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 그랜드서클 여행기] #3 Custer 주립공원-Mount Rushmore


                                            <일기체라 경어가 사용되지 않은 점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다닐 곳이 참 많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서둘러야 한다.
아침을 대충 해먹고, 텐트걷고 짐을 다 챙겨 넣으니 부산하게 서둘렀는데도 8:30!
10살, 6살짜리 두 딸네미들 데리고 여행다니는게 쉽지 않다.
Sams club에서 산 40불짜리 텐트가 크기고 작고 우리 네식구 자기도 딱 맞고 좋았는데
우리 와이프....너무 작아보였는지 바꾸잔다. 그래서 리턴시키고 TJ Max에 갔다가
마침 8인용텐트가 50불해서 이게 왠 떡이냐 싶어 사가지고 왔는데 완전 판단미스다!!!
별 도움 안되는 3여자랑 사는 한 남자의 완전한 판단미스!!
이거 혼자 치고 걷으려니 장난아니게 힘들다. 두 딸네미들 아빠 도와준다고 하지만....
평소엔 하나도 아들생각 안나는데 왜 텐트치고 걷을 때 아들생각이 간절할까?


20.JPG

KOA를 출발해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 385번 도로를 타고 올라가니 Crazy Horse Monument가 나타난다.  
385번 도로상에서도 크레이지호스 상이 잘 보인다. 사실은 작게 보이지만....
크레이지 호스.......마운트 러쉬모어를 제작한 보글럼의 조수였던 코자크가 1939년 뉴욕박람회에서 경품으로
1등에 당첨되어 사우스다코타의 블랙힐스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크레이지호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석상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곳......
애초에 그의 목표대로 산 하나를 전부 깎아 말 타고 머리를 휘날리며 손가락으로 적진을 가리키는 모습의
거대한 조각을 추진 중인데 현재는 얼굴과 휘날리는 머리를 볼 수 있는 정도이며 아직도 공사가 계속 진행중이라 한다.
조각에 착수한 그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유지를 이어받은 부인과 자식들이 고생스러운 조각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자금난 등의 문제로 과연 언제 이 조각상이 완공될지는 현재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조각상이 다 이루어지면 총 길이 685ft, 높이 700ft, 말머리 높이 219ft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석상이 될 것이라고....
입장료가 무척 비싸다. 비싼 이유가 다 자금난때문이기 때문에.....
또 블랙힐스지역 인디언들의 슬픈 역사를 듣고 보고 해서 기꺼이 입장료 20불을 기부하고 싶었는데....
재무부장관의 한마디에 기가 꺾인다.
"여기서도 잘 보이는데 뭘......"

아쉽지만 200밀리로 땡겨서 사진 몇장 찍고 자리를 떴다.
인디언의 슬픈 역사를 이해못하는 아줌마같으니라고......!!!


크레이지호스를 지나 쭉 내려가는 385번 도로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87번 도로, 즉 Custer 주립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공원입구에서 10불을 내고 일주일간 유효한 패스를 구입하고 계속 차를 몰아 올라간다.



21.JPG

계속 계속 올라가 어느덧 끝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하니 나타나는 아름다운 호수!
바로 Sylvan Lake! 산꼭대기에 이런 호수가 있다니......
주차를 하고 호수가로 나있는 길로 산책을 했다.  맑은 하늘과 그림같은 호수....
오리 떼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고, 군데 군데 강태공들이 낚시를 한다.  
좌측편으로 끝까지 가니 병풍처럼 바위들이 둘러쳐져 있고, 거기에 자그마한 댐(?)을 만들어놨다.



22.JPG

Sylvan Lake를 출발한 시간이 11시!  열심히 다시 내려간다. 가는 길이 그 유명한 Needles Highway!  
좁디좁은 동굴터널도 지나가고...(정말 차 한 대가 간신히 통과한다. 조마조마....)



23.JPG

정말 이름 그대로 바늘처럼 바위들이 뾰족뾰족하고 하늘을 찌를 것 같다.
Cathedral Spires(성당바위)은 정말 금강산 일만이천봉....
아니 금강산은 가본적이 없으므로 울산바위와 비스무리하다.  
원래 여기가 마운트 러쉬모어 장소로 내정되었다가 바뀐 장소라고 하는데....
근데 여기다가 마운트 러쉬모어를 했다면 어땠을까?  
주차장을 어디다 만들고, 차들이 그 좁은 동굴터널을 지나와야 할텐데....별 쓸데없는 걱정을 다한다.



24.JPG

87번 도로를 타고 남으로 남으로 달리며 주립공원을 계속 일주한다.  
어느덧 산지를 벗어나 드넓은 목초지대......
Custer 주립공원을 잠시 빠져나와 남으로 Wind Cave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얼마를 갔을까 도착한 Wind Cave 국립공원은 가장 짧은 투어가 1시간짜리!  
사실 오면서도 걱정을 하며 왔는데, 조금만 걸으면 힘들다고 주저앉는 둘째 Helen이 견뎌낼지 의문이다.  
집사람과 깊은 의논 끝에 Skip하기로 결정!  
여기까지 왔다가 스킵하는게 너무너무 아쉽지만 할수 없다.
부모로서 어린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야 하겠기에....
분명히 이 녀석 데리고 가면 20-30분 지나면 다리 아프다고 할 터인데....그 담엔 나만 죽어날텐데.....ㅠㅠ
그냥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간다.
"동굴은 한국에서도 많이 봤잖아.......!!!"라고 자위하지만 그 아쉬움은......
나중에 이 둘 떼어놓고 와이프랑 단 둘이 다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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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곳까지 와서 뜻하지 않게 얻은 보너스!!!
Custer 주립공원에서는 야생동물을 드문드문 볼 수 밖에 없었는데, Wind Cave에 오니 완전 버팔로 천지다.  
버팔로떼가 얼마나 많은지....여기까지 온 덕분에 버팔로 원없이 봤다.  
프레이리독도 많이 보고....조그만 굴에서 고개를 내밀고 먼산 바라보는 프레이리독이 얼마나 귀여운지....
아이들과 한참을 찾아다녔다. 이 녀석들이 사람을 무서워해서 숨바꼭질을 꽤 많이 해야헸지만....

지금은 버팔로떼들이 한가로이 풀만 뜯어먹기가 심심했는지 패싸움중이다.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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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JPG

다시금 차를 몰아 Custer 주립공원의 Wildlife Loop로 진입,
가던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며 경치와 야생동물을 중간 중간 살펴보며 빠져나간다.  
Custer 주립공원은 사실 별 기대를 안하고 갔던 곳인데 왠만한 국립공원 이상으로 깊은 인상을 안겨 주었다.  
너무나 멋진 경치.....특히 Needles Highway는 잊지 못할 것 같다.

아쉽지만 Wildlife Loop를 빠져나와 16A 도로를 타고 마운트 러쉬모어로 향한다.



28.JPG

사실은 어제저녁 9시에 먼저가서 밤행사를 참관하고 오늘 한번 더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못해 어제밤 가지 못했기에 약간은 아쉬운 마음으로 마운트 러쉬모어를 향한다.  
8불의 주차비를 지급하고 연간입장티켓을 받아 차를 파킹하고 마운트 러쉬모어로 향한다.  
주차장이 꽤 넓고 여러층으로 잘 되어 있어서 입구 바로 앞에 차를 댈 수 있었다.  
마운트 러쉬모어에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까페테리아 바로 옆 아이스크림 코너에서
아이들과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데 이 아이스크림이 아주 맛있다.  여기 가시면 Soft 콘을 꼭 드셔보세요.  
그런데 양이 무척 많으므로 4인가족이 2개 시키면 배부르게 먹음!


29.JPG

래피드시티에서 서남쪽으로 약 25마일 거리의 Keystone에 있는 Mt. Rushmore National Memorial은
미국 건국과 발전에 공헌이 많은 4명의 역대 대통령들을 해발 5,700ft높이의 화강암 돌산에 거대하게 조각해 놓았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독립선언문을 기초하였고 영토 확장의 공로가 큰 토마스 제퍼슨,
노예해방과 남북전쟁쟁의 승리로  합중국체제를 유지하게 한 애이브라함 링컨,
미국을 오늘날 강대국의 지위에 올려놓은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
각각의 얼굴 높이가 약 60ft 정도이니 실로 엄청나게 큰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30.JPG

1925년, 아이다호주 출신의 조각가 John Borglum이 작업을 시작하여서 폭파작업으로 산을 가르는 공정에만
하루 400개 이상의 구멍을 뚫으며 폭파작업을 하였다고 한다.
본격적인 작업의 시작에서부터 완공까지의 공사기간은 총 14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8년간 공사가 중단되었기 때문에
실제 공사 기간은 6년이라고 한다.
4개의 얼굴이 거의 완성될 즈음인 1941년, 보글럼이 심장마비로 사망하였고 돌발적인 그의 죽음으로 전체적인 작업이
일시 중단되었지만 아들이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계속 작업을 하여 2대에 걸친 작업으로 현재의 조각상을
완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운트 러쉬모어를 나와서 Spearfish Canyon Scenic Byway를 타기 위해 Lead로 385번 도로를 타고 간다.  
한참을 갔을까 나타나는 Lead와 Deadwood!  금광촌으로 이름을 날렸고, 현재는 카지노도시가 된
이 작은 마을을 둘러보고 싶었는데 시간여유가 없어서 통과!  
이게 다 Helen의 수영타령 때문이다. 어서가서 KOA에서 수영을 해야 한다고!!!

Lead에서 조금 더 가 14A 도로를 타고 가는 Spearfish Canyon Scenic Byway도 큰 기대를 안했지만
정말 아름다운 절경이다.  가는 곳곳마다의 병풍처럼 드리워진 바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길지 않은 도로를 눈과 마음이 즐겁게 드라이브할 수 있었다.

이윽고 Spearfish에 도착! 잠시 장을 보고 90번 도로를 타고 오늘 묵을 숙소로 예약한 Devils Tower KOA로 향한다.  
90번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니 이미 9시가 다 되어서 꽤 어두워져 있었고...
아빠 빨리가서 수영하자고 Helen은 계속 재촉을 한다.  속으로는 ‘이미 늦어서 수영은 글렀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위로하며, 낯선 길을 네비게이션을 따라 찾아간다.
참 이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이 자그마한 네비게이션이 얼마나 큰 힘이 되어 주는지.....전혀 아깝지가 않다.

이미 땅거미가 진 어둑어둑한 시간.......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한참을 갔건만 데블스타워는 보일 기미조차 없다.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바로 그 데블스 타워........!
"미지와의 조우"에서 주인공이 외계인을 만나기 위해 찾아나섰던 바로 그 곳......!
언제나 나타날까.......

얼마를 갔을까, 언덕배기를 넘으면서 어둑어둑한 저 너머로 거대한 하나의 둘기둥이 지평선 위에
위엄있게 그 시커먼 자태를 뽐내며 우뚝 솟아있다.


드디어 데블스 타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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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트 : Crazy Horse - Custer State Park - Windcave N.P.(?) - Mt. Rushmore - Spearfish Canyon Scenic Byway - Devils Tower
* 주행거리 : 234마일
* 숙소 : Devils Tower KOA (캐빈, $61)
* 지출 : $ 104
        (Custer State Park $10, 음료수 $3, Rushmore $8, 소프트콘 $5, 부식 $17, KOA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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