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핀 야생화가 인상적인 곳 안자-보레고 사막공원

Anza-Borrego Desert State Park
사막이라는 곳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사막에 꽃을 보러 간다는 말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영화나 소설에서 흔히 접해온 사막의 이미지는 죽음이다. 하지만 사막을 직접 체험해 보면 사막이라는 곳이 매우 아름다우며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3~4월이 피크인 안자-보레고 사막공원에 피는 형형색색 야생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생명의 경이감마저 들게 한다. LA에서 남동쪽으로 약 2시간여 거리에 있는 샌디에고 카운티의 안자-보레고 사막 공원은 봄이 오면 만개한 들꽃을 보기 위해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인위적으로 재배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은 그 어느 봄꽃 축제를 능가하고 남음이 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재배 되지 않는다는 말 그대로 만개한 야생화를 보기 위해선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하며 무엇보다 먼저 초봄의 날씨가 가장 중요하다.

안자-보레고 사막공원을 찾는다면 가장 먼저 가야 할 곳이 바로 비지터센터이다. 공원 초입에 위치한 이곳은 2000년에 약 150만 달러를 들여 완공한 곳이다. 마치 사막을 파고든 사자 우리 마냥 자연석들을 이용해 최대한 자연경관을 헤치지 않고 관광객 안내소는 물론 공원의 모습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사막 환경 전시관까지 전시 되어 있다. 이 부근 사막지역에서 살던 인디언들의 생활상과 문화유적 사막 동식물의 모습을 잘 재현해 놓고 있어 이곳만 둘러봐도 안자-보레고 공원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이다. 레인저 대원과 공원을 잘 아는 자원봉사자들이 항상 상주하고 있으며 어느 트레킹 코스로 가면 좋은지에 대한 상담에 친절히 응해준다. 특히 주말에는 LA지역과 샌디에이고에서 찾아온 당일 관광객들로 붐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보유한 주립공원인 안자-보레고는 약 60만 에이커의 거대한 사막공원이다. 근처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높이가 약 6,000피트에 달해 3~4월에 찾는다면 4계절을 모두 만끽할 수 있다.




안자-보레고 사막 공원으로 가기 위해 CA-79번 남쪽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바로 테미큘라 올드타운(☞Old Town Temecula)이다. 서부 개척시대의 정취를 가득 담고 있는 이곳은 현대의 카우보이라고 할 수 있는 할리 데이비슨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지나 CA-22번 프리웨이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사막풍경이 펼쳐진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브리틀부시(Brittlebush)가 개나리 마냥 노란 빛을 자랑하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CA-22번을 통해 보레고 스프링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은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중에 한곳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보레고 스프링스 지역에 들어서게 되면 많은 관광객들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보레고 사막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보레고 스프링스(Borrego Springs) 지역의 경관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다.  

사막에서 밤을 보내고 싶은 이들은 캠핑 그라운드를 이용해보는 것이 어떨까? 안자-보레고 공원에는 2군데의 캠프장을 오픈하고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수시로 경찰과 레인저들이 순찰하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고 샤워실과 화장실을 완비하고 있어 위생 문제도 걱정 할 것이 없다. 아직 좀 춥기는 하지만 견디기 힘든 정도는 아니고 좋은 침낭과 텐트가 있다면 오염과 소음이 전혀 없는, 별이 떨어질 것 같은 사막에서 바람소리를 벗 삼아 추억에 남는 캠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안자-보레고 공원에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비지터센터에서는 지역 동식물학자와 자원봉사자들이 센터 내에 전시관과 비지터센터 바로 앞에 설치된 미니어쳐 공원에서 40여 분 동안 사막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있고 공원을 잘 아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공원을 하이킹하는 프로그램과 캠프장에서 공원 관계자들과 함께 모여 앉아 캠프파이어를 하며 안자-보레고 공원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와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


◎ 안자-보레고 사막공원의 야생화 : 일반적으로 3~4월이 가장 피크이지만 기온과 강우량에 따라 피는 시기는 매년 조금씩 달라진다. 올해는 3월28일 현재 꽃들이 그리 많이 피지 않은 편이어서 한동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만개한 야생화를 구경하려면 무턱대고 안자-보레고 공원을 찾는 것 보다 사전에 여러 가지를 알아보고 찾아가야 헛걸음을 할 확률을 줄여줄 수 있다. 특히 현지의 기후가 중요한데 야생화가 만개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강우량이다.

비가 너무 적게 오면 꽃이 많이 피지 않고 너무 많이 와도 씨들이 다 씻겨나가게 되므로 만개한 꽃들을 볼 수가 없다. 기온 역시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화씨 약 85도(30°C)가 적당하고 안자-보레고 사막공원은 년중 3~4월이 이에 해당한다. 야생화가 만개하는 정확한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공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알림엽서’를 이용하면 비교적 정확히 야생화가 만개하는 시기에 공원을 찾을 수 있다. 공원 관계자가 꽃이 만개하기 약 2주전에 엽서를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만개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올해는 강우량이 충분하지 않아 예년 같은 대규모 꽃밭은 조성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러 트레일에서 각종 야생화가 만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Anza Borrego Desert State Park



● 안자 보레고 사막의 이색적인 투어 ●
▲ 라 카사 델 조로 사막투어(La Casa Del Zorro Desert Tour) : 실내 공간이 넓고 튼튼한 4WD SUV차량을 타고 숙달된 가이드와 함께 안자-보레고 사막공원을 둘러보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자신이 혼자 지도를 보면 하이킹을 하는 것 보다 단 시간에 더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프로그램에 따라 다양한 코스가 있다. 당일 코스로는 안자 보레고 공원과 함께 소금 호수로 유명한 솔튼 호수(Salton Sea)를 둘러보는 코스가 인기이다.

▲ 캘리포니아 오버랜드 투어 : 단지 눈에서 보는 사막 여행을 탈피해 군용트럭을 타고 사막을 달리며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사막 여행을 하고 싶다면 이 여행상품을 권하고 싶다. 시간에 따라 2시간에서 32시간짜리 프로그램이 있고 사막에서 밤을 보내는 1박 여행이 인기가 있다. 사전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California Overland Tours


● 캘리포니아 남부의 와인컨트리 테미큘라 ●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나파밸리가 너무 멀다고 느껴지는 사람들 중 특히 와인 마니아라면 ‘꿩 대신 닭’이라고, 테미큘라 방문을 권할 만하다. LA에서 남동쪽으로 2시간 거리며 샌디에고에서도 북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테미큘라는 여러모로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서부 개척시대 모습을 제대로 보존하고 있는 올드타운도 그중 하나이다. 매주말이면 흥겹게 흘러나오는 컨트리 음악이 이곳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린다. 주변에 이름난 온천과 카지노 리조트들이 많이 있다. ☞Temecula Valley Visitors Bureau

테미큘라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와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테미큘라에는 약 20여 곳의 와이너리가 성업 중이며 여러 종류의 와인들을 맛볼 수 있다. 만약 여행 중 폼 나게 정장을 하고 최고의 와인과 식사를 하고 싶다면 ‘와인메이커의 골드 디너(Winemaker's Gold Dinner)’를 권하고 싶다. 1인당 무려 125달러나 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과 정장을 갖추어야 하는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지만 세계적인 일류 식당에 비견될 식사와 최고급 와인을 환상적이 분위기에서 맛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알 수 있고 각종 티켓 구입 역시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다. ☞Temecula Valley Wine Country


- 미주 중앙일보 ‘김평식의 신미국여행’ 중에서 [편집] -



※ 2006년 4월 9일 게시된 글을 다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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