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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둘째날, 그리고 셋째날 오전 모뉴먼트 밸리를 떠나기 전까지의 일정입니다.


라스베가스 공항에 오후 4시 10분쯤 착륙하니 이제 진짜 여행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입국심사를 빨리 받으려 비행기 앞쪽에 앉았는데, 정작 입국심사장은 사람도 없고 심사원도 음식 가져온거 있니? 얼마나 있을거니? 딱 두개만 질문하여 10분만에 통과했습니다. 다만 짐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그 장점이 좀 퇴색했습니다. 렌터카 셔틀버스도 20분 넘게 기다리다보니, 결국 렌터카센터에서 출발한 건 5시 40분쯤. 우선 fashion show mall에 들러 저녁을 먹고, 물과 내일 아침거리를 산 후 St. George로 출발했습니다. St. George까지는 2시간 거리인데 시차발생으로 1시간이 빨라집니다. 


2년 전에도 갔던 I-15인데 왜이리도 생소하게 느껴지는 건지, 그때는 지루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장거리 여행 경험이 늘어나면서 고속도로에서도 풍경을 찾으려는 초탈한(?) 자세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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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George에서는 저가 체인모텔인 Motel 6에서 잤습니다. 여행 중 묵었던 숙소중에 제일 싼 (tax포함 $55) 곳이었는데 투베드에다가 깨끗했고, 잠만 자다 가는 거니 별다른 불만은 없었습니다. 참고로 냉장고/전자렌지/커피메이커 셋 다 없습니다. 아침도 당연히(?) 없는데 로비에서 커피와 주스는 테이크아웃해 갈 수 있습니다.


밤에 도착할 때부터 약간 비가 뿌리더니 둘째날 아침 일어나보니 비가 오고 있네요. 많이 내리는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Monument Valley로 가기 위한 긴 드라이브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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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점점 비 양이 늘어나더니 Kaibab National Forest에 진입할때쯤엔 주르륵으로 바뀌었습니다. Le Fevre overlook이 있었는데 비구름 때문에 이게 당췌 뭘 보라는 건지 알 수 없어서 통과~

더 들어가니 고도는 7000ft를 넘어서고 비가 눈으로 바뀌며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기온은 34도. 유타에서 이렇게 쏟아지는 눈을 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차 타고 지나가는 입장에서는 신기하면서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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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는 달리 Jacob Lake campground에서 캠핑하신 분들은 고생좀 하셨을 듯 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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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한 National Kaibab Forest 지역을 벗어나니 눈은 다시 비로 바뀌고 Vermilion Cliffs Highway가 시작하는 House Rock Valley overlook이 나옵니다. 역시 비가 오니 사진으로만 보던 그 느낌이 잘 살지가 않네요. 이래서 날씨가 참 중요합니다. 얼마전 올리신 막켄나의 황금님 여행기 1편에 같은 위치에서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둘을 비교해보시면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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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도로를 쭉 달려서 나온 곳은 Lees Ferry. 비는 계속 주르륵 내리고 이곳과 Navajo Bridge를 들리기 위해 지름길인 UT-89가 아닌 UT-89A로 돌아서 온건데!! 첫날부터 너무 욕심부리지 말라는 신의 뜻일거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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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제일 안쪽까지 들어가면 콜로라도 강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직접 손이나 발을 담가서 느껴볼 수도 있습니다. 비오는 날인데도 래프팅을 준비하는 팀들이 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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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을 담글 날은 아니니 강 입구에서 발 샷만 찰칵. 언젠가 맑은 날에 다시 오게되면 그땐 발 담가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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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가는 길에 balanced rock이 있어서 차를 멈췄습니다. 바위 오른쪽에 할아버지 한분이 계신데, 한 눈에 봐도 바위가 진짜 크긴 큽니다.1-12.jpg


구름만 없었으면 뭔가 되게 멋있을 듯한 Cathedral Wash trail 입구 너머의 풍경인데, 주르륵 내리는 비와 함께 구름에 이게 뭔지 구분이 안가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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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바호 다리로 이동해 왔는데 빗방울이 더 굵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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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사람들이 다니는 보행자 다리(기존 다리)이고 오른쪽이 차량용 다리(신 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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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상관없이 콜로라도 강은 언제나 푸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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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씨에도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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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Page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도 없고, 그쪽 동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아 빠른 길인 Tuba City로 향했습니다. Tuba City에서 잠깐 비가 멈추는가 싶더니 Kayenta까지 완전 폭우가 내렸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상황이 안되어 운전에만 집중하는데 Monument Valley도 이렇게 비가 많이 와서 loop drive를 못할까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Kayenta에 오니 비는 조금 나아졌는데 엄청 춥습니다. 52도 정도에 바람이 세상에... 기름 넣으면서 계속 마음을 비우자 마음 먹는데 왠지 억울한 느낌입니다.


근데 Monument Valley에 가까워오면서 희망을 봤습니다. Agathla Peak를 찍는데, 저 멀리 파란 하늘이 보이시나요? 오늘 처음 보는 파란색이고, 모뉴먼트 밸리에는 비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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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처음 보는 햇빛.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라는게 참 별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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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가 약간 넘어 Monument Valley에 도착했습니다. 입구까지 들어가는데 차 줄이 너무 길어서 20분 이상을 기다렸네요. 기다리는 동안 다시 짜증이...-_-;; 돈 내자 마자 바로 loop drive를 시작했습니다. 제일 유명한 butte 3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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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태는 이정도였습니다. 긴팔원숭이님의 후기에도 사진 올렸었지만, 비가 온 흔적이 있어서 물웅덩이도 간혹 있고, 확실히 땅이 약간 물기를 머금은 상태였는데 운전하는 데에는 문제 없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비포장도로 운전에 거부반응이 없는 사람입니다. 덕분에 모래바람은 거의 불지 않아 계속 창문 열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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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Ford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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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점심 모두 제대로 못먹었더니 John Ford point 이후부터는 배도 너무 고프고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와서 그냥 호텔 가서 쉴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작가 정신으로;; 끝까지 버텼습니다. 여기도 온도는 52도 정도였고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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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em Po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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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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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강아지들. 제가 차를 세우고 있으면 특히 요 고동색 강아지가 우두커니 앉아서 저를 빤히 바라보길래 그 모습을 찍으려고 했는데, 제가 차에서만 내리면 졸졸 따라오네요. 다시 차안에 들어가면 또 앉고, 내리면 또 따라오고... 개한테 에스코트 받아보기는 처음이라ㅎㅎ 성별은 확인 안해봤는데 남자라고 믿고 싶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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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포인트를 다 찍고 돌아오는데 2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The View Hotel에 체크인 하고 짐을 푸니 7시15분. 이제 긴장이 확 풀립니다.

원래 이곳에 묵으려고 했던건 아니고, Goulding's lodge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일몰/일출은 꼭 보고싶었거든요. 굴딩스가 더뷰호텔보다는 저렴할 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왠걸 둘다 가격이 똑같습니다-_-;; 그것도 어마어마한 가격에... 1박에 이렇게 비싼데는 처음 묵어봅니다. 친구랑 같이 오면 반띵인데 혼자 다 내려니 예약할 때도 그랬지만 신용카드 건네줄때 손 부들부들 떨었고, 혈압도 올라갔습니다;; 


8시정도 되니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구름은 점점 더 진해지고 비가 옵니다. 멋진 일몰에 대한 기대는 접은지 오래였지만 섭섭한건 어쩔 수 없네요. 쿨하게 식당 가서 밥먹고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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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셋째날 오전 5시 40분. 알람 소리에 다행히 단번에 일어났습니다. 일출에 대한 기대도 없었지만 그래도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니 창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갔는데 헛;;;

뭐라 반응을 해야하는 건지? 어머 이런 모습 처음이야~하고 외쳐야 하는 건지 난감했습니다. 비도 많이 오고 안개까지... 음... 뷰트는 당췌 어디에 음... 분명 잠은 다 깼는데 음... 얘내들이 무뿌리로 보이는건 내가 아직 졸린건가 음... 그냥 딱 이런 반응밖에 안나왔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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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안개는 사그러들 줄 몰랐습니다. 비 때문에 물도 엄청 고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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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아침 먹은 후 8시쯤 떠나려고 하는데 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해가 보였습니다. 치...섭섭합니다. 일출 시각에 맞춰 진작에 나타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마지막으로 3형제 뷰트 사진을 찍으러 밸리드라이브 입구로 갔습니다. 위 사진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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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놈들 뒤를 돌아보는데 무지개가 똬아~ 제 마음도 똬아~ 내 마음을 풀어주려는 너의 노력이 가상하구나 하고 쿨한척 하려했지만 이미 제 마음은 감동의 쓰나미로 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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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로 가야할 시간. 언젠가는 또 오겠죠? 그때는 또 어떻게 나를 놀래켜줄런지 기대하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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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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