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2월 15일) 일정

7시반 숙소 출발 => Apache Trail Circle Drive  => Lost Dutchman State Park trail & 일몰구경

숙소: North Phoenix airbnb


피닉스에서 숙소를 airbnb로 정한 데에는 가격이 가장 큰 몫을 했습니다. 처음에 호텔 검색하는데 왜그리 다들 비싸던지요. 그리고 Super 8같은 저가 모텔(사실 가격은 그리 저가도 아니었습니다만)은 평이 너무 안좋아서 가지를 못하겠고... 그래서 눈을 돌린게 airbnb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다운타운에 가까운 곳으로 잡아도 괜찮았을텐데 예약 당시에는 가격대비 제일 나아보이는 북쪽에 있는 이곳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아파트 단지인데 200가구 규모에 단지 출입도 패스워드를 입력해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은지 몇년 되지 않은 것 같아 새건물 티가 났고 수영장도 있는데 오우~ 꽤 괜찮네요. 미국 집을 방문해 본지가 어연 10년전 일이라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amenity가 무슨 고급 호텔보다 낫네요. 샴푸 린스도 여러 종류로 구비해 놓으셨고, 샤워부스와 배쓰에 작은 테라스까지... 완전 굿 초이스~


전날 또! 일찍 잠든 탓에 오늘도 기상은 5시입니다. 아주 그냥 알람이 필요 없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식어버린 인앤아웃 버거를 먹으면서 오늘 날씨도 확인하고 오늘 하루 일정을 머리속에 시뮬레이션도 해봅니다. 오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꽉 차 있는데 바로 Apache trail drive 때문입니다. 아파치 트레일은 아이리스님께서 다른 분의 질문에 대답하신 내용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사실 피닉스가 관광거리가 많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Tripadvisor를 봐도 Top 순위에 있는 곳들은 박물관 아니면 자연이고요. 자연을 좋아하는 저로선 그리 상관은 없었지만 여튼 이 아파치 트레일을 알게된 이상 공부에 돌입했습니다. 우선 도로 상태가 어떤지, 사람은 많이 다니는 곳인지 최근 후기를 보면서 확인했는데 왜냐면 운전의 어려움보다 나홀로 여행에서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둘 이상이면 무슨 일이 생겨도 도움을 구할 수 있는데 혼자일때 무슨 일이 생기면 정말 위험해질수도 있으니까요. Tri

padvisor 후기도 많았고 구글 검색 결과도 많고 scenic drive까지 지정된 길이니 나홀로 여행객이 피할 정도로 위험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여행하는 날이 일요일이니 아무래도 인파가 없지는 않겠죠.


Apache trail의 지도입니다.  지도에서 굵은 검은색으로 원형으로 둘러진 길 + 회색 비포장도로(88번)가 Apache trail circle인데요. 이 중에서 회색으로 표시된 길이 scenic drive로 지정된 루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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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arizona-leisure.com/apache-trail.html>


Apache trail 지도를 보면서 이걸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하나 아니면 반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후기에서 보니 대부분 시계방향을 추천했는데 그 이유가 안전 가드레일도 없는 좁은 아파치 트레일에서 길 안쪽으로 운전하니 더 안전하고^^;; 가슴 졸이며 비포장도로를 먼저 통과한 후에 Roosevelt 댐부터는 포장도로로 바뀌니 마음 편히 귀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리스님께서 같이 언급하셨던 Goldfield도 가고 Lost Dutchman 주립공원에서 일몰을 보고 싶었고, 청개구리 기질도 있는지라 반시계 방향으로 마음먹었습니다. 


아파치 트레일이 오래 걸릴 걸 예상하고 숙소에서 일찍 출발했습니다. 근처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는데 주유기가 계속 안되는 겁니다. 그래서 계산원한테 물어봤더니 오래된 기계라며 무슨 레버를 위로 올리라고 하는데 계속 못찾고 해멨습니다. 결국엔 직접 도와줘서 주유를 하긴 했으나 이러면서 시간을 많이 까먹었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하나 사려고 스타벅스를 찾아가는데 안보이는 구석에 있어서 찾느라 또 한번 시간을 뺐겼구요. Apache Junction에서 남쪽으로 갈 때에는 Renaissance Festival에 가는 행렬때문에 약간 길도 막혔습니다. (Renaissance Festival은 다음 편에 잠깐 언급할 예정입니다) 그나마 일찍 출발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이 모자랄뻔 했습니다.


Apache Junction에 가까워 질때 찍은 사진입니다. Superstition mountain인데 사진보다 직접 보면 무슨 돌산이 앞에 떡하니 있는 듯한 존재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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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ior쪽으로 60번 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Tonto national forest 구역에 들어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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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forest 구역이라 그런지 확실히 풍광이 좋습니다. 반대차선에서 오는 차들은 간간히 있는데 이쪽 길은 저 혼자밖에 없습니다. 

크루즈 켜놓고 운전하기 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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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도로에 들어서면 어떠한 서비스 시설도 없기 때문에 그 전에 점심을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진입 전에 있는 roosevelt lake 쪽에도 식당 시설은 없는건 마찬가지라 가는 길에 있는 Miami 마을에서 테이크아웃을 하여 roosevelt lake쪽에서 먹고, 비포장 드라이브를 하려고 계획했습니다. 그리하여 미리 점찍어 놓은 곳이 Burger House라는 곳이었는데(멕시칸 음식점인데 이름을 왜 버거하우스라 지었는지ㅋ) 길가에 있어서 가장 시간을 절약할 것 같았습니다. 가보니 오늘은 영업을 안하신다고 하네요ㅜㅜ 그래서 좀 안쪽에 있는 다른 멕시칸 음식점에 들러 콤보세트를 테이크아웃하고 길을 떠납니다. 이때가 11시 좀 넘은 시각이었는데 주민들이 점심을 먹으려 서서히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이왕이 마을에 들린 만큼 주변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Florida Miami가 아닌 Arizona Miami의 경찰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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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변도 모두 구리광산 마을이라 집들이 산 중턱에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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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다가 Roosevelt와 Tonto national monument쪽으로 좌회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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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는 구름도 많이 걷히기 시작하여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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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roosevelt lake가 보입니다. 와~ 근데 풍경이 너무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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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 못하고 갓길에 세워 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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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sevelt Lake에는 비지터 센터가 있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습니다. 딱히 피크닉 장소도 없어 보이고요. 

헉;; 밥을 못먹고 지나가야 하나 낙심하며 marina 사진만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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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Apache trail을 시작할 차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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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다리를 지나치며 드라이브를 하려는 순간 오른쪽에 vista point가 보여 차를 급히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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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다행히 피크닉 테이블도 있고 제가 예쁘다고 생각한 정식명칭인 Roosevelt lake bridge를 관람할 수 있는 Inspiration overlook point입니다. 바이크족들도 한무리가 계시네요. 배를 든든히 채운 다음 이 예쁜 다리를 구경해줍니다. 하핫 예쁩니다. 예뻐요~ 안내문에 따르면 roosevelt lake bridge는 1995년에 golden gate bridge와 brooklyn bridge와 더불어 미국에서 top twelve outstanding bridges로 선정되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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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보면 Roosevelt Dam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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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채웠으니 이젠 진짜 드라이브를 시작해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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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 붙들어매란 경고판도 있네요. 넵 절대 풀지 않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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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고판을 지나치면 vista point가 또 하나 나옵니다. 

바로 Roosevelt Dam vista point인데 아까 뒷모습만 보던 댐의 앞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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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포장도로였는데 곧 비포장 도로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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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상태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길도 생각보다 좁지 않았구요. 차 2대가 지나다니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Salt 강을 끼고 달리는 거라 경치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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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에서 보던대로 저를 향해 오는 차들은 꽤 있었는데 저처럼 반시계 방향으로 가는 차는 거의 없었습니다.  차종은 승용차, SUV, 짚차, 트레일러, 컨버터블에 벤츠까지 아주 다양했고 루즈벨트 강에서 레저를 즐기려는지 보트를 뒤에 끌고 오는 차들도 더럿 있었습니다. 이 차들은 자주 다녀서 그런지 엄청 속도를 내며 달립니다. 그리고 모두 창문을 열고 달리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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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내 많이 봤던 사와로 선인장도 한컷. 중간 중간 pullout 할 수 있는 공간이 계속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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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상태는 위 사진에서 보는 대로 나쁘지 않습니다. 승용차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제로 승용차도 굉장히 많았구요. 단, 덜덜거림과 돌 튀기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가는 중간 중간 계속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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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Apache Lake vista point에 도착했습니다. 괜히 Vista point가 붙은게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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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열심히 달리고 나니 기존 풍경과는 좀 다른 느낌의 돌산이 나타났습니다. 약간 넓은 주차 공간이 있어서 차도 쉬어줄 겸 차를 세웠습니다. 이날도 구름이 걷히고 나면서는 많이 더웠는데요, 제가 아이패드를 네비게이션 대용으로 쓰는데 이날 아이패드가 엄청 열받았는지 cool down하라는 경고가 뜰 정도였습니다;; 기기에서 경고가 뜬건 처음 봤는데 너무 놀라서 사진도 못찍고 옷 밑으로 피신시켜줬습니다. 이 곳부터는 확연하게 길이 많이 좁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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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달리면서 도착한 곳은 Lower Fish Creek vista point입니다. 여기는 와... 이런 느낌의 경치는 또 처음이라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기서의 풍경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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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드디어 Tortilla flat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포장도로가 시작합니다. Inspiration point에서 출발할때가 12시 40분이었는데 Tortilla flat에 도착하니 3시 40분, 딱 3시간 걸렸습니다. 중간 중간 계속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고 속도는 20마일 정도 밖에 내질 못하니 생각보다 오래걸렸습니다. Goldfield는 포기해야겠습니다. 어차피 Tombstone에 가니까 별상관 없었습니다. 


Tortilla flat은 이걸 마을이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생각될 만큼 조그마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한 컷에 다 들어옵니다. 그래도 규모에 비해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드라이브를 하는 차들은 이 곳에서 점심을 많이 먹는다고 하네요. 여기까지만 오는 차들도 많다고 하고요. 모든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먹길래 저도 따라서 사먹으면서 당분 보충을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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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쉰 후 서둘러 Lost Dutchman State park로 향합니다. 포장 도로라 운전은 한결 편한데 도로가 좁고 계속 커브길이라 속도를 못내는건 마찬가지입니다. 가다 보니 vista point가 또 나오네요. 오늘 하루 좋다는 경치는 원없이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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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Dutchman State park은 주립공원이라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5시 가까워져서 들어가려니 좀 아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나중에 일몰을 볼때는 7달러가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짧은 트레일을 하면서 사와로 선인장과 가까이 사진도 찍고 사와로 선인장을 붙들고(?) 혼자 웃긴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선인장이 많이 당황했을 것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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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stition Mountains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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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로 선인장도 찍어줍니다. 찍다 보니 이 선인장들 굉장히 포토제닉하네요~ 

이 이후로는 어딜가나 보이는 선인장들이 많이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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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Superstition mountains도 멋있었지만 주변 풍경이 더 멋있었습니다. 일몰때가 가까워 올 수록 더 그렇게 느껴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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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드는 Superstition mountains도 한 컷 (약간의 필터처리를 한 것이나 실제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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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면 갈 수록 감동은 더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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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Goldfield 마을을 지나가는데 노을의 여운때문에 너무 운치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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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당당하게(?) 식당에 들어가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돌아오니 밤 9시가 넘었습니다. 그래도 숙소에 도착해 뻗은 건 똑같네요ㅎㅎ


제 포스팅을 보고 Apache Trail을 시도하시려는 분들께 조언을 드리면

1) 피닉스 어디에서 출발하시든 All-day activity로 생각을 하시고 하루를 온전히 투자하실 생각을 해야합니다. 직접 해보시면 토탈 시간이 최소 8-9시간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2) 비포장 도로에서 오랜 시간 있는 만큼 물과 간식 준비는 필수입니다. 심지어 화장실도 lower fish creek vista 한 곳 밖에 없습니다. 저의 경우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사진을 많이 찍어 3시간 걸렸습니다.

3) 흙먼지가 정말 많이 납니다. 제가 드라이브를 하며 놀라웠던건 거의 대부분의 차들이 창문을 열고 달리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덥고 사진을 찍기 위해(?) 그럴 수 밖에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먼지를 많이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4) 비포장 도로인 만큼 항상 날씨를 보고 진입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운전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5) 마지막으로 정말 하루 종일 운전해야 합니다. 드라이브 루트이니 어쩔 수 없지만 자칫 잘못하면 중간에 지칩니다. 일행 중 누구 한명 짜증내기 시작하면 번지기 시작할테니 모두가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여흥거리(신나는 음악 등)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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