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여일 전에 가입한 goldendbell입니다. 미국일주 여행 동반자를 구한다는 글을 한 개 게시했구요, 여행일정을 구하는 물음에 댓글도 몇 개 달아보았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카페에는 가입하지 않습니다. 등업이라는 단어 자체에 우선 거부감이 있구요 또한 상업적인 측면이 알게 모르게 숨어 있기도 하구요.... 등등의 이유 때문 입니다.

 

제가 이 사이트에 가입 한 이유는 여행을 즐기는 분들의 생생하고 유익한 정보를 상호 공유케하는 순수한 사이트였기 때문입니다. 운영자님의 열정도 대단하시구요. 며칠 사이 시간적 여유가 있어 대충 한 번 훏어 보았습니다. 여행을 자주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주옥 같은 정보들이 상당하더군요. 그러나 가끔 너무나 포괄적이고 피상적인 질문들이 많아 답답함과 안타까움에 몇 줄 적어봅니다.

 

실은 이 글을 작성 후 올려도 괜찮을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이 제 갓 가입한 새내기가 이러쿵저렇쿵 시건방지다고 여겨실 회원분이 많지 않을까 생각해서였습니다. 욕먹을 각오하고 올려봅니다. 늙은이의 주책이라고 책망하셔도 달게 받겠습니다.

 

어이없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예를들면

 

- 미국 서부 7박8일 일정 부탁드립니다

 

1. 아니 그렇다면 다른 회원이 깃발 드는대로 따라 가겠다는 말씀인지 아니면 단순히 참고만 하겠다는 것인지, 게을러서인지 그도 아니면 참고자료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인지 도무지 헷갈립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의 취향이 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에 맞는 단체여행으로 가시는 게 오히려 시간, 경비면에서 훨씬 경제적일 것입니다. "동해안 4박5일 일정인데 맛집 부탁드립니다."라고 한다면 당사자의 식성도 모르는데 누가 어떻게 맛집을 추천하겠습니까? " 속초에 머물 예정이며 생선을 좋아하니 회, 생선직화구이 전문 맛집부탁드립니다. 저의 맛집 기준은 '분위기 관계없이 양 많고, 값싸고, 맛있는 집입니다' " 라고 범위를 좁혀주셔야만 원하는 답변을 빨리 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터넷에서 검색 시 검색 범위를 좁혀주는 것과 동일한 방법이 되겠지요. 이 곳에는 모든 조리 도구와 각종 맜있는 식재료가 골고루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식성에 맞춰 입맛에 맞는 요리를 스스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유야 어떻든 자신은 가만히 앉아서 배가 고프니 누가 대신 먹을 것 좀 만들어 주시오 한다면 어떤 요리가 나올까요?  막연한 질문에는 답변자도 막막해집니다.

 

2. 지도를 보면서 일정은 당연히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숙박도 알아서 예약해야겠지요. 이 정도 기본자세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여행 중 돌발적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심이 걱정이 앞섭니다. 인터넷 검색하면 필요한 정보가 줄줄이 나오는데 그 것마저 싫다면 여행자로서의 자격이 없지 않을까요? 너무 심한 쓴소리 같지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마 운영자님도 가끔은 황당하고 어이없는 질문에 답답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러나 저와 같이 쓴 소리야 할 수 없는 입장이겠지요.

 

3. 어디를 갈 것인가? : 여행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많겠지요. 자연을 찾아갈 것인가?(국립공원 등), 아니면 도시 위주로? 또는 해변이나, 계곡,호수 등을 찾아 갈 것인가? 등 상세하게 계획을 먼저 세우신 후 문의를 하시는 게 질문에 걸맞는 자세한 답변을 구하실 수 있겠지요. 음식에 비유한다면 맛있는 음식 한가지를 와인과 함께 느긋히 즐길 것인지 아니면  뷔페 식당에서 이것 저것 조금씩 맛을 볼 것인지 자신의 기호에 따라 미리 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4. 무엇을 볼 것인가? : 여행의 테마에 따라 스스로가 결정해야 되겠지요. Grand Canyon을 예로 들어 봅니다. 지질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은 20억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지층을 보는데 중점을 둘 것이고 작품사진을 찍으실 분은 새벽부터 삼각대를 세우고 빛의 흐름을 쫓아 일몰까지 한 군데서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트레일을 좋아하신다면  Bright Angels Trail을 해 보고 싶을 것이며, 동선상 최소한의 시간밖에 없다면 2시간만에도 View Point 5-6곳을 스쳐 지나가며 볼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셔틀버스로만 갈 수 있는 West Rim도 포함하여 모든 View Point를 볼 수 있겠지요. 즉, 자신이 머물 시간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스케줄상 대충 2시간 머물 예정인데 어디를 보는 게 가장 좋을까요?" 최소한 이렇게 물으셔야만 경험자들의 노하우를 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요? 답변하시는 분도 주절주절 장황한 설명없이 바로 정곡을 찔러 핵심적인 요점만 알려줄 수 있어 편하겠지요. '아~~ 이 분이야말로 정말 나의 도움이 절실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미치도록 자세하고 성의 있는 질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5. 어디에 잘 것인가? : 당연히 미리 예약을 하셨을 겁니다. "어디가 좋을 까요?"도 막연한 질문입니다. LV나 Laughlin 같은 곳은 호텔이 오히려 모텔보다 더 싸지요. 모텔이라도 "Motel6와 Super8 두군데 예약이 가능하고 위치, 가격도 비슷한데 어디가 더 좋을까요?" 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셔야 할 것입니다. 각자의 체험담이 쏟아질 것 입니다.

 

6. 어떻게 갈 것인가? :  구글맵이나 맵퀘스트 같은 사이트에 동선을 넣으면 소요시간도 자동적으로 계산하여 나오지요. 그 도로의 제한속도를 감안하여 계산해줍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약간의 오차는 발생할 수 있지요. 따라서 하루 하루 일정의 시간대별 동선도 스스로 세우셔야만 합니다. Freeway로 움직일 때는 계획한 시간과 별 차이가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높은 산악지대를 통과할 경우는 예상외로 시간이 더 소요될 경우도 많습니다. (지도를 볼 때 '지형'으로 보시면 더 많은 참조가 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세운 시간대별 일정을 올리신 후 적합한지 무리한지 또는 어느 부분에서 수정이 필요한지 이렇게 물으셔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셔야만 좀처럼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숨은 비경에 대한 회원님들의 조언도 나올 것입니다. 대충 질문하신다면 대충의 답변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Sedona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전 그동안 Grand Circle지역은 몇 번 갔었지만 이번은 가족여행이라 Sedona를 처음으로 일정에 포함시켰습니다. Laughlin에서 1박 후 가는 동선입니다. 즉, I40 - Sednoa - Williams(1박) 하는 일정입니다.  가는 방법은

 

가. I40 - Flagstaff - Sednoa -Flagstaff - Williams(1박) :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운전하기도 불편하지 않구요. 갔던 길을 되돌아 와야 하는(제가 가장 싫어하는) 아위움은 있습니다.

 

그러나 전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Exit 145번 다음의 Ash Fork를 빠져 나와 89, 89A을 이용하여,

 

나. Laughlin - Ash Fork - Chino Valley - Jerome - Sedona - Flagstaff - Williams 동선을 택했습니다. 갔던 길을 다시 가지 않는 이점도 있고, 국유림을 관통하는 경관이 수려한 도로이며, 아울러 Jerome이라는 조금은 특별한 곳을 보기 위해서였지요. 89번 도로는 속도를 낼 수 있지만 89A로 접어들면 아주 험난한 도로로 바뀝니다.  예상보다 더 굴곡이 심하고 난간도 없는 낭떨어지 옆길을 20-30 마일속도로 가야만 했습니다. 핸들을 잡은 운전대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는 그러한 도로입니다. 제가 실수한 것은 아니 실수라기 보다는 사전에 미리 예측할 수 없었던 부분인데 도로 폭이 아주 좁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Googled이나 Google Earth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한라산 보다 높은 곳을 구비구비 산허리를 휘감아 돌아가며 절벽이 이어지는 좁은 고갯길입니다. 실전에 경험이 있는 회원님만이 조언을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젠 누군가가 저와 유사하게 Laughlin - Sedona - Williams라는 동선을 택하여 질문을 할 경우, 만약 시간적 여유가 보인다면 제가 상기 (나) 방법을 어드바이스 할 수 있겠지요. 물론 길의 특성 상 운전에 두려움이 없고 능숙하다는 전제하에서 입니다. 시간이 타이트하거나 운전에 자신이 없으면 당연히 추천하지 않을 것입니다. 밤길 운전은 절대, 절대로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할 도로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질문하시는 분의 열정과 성의에 따라 답변의 질도 틀려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무성의한 질문에는 많은 회원님들이 답변할 가치도 못느끼고 피식 웃고 지나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운영자님은 성의를 다하여 답변을 하시더군요.

 

다. Sedona에서 뭘 하지요? : 이런 질문은 이제 하지 않으시겠지요? Google에 Sedona를 입력 후 검색해 봅니다.1초도 안되어 33,000,000개의 문서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Sedona의 공식 홈페이 주소 3개가 1-3번까지 있습니다. 이 중 관광에 가장 좋은 웹사이트는 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첫 번째 www.visitsedona.com입니다. Sedona에서 즐길거리가 102가지가 있다고 나오네요. 그 중 자신이 좋아하는 1-2가지만 고르시면 되겠지요. 그 다음에 물으셔야 할 것입니다. "이것도 저것도 하고 싶은데 시간과 경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하여 가장 좋은 게 무엇일까요?"  여러 회원님의 경험과 실전에 의한 최적의 답변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최근 포괄적(?)인 질문에 두루뭉술하게 피상적인 답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예의 상 핀잔을 줄 수야 없어서였습니다.

 

결론 ;

 

검색을 하다 보면 여행기랍시고 신변잡다한 일기 형식의 자신에 관한 글들이 너무나 난무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우리 사이트는 이러한 카페나 블로그와는 차원이 다른 사이트로 발전시켜야 된다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또한 다른 사이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객관적이고도 경험에 의한 유용한 정보를 언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야말로 여행에 관한 백과사전이 되어야 할 것이라 사료됩니다. 지금부터 한 단계 업그레드 되어져야 된다고 믿어봅니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몆 줄 적는다는 게 장황한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신데 대하여 미리 감사드립니다.

 

I Need What I Need When I Need It. 누군가가 이런 말이 필요할 때, Please usacartrip it. 즉, www.usacartrip.com 에서 찾아보시지요 라고 스스럼 없이 말 할 수 있어야 할 정도는 되어야겠습니다. 바로  usacartrip이 google, blog처럼 동사가 되는 날이지요. 너무 과한 욕심인가요?  분명 그렇게 되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요. ^*^~

 

쓴 약은 몸에 좋다고 하지요. 저의 쓴소리가 사이트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없는 보람으로 여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추신 : 꼭 Sedona를 한 번 방문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황폐한 사막 한 가운데 기암절벽과 붉은  바위로 둘러 싸인 곳, 푸른 숲과 아름다운 계곡이 있는 곳, 氣가 충만한 곳,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혼을 붙태우는 곳, 그랜드캐년 만큼이나 년중 방문객이 많은 곳, 헐리우드의 많은 고전영화가 촬영된 곳, 제가 본 미국도시 중 가장 특색있는 천혜의 휴양도시라고 여겨집니다. Sedona - 강추입니다. 절대 후회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 제 컴이 맛이 갔군요. 폰트 크기와 즐 간격 조정이 안되네요 .글씨가 크서 볼품이 없습니다. 죄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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