고 했습니다. 전 너무 기뻐 굳게 약속을 하고 헤어져 귀국한 후 서로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약속을 다졌답니다.

이윽고 찬란했던 월드컵이 다 끝나고 지난 7월5일(이하 현지시간) 부산을 떠나 동경을 경유하여 7월6일에 LA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현지에서 보석감정사로 활동하시는 지인의 댁에서 하루를 지낸후 7일 UA항공을 이용해 오후에 시카고 오헤어(O'hare) 공항에 도착하여 마중나온 스티브와 스티브애들을 만났습니다. 사람좋아 보이는 외모를 가진 스티브란 분은 미국나이로 34세에 애들은 아들만 둘을 두었는데 큰애가 9살, 작은애가 7살이라고 하더군요.

짐을 찾아 주차장에 가보니 벤츠(Mercedes S320)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조수석에 올라타구 출발해서 스티브 동생집으로 가서 동생과 그가족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후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근데 이 집은 손님들이 와서 자고 갈수도 있게끔 본채와 떨어져 있는 별채(Guest House)가 있는 으리으리한 집이더군요. 그동생이 부동산회사에 다닌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돈을 그렇게 잘 버는지 주차장에 보니 BMW X5 와 BMW 745i 가 한대씩 떠~억하니 자리잡고 있더라구요. 식사를 다하고 어디 나가볼까 하다가 공항에서 무거운 짐들고 줄서고, 검색받고 해서인지 몰라도 너무 피곤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토스트와 커피로 식사를 마치고 링컨공원을 들렀다가 미시건호숫가에서 사람구경도 하고 유람선도 타고 하다 오후에 밀워키(Milwaukee)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저와 스티브는 따로 둘만 스티브가 운전하는 메르세데스에 타고 나머지 가족들(7명)은 다른 두차에 나눠타고 출발 하였습니다. 저와 스티브는 담배를 피우기땜에 둘이서만 같은 차를 타고 애들과 부인들은 다른 차에 타고 가게하구선 느긋하게 담배 한대씩 피워가며 밀워키로 출발!! 오~~예!!

100마일 정도 떨어진 곳이니 2시간도 안되어 밀워키에 도착을 한답니다. 제가 수년만에 ‘메이져리그 올스타전 관람’이란 목적을 가지고 이 도시를 다시 방문하게 될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는데 기분은 최고더군요.^^ 힐튼 호텔(Hilton Milwaukee River)에 여장을 푸는데 식구가 많아서 그런지 시간이 꽤 걸리데요. 전 한순간이라도 빨리 야구장에 가고 싶어 죽겠는데 속으로 빨리빨리를 외치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곧이어 야구장에 도착했는데 “와~~~밀러 파크(Miller Park) 직이네”촌놈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나옵디다. 햇살처럼 잘라논 잔듸하며 수많은 인파들, 눈구경을 잠시하다 자리로 갔는데 이 스티브가 기특하게도 ‘클럽(Club) 좌석’을 예매를 해 놨지 뭡니까. 왜 그런자리 있잖아요. 방처럼 생겨가지고 밥도 먹고 하는 그런 방 같은 구조로 된 좌석 말입니다. 신분증 확인후 클럽 내로 들어가니 시원한 전망과 함께 잘 꾸며진 식탁도 있고 웨이트레스가 마실거도 가져다 주더라고요.^^

저는 미국에서 주로 혼자 야구구경을 다녀서 그런자리는 첨 가봤습니다. 먹거리도 줄서서 기다리다 사서 접시에 담아와서 먹곤 했는데 메뉴판 보고 앉아서 밥시키니 밥도 갖다주고^^ 참 좋데요. 첨 해본 경험이었습니다. 수 많은 유명선수들이 배팅연습을 하고 있는데 그런 선수들을 한자리에서 한꺼번에 다보긴 이런 올스타전이 아니면 어렵겠더라구요. 스티브 아들녀석과 관중석 맨 아래까지 내려가 선수들 가까이서 구경도하고 사인해주는 모습도 쳐다보고 하다 다시 3층으로 올라와 시원한 밀러 라이트(Miller Lite) 맥주를 한잔씩 하면서 이어 벌어진 홈런더비를 관전했습니다.

특히나 홈팀인 브루워스(Milwaukee Brewers) 소속인 리치 섹슨(Richie Sexson) 선수의 한방씩이 터져 나올땐 박수함성소리가 터져 나가더군요. 그 유명한 베리 본즈(Barry Bonds)도 두개 밖에 못치고..준결승에 오른 새미 소사(Sammy Sosa)! 저도 수많은 홈런을 보아왔지만 그런 무시무시한(?) 홈런은 첨 봤습니다. 500피트를 넘어가는 말그대로 진짜 장쾌한 홈런! 두어개는 외야구장을 넘어 장외로 날아가는 엄청난 홈런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겠더라구요. 비록 잘치라고 던져주는 공이지만 한명의 야구팬으로써 그런 홈런을 현장에서 지켜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저는 진짜 복 받은 놈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결승에선 제이슨 지암비(Jason Giambi)에게 무릎을 꿇고 말더군요. 멀리 날아간 거리로 친다면 새미가 챔피언이 되었을건데. 홈런 더비가 열리기 하루전엔 이구장에서 ‘퓨처스 게임(Futures Game: 신인 유망주들을 모아놓고 미국출신과 비미국출신들로 나눠 벌리는 시합)’이 열렸답니다. 이 경기에 우리나라의 최희섭,송승준,추신수선수가 월드팀에서 뛰었답니다. 결과는 월드팀이 USA 팀을 5:1로 이겼다는 화면이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전 이게임은 보지 못했고 홈런더비와 다음날 벌어진 올스타전 본게임만 관전 하였습니다.

게임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와 스티브와 스티브동생부부와 시내의 한 바에 나가서 술을 한잔씩 더 했습니다. 이자리에서 제가 스카치 죠니워커 블랙라벨을 한병 주문하여 잔을 채운후 맥주잔에 퐁당 빠뜨리는 클래식한 폭탄주를 제조해 돌렸는데 스티브동생은 첨보는 거라며 신기하게 보면서 꿀꺽꿀꺽 잘도 마시데요.^^ 두어시간 놀다가 남은 술은 들고 호텔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튿날 일찍 일어나 시내 관광을 조금한 후 오후엔 다시 야구장으로 가서 이번엔 3루베이스 근처 내야석에 자리를 잡고 먹고 마시며 열심히 올스타전을 관전하였습니다. 배리 본즈의 홈런성 타구를 토리 헌터(Torii Hunter)가 이름 그대로 사냥꾼처럼 펜스를 올라타며 점프해서 잡아내는 모습은 가히 ‘메이저’다웠습니다.

애들과 부인들은 일찍 호텔로 돌아가고 스티브와 둘만 남아 계속 관전을 하였습니다. 게임전 선수 소개시에 본 쬐끄만 김병현은 언제쯤 등판하나 지켜보며 기다리는차에 7회쯤에 올라 오더군요. 그에 대한 저의 자랑을 계속해서 들어왔던 스티브가 저보다 더 우렁찬 박수로 BK를 환영했지만 “으이구~~환장하겄네!!" 작년 피닉스의 뱅크원볼파크에서 본 그의 늠름한 모습은 다 어디가고 연이어 안타를 두들겨 맞더군요.

게임은 연장 11회까지 치달았으나 선수들을 다 소비해버려 양팀 감독 합의하에 7:7이란 재미난 스코어로 무승부를 이루고 끝났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3시간 20분 가량 밖에 걸리지 않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방에서 스티브와 어제 마시다 남은 술을 마져 비우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일찍 호텔을 나와 다시 시카고로 돌아오는 길에 가볍게 브런치를 하고 시카고에 도착하였습니다. 며칠간 머물며 자기네들과 골프도 치고 푹 쉬다 가라는 스티브와 그가족들을 뒤로하고 그의 동생집에서 풀어논 짐을 다시 챙긴후 공항으로 가서 오레곤주 포틀랜드(Portland)에 있는 친구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스티브완 다가오는 11월에 홍콩에서 다시 만날것을 기약하며.

살다보니 외국에서 일하다 사귄 친구와 3국에서 우연히 만나 농담처럼 하는 얘기가 현실이 되어 먼 미국땅에서 다시 만나 그들의 친절한 배려로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시간을 가졌다는게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저의 분에 넘치는 호의와 정성을 가득받고. 또 언제 그런 기회가 오겠습니까.

스티브 그 친구가 비싼 돈들여 호텔방 잡아주고 야구장 표도 구해주고, 모르긴 몰라도 비용이 꽤 나왔을텐데 고마울 따름입니다. 제가 야구장에서 야구 구경하다 살짝 나와서 구내 가게에 들러 애들 티셔츠 몇장 사다주니 넘넘 좋아 하더군요. 금액으로 따지면 제가 받은 호의에 턱없이 적지만 그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 또한 기분 좋아지더라구요..그리고 그들 부인들에겐 면세점에선 미리 구입해든 쬐끄만 지갑을 하나씩 선물하였습니다. 스티브에겐 아무 선물 없이 굳은 악수와 함께 담에 홍콩에서 찐하게 술한잔 하자는 말만 남기고 돌아섰습니다.

이제 낼모레면 월드시리즈가 열릴텐데, 샌프란시스코의 펙벨파크랑 애너하임의 에디슨필드..또 가고 싶네요.^^ 특히 두곳다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곳인데. 자기팀 선수가 홈런이라도 치면 여지없이 외야에서 불꽃축포가 터지는 에디슨 인터내셔널 필드!! 여러분들도 그곳에 가실일이 있으시면 한번 들러 보시길 바랍니다.

다 쓰고 나니 뭐 정보는 별로 없고 제 자랑(?) 비슷한 여행기가 되었네요. 죄송합니다. 요즘처럼 다들 어렵다고 하시는데 철없이 야구나 보러 다니는 팔자좋는 놈처럼 되버려서 말이죠. 여러분들도 모쪼록 사실때 여유를 가지시고 사시길 바랍니다. 어려운 일도 쉽게 생각 잡수시고 울적한 일도 확!! 걷어 부치시고 말입니다. 저도 평소엔 조그마한 희망을 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 간답니다. 일도 노는것도 다 열심히 !!! 글이 두서없이 되버려 죄송합니다. 끝으로 이런 글을 쓸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신 홈지기님에게도 감사 말씀 올립니다. 그럼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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