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내셔널 모뉴먼트

Colorado National Monument..Grand Landscapes of the American West.

콜로라도 내셔널 모뉴먼트는 자연 경관보다도 이루어지지 못한 청춘 남녀의 순수한 사랑이 서린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잠시동안 반짝 피었다가 기어이 열매를 맺지 못한 슬픈 사연이 지금도 계곡 속에 안개처럼 영원히 간직되어 있는 순애보 같은 곳이기도 하다. 이곳 콜로라도 국정공원은 ‘존 오토(John Otto)’라는 청년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는 1906년 이곳으로 이주해온 후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신기한 붉은 계곡과 절벽 그리고 수많은 기암괴석과 까맣게 치솟은 첨탑들의 경관을 보고 어떻게 해서라도 이를 훼손시키지 않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연방정부에 수도 없는 진정서와 탄원서를 보냈다고 한다. 그 결과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1911년 5월 미국의 27대 대통령 태프트(William H. Taft : 1857~1930)에 의해 2만여 에이커 넓이의 국정공원으로 지정되기에 이르렀고 존 오토는 이곳의 초대 관리인으로 임명되었다. 존 오토의 피나는 노력의 시작은 사실상 이때부터라고 할 수 있다. ☞Colorado National Monument 


그는 공원 동문 입구에서부터 틈나는 대로 마을 사람들과 같이 맨손으로 길을 내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15년간 정부로부터 받은 급료는 매달 단돈 1달러 뿐이었다고 한다. 관리인이 된 후 얼마 후에 동부에서 이주해 온 처녀 화가 베아트리체(Beatrice)가 계곡 속의 웅장하고 어마어마한 절경에 도취되어 매일 그림을 그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존 오토와 정이 들어 결혼에 이르렀다. 존 오토의 그녀에 대한 사랑은 실로 대단해 그들의 결혼과 독립기념일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해 자기 생명을 내걸고 무려 450피트 높이나 되는 절벽같은 인디펜던스 바위 위에 올라 성조기를 꽂고 내려왔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들 부부의 사랑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사랑을 하면 추억을 만든다는 말과 같이 그녀는 잠시 추억만을 남겨두고 옛날에 살던 물이 좋았던지 다시 동부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는데 그렇게 절절히 사랑했던 존 오토의 실망과 허무감이 어느 정도였을까 하는 예단을 하지 않아도 이곳을 찾을 때마다 가슴이 저려온다.

그런 그도 결국은 1925년 공원관리직을 그만 두었으며 1930년도에는 고독과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수십년 정들었던 이곳을 떠나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였는데 다시는 이곳에 돌아갈 기회를 갖지 못하고 73세의 나이로 일생을 마쳤다. 죽도록 오지의 산 속에서 고생만 하던 그가 이곳을 떠나던 해는 미국에 불어닥친 경제 대공황으로 후버 댐을 비롯하여 실업자를 없애기 위해 정책적으로 대형 건설현장이 많이 생겼었다. 하지만 다이어마이트 외에는 오늘날처럼 불도저와 같은 현대식 장비가 없었던 때라 주로 곡괭이나 삽으로 작업을 했고 소형트럭을 이용해 파낸 돌들을 운반해야 하는 힘든 공사였으니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한다.

깎아지른 듯한 수직절벽 옆으로 길을 내야 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그 어려움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1936년 겨울엔 심한 추위로 이곳 작업 인부들의 합숙소에 물을 공급하는 유일한 급수관이 얼어 붙는 바람에 인부들이 2개월 이상이나 목욕은 커녕 세수조차 하지 못하는 곤란을 겪었다고 한다. 1939년에 이르러 전장 23마일의 도로 중 19마일이 완성되었으며 동쪽입구로 나가는 마지막 부분은 존 오토가 1913년부터 8년간에 걸쳐 이곳 주민들을 동원해서 만든, 폭이 16피트밖에 안되는 좁은 길을 이용해야만 했다. 통과하는 차량마다 상당히 애를 먹는 구간이었는데 그 후 세월이 한참 지난 1951년에 드디어 완전 개통을 하게 되었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전부 2개가 있는데 프루타에서 진입하는 서쪽입구(West Fruita Entrance)와 공원의 남동쪽 그랜드정션에서 진입할 수 있는 동쪽입구(East Grand Junction Entrance)가 마련되어 있다. 서쪽으로 들어가서 동쪽으로 나오기까지 약 2시간의 관광시간이 소요된다고 계획하면 좋다.


◎ 공원의 일주도로 (Rim Rock Drive) : 공원 관광은 커브길이 하도 많아서 일명 ‘뱀의 길(Serpent's Trail)’이라 불리는 23마일의 구불구불한 관광도로(Rim Rock Drive)를 이용해서 구석구석을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는데 52개 소의 U자형 헤어핀 커브를 도는 드라이브의 재미도 일품이다. 운전하며 아래를 내려다 볼라치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한 곳도 많다. 공원 내엔 3개의 터널과 주차를 시켜놓고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도 18곳에 마련되어 있는데 코크 오븐 전망대(Coke Ovens Overlook)와 해발 6,000피트 이상의 고지대에만 자라는 소나무(Pinon Pine)가 울창한 하이랜드 뷰(Highland View) 등에서 공원의 전체 모습을 바라 볼 수 있다. 특히 코크 오븐(Coke Ovens) 전망대에서 출발하는 하이킹 코스는 이 공원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데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전망대 아래만 한바퀴 돌고 올라오는 짧은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평화로운 풍경을 배경으로 홀로 떨어져 있는 500피트 높이의 우뚝 솟은 돌기둥 첨탑인 ‘인디펜던스 모뉴먼트 (Independence Monument)’를 비롯하여 ‘키스하는 부부 (Kising Couple)’, ‘파이프 오르간 (Pipe Organ)’ 등의 재미난 이름이 붙은 바위를 볼 수 있다. 

- 미주 중앙일보 ‘김평식의 신미국여행’ 중에서 [편집] -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극치이자 광활한 붉은 암석의 지역인 이곳 콜로라도 내셔널 모뉴먼트는 유타주의 아치스(Arches) 국립공원을 구경한 후 ‘콜로라도 리버웨이 (☞Colorado Riverway)’라고 불리는 UT-128번 도로를 이용해서 가는 코스가 좋습니다. 유타주 모압(Moab) 마을에서 출발해 UT-128번 시닉 바이웨이를 거쳐 콜로라도주로 들어서면 각종 농산물과 과일류의 주산지로 잘 알려진 프루타(Fruita) 마을을 지나 공원에 도착할 수 있는데 모압(Moab)에서 약 100마일 거리입니다.

경치를 즐기며 비교적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한다해도 약 3시간이면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으며 가까운 거리에 있는 프루타나 그랜드정션에서 숙박을 하시면 됩니다. 공원의 중간지점에 해당하는 하이랜드 뷰에서부터 동쪽으로 향하는 길은 점차 절벽 위를 달리는 내리막 길이 계속되다가 공원의 동쪽입구에 가까워지면 굴곡과 경사가 매우 심한 도로를 운행해야 하기에 안전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Colorado's Wine Country Grand Jun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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