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경험 J 가족 미국 서해안 캐나다 탐사 후기

2006.07.09 16:45

루시남 조회 수:5669 추천:98


18일에 걸친 최초의 가족 탐사 여행, 방금 버클리 우리 집에 안착했네요.


미국 도착한지 한 달 반만에 미국 서해안의 레드우드, 포틀랜드, 시애틀 및 올림푸스 국립공원과 뱅쿠버, 캐나다 로키, 옐로우스톤, 크레이터 오브 더 문 그리고 네바다 사막을 거쳐 리노와 레이크 타호를 돌아오는 역삼각형 코스를 도전해서 원래의 플랜대로 말끔하게 종료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9개 주를 거쳤고, 전부 7,600킬로미터를 혼자 하염없이 운전해야 했지만 아내가 항법사 노릇을 잘해주었고 딸래미(J)도 적극 도와주어서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된 것같습니다. 캐나다 로키 및 옐로우스톤. 레이크 타호 등 관심있는 장소에서는 캠핑을 하고 MTB로 이동도 하고 트레일도 하면서 깊이 있게 탐사를 했죠.  

여정을 처음 시작할때는 아직 미국에서 장거리 여행을 해 본 경험이 없어서 과연 이게 잘 하는 짓인지 하는 우려도 했지만 오늘 집 앞에 도착하여 딸아이와의 원래 약속대로 무사 도착 "축하키스"를 받은 그 기분은, 과연 뿌듯한 일을 해치운 자랑스런 아빠가 아니면 이해할 수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계속 터지는 문제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런 것을 함께 겪으며 이겨나가는 그 과정이 의미가  있었어요.

캠핑 둘째날에 저의 안경이 그만 박살났는데, 여행 출발 전날 밤에 혹시나 해서 챙겨놓은 예비안경이 있었기에 안경없이는 운전을 못하는 제가, 여행을 바로 중단해야하는 위기를 벗어났고요.

캐나다에서는 텐트 폴대가 뿌러져 아이가 볼펜을 싸매서 응급처방을 했는데 마침내는 그 폴대마저 엘로우스톤에서 잃어버려 육각텐트가 사각텐트가 되어버려도 실실거리면서 재밌다고 웃으면서 그 속에서 지냈어요.


엘로우스톤에서는 표백제 먹고 제가 죽을 뻔했습니다. 며칠 전, 캐나다 캠프장에서 딸래미가 옷에 기름이 묻은 것을 세탁을 하는 것을 보고 어느 외국 할머니가 표백제를 빈 생수병에 담아주셨는데 제가 밤중에 그걸 물인지 알고 그만 꿀꺽,,,,

일단 대량의 물을 마셔 속을 비워낸 후, 꼬꾸라져 잠자고있던 아내를 깨워 자초지종을 말하고 선언했죠,  혹시 내일 아침에 내가 의식이 없으면 즉각 앰블란스를 불러라.. 웬걸 다음 날 아침에 밥맛만 좋던데.. 제가 위장이 꽤 좋은 편입니다.


airmattress에 공기를 넣어주는 배터리 펌프가 고장이 나서 비실비실 거리는 바람에 에어가 빠져 출렁거리는 매트리스에서 함께 흔들리며 잠을 잤고요. 레이크 타호에서는 air mattress가 그나마 실빵구가 나서 완전히 꺼지는 통에 새벽에 전부 차가운 땅바닥에 떨면서 잠을 잤지만 다음날  하루 종일 전부 잘만 돌아다니더군요.

아이다호우에 있는 crater of the moom에서는 10년간 고이 간직해온 카메라가 갑자기 예고도 없이 사망하는 바람에 아이가 가져 온 디지탈 카메라에 잘 못 나온 사진은 계속 지워가며(용량 부족) 찍어가며 버텼고요.    

랩탑 컴퓨터는 와이어리스 인터넷에 인터넷 화상전화를 장치해서 모텔에서 한국으로 무료 국제전화도 때려가면서 잘 쓰다가 갑자기 캐나다 국경을 넘을 무렵 와이어리스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그만 아내의 전자 지도(Microsoft street and trip)용도로 밖에 사용 못해 아쉬웠습니다.  ..


캠프파이어를 저희 가족은 처음 캐나다에서 같이 해 보았어요, 캐나다 파이어우드는 잘 건조되어 잘 타고 불빛이 찬란하며 분위기 조성에 그만있었는데, 미국 옐로우 스톤 장작은 폭풍우에 다 젖어서..... 장작을 가스 버너에도 넣어보고 별짓 다 했지만 불이 붙는게 아니고 걍 구워지고 말더군요. roasted firewood ^^

그래서 밤늦게 까지 끙끙거리다가 결국 포기...

이 걸 레이크 타호에까지 가져가서 이번에는 마른 불쏘시개를 총동원헤서 결국 모조리 태우는데 성공했습니다. 딸래미가  옆에서 보고 있다가 아빠의 집념에 감격한 듯.....  


여행 마지막 날 18일째는 에는 긴장이 풀려 한 눈을 팔다가 사우스 타호시에서 거의 Audi 세단 한대를 박살낼 뻔 한 위기를.....이어서 벤츠 한대와 측면 충돌 위기를 연속해서 자초하는 추태를.....그래서 일단 호수가에 잠시 차를 세워서 좀 안정을 취하고 다시 출발했지요.

어느 여행지에 뭐가 있고 뭘 보아야 하고 얼마고 하는 것은 인터넷에 보면 다 있는 거라서 저는 다른 내용을 좀 강조하려고 합니다.

1. 자동차 여행은 자동차가 90%입니다. 저는 출발전에 트랜스액션 오일부터 시작해서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정비하고 출발했기에 자동차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차가 불안하면 오지에 들어가지도 못하고요, 자칫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지요.

AAA는 꼭 가입하세요, 지도도 주지만 일단 유사시에 최소한 정비소까지는 끌어다 준다고 하고요.일부 캠핑 그라운드와 모텔에서는 할인도 해주더군요. 저도 출발 전날에 가입했습니다.

미니밴이 절대로 유리하고요 필요없는 좌석은 뜯어버리세요. 저희는 3인승 미니밴을 만들어버리고 최대한 짐을 실었습니다.


2. Bike rack(중고품 50$내외)을 사서 MTB 두 대 정도 싣고 가시면 시간이 없어 도보로 가지 못하는 지역을 빨리 돌거나,캠핑지역에서 보급,연락등에 아주 유용하게 씁니다.

외국 캠핑족은 대개 자전거를 3대 정도 매달고 다닙니다. 국립공원 지역에 들어가시면 호수변 울창한 야생림 오솔길을 자전거로 쏜살같이 날라다니는 재미는 그야말로....


3. 노우트 북 컴에 wireless 인터넷과 함께 ethenet cable(인터넷 유선케이블)을 함께 준비하세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도 쓸수 있는 여행로 작성 소프트웨어를 깔아 사용하시면 시행착오를 많이 막을 수 있습니다. Best buy에 가시면 자동차 시거라이터 잭에 연결하여 직류를 교류로 바꾸어 컴퓨터 전원으로 쓸수있게 해주는 장비를 판매합니다. (약 50$)  아주 잘 써먹었습니다.

숙소예약시 인터넷이 필수적인 것 다 아시죠.
캐나다 지역은 어지간한 호텔도 와이어리스가 안되고 그저 ethernet 유선케이블을 제공하는 수준입니다. 반대로 미국은 와이어리스 인터넷만 제공합니다.  

여행용 소프트웨어는 자동으로 항로를 결정해 주어 유용하지만 절대 100% 신뢰하지 마세요. 저도 그랜드 티이탄에서 크레이터 오브 더 문으로 빠지는 shortcut을 소프트웨어만 믿고 결정해 주는대로 갔다가 현지 국립공원 안내원이  그 길은 1차선에 비포장 진흙길 40킬로라서 달리고 나면 진흙으로 떡이 된다는 얘기를 해주는 바람에 약 100킬로를 포장도로로 돌게 된 경험이 있어요.

그러나 대체로 유용합니다. 제가 미국 시애틀 근처 포트 앤젤레스에서 뱅쿠버의 남쪽 항구에 도착하는 페리를 타고 방 9시에 도착하여 딱 1시간 만에 복잡한 뱅쿠버 대도시의 도심을 통과하여 약 70킬로 떨어진 친구 집에 정확히 한 번도 실수 없이 당도했더니  다들 깜짝 놀라더군요. 그래서 제가 문명의 이기의 위력을 좀 설파했지요.

4. 캠핑시에는 모기와 곰에 대한 대비가 중요합니다.

카나다 로키는 모기가 살인적이고요, Mosquito coil (모기향)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현지에서는 항상 sold out상태이므로 낭패 봅니다. 전 아직도 다리에 모기에 뜯겨 긁다 생긴 흉터와 상처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스"키이"토 코일이라고 액센트를 뒤에 두고 발음하지 않으면 아무리 예쁘게 발음해도 못 알아먹습니다. 참고로 저는 상점 아줌아마에게 6번 발음하였음.

그게 안되면 반바지는 포기하시고 얇지않은 긴 바지로 바꾸시는게 낫습니다. 얇은 옷은 뚫고 들어오더군요.

카나다 지역은 곰 서식지(그리즐리: 불곰?, 블랙 베어보다 더 사납고 위험하다고 하네요)이므로 주의해야합니다. 각자 알아서 주의하라고 하는 엘로우 스톤과는 달리 카나다 로키의 캠핑지역은 고압전기 울타리(eletric defence)와 사람 통행문(texas gate)로  마치 휴전선의 철책을 방불케 합니다. 그래도 곰이 쳐들어 온다고 하니.....

모닥불은 가능한 피우시고 사냥용 칼(서바이버 나이프) 하나 옆에 두고 자면 든든합니다.

제가 로키 국립공원에 들어가기 전 날 묵었던 canada  blueriver 지역의 inn은 특별히 가격이 싸서 좀 이상했는데 저희 가족이 주변 호수를 MTB를 타고 라이딩하던 중 어떤 아저씨한데 그만 얘기를 듣고 말았네요. 그 분 왈, 저기 있는 inn근처에는 가지 마슈. 이때까지 5명이 곰에 먹혔으니....  즉각 활동을 중단하고 일단 inn의 방으로 철수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아쉬워서 가족에게는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혼자 람보 나이프 하나 배낭에 넣고 자전거로 빠르게 호수 주위를 돌았습니다.

정작 곰 (그리즐리)은 옐로우 스톤에서 2번 만났네요...


5. 네바다 사막은?

미국 서해안과 캐나다를 연결하며, 옐로우스톤을 구경하려면 어쩔 수 없이 네바다 사막을 건너야 합니다. 솔트레이크에서 샌프란시스코로 I-80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요. 제가 쓴 방법처럼 아이다 호우의 crater of the moon을 본후 twin falls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가서 I-80을 서쪽으로 타는, 사막을 약 1/3정도 줄여서 타는 방법이 있어요.

후자의 방법이 사막을 덜 타기 때문에 피로도가 덜한 것 같군요.

전 혼자 운전하였기에 대략 700킬로미터 정도를 두번 짧게 잔 것 포함하여 8시간에 달렸는데 최고시속 75마일이므로 냅다 달리시며 교대운전하시면 아마 6시간 정도면 가능할 것같네요.저도 80마일 정도로 계속 달렸는데 의외로 교통경찰을 보지 못했고 통행차량들도 80~90 마일정도 달리더 군요.

I-80이 통과하는 네바다 사막지역은 모래사막이라기 보다는 스텝(초원형)사막이라서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일반 고속도로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바깥기온이 섭씨 45도 정도되니까 오래 있으면 곤란하겠지요. 중간에 rest area는 나무도 심어져 있고 밥도 해먹을 수 있어서 반드시 쉬고 가시기를 권합니다. 저도 달려보기 전에는 좀 걱정을 했었으나 기우였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철두철미한 계획을 세우시면 계획이 여행을 지배하여 흥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입니다.
.
대략적인 일정만 정하고 현지에서 fine tuning하는게 더 재미있더군요.

예를 들면 저희도 원래는 미국 캐나다 국경을 도로로 넘으려다가 페리를 타고 넘기로 현지에서 변경했죠.  또 가다가 너무 맘이 드는 곳이 있으면 (올림푸스 산 근처 sequim 만) 근처에 텐트를 쳤습니다.

저는 우선적으로 들르고 싶은 곳 정도를 날짜별로 미리 결정했고, 유명 관광지는 가능한 주말이 아닌 주중에 방문하도록 조정해서 시간과 경비손실을 줄였습니다. 적어도 3일에 한번은 텐트가 아닌 숙소에서 자도록해서 체력손실을 줄이고, priceline에서 bidding을 해서 싼 숙소를 확보했습니다.

계획이 언제나 완벽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노우트 북 컴과 모바일 전화가 있으면 달리는 차량에서 얼마든지 계획을 보다 낫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수립한 계획에 집착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ㅇㅣㄶ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고환경이 바뀌면 적응해서 계획도 바뀌는 게 맞습니다.그게 종전의 고전적인 여행 방식과 현대인의 여행방식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도착한지 얼마 안돼 자료 정리가 덜 되어 생각나는데로 적었습니디.

저희 가족이 북미대륙을 여행하며 만난 잊지 못할 수많은 분들, 그리고 저희 가족의 첫 자동차 여행을 조언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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