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SF공항 (101S) → San Mateo Br.(92E) → 880N → 580E → 205E → 120E → 99S →③ Merced(140E) → ④ Yosemite → Oakhurst(41S) →Fresno

 

주행거리 312마일 (499km)

 

숙소 Parkside Inn ($44.95)

 


 

드디어 출발이다. 설레임 반 두려움 반, 긴장을 하며 도로로 나왔다. 아까 셔틀버스를 타고 렌트카 사무실 오는 길에 그토록 복잡해 보이던 고가도로 위를 지나간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요세미티 공원이고, 최단코스로 가기 위해서는 101S(101번 도로 South 방향)를 탄 다음 San Mateo 다리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도로 표지판에 주의를 기울이며 조심스럽게 차를 몰았다. 101S를 조금 지나 San Mateo 다리에 이르자 긴장감이 풀리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기 시작한다. 바다 한가운데를 달리며 펼쳐지는 아름다운 주변 풍경 탓이기도 하겠지만, 도로 표지판이 아주 잘돼 있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같은 언덕, 아담하고 이쁜 집들, 우리의 청명한 가을날씨와 같은 상쾌한 기후와 맑은 공기... 사람이 살아가기에 더없이 좋은 쾌적한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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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너 약 40분쯤 지나 왔을까? 길 580S 양쪽 언덕위에 풍력발전을 위한 풍차들이 그림처럼 나타나는데 그 모양이 장관이다. 이 풍차들은 1980년초부터 저가의 대체 에너지원을 찾기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차량 흐름에 맞춰 과속을 하고 있었다.


 

중간에 점심을 먹기로 하고 휴게소를 찾는데, 몇번을 지나쳐야만 했다. 분명히 'Rest Area 5 Miles' 이런 식으로 적혀 있는데, 아무리봐도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큰 입간판이나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깨달은 거지만 이 나라의 Rest Area는 그 모양이나 규모, 위치등이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와는 많이 달랐다. Rest Area는 대부분 주유소와 화장실, 편의점이 있었고(어떤 곳은 편의점없이 주유소와 화장실, 음료 자판기, 그리고 앉아서 잠시 쉴 수 있는 조그마한 의자가 전부인 곳도 있었다), 위치는 우리나라처럼 고속도로 변에 바로 인접해 있지 않고 일단 밖으로 빠져 나가야만 했다. 때문에 우리나라 휴게소와 같이 식사를 하며 느긋하게 쉬려면 고속도로에서 무조건 밖으로 빠져나와 편의점이나 레스토랑등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곳은 전형적인 미국의 시골마을이었고, 그 부근엔 패스트푸드 점 한곳 뿐이었다. 안에 들어서니 모두들 순박하게 보이는 얼굴들이다. 햄버거를 주문하는 데 옵션이 무척많다. 치즈를 넣을 건지, 음료수는 어떤 걸 마실건지등등.

주문을 마치니 히스패닉계로 보이는 종업원 왈, 나를 보고 "히리고?"한다. 순간 우리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다. 여행 오기전 인터넷 게시판에서 한 유학생이 올린 미국 유학중 겪은 에피소드를 읽고, 우리끼리 한동안 그 얘기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 유학생, 줄을 서서 햄버거를 주문하자 종업원이 "히리고?"했다는 것이다. 그건 "여기서 먹고 갈거야, 아니면 가지고 갈거야?"라고 묻는 "Here or to go?"이었는데, 이 유학생 귀에는 연음이 아직 익숙치 않아 '여기서 드시고 가실거에요?'라고 묻나보다 짐작했단다. Here는 조금 들렸으니까. ^^;  하여 젊잖게 "Yes"하고 대답했는데, 종업원이 다시 큰소리로 "히리고?"하고 묻더란다. 그래서 이번엔 자신있는 목소리로 "Yes"라고 대답했는데, 그 종업원 "What???"하며 뚫어지게 쳐다 보더란다. '이상하다. Yes 아니면 NO인데'라고 생각하며 다시 "NO"라고 대답하자 그 종업원 황당한 얼굴로 쳐다 보더니 궁시렁 거리며 종이 봉지에 햄버거를 담아 주더란다. 아마 이 에피소드를 사전에 읽어보지 못했으면 나도 똑같은 상황에 직면했을지도 모르겠다. ^^;  난 여유있게 웃으며 "Here"라고 대답하자 모두 몇달러 몇센트라고 얘기하며 영수증을 뽑아 주는데, 동전이 몇 센트짜리인지 얼른 구분이 되지 않는다. 종업원에게 손에 펼쳐 보이며 도움을 받아 계산을 마칠 수 있었다. 물어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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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세미티 국립공원   

 

 

Merced에서 140E를 타고 미국의 금강산이라고 하는 요세미티로 향했다. 깨끗하고 쭉뻗은 고속도로, 마치 방금 물을 뿌려놓은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아스팔트위의 아지랑이... 그 위를 다니는 차량은 드물었다. 주변엔 마치 제주도의 작은 구릉을 연상케하는 크고 푸른 구릉들이 넓게 펼쳐져 있었고, 중간 중간 목장들이 눈에 띄었는데, 이런 구릉과 목장들은 캘리포니아를 드라이브하는 동안 내내 볼 수 있었다. 그런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며 과 함께 미국에서의 드라이브 묘미를 만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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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무 숲을 지나는데 중간 중간에 사슴주의 팻말과 함께 우체통같은 것에 철망으로 감싸놓은 특이한 쓰레기통이 눈에 띄었다. 이 쓰레기통들은 사람들이 버린 음식물을 곰이 파헤치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일게다. 요세미티 공원 입구에 이르러 비지터 센터에 들러 지도를 얻어 다시 길을 재촉했다. 시계 바늘은 벌써 4시 반을 가리키고 있어 마음이 급해졌다. "산속이라 저녁이면 금방 어두워질텐데 이러다 아무것도 못보는 것 아니야?" 그런데 4시 반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해가 지려면 한참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서머타임 적용으로 1시간이 일찍 시작됐고, 그 덕분에 해가 더 길어지면서 오후 시간이 다소 여유가 생겼다. 다행이다 싶었다. 부지런히 폐달을 밟는데 눈앞에 계곡과 함께 계곡 아래로 세차게 흐르는 맑은 물이 나타났다. 바로 Merced 강이다. 길 한쪽에 차를 세우고 우린 일제히 양말을 벗고 물가로 내려가 발을 담궜는데, 물이 차가워 금방 뼈속까지 시원해진다. 아! 이런게 자동차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아무도 없는 우리만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비경을 감상하며 맛볼 수 있는 이 여유로움, 이곳에 진짜 잘왔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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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차를 몰았다. 이윽고 매표소가 나타났는데, 입장료를 받는 사람이 없다. 시계를 보니 벌써 5시가 넘었다. 이게 웬 횡재야? 입장료 $20(우리 돈 약 26,000원)이 고스란히 세이브된 셈이다. 콧노래를 부르며 매표소를 통과하고 조금 더 나아가니 이윽고 거대한 화강암의 기암절벽, 엘 캐피탄이 나타났다. 엘 캐피탄은 약 150만년 전에 계곡안에 형성된었던 거대한 빙하가 엄청난 무게의 압력으로 낮은 곳으로 밀려 내려가면서 생성되었고, 세계 암벽 등반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화강암의 절벽이다.



반대편의 면사포(Bridal Veil) 폭포는 그 모양이 마치 신부의 면사포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요세미티의 공원의 폭포는 4월-6월 사이 수량이 가장 많아 가장 볼만하다고 하는데, 우린 운 좋게도 그시기에 와 이렇게 멋진 장관을 감상하고 있다. 주변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웠는데, 폭포와 거대한 바위, 숲이 절묘하게 조화된 절경에 그저 감탄사만을 연발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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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를 몰고가다 왼쪽에서 떨어지는 Yosemite 폭포를 보고 차를 세웠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며  '이런 대자연의 비경을 가진 미국은 정말 축복받은 나라인가?'라는 생각이 들며, 은근히 시기심이 생기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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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도 폭포지만 오른쪽에 펼쳐지는 풍광또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계곡 바닥의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과 물가주변의 쭉쭉빵빵 뻗은 아름드리 나무와 푸른 숲들, 좀더 멀리는 연한 회색으로 채색된 바위가 그 배경이 되고....이 모든 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폭의 수채화'라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옆에 있는 아내와 아들에게 "말 그대로 한폭의 수채화로구만"하고 동의를 구했더니, 아내가 "아니, 수채화라는 표현으로는 너무 부족해"하자, 아들은 "마치 한장의 사진같아"라고 거든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달력등에 자주 등장하는 배경같은데, 가히 천하일경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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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따라 오르다 오른쪽 저 아래로 펼쳐지는 절경에 또다시 차에서 내렸다. 왼쪽으로는 엘 캐피탄, 오른쪽으로는 면사포 폭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터널 뷰이다. 평소 아내나 나나 산행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주마간산식으로 그냥 한번 보기나 하지" 하는 생각으로 왔는데,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어쩌랴. 짧은 기간안에 볼 것은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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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나 터널을 지나 한참위로 올라가다 다시 차를 세웠는데, 이곳의 전망또한 "Great View"다.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가족사진을 찍기도 하고 또 찍어주기도 하는 데,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정말 친절하다. 먼저 부탁을 하지 않았는데도 상대방이 뭔가 도움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다정한 미소와 함께 먼저 말을 건넨다. "사진찍어 드릴까요?". 상대방을 위한 배려와 친절이 몸에 깊숙히 배여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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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가 넘고 곧 해가 질 것 같다. 늦더라도 이곳의 마지막 View Point인 마리포사 그로브까지는 가야한다. 마리포사 그로브는 3000년 수령의 거대한 세코이아 소나무들의 군락지이다. 마리포사 그로브로 가기위해 꼬불꼬불한 산길을 가는데 주변의 숲이 너무 울창하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바로 이 울창한 수림들을 보고 감동하여 우리나라에 식목일을 제정하고 전국산야에 거국적으로 나무를 심게했나 보다. 이 산에는 곰이 많고 밤에 먹이를 찾아 캠핑카를 습격하기도 한다는 얘기를 하며 가는데 진영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짧게 외친다. "앗! 곰이다." 난 재빨리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겠다고 내리라고 하니 무섭다며 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곰은 그사이 다른 곳으로 자취를 감추고 보이지 않는다. 다시 차를 타고 마리포사 그로브까지 한참을 달렸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둑어둑해 진 뒤였다. 금방이라도 곰이 튀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라 조금 으시시하다. 과연 듣던대로 엄청난 세코이야 나무들이 빽빽히 서있다. 사진을 찍기위해 7-8미터 뒤로 가서 카메라로 잡아보는데 너무 커서 잘 잡히지가 않는다. 이곳은 입구에 주차하고 트램을 이용해서 한바퀴 관광도 가능하다고 한다. 낮에 왔으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수박 겉핥기이지만 그런대로 위안을 하며 마리포사 그로브를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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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늘의 숙박 예정지인 프레스노까지 가야한다. 내일은 라스베가스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저녁에 조금이라도 더 이동해두는 것이 내일 장거리 운전의 피로감을 덜 수 있다. 사우스 게이트에서 41S를 타고 어두워진 길을 내려 오는데 산길이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해가 지기전에 이길을 달리고 있다면 무공해 도시 Oakhurst City 주변경치도 감상할 수 있을텐데... 진영인 배가 고프다며 저녁은 꼭 준비해온 햇반을 먹고 싶단다. 햇반을 데우려면 전자 레인지를 사용할 수 있는 모텔이나 큰 편의점같은 걸 찾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큰 도시인 프레스노까지 가서 먹는 게 나을 것 같다. 지도를 보니 이곳은 Oakhurst city 근방이고, 여기서 프레스노까지는 50마일 정도. 41S를 타야할 것 같아 한참을 가는데, 길을 잘못든 건지 지루하게 내려왔던 비슷한 산길을 다시 안으로 자꾸만 들어 가는 것 같다. 그리고 지방도라 그런지 그 흔하던 큼직한 도로 표지판조차 거의 없다. 프레스노 가는 길은 차 통행량도 많을 법 한데, 통행도 그리 많지않고. 한참을 가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차를 돌려 조그마한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프레스노에 가서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시간도 지났고 배도 고프다. 저녁식사를 하며 길을 물을겸 식당을 찾아 주변을 도는데 멕시코 음식으로 유명한 타코벨 간판이 보인다. 많은 이들이 여행기에서 타코벨이 우리 입맛에 잘 맞고 맛있으므로 꼭 먹어보기를 권유하는 음식이다. 타코벨을 주문하고 멕시코인인 점원에게 프레스노 가는 길을 묻는데, 발음도 좋지않고 말도 빨라 무슨 얘긴지 도대체 모르겠다. 그래서 "좀 천천히 말해달라"고 하는데도, 여전히 무슨 얘긴지 모를 얘기만 빠르게 쏴댄다. 그걸보고 주방에서 일하던 고참으로 보이는 청년이 나와 자세하게 길을 설명해 주는데, 방금전 우리가 갔던 그 길이다.


타코벨은 약간 짭짤하고, 햄버거보다는 느끼하지 않아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기대했던 것만큼 맛있지는 않았다.(* 타고벨중 burrito는 맛이 별로없고, hard toco랑 chalupa는 아주 맛있다고 아이루님이 나중에 귀뜸해 주었다. 그럼 우리가 먹었던 게 burrito? ^^;)


타코벨로 저녁을 떼우고 문을 나서는데 고속도로 진입하는 길이 애매하여 마침 옆에 있던 아줌마에게 물으니, 매우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준다. 옆에 있던 뉴욕 양키즈 야구 유니폼을 입은 아들이 엄마를 거들어 길찾는 게 쉽다고 신이 나서 얘기한다. 얼굴이 익살스럽고 장난기가 가득해 보인다. 내가 반색을 하며 "오, 너 뉴욕 양키즈 유니폼을 입었구나, 우리 아들도 뉴욕 양키즈 모자가 있는데"라며 옆에 있는 진영이를 보자, 진영이도 동의를 하며 얘가 너무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그러자 그애 신이나서 "오늘 ㅇㅇ팀과 야구경기를 했는데, 우리가 큰 점수차로 이겼어요"라며 마구 자랑을 늘어놓고, 엄마는 옆에서 오늘 처음으로 어린이 구단에 가입했다고 소개한다. 아이 나이를 물으니 13살, 우리 나이로는 14살-15살정도 될 텐데, 12살인 진영이에 비하면 체구가 다소 왜소해 보인다. 낯선 이국인에 대한 그들의 친절함과 붙임성이 고맙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였다. 아내가 옆에 없어 한국에서 가져온 기념품을 전달하지 못한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여행중 고마운 사람을 만났을 때 전달하기 위해 동대문 두타에서 우리의 전통 혼례의상이 새겨진 냉장고 자석 인형과 태극마크가 새겨진 핸드폰 걸이용 작은 장구와 북, 전통 창호지 문양이 새겨진 책갈피등을 구입해 갔는데, 그 기념품을 넣은 작은 배낭을 아내가 항상 메고 다녔다.

 

약 1시간 반정도 달렸을까? 드디어 건포도의 고장, 프레스노 시티가 나온다. 시계를 보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고속도로에서 나와 시내에 진입하긴 하였지만, 밤인데다 이곳 지도가 없어 온라인 쿠폰을 이용할 수 있는 Villager Lodge 모텔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가까운 주유소에 차를 대고, 차에 이상이 생겼는지 앞 후드를 열고 뭔가 열심히 점검하고 있는 아저씨에게 온라인 쿠폰 북에 있는 모텔 주변의 지도를 가지고 길을 물었다. "요세미티 방향에서 오는 길인데, 이곳은 초행이다. Villager Lodge 모텔을 찾고 있는데, 어떻게 가야하죠?" 지도를 보더니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르는 모양이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저쪽에서 주유하고 있던 아저씨에게 가서 지도를 가지고 물어본다. 그 아저씨 한참을 보더니 자기 차에서 프레스노 상세지도가 나와있는 지도를 가지고 표시를 해주며 고속도로를 다시타고 15분 정도를 더 가서 다시 빠지라고 하며 그 지도는 그냥 가져 가란다. 다시한번 이들의 친절에 감동. 고맙다는 말을 거듭하며 준비해간 기념품을 건넸다.


가르쳐준 대로 고속도로를 다시 탄후 모텔 들이 많이 들어선 곳으로 빠져 나와 우리가 찾고자 하는 Villager Lodge 모텔 근방에 오긴 했는데, 밤이라 그런지 간판이 금방 눈에 띄지 않는다. 시간은 벌써 11시가 다돼가는데.... 미국 첫날, 시차 적응도 안된 상태지만 긴장감 때문인지 그렇게 피곤한 지는 몰랐으나 모텔을 찾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할지 모르고, 또 내일 일정이 걱정돼 근처 가까운 모텔에서 쿠폰없이 그냥 묵기로 하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Parkside inn으로 들어갔다.

  


모텔규모는 커 보였는데 그 많은 방들이 1층으로만 길게 "ㄴ"자 형태로 돼 있었고, 각 방앞에는 드문드문 차들이 주차돼 있다. 땅이 넓으니 굳이 2층이상으로 올릴 필요가 없을 터. 방이 1층에 있으므로 차에서 짐등을 운반하기에 편리한 구조로 돼 있다. 사무실을 찾아 프런트에 있는 멕시코인에게 2베드가 있는 방이 있는지 묻고, 여행기에서 익힌대로 먼저 방을 보고싶다고 하자 흔쾌히 방을 보여줬다. 방은 조금 오래돼 보였지만 시설은 흠잡을 데 없었다. 다시 사무실로 가 가격을 물으니 60$이라고 한다. 이곳 프레스노는 모텔들이 많이 밀집해 있어 숙박비가 비교적 싼편이고, 준비해간 온라인 쿠폰을 이용하면 괜찮은 모텔에서 $30수준에 묵을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방이 좀 낡아 보인다. 난 여행비를 절약해야만 하니 좀 깍아다오"하니, 얼마를 생각하냐고 묻는다. 40$ 정도면 적당하겠다고 했더니, 그렇게는 곤란하댄다.


순간 은근히 배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다른 곳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미안하다"라며 나오려고 하는데, 뒤쪽에서 백인이 나오더니, "It's OK"하며 그렇게 해주겠다고 한다. 저 멕시코인은 아마 종업원이었던 모양이다. 결국 세금포함 $44.5,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격으로 싸인했다. 주인 성격이 아주 시원 시원하고 쾌활하다.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2주간 여행차왔고 미국은 처음인데 오늘이 그 첫날밤이라고 했더니, 몇번씩 환영한다고 하며 좋은 여행하란다. 그리고 풀장이 있으니, 수영을 하라고. 난 고맙지만 피곤해서 일찍 자야겠다고 하고 방으로 돌아와 여장을 풀었다. 씻은 후, 혹 시차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할까봐 미리 준비해간 멜라토닌을 아내와 같이 먹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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