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말 부터 준비했으니 이제 7개월째가 되었습니다. 정말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시간이 후딱 간다는 말이 딱 맞는거 같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가늠도 안됩니다 ㅋㅋ. 


그랜드캐년 여행은 집사람의 오랜 판타지였습니다. 10년전부터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동안은 먹고 사는일에 시간을 쏟다보니 그럴만한 여유도 생기지 못했습니다. 집사람이 그동안 너무 많은 고생을 해서 그 이야기를 다 적으면 소설책 한 두권은 나올겁니다. 이제 어느정도 여유가 생겨 그랜드캐년 여행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개 무량하죠..


애초엔 스케일 크게 LA로 들어가서 샌프란시스코로 나온다는 구상을 했습니다.  LA에서 차를 빌려 라스베가스로 향하고 그다음 그랜드캐년을 다녀온뒤 샌프란으로 가서 며칠 놀다가 귀국하는게 어떨까 싶었던거죠. 사실은 그랜드 서클이라는게 있는지도 모르고 라스베가스에서 1박2일로 그랜드 캐년 다녀오면 끝인줄 알았습니다. 여기 사이트에 와서 여러가지 기행기를 보다보니 콜롬부스의 신항로가 열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랜드서클을 돌아야겠구나 라고 생각하니 LA와 SF의 일정이 쓸떼 없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냥 라스베가스로 바로 가서 그랜드서클을 돌고 다시 라스베가스에서 바로 집으로 오는 그런 일정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라스베가스는 월수금만 비행기편이 있어 화요일에 돌아오는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라스-LA 편도편을 사고 LA에서 집으로 오는걸로 결정했습니다)


라스베가스는 대한항공 직항편이 있더군요. 근데 상당히 비쌉니다. ㅜㅜ.  중국항공사나 에어캐나다로 경유해서 가면 좀 싼게 있습니다. 그런데 경유지 대기 시간이 장난아니고 또 번거롭기도 하구요.. 고민하던차에 누군가 좋은 팁을 하나 알려줬습니다.


대한항공을 인천 - 라스베가스 (왕복) 끊는거 보다 홍콩 -(인천경유) - 라스베가스 (왕복) 이렇게 끊으면 거진 반값이라는거에요. 첨에는 잘 이해가 안갔습니다. 아니 한번 더 타는데 왜 더싸?..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하겠더라구요. 홍콩에 사는 사람이 라스베가스를 갈때 직항은 비싸고 경유는 쌀꺼 아닙니까.. 대한항공은 인천을 경유하는 편이니 당연히 더 싸겠죠..


실제 인천 - 라스베가스는 (18년 6월기준, 왕복) 대략 110-130만원 했는데 홍콩 -(인천)- 라스베가스는 60만원대 후반이 나왔습니다. (작년 11월 예약기준). 단 조건이 있죠. 홍콩에서 반드시 출발해야 하므로 인천- 홍콩까지 편도편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한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돌아올때 인천을 거쳐 홍콩까지 가는데요....저희같은 사람들은 홍콩까지 갈 이유가 없자나요. 그러니 환승장에서 그냥 입국하는 것인데, 이런 노쇼의 경우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정리하면 


인천 - 홍콩 (편도편 따로 구입)

홍콩 - 인천(경유) -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 - 인천 (경유 안하고 입국)

인천 - 홍콩 (노쇼)


이 루틴에서 결정적으로 문제가 되는게 짐입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짐을 부칠때 홍콩까지 부쳐야 하니까 중간에 인천에서 입국하게되면 짐을 찾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기내반입 정도의 짐만 있는 사람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어떤분이 다시 다른 팁을 알려줬습니다. 한 십몇만원 더 주고 스톱오버 티켓으로 끊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다시 재구성하면


인천 - 홍콩 (편도편 따로 구입)

홍콩 - 인천(경우) -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 - 인천 (스톱오버)

인천 - 홍콩 (몇일 뒤에 타던 말던...)


이렇게 되니 짐문제는 해결되더군요. 근데 이렇게 하더라도 비행기 값은 인천-라스베가스 왕복보다 사람당 30만원정도 저렴했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한 5만마일 있어서 그걸로 인천-홍콩 티켓 두개는 가능했기 때문에 진짜 남는장사를 한거죠.


근데 일정을 짜다보니 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댄항공 비행기가 매일 있는게 아니라 월수금만 있다보니 화요일에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 안맞는것입니다. 하루를 더 땡기자니 서클이 안만들어지고 더 늦추자니 라스베가스에서 딱히 할일도 없고....


그래서 고민했는데 또 어떤분이 그럼 차라리 LA에서 인천으로 오는걸로 바꿔보라고 하시더군요. LA는 큰 비행기가 매일 뜨니 자리도 널럴하고 또 가격도 차이 없을 꺼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라스베가스에서 LA가는 편도표는 매우 싸기 때문에 짐값정도 더준다 치면 된다고 하시구요. 진짜 알아보니 편도 1인당 3만원 정도 밖에 안되더군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항공스케쥴은 


인천 - 홍콩 (아시아나 마일리지)

홍콩 - (인천경유) - 라스배가스 (대한항공)

라스베가스 - LA (델타항공, 1인당 3만원)

LA- 인천 (대한항공, 스톱오버)

인천 - 홍콩 (대한항공)


이렇게 결정되었습니다. 마지막 일정인 인천 - 홍콩은 여행다녀와서 20일 뒤에 떠다는 것이라서 정리여행겸 다녀올려구요^^. 물론 홍콩에서 인천 오는 편도 비행기표는 다시 사야하는데 대한항공 마일리지 모아놓은게 있어서 그걸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루틴은 가격은 싼 대신 시간이 없는 사람은 할 수 없는 그런 방법인거 같습니다. 시간 여유가 많고 좀 버라이어티한 여정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식으로 해볼 수도 있는거 같습니다. 제가 홍콩이 아니라 상해, 북경, 광저우, 오사카, 도쿄 여러곳을 다 점검해봤는데요. 게중에서 홍콩이 제일 싼 가격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항공기의 이착륙에 관한 홍콩 공항사용료가 제일 싸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확실히는 모릅니다)


정리하면 인천을 출발해서  홍콩에서 2일간 몸풀기 여행을 합니다. 홍콩은 자주 가봤기 때문에 익숙하구요. 맛있는 음식먹고 체력을 보충하는 차원에서 머무를 계획입니다. 홍콩을 마치면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 왔다가 두시간 대기하고 다시 라스베가스로 가서 서클 일정을 돕니다.


서클 일정 정리


1일) 라스베가스 공항 - 렌트 - 허리케인 1박

2일) 자이언 - 브라이스 1박

3일) 브라이스 - 모압 1박

4일) 모압 1박

5일) 모압 - 모뉴먼트 1박

6일) 모뉴먼트 - 페이지 - 사우스림 1박

7일) 사우스림 - 라스베가스 1박

8일) 라스베가스 1박

9일) 라스 - LA - 집으로


아무래도 렌트카 중심의 여행이므로 어떤차를 어떻게 빌리는가가 제일 중요한 포인트 인거 같습니다. 저희는 되도록이면 익숙한 차를 빌려서 안전성을 유지한다는게 전략이라서 집에서 항상 타던 산타페를 빌리기로 했습니다. SUV라서 험한길에 적당하고 집에서 몰던 차라서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작년 캐나다 여행시 싼타페를 빌렸는데 진짜 하나도 어색하지 않더군요..


렌트카를 빌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단 저희는 카약(KAYAK) 사이트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아무리 다른곳과 비교해봐도 여기만큼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곳이 없더라구요. 알라모 허츠의 공식 사이트는 안정감 있고 또 (알라모의 경우)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도 되지만 그래도 카약보다는 가격이 조금 비쌉니다. 그리고 렌탈카스닷컴은 이상하게 항상 비싸더군요. 왜 여기서 하는지는 저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프라이스라인에 싸다고 해서 알아봤는데 보험관계가 좀 벙벙한것 같고 운전자 추가 같은 항목이 없어서 정확한 가격비교가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카약으로 하려고 마음억었는데 우연히 흥미로운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Happytourusa라는 사이트입니다. 이건 미국 사람들이 아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진짜 놀랄만한 조건입니다.


게다가 항상 보면 알라모가 허츠보다 싼편인데 어떨때는 허츠가 갑자기 대폭 가격을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지나면 다시 원래 가격으로 환원되요. 기회를 잘 노리면 상대적으로 대폭할인된 가격을 겟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미리 결제할 필요도 없고 취소도 무료라서 가격이 싸지면 언제든지 바꾸면 됩니다. 저희도 여기서 진자 놀라운 가격으로 싼타페 (스탠다드 suv)를 렌트했습니다


그다음 숙소 인데요


사실 여름엔 캠핑장을 가도 되고 지나가다 눈에 띄는 모텔에서 자도 되고 큰 걱정이 없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낯선곳에서 우왕좌왕 하는 걸 진짜 싫어하는 집사람 성격을 아는지라 미리 다 예약을 했습니다. 근데 항공권은 좀 일찍 에약을 하더라도 숙소는 몇달전에 미리 예약할 필요는 없는거 같더군요 (사우스림과 더뷰 호텔 제외) 한달전쯤 일괄 예약하는것도 나쁘지 않은거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미국 캐나다 호텔 얘약시 프라이스라인을 많이 이용하는데 이번에도 프라이스라인의 익딜쿠폰 덕에 할인을 조금씩 받았습니다. 특히 라스베가스 베네시안호텔은 60% 이상 할인해주더군요. 아마 주말을 피한 날짜라서 그랬던거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싸게 예약했습니다.


사우스림의 롯지나 모뉴먼트의 더뷰호텔은 예약하기 정말 힘듭니다. 꼭 여기를 가야 겠다고 맘먹으면 6개월 전이라도 예약하는게 낫지 않나 싶더군요. 저는 미리 다 예약하고 나서 일정을 재조정 하는 바람에 허둥지둥했습니다. 다행이도 더뷰호텔은 메일일 보내니 일정을 하루뒤로 흔쾌히 바꿔줬구요. 사우스림은 기적적으로 빈방이 나와서 원래 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예약을 했습니다. (사우스림은 취소수수료 10%라고 하네요)


항공권, 그리고 렌트카와 숙소예약이 다 끝나니 이제 큰돈 들어갈 일은 다 마무리 된거구요. 몇가지 투어가 있는데 웬만해서는 다 현지 상황을 보고 결정하려고 하는데 엔텔로프는 예약상황이 장난 아닌거 같아서 ken tour의 상품을 예약했습니다. (로우) 


가장 큰 고민은 일정이 꼬인 문제였는데 그 문제는 아이리스님이 잘 설명해주셔서 모압 1박을 늘리고 나머지 일정을 하루씩 연기하는것으로 해서 잘 조정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진짜 아무생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ㅜㅜ


그다음 고민은 첫날 라스베가스 공항을 출발해서 과연 어디까지 운전해 갈 수 있는가 라는 점이었습니다. 일몰상황에서 야간운전이 얼마나 힘든지 작년 캐나다 여행에서 익히 경험했던터라 이점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다수는 첫날이고 초행이니 메스키트에 머무는게 좋겟다고 하셨고 특히 공항에서 차를 가지고 나와 한인마트에 먼저 들리게 되면 거기서 시간허비가 제법 있으니 더더욱 메스키트가 낫겠다라고 하셨는데 .. 저역시 그말을 듣고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메스키트가 아닌 허리케인으로 결정을 번복했습니다. 일단 이유는 메스키트를 지나 세인트조지로 갈때 만나는 버진리버조지 라는 협곡이 유튜브를 통해서 드라이브 장면을 보니 속도만 줄이면 크게 어렵지 않을꺼 같았고, 게다가 경치도 그닥 뛰어나 보이는 곳이 아니라서 아침에 볼 필요는 없을거 같구요...아무래도 유타로 넘어가면서 시간이 한시간 손해보는데 다음날 자이언 캐년을 위해서 전날 시간을 미리 정리해두는데 나을 거 같아서요..


마트문제는 구글 지도를 보니까 허리케인 인근에 24시간 운영하는 월마트가 있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한인마트는 건너뛰고 공항에서 차를 받아 바로 허리케인으로 직행하고 숙소 도착전에 (대략 숙소에서 월마트까지 차로 10-15분 거리) 월마트를 들러 장을 보고 숙소로 가는 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한인마트를 못들르면 한국라면 김치 같은 식자재를 못살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라면이야 한국에서 몇개 가져가고 김치는 보관도 어려운데 참는걸로.....


여기까지 정하고 나니 맘이 한결 가벼워지더군요..


어찌되었던 가장 중요한건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빨리 극복하는 거 같습니다. 여행은 어차피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의 연속인데 너무 이런 변수를 없애려고 안달하다보니 되려 맘이 불안초조해지는거 같더군요. 이제부턴 좀 느긋하게 상황을 즐기는 방향으로 갈 생각입니다.


아직까지 정하지 못한 난관은 모기더그웨이(moki dugway)를 갈꺼냐 말꺼냐 하는 건데, 집사람은 가면 큰일나는줄 알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안간다고 말해뒀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홍콩 출국하는 전날 유튜브로 주행장면을 보여줄테니 그거 보고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저역시 2년전 부탄이라는 나라에 갔을때 3000m 산등성이를 타고 도는 비포장 도로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주저주저 하는데요...   그래도 시속 5마일 10마일로 거북이처럼 가는데 뭐 큰 상관 있겟나 싶기도 합니다.


자이언/브라이스/아치스/캐넌랜드/사우스림 이 5군데는 이곳 사이트에서 너무 자세한 설명을 들어 보면 바로 알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이젠 어서 빨리 가고 싶네요

많은 조언해주신 아이리스님 이하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직 한달남았으니 조언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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