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라스베가스 (95w, 93w) → ① 후버댐 → Lasvegas

 

주행거리 95마일 (152km)

 

숙소 Strastosphere Hotel ($84, 세금포함)






시차와 어제 장시간 운전으로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찌뿌둥하고 안좋다. 호텔에서는 두사람분만 아침뷔페가 제공돼 진영인 돈을 내고 아침식사를 했다. 메뉴가 어제 저녁 뷔페와는 달랐고, 밀가루 죽같은게 입맛에 맞아 과일을 곁들여 먹었는데, 이제 조금 밥먹은 기분이 든다. 빵은 여러 가지 먹음직스런 종류가 많이 있으나 쳐다 보기가 싫다. 씻고 9시 30분경 식사하러 내려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Hoover 댐으로 향했다. 라스베가스 블루버드를 지나 다운타운을 지나는데 거지들이 꽤 많이 눈에 띄고, 특이한 것은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쓰는 카트 같은걸 끌고 다니는 거지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들 거지중에는 매달 일정액의 복지금을 받는 거지도 있다고 한다. 후버댐을 향하는데 이곳 네바다주 표지판은 캘리포니아의 표지판과는 그 체계가 약간 달라 보였다. 이제까지 봐 왔던대로 주요 관광지나 지명이 표지판에 안내돼 있는게 아니고 모두가 도로명과 Exit 번호만 적혀있었다. 길을 잘못들 경우 찾기가 힘들어 보였으나, 운전해 보니 오히려 더 편리한 것도 같다.


v91.JPG





 

    후버댐   www.hooverdam.usbr.gov/


v95.JPG


후버댐이 가까워 지면서 길이 매우 꼬불꼬불하고 정체가 점점 심해진다. 후버댐에 겨우 도착하니 차량이 너무 많아 주차장에 주차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저 반대쪽 높은 곳에 주차하고 대강 훑어 보는데 족해야 했다. 이 후버댐은 암울했던 미경제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31대 후버 대통령의 경제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콜로라도 강을 막은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대공사였으며, 이 공사에 들어간 콘크리트 양은 LA에서 뉴욕까지 2차선 도로를 놓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하니 가히 그 규모가 짐작될만 하다. 그러나 상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작게 느껴져 다소 실망스러웠다.   


어제 요세미티, 라스베가스로 오는 길에 찍은 사진들을 홈페이지 계정에 전송해 놓고, 메모리를 비워야 사진을 다시 찍을 수 있으므로 PC방에 들러야 했다. PC방이 있는 사하라 거리의 커머셜 센터를 찾기위해 사하라와 힐튼호텔 근처를 2-3바퀴 돌며 헤멘 끝에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출력해간 약도를 보면 커머셜 센터의 위치는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것 같은데, 땅이 넓다보니 3-4블럭 정도 더 떨어져 있어 쉽게 찾지 못한 것이다. 찾아간 커머셜 센터는 단층의 상가로 돼 있었고, 한인식당과 한인 수퍼마켓이 몰려 있었다. 우선 인터넷으로 출력해간 한국식당 쿠폰이 적혀있는 곳중 괜찮아 보이는 한인식당(진미식당으로 기억됨)을 들러 된장과 김치찌개를 시켜 먹었다. 주인 아줌마는 매우 친절하였고, 우리가 다른 주에서 여행온 것으로 알았나 보다. 한국에서 어제 건너와 2주간 자동차 여행중이라고 했더니, 무척 부러워 한다. 주인 아줌마는 식사를 하고 있는 중에 옆에와서 붙임성 있게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한다.


식사를 하고나서 미련스럽게도 이곳 한국식당에서도 팁을 지불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분위기와 음식등 모든게 한국식이라 팁문화도 한국식인지 궁금하길래. 아줌마는 원래 줘야 하는데 안줘도 된단다.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으면 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일게다. 이역만리 먼곳에 와서 고생하는 분들께 마음 속으로 위로를 건네며 팁 15%를 놓고 나왔다.


점심을 먹은 후 바로 옆에 우리 한인이 운영하는 PC방을 찾았다. PC방 안에는 한국인 유학생으로 보이는 2-3명과 멕시코 계열의 초중고생 정도의 애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주로 철권 한가지 게임만을 가지고 자기네끼리 소리소리 지르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데 아무리 둘러봐도 담배 피우는 사람은 없었고, 담배 냄새또한 전혀 없는 것이 우리네 PC방과 크게 달라 보였다. 우리네 PC방은 대부분 들어서면 찌든 담배 냄새 때문에 오래 버티기 힘든데... PC메모리는 겨우 32메가에 불과했고, 속도가 너무 늦어 약 80메가를 전송하는데 3시간씩이나 걸렸다. 우리집에서라면 순식간에 끝났을 텐데. 중간에 그만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라스베가스에서는 PC방이 이곳 밖에 없는 모양이다. 라스베가스의 인구가 2002년 현재 약 150만명이며 매년 4,000-6,000명의 인구가 유입, 미국내에서 가장 빠른 인구 유입율을 보이고 있으며,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도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이곳에 PC방을 차리면 매우 유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C방을 나와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해둔 오늘의 숙소 스트라토스피어 호텔로 향했다. 체크인을 끝내고 방에 들어섰는데, 시설이나 청결상태가 어제 서커스서커스 호텔에 비해 훨씬 뒤졌고, 규모등 전체적으로도 훨씬 못했다. 미국에서 제일 높은 타워라는 상징성 때문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일부러 이 곳을 예약했는데 실망이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요금은 평일보다 더블인 $85이나 되는데...

짐을 풀고 먼저 타워 전망대에 올랐는데, 전망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우리는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아름다운 라스베가스의 야경이 360도로 펼쳐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낮에 차타고 시내를 돌아 다닐때는 집주변에 나무가 많아 집들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았고, 호텔 외에는 고층건물이 없어 도시가 크다는 걸 느끼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 보니 그게 아니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서 봤던 야경보다는 훨씬 멋있고 감동적이다.





 

  다운타운 전구쇼


10시가 다 돼서야 다운타운에 들렀다. 프레몬 버몬트 호텔옆 유료 주차장에 처음으로 주차요금을 내고 파킹을 했다. 찾아보면 주변에 무료주차 건물도 있으련만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유료라도 그냥 주차하기로 했다. 전구쇼가 벌어지는 다운타운의 프레몬 버몬트 호텔 앞에는 노천 공연장이 있었는데 무대위에는 5-6명의 밴드가 생음악을 연주하고 있었고 많은 관광객들이 흥겨운 가락에 맞춰 주변 구경꾼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었다. 춤을 추는 사람이나 구경꾼들 중에는 한손에는 맥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우리는 호텔 1층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그 광경을 구경했다.

햄버거를 먹고 나오는데 마침 우리가 즐겨듣는 Santana의 Smooth가 흘러 나온다.


☞ 동영상




나는 사진을 찍기 위해 앞쪽에 서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아내는 주저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곳의 춤꾼(?)들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하고, 진영이는 쑥스러운지 그냥 구경만 하고 있다. 그때 턱수염이 많고 남루한 차림의 사내가 아내 앞으로 오더니 아내에게 추파를 던지며 마주보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아내는 애써 외면하며 태연하게 춤을 추는데 고녀석 아내의 눈을 어떻게 한번 맞춰보려 안간힘을 쓴다. 그 모습이 우습기도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아내가 나를 가리키며 허즈번드라고 하자 나를 쓱 쳐다본다. 난 손을 들고 씩 한번 웃어줬다. 짜식 멋있게 좀 차리고나 올 것이지. 아내 스타일구기게....


v53.jpg

v55.JPG

v63.JPG





연주가 그치자 우리는 바로 옆에 있는 쇼핑센타에 들어가 아이쇼핑을 하고 있는데, 잠시후 전구쇼가 펼쳐진다. 갑자기 그 휘황찬란했던 거리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꺼지더니 이내 거리 천장에 음악과 함께 여러 가지의 형태의 그림과 에니메이션이 사운드와 함께 흥미롭고도 다이나믹하게 연출되기 시작했다. 이 전구쇼는 라스베가스 발상지인 다운타운의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다운타운 카지노 호텔이 만든 쇼로, 프레먼트 거리위에 마치 재래시장에서 비나 햇빛을 가리기 위해 둥근 원형의 가리개를 쳐놓듯, 그런 모양으로 천장에 7천만개의 작은 전구를 박아 각종 그림이나 에니메이션을 연출하는 화려한 전구쇼였다.

 

전구쇼가 끝나자마자 다시 노천무대에서는 연주가 흘러 나왔고, 무대 앞에서는 구경꾼들의 춤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무대 바로 앞에서 웬 작달막한 할아버지가 박자에 맞춰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엉덩이를 기가 막히게 흔들어 댄다. 보통 솜씨가 아니다. 주변의 이목이 일제히 그 할아버지한테 쏠리고, 일부는 갈채를 보낸다. 그러자 옆에서 몸을 흔들던 아가씨들이 웃으며 할아버지 한테로 다가가 같이 추었고, 할아버진 자기 배낭에서 1회용 카메라를 꺼내더니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 아가씨들과 나란히 포즈를 취하는 데, 그 광경또한 재밌어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 한다. 사진을 찍고 난 뒤 카메라를 배낭에 집어놓고 또다시 신나게 엉덩이를 흔들어 댄다.


v57.JPG


 무대 바로 옆에는 사이클을 탄 경찰이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에겐 재밌고 신기한 모습이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붐비는 거리에서 순찰 활동을 하려면 사이클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듯도 하다.

 



 

 미라지 호텔


전구쇼가 끝나고 미라지 호텔로 이동했다. 미라지 호텔 로비에 들어서니 잘 꾸며놓은 실내 대형 수족관과 정원이 있었고, 조금더 들어가니 유리관 안의 백호를 구경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 있다. 잠시 구경하다 카지노를 거쳐 밖에 나왔는데 바람이 세차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간 많은 카지노를 지나 다니며 느낀 건 룸, 레스토랑, 트램을 이용하거나 어트택션을 보기 위해서는 구조상 반드시 카지노를 거치도록 설계가 돼 있다.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카지노로 유인하기 위한 아이디어이다. 라스베가스에 가면 나도 한번 잭팟을 터뜨려 보리라 굳게 마음먹었으나, 막상 할아버지, 할머니 할 것없이 충혈된 눈으로 머신앞에 심각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 이내 그런 생각이 달아나 미련을 버렸다.


밤도 깊어 아쉬움을 접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미국인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뛰어난 기획력, 이를 실천에 옮기는 용기와 이를 뒷받침하는 거대자본, 이 모든 게 부럽고 대단하게 여겨진다. 도대체 어떻게 이 엄청난 규모의 호텔과 카지노, 또 많은 위락시설들을 이 사막 한가운데 세울 것을 생각해 냈으며,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실행에 옮겼을까?


난 크고 넓은 호텔 주차장마다 거의 빈곳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많은 차량과 북적대는 카지노의 사람들, 각종 어트랙션과 쇼앞에 몰려드는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생각은 결국 적중했고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카지노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라도 하듯 최근엔 또다시 대형 컨벤션 센터를 건립하여 수많은 국제 세미나 등을 유치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며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라스베가스를 꿈의 도시, 미래의 도시라고 일컫나 보다.

  




댓글은 로그인 후 열람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2024년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입장 예약 필수 [2] 아이리스 2023.12.23 1918 0
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431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5744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0908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7343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293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551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448 2
980 현재 샌프란시스코 입니다. [7] 문현정 2005.05.19 4226 96
979 미서부 여행계획중인데요... [1] 신수정 2005.05.18 3412 96
978 미국서부여행 15일 일정 조언 부탁드립니다. [18] 이경윤 2005.05.18 5599 7
977 여름방학동안 서부여행에 대해 [3] hyeonok 2005.05.18 3020 101
976 Ian's 40일간의 미국 횡단 여행 계획 1 [3] 이안 2005.05.18 4340 90
975 미국여행기 2. [9] 한라산 2005.05.18 3615 95
974 덴버 여행 계획 좀 봐주시겠습니까? [3] 홍지형 2005.05.18 3572 95
973 미서부 대자연 체험 여행 계획... [2] rara 2005.05.18 3028 91
972 미국여행기 1. [9] 한라산 2005.05.17 4107 103
971 염려속에 낼 모레 출발합니다. [2] 서경애 2005.05.17 2506 95
970 미국워싱턴DC에서 토론토 [3] 신동석 2005.05.16 4014 104
969 다카 사진 저장 (CD 구워주는 곳) [1] 오리 2005.05.15 3793 121
968 미국서부 여행계획 좀 봐주시고 고수님들의 평가 부탁드립니다... [4] 함백 2005.05.15 2854 95
967 보고서에 웹사이트까지 만들려니....... 태백산 2005.05.13 3060 98
966 5월 말 요세미티를 가려하는데요 [6] 엄기예 2005.05.12 3857 76
965 잘 다녀 왔습니다. [4] 한라산 2005.05.11 3177 95
964 (여행정보)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사용에 대해서.. [8] Juni 2005.05.10 6008 109
963 baby님 도와 주세요 [8] johnlee 2005.05.10 2986 92
962 yellowstone->banff, seattle->banff 어디가 좋은가요? [1] 신효정 2005.05.10 4451 114
961 Yellowstone에서 LA까지 10박 11일의 여행일정 조언 부탁드려요~~ [2] ongi 2005.05.09 3451 121
960 [re] 산호세에서 라스베가스 여행일정문의(재 문의) [1] HOSOOL 2005.05.08 3287 95
959 (질문)LA공항에서 유니언스테이션 가는 방법 [3] 민기 2005.05.07 8800 96
958 [re] 산호세에서 라스베가스 여행일정문의(재 문의) [2] HOSOOL 2005.05.06 4369 98
957 미서부 일정 중간 점검 부탁드려요. [2] 안은경 2005.05.05 3001 117
956 산호세에서 라스베가스 여행일정문의 [2] HOSOOL 2005.05.05 5992 9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