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주성이와 함께 한 그랜드서클

2017.02.25 15:34

주성아빠 조회 수:2601 추천:1

여행 전체 일정은 2/9 출국, 2/23 귀국으로 Los Angeles > San Diego > Las Vegas > Grand Circle > Las Vegas > Los Angeles 로 루트를 짜서 다녀왔습니다. 

계획했던 곳 중에 날씨로 인해 2곳을 놓쳤지만, 그래도 가족방문-쇼핑-휴식-도시관광-자연관광이 적절히 어우려져, 가족들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출발 전에 이 곳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아이리스님께도 조언을 얻었던 덕분이고, 특히 장거리 이동 시간에 아이가 적절히 푹 자주는 덕에 큰 고생은 하지 않은 듯 합니다. 

오늘은 출발 전에 특히 정보에 목말랐던 Grand Circle 관련한 부분만 우선 후기를 남겨보려 합니다.


어머님과 만4세인 아들이 함께 한 여행이다보니, 새벽 일찍 출발하는 일정은 쉽지 않았는데요, 라스베가스에서 출발한 그랜드서클 첫 날 목적지는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입니다. 93번 도로를 타고 Hoover Dam을 거쳐 킹맨에 도착하니, 이미 12시가 넘은 상황.. 계획했던 Oatman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에는 아무래도 무리라 판단되어 잠시 고민하다 40번 도로를 타고 Seligman으로 향합니다. 


1) 여행 시작 전에 아이리스님의 조언도 그랬고, LA/샌디에고/라스베가스를 거치며 아침 일찍 출발하는 여정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었기에.. 그랜드서클을 돌면서 무엇을 포기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출발했습니다. 그 첫 번째 포기는 Oatman입니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들렀을텐데, 킹스맨에서 Oatman 이동에 45분, 왕복 90분을 투자하다가는 잃는 것이 너무 많을 듯 했습니다. 같은 이유로 66번 도로를 타지는 않고 Seligman에서 잠깐 66번 도로에 대한 맛만 보았는데.. 결론적으로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 특별히 66번 도로에 대한 큰 기대가 있지 않다면, 굳이 1시간 가까이 더 시간도 걸리고 도로상태도 나쁜 66번 도로를 탈 이유는 없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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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eligman을 들른 이유는, 여행 직전에 아이가 즐겨 본 애니매이션 Car의 배경 마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동차만 생각하는 아들놈인지라.. (공룡, 로봇 모두 관심 없어요.. 오로지 자동차 혹은 레고로 만든 '자동차' 생각 뿐). 사실 Seligman에서 자동차 외에 구경거리는 거의 없어서 관광 시간은 식사를 하지 않는 이상 15분 내외에 불과할 듯 합니다. 대신 아이의 만족도가 너무 높아, 늦은 점심을 그곳에서 샌드위치로 해결했어요. 


Seligman에서 일몰 시각에 거의 맞춰 사우스림에 도착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출발했다면 사우스림 가기 전에 '세도나'를 들렀을텐데, 아무래도 이번 일정엔 너무 무리인 듯 하여 세도나를 포기합니다. 워낙 세도나에 대한 좋은 평이 많아서 '다음 기회가 된다면' 세도나에는 1박 이상을 하려고 합니다. 사우스림 내의 숙소를 예약하려 했지만, 준비기간이 짧아 예약하려던 시점엔 방이 없어, 차선책으로 투사얀에 있는 베스트웨스턴에 숙박을 했는데, 숙소도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만족하였습니다. 투사얀에서 사우스림까지 차로 15분 거리라서, 혹시 일몰 및 일출 등에 관심이 있으나 사우스림 내 숙소를 구하지 못한 경우엔, 훌륭한 대안이 될 거 같습니다. 


그랜드서클 2일차는 일찍 일어난 어머님만 모시고, 마더포인트에 가서 일출 구경을 하고 돌아와 조식을 하고 다시 가족 전체가 사우스림 구경을 천천히 하면서 동문쪽으로 빠져나가 모뉴먼트 밸리로 향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우스림 내에서 동쪽 끝에 있는 Desert View Point에서 찍은 사진이 맘에 들었고, 마더포인트에서 본 해돋이의 경우, 해가 솟아오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1~2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멋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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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바시타와 카이엔타를 거쳐 더뷰호텔로 도착했는데, 더뷰호텔 도착 직전에 나바호 공원입장료 받는 게이트가 있는데 5시 갓 넘어 들어가자 모두 퇴근한 듯 차단막이 올라가 있어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와이프는 그랜드서클 돌기 전까지도 '그냥 돌덩이 구경하러 간다고' 생각하며 시큰둥했었는데.. 카카오스토리에 남긴 글을 보니 이미 사우스림에서 '그냥 돌덩이는 아니더라며' 꽤 괜찮은 평을 남겨놨었는데, 모뉴먼트밸리 도착해서는 감탄에 또 감탄을 하기 시작합니다. 숙소는 방이 좀 좁다고 느꼈으나, 어차피 더뷰란 이름에서 보듯, 테라스가 핵심인 곳입니다. 낮에는 모뉴먼트밸리의 풍광을, 밤에는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교대없이 혼자 운전을 한 여파로, 쏟아지는 별을 딱 5분만 보고 잠이 든 것입니다. 어차피 밤이 되면, 별은 더 잘 보일 거라 생각하며...


그런데, 큰 착각이었습니다. 그 다음날 날씨가 약간의 소나기가 예상된다고 나와서, 혹시나 했는데.. 초저녁에만 별이 보이고 제가 한잠 자고 일어난 자정 무렵에는 별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거죠. 다음날 아침에 멋진 해돋이를 보고 난 후에 이유를 알았는데, 구름이 하늘을 제대로 덮고 있었기 때문이었네요. 그래도 잠깐이나마 별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저 뺴고 다른 가족들은 별을 실컷 봤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만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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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서클 3일차는 편하게 테라스에서 해돋이를 구경하며 시작합니다. 이번엔 와이프와 아이도 함께 깨워서 같이 보는데, 모두 너무 행복해합니다. 조식을 하고 17마일 루프를 돌 수 있을지 날씨를 체크합니다. 아이폰 날씨와 인터넷에서 확인한 날씨가 조금 다릅니다. 느낌상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아이폰 날씨가 맞는 거 같아서 루프에 진입합니다. 렌트 차량은 닛산의 알티마, 그냥 세단입니다. 큰 무리가 없었고, 나바호 원주민들의 투어를 굳이 하지 말라는 아이리스님의 조언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냥 직접 차를 갖고 들어가는게 훨씬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비가 오거나 다른 이유로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힘들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전날 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루프에 진입하는 차량을 봤는데, 정말 위험해보였습니다. 차라리 아침 일찍 도는 게 더 나을 듯 합니다. 소요시간은 천천히 돌아 2시간 살짝 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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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마일 루프를 돌고 나와, 15분 정도 이동하여 포레스트 검프 포인트를 찍고 돌아섭니다. 너무 익숙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뭐랄까 상상만 했던 곳에 내가 와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여행 준비하며 이런저런 사진을 많이 보았던 저는 더욱 그런 순간들이 많았지만요. 


이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일기예보 대로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폭우는 아니지만, 소나기라기엔 조금 많이 오는 수준으로 1시간 정도 지속되었는데.. 로우어 앤텔롭캐년을 들어가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깁니다. 실제 도착했을 때 비는 그쳐 있었지만, 앤텔롭캐년 특성상 비가 일정 수준 이상 오면 문을 닫는 것 같습니다. 저희 외에도 수십대의 차량이 들렀다가 아쉽게도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들른 홀스슈벤드, 정말 장관이더군요. 후기 중에 엔텔롭캐년은 기대이상, 혹은 기대이하의 평이 엇갈린데 반해, 홀스슈벤드는 기대 이상이란 평들이 많았는데.. 일단 저희 가족 입장에서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입니다. 모래 언덕을 넘는 간단한 트레일이 펼쳐지는데, 비가 온 뒤라 길이 더욱 편안했습니다. 천천히 걸어 왕복 30분 이내 거리입니다.  


홀스슈벤드를 구경 후, 그대로 브라이스캐년으로 향합니다. 뭔가 느낌이 안좋아, 뷰가 좋다는 89A 대신 89번 도로를 택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어요. 브라이스캐년의 대지가 많이 높은가 봅니다. 해진 직후인 7시 약간 넘어 숙소에 도착했는데, 브라이스캐년 도착 30분간 폭설과 눈 안개로 정말 한치앞도 안보여서, 운전하며 초긴장을 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앤텔롭캐년' 못보고 일찍 숙소로 들어가는게 그나마 다행이구나란 생각도 들었답니다. 또 한편으로는 브라이스캐년은 눈 온뒤가 멋지다던데 라는 일말의 기대도.. 실제 LA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눈 혹은 비에 대한 예보는 없었는데.. 중간에 바뀐 케이스입니다. 특히 브라이스캐년 가실 때에는 날씨를 수시로 체크해야 될 거 같습니다. 


그랜드서클 4일차는 조식 후 천천히 오전 10시쯤 브라이스캐년으로 들어갑니다. 걱정이 되어 프론트를 비롯해서 여기저기에 물어본 결과, 이 정도면 입장 가능하다고 하여 안심하고 있었는데.. 결론은 사진과 같습니다. ㅎㅎ '입장'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저희 가족은 엄청난 폭설에 밤에는 좀 무서웠지만, 아침엔 즐거워했습니다. 트레일은 아예 폐쇄되어 들어갈 수 없었구요. 




아쉬운 맘을 뒤로 하고 자이언캐년으로 들어가는데.. 도무지 자이언캐년에 대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왜일까, 왜일까.. 실제 들어가서 알았습니다. 정말 웅장하고, 멋지고.. 그런데 사진 찍으면 동네 뒷산처럼 나오는.. 자이언캐년은 특히나 직접 가서 눈으로 봐야 될 듯 합니다. 참고로 브라이스캐년은 눈이 내리던 그 시점에, 자이언캐년은 비가 조금 촉촉히 내리다가 마는 수준이었습니다. 


아 참!! 브라이스캐년을 거의 못보고 나와서 아쉬워하다가, 근처에 있는 레드캐년에 살짝 들리게 되었습니다. 브라이스캐년처럼 후두가 발달해있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아래서 올려다보는 모습인데, 제법 괜찮았습니다.


이렇게 3대 캐년과 모뉴먼트밸리를 구경하고 돌아왔는데, 확실히 2월은 날씨에 따라 많은 부분이 좌지우지되는 거 같습니다. 두꺼운 옷은 혹시나 하고 챙겨왔는데, 중간중간에 잘 활용했습니다. 


라스베가스로 돌아와 1박을 하고, LA로 컴백하는 길에 Barstow 인근 Calico 은광촌을 가려고 계획했고, 다녀왔습니다. 가족들 쇼핑에 시간을 더 주다가 5시 30분에 도착했는데, 경비차량이 입구에서 들어오는 차량을 하나씩 쫓아다니며 내쫓고 있네요. 차에서 내려 사진 1장 찍는 것도 허락하지 않아서 조금 짜증이 났었는데, 차 안에서 보니 탄광에 열차도 다니고 재현해놓은 것이 제법 볼 만 했습니다. 혹시 Barstow 지나게 되는 분들은 꼭 들르시길 추천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오트맨과 캘리코를 못 가본 게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내비는 구글맵, 그리고 여행과지도를 통해 무료로 한국어 지원되는 내비도 대여해왔는데, 결국 내비는 한번도 안쓰고 구글맵 오프라인 지도 받아놔서 편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더 자세히 남기고 싶지만, 일단 이 정도로 마무리합니다. 


확실히 아이리스님이나 다녀온 여행 선배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고, 다녀와서야 이해가 되는 조언들도 제법 보입니다. 이번에 보지 못한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은 다음 여행을 위해 맘 속에 간직해두고 있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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