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차(2월 18일)일정

Tombstone (~1240=> Bisbee (13시 20분~)

숙소: Bisbee Copper Queen Hotel


Bisbee는 baby님(로드트립님) 블로그(http://blog.naver.com/bin7235)를 통해 알게되었고, 이번 여행에서 폐광투어라는 재미있는 경험과 함께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지 중 한 곳입니다. 


툼스톤에서 비스비까지는 불과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데 빨리 비스비로 가고 싶다보니 30분이 30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침도 못먹고 계속 빨빨거리며 다녔더니 배는 너무 고픈데 밥사먹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그리고 밥을 먹어도 비스비에 가서 먹겠다는 신념으로) 차안에서 일단 간식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비스비가 툼스톤보다 고도가 더 높아서 비스비에 가까워질수록 오르막길입니다. 그리고 짜쟌~ 드디어 Bisbee 마을과 함께 언덕에 B자가 보입니다. 급한 마음에 갓길에 잠깐 세우고 차안에서 찍었는데 사진에 그 마음 상태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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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을을 빨리 둘러보기로 했습니다폐광투어는 전화예약만 가능하여 원래 미국에 도착해 바로 하려고 했는데, 몇시 타임을 하는게 가장 효율적일지 고민하면서 미루다가 결국 오늘 아침에 마지막 타임인 3시 30분으로 예약했습니다. 3시반까지는  2시간 정도 남았는데광산에 30분정도 먼저 도착해야해서 실제로는 1시간  밖에 시간이 없었습니다광산 투어가 끝나면 5시라 이때부터는 어두워지면서 가게도  닫고 썰렁해지기 시작할테니 밝을때 많이 구경해야 되니까요.


호텔과 갤러리들이 모여있는 마을의 동쪽이 이 도시의 main street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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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의 B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전형적인 조용한 시골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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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bstone Canyon Road를 따라 계속 서쪽으로 걸어가면서 구경하는데 큰 길 보다는 확실히 골목에 들어가야 이것 저것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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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도 평범하지 않게 꾸며져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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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길에 있는 속도줄임 안내판도 예쁜 벽화로 되어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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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주에 붙어 있는 포스터도 예쁘게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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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중간 중간에 "Bisbee 1000 Great Stair Climb"이라는 벽화가 있는데, 매해 10월에 열리는 마라톤 행사로 참가자들은 마을 내 곳곳을 다니며 1000개의 계단을 완주합니다. Baby님 블로그에도 나와있듯이 이 시기에 Tombstone에서도 Helldoroado 행사가 있기 때문에 두 곳을 같이 방문하시면 숙박비는 비싸겠지만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함께 마을구경은 정말 재미있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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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 때 Ironman Ice Competition이라고 해서 큰 얼음덩어리를 짊어지고 계단마라톤을 하는 challenge도 있습니다. 이건 정말 하고나면 심장 터지겠네요.@_@

(유투브 동영상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y2UeZ-FIC-4)

그래서 Ironman을 상징하는 구리 동상도 마을에 있습니다. 역광이라 잘 안보이는데 왼손에는 못을, 오른손에는 망치를 들고 있습니다. 뒷태라도 제대로 찍을걸 이 때는 이 분이 중요한 분인줄 몰랐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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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만 허락하면 이 마라톤 코스를 따라다니며 구경하면 그야말로 마을을 제대로 볼 수 있는데, 워낙 언덕을 누비고 다녀야 해서 아마 엄청 빡셀것으로 보입니다^^; 여행하면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 비용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느낄때가 종종 있는데, 소도시 구경을 할 때 특히 그렇습니다. 차로 드라이브 하면서 보기 힘들고, 무조건 발품을 팔아서 돌아다녀야 하니, 투자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만족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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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구경하고 싶었는데 목상태가 안좋은채로 계속 돌아다녀서 그런지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습니다. 밥을 안먹었다가는 더 안좋아 질 것 같아서 제가 찜해놨던 식당을 찾아갔는데 오늘따라 문을 닫았네요ㅜㅜ 차선책으로 생각해 놨던 베트남 쌀국수집으로 가서 역시나 라지사이즈 한 그릇을 싹 비웠습니다ㅋ 간만에 뜨끈한 국물도 먹고, 달달한 베트남식 커피도 마시고 원기보충했습니다. 이제 폐광투어를 하러 Copper Queen Mine으로 이동합니다. 이 곳도 무기반입은 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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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안으로 들어가 티켓을 먼저 찾는데, 티켓이 종이가 아니라 옷에 부착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혹시 모를 안전상의 위험때문에 참가자 신상을 기입할 때 이 번호도 같이 기입을 해야하고, 투어를 하는 동안에는 반드시 옷에 달고 있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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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시간 동안 광산 안에 있는 전시물들을 구경했습니다. 채굴에 사용되었던 장비들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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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모습을 구현해 놓은 모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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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샵 겸 비지터센터입니다. 아리조나주 다른 관광지들의 브로셔들이 한가득 있습니다. 저는 문 앞에 걸려있는 노란색 안전모자를 두고 살까말까를 고민하다 이거 사가면 나이값 못한다는 소리 들을까봐 포기했습니다. 툼스톤에서도 총이 그렇게 사고 싶더니 제 취향이 초딩 수준인가 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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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어 드디어 투어를 시작할 때가 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어른이 대부분이지만 가족단위로 온 분들도 많아 아이들도 있습니다. 우선 모두 한줄씩 서서 안전장비를 착용합니다. 안전모자, 노란옷과 벨트, 라이트가 한 세트입니다. 그리고 안내판에 있는 것처럼 광산 내부는 온도가 47도(섭씨 8도정도)인데 투어가 1시간 15분 정도 진행되니 추위 잘 타시는 분들은 따듯하게 입고 들어가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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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으로 이동하여 광산 안으로 들어갈 열차에 착석합니다. 이때부터 진짜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기대 만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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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콩콩거리며 광산 안을 들어가더니 어느 지점에서 멈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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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왼쪽에 있는 계단을 따라올라가니 천장이 높은 공간이 나옵니다. 이곳에서는 예전에 Copper Queen Mine이 구리광산으로의 역할을 할 때 채굴했었던 광물의 종류와 목재를 사용하여 어떻게 벙커를 만들고 활용했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사람들 모두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가이드의 설명에 귀 귀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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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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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가이드가 예전 광부들의 일과와 함께 사용했던 장비, 폭약을 설치하는 과정도 자세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가이드 아저씨가 예전에 이곳에서 일하시던 광부 출신이어서 설명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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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아쉽지만 다시 지상으로 나갈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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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밖에서 찍은 마을 모습입니다. 5시가 다되가니 아까보다는 확실히 구름도 많이 생기고 어두워진 느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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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per Queen Mine 에서 조금만 동쪽으로 가면 구리 채취장이었던 Lavender Pit이 있습니다. 여기도 현재는 구덩이만 남아있고 구리채취는 더이상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 다음날 아침에 비스비를 떠나면서 들렀었는데 광산에서 5분도 채 걸리지 않고, 정말 커다란 구덩이와 안내문만 몇개 있기 때문에 폐광투어 후에 잠깐 시간내서 들리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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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채굴산업을 부흥시켰던 Harrison M. Laverder씨를 기리는 비석 - 이 분의 이름을 따서 Lavender Pit이라 명명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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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vender P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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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으로는 넓게 찍을 수가 없어서 좀 더 넓게 보면 안내판에 나와 있는 사진에 가깝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아까 다 하지 못한 마을 구경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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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전체샷도 다시 제대로 찍기 위해 첫 사진을 찍었던 위치도 다시 찾아왔습니다. 처음 사진보다 확실히 나아보입니다. 밝을때 이렇게 찍었으면 더 예쁘게 나왔을텐데 역시 아무리 급해도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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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이 되니 역시나 마을은 조용~해졌습니다. 아까 기념품샵은 두 곳 정도 구경을 했어서 아직 문을 닫지 않은 갤러리를 찾아 구경하며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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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있는 B를 보는데 낮이랑 뭐가 다릅니다. 자세히 보니 글자 안에 전구같은게 있어서 반짝반짝 빛이나네요!!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이따 더 어두워지면 다시 한번 나와서 구경해야겠습니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비스비에서 맛있다는 The Coffee Company에서 커피도 여유롭게 한 잔 마신 후 숙소에 체크인을 하러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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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묵을 숙소는 Bisbee Copper Queen Hotel입니다. 앞서 폐광투어를 했던 Copper Queen Mine과 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잘나가던 이 광산회사가 이 호텔을 지었습니다. 애초 광산 중역들을 위해 지었었는데, 많은 유명인사들이 묵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역사가 긴 만큼 비극적인 사고도 많았었다고 합니다. 다른 곳보다 가격이 약간 비싸서 고민하다가 예전 유명 인사들이 묵었던 방이 있어서 밤에 호텔구경하는 재미가 있을거라고 생각하여 선택했습니다. 물론 제일 싼 방으로요ㅎㅎ Tripadvisor 후기에도 많이 낡았다는 평과 싼 방은 엄청 작다는 글을 많이 봐서 실망하기 싫어 정말 기대하지 않고 왔는데 생각보단 나쁘지 않네요. 툼스톤 Sagebrush Inn과 비교했을 때 방 크기는 비슷한데 화장실은 Copper Queen이 큽니다. 두 곳 다 제일 싼 방은 1명이 묵기에 딱 맞습니다. 캐리어 2개를 펴놓을 공간은 안되기 때문에 2명이면 좀 더 큰 방으로 하시는게 싸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골마을에서는 시설 좋은 호텔은 없기 때문에 기대치를 낮추고 오셔야합니다. 대신에 건물 디자인이나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시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낮에 찍은 모습과 밤에 찍은 호텔 모습입니다. 조명 때문에 그런지 밤이 훨씬 분위기가 있어보입니다. 

th_IMG_3989.jpg <낮>

th_IMG_4023.jpg  <밤>


툼스톤에서도 그랬지만 평범한 키카드가 아닌 경우에는 꼭 사진을 찍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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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쉰 후 호텔 구경을 다녔습니다. 4층으로 되어있는데 유명인사가 묵었던 방은 따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이런 방은 방값이 꽤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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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Wayne - 모두 다 아실 유명 배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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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dy Roosevelt - 미국의 26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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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lie Langtry -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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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Dodge - 여성 자선사업가>


그리고 이곳부터는 이 호텔에서 자주 왔다갔다 하신다는 유명한 유령들의 방입니다. 특히 본인들 방에서는 오밤중에 쿵쿵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인기척(?)을 내서 투숙객들이 절대 편하게 자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이런 방들은 찾는 손님도 많다고 합니다. (사실 저도 돈만 있음 그러고 싶었구요) 그리고 복도에서도 워낙 활동이 활발하여 일부러 이분들을 만나기 위해 전자파 측정기(EMF)를 들고 다니면서 호텔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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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y는 8살 혹은 9살된 소년으로 추정되는데 엄마가 이 호텔에서 일했었다고 합니다. 엄마가 일하는 동안 4층 복도를 뛰어다니기를 좋아했었는데 어느날 San Pedro강에서 수영 도중 익사했다고 합니다. 이 호텔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하고, 분명 호텔에 아이들이 없는데, 아이들이 쿵쿵거리며 뛰노는 소리를 들었다는 투숙객들의 증언이 종종 들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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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30년대 성매매가 합법이었을 때 그쪽 방면으로 유명한 분이었다고 하네요. 유부남을 사랑했으나 남자가 받아주지 않아 자살했다고 합니다. 이 분도 아직까지 종종 나타나신다고 합니다. 예전의 복수심 때문인지 주로 남자들에게 반응을 많이 보인다고...^^;;>


Julia는 저한테 별 관심을 주지 않을 것 같고, 내심 Billy를 만나고 싶었는데 너무 이른 시간에 다녀서 그런지 아쉽게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님 제가 무심하게 그냥 지나친 걸 수도 있습니다.............. 제가 혹시나 그랬다면 Billy한테 심심한 사과의 인사를 드립니다.(꾸벅)


호텔 인테리어도 굉장히 정갈합니다. 밤 조명이 너무 잘어울려요. 빨간색인데 정육점 빨간색이 아닌 고급스러운 빨강입니다ㅋ

th_IMG_4026.jpg  <호텔 밖 입구 조명>

th_IMG_4030.jpg <실내 조명>



호텔 구경을 마치고 언덕의 B를 다시 찍으러 나왔습니다. 깜깜해진 후에 찍으니 언덕모양은 안보이고 B만 반짝반짝 거리네요. 아유 귀여워라~ 한동안 B만 하염없이 바라봤습니다. 그러다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럼 Jerome에 있는 J도...? 하고 예전에 찍은 사진을 확대해봤는데 사진상으로는 전구장치가 없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밤에 안있어봤으니 확인할 길이 없네요. 혹시나 Jerome의 밤 모습을 보셨던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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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비스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내일 아침 Chiricahua National Monument로 떠나기 위해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Bisbee Queen Mine Tour에 대한 제 생각은

1) 가족단위 여행객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좋아합니다.

2) 어른들도 일단 장비를 착용하면 신기하고 설레긴 마찬가지입니다.

3) 가이드의 설명 중 어려운 용어가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잘 못알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광산 내부를 구경하는 거 자체가 재미있고, 재일 재미있는 폭약 설치하는 부분은 가이드의 행동만 보셔도 이해가 됩니다. 

4) 제가 장담하는데 투어하는 동안 라이트를 최소 100번은 껐다켰다 하실겁니다^^

5) 투어비용은 13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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