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차(2월 21일) 일정

8시 15분 숙소출발 => Kitt Peak National Observatory (9시 40분 - 11시 30분) => Arizona-Sonora Desert Museum (13시 00분 - 16시 30분) => Saguaro National Park West (16시 45분 - 17시 30분) => Sunset @ Gates Pass

숙소: Baymont Inn & Suites Tucson Airport


Kitt Peak에서 투어를 하나만 하고 내려와야 했던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Arizona-Sonora Desert Museum에서 하는 Raptor Show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Raptor show는 겨울 시즌(10월-4월)에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있는데 tripadvisor 후기에서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미리 가있어야 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에서 지도를 보니 하필 위치도 제일 안쪽에 있더군요. 그래서 미리부터 오늘은 점심을 건너뛸 생각을 했었습니다. 


Arizona-Sonora Desert Museum은 명칭은 "박물관"이나 실제로 가보면 절대 박물관이 아닙니다. 동물원, 식물원, 박물관을 합쳐놓은 실외 멀티플렉스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곳 사람들은 줄여서 Desert Museum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여행에서 사막에 사는 동물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여서 내심 기대가 컸습니다^^ Desert Museum에 도착하기 10분 전(Kinney Road)부터는 여기가 그냥 도로인지 어제 갔던 사와로 국립공원 loop drive를 다시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와로 선인장들이 도로 바로 옆에 널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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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에 도착하니 주차장이 꽤 큽니다. 그런데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차들이 많았습니다. 이 곳은 20달러의 입장료가 있어서 표를 구매해야 하는데 애리조나 주민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할인이 되나봅니다. 판매원이 해당이 되는지 연달아 질문을 하는데, 저는 당연히 해당이 안되니 장난기가 발동하여 질문할때마다 대답을 No, Nope, Nada라고 다양하게 대답하니 피식 웃습니다. 사실 여행하면서 사람들과 얘기할 때, 북한에서 왔다고 꼭 한번은 농담을 하고 싶었는데 마땅한 타이밍이 없어서 못했던지라 막판에 살짝이나마 누군가를 웃겼다는게 뿌듯헀습니다ㅋㅋ


Museum에 입장하자마자 거리 가늠도 하고 raptor show 장소도 확인할겸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습니다. 도착했을 때가 1시 15분경이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줄이 있는건 아니었고 안내판에도 쇼 관람시간 15분 전에 개방한다고 나와있어서 일단 다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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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Desert museum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경고판입니다. 특히 desert loop trail의 경우 덥고, 건조하고, 먼지나고, 울퉁불퉁한 길 위에서 땡볕을 맞으며 사막을 한바퀴 도는 것이라 단단히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2월인데도 이렇게 더운데 여름에는 아마 5분만 걸어도 헥헥거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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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은 모두 걸어다니셔야 하고 길은 당근 흙길입니다. 따라서 운동화를 신으셔야 발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분들도 많았었는데, 수월하게 끌 수 있는 환경이 아닌지라 힘 좀 쓰실 각오를 하셔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물"은 필히 준비하셔야 하는데 다행히 곳곳에 식수대가 있어서 물통만 있으면 언제는 물을 채울 수 있습니다. 


하발리나(javalinas)는 어디에 꽁꽁 숨어있는지 보이질 않아 돌아다니니 척왈라(chuckwalla)가 보입니다. 일광욕 하려고 그런지 바위에 딱 달라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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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큰 사와로 선인장도 보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선인장 오른쪽에 할머니들이 계셨는데 이분들이 키가 큰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선인장이 얼마나 큰건지 가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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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돌고 다시 raptor show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앞쪽에서 서성대고 있다가 게이트를 오픈하자마자 슝~ 하고 들어가서 느낌이 오는 가장자리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2시가 되자 레인저가 raptor에 대한 얘기로 운을 뗐습니다. Raptor는 우리나라말로 맹금류입니다. 5개종의 맹금류가 관광객 머리 위로 날아다니기 때문에 이 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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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이드에서 레인저들이 먹이로 유인을 해서 새들이 가운데에 몰려있는 관광객들 머리 바로 위를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사람들은 쇼가 진행되는 20분-25분 정도의 시간 동안 계속 와우를 연발하고 새들도 넘 멋있었습니다. 한 레인저가 마이크로 계속 종류가 바뀔 때마다 설명을 하는데, 사람들의 환호성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마지막 종은 네다섯 마리가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데 장관이었습니다. 얘내들도 어떻게 해야 자신들을 뽐낼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쇼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museum 안을 돌아다녔습니다. 아까 못봤던 하발리나들이 있네요. 귀엽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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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리독(prairie dog)도 귀엽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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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낮잠을 주무시고 계신 코요테(coyote)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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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칸 늑대(mexican wolf)도 그늘 아래서 팔자가 편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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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산사자(mountain lion)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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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여기 있는 왠만한 동물들은 다 봤는데 못 본 녀석이 큰뿔양(big horn)입니다. 나중에 국립공원 어딘가에서 만나볼 수 있겠죠^^

새장(aviary)에 들어가면 다양한 종류의 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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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사진을 찍느라 용을 좀 썼습니다. 특히 작은 새들은 워낙 빨리 왔다갔다 하니 오른쪽 아래처럼 파드득하는 사진 말고는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외에 수중 동물들도 있고, 어두운 지하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사와로 선인장을 포함한 사막 식물들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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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빠릿빠릿하게 돌아다니시면 2-3시간 내로 다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문제는 더위입니다. 제가 간 날도 많이 더웠는데 저는 혼자니까 좀 지치는 것 같아도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동물들이 항상 밖에 있는게 아니다보니 2-3번 반복해서도 갔구요. 가족끼리 가실 때에는 물을 충분히 드시고, 중간 중간 충분히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까페에서 아이스 커피 한잔 마시고 4시 반쯤 사와로 국립공원 서쪽을 향해 달렸습니다. 이곳에서는 비지터 센터에 들어가 입장료를 지불하거나 애뉴얼패스를 보여주시면 됩니다. 서쪽 공원도 동쪽처럼 loop drive를 할 수 있는데 차이점은 동쪽보다 좀 더 짧고, 동쪽은 포장도로인 반면, 서쪽은 비포장 도로입니다. 대신에 서쪽에는 petroglyph가 있습니다. 비포장 도로는 아래 사진처럼 상태가 좋아서 일반 승용차로도 무난하게 다니실 수 있습니다. 다만 먼지는 좀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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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은 petroglyph를 볼 수 있는 Signal Hill trail을 했습니다. 왕복으로 15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짧은 트레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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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 중 Top 5에 드는 사진입니다. 이제 슬슬 마지막 날을 마무리 할때가 가까워지는데 마음 같아서는 선인장 하나하나와 악수하며 작별을 고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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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몰은 Gates pass입니다. 여기 사와로 공원에서 계속 있으면서 일몰을 감상해도 되지만, 마지막은 또 다르게 높은 곳에 올라가 일몰을 보고싶었습니다. Gates pass는 사와로 서쪽 공원에서 투싼 시내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약간만 우회를 하시면 됩니다. Gates pass에 전망대가 있긴 하나 꼭 여기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절벽쪽으로 가면 사진 찍기에는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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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일몰과 함께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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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발걸음이 떼지지 않아 노을이 가실때까지 계속 남아서 하늘을 바라보다가 겨우 자리를 떴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University of Arizona 근처로 왔는데 오랜만에 대학가에 오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토요일 밤이라 학생들은 물론 가족단위로 농구경기를 보며 저녁을 먹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진은 한산한 것처럼 나왔는데 실제로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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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이 멕시코 음식으로 유명한데 어제, 오늘 모두 호텔 조식말고는 제대로 밥을 먹을 기회가 없어서 이곳에 있는 멕시코 음식 체인점인 Chipotle에 꼭 와야만 했습니다. 학교 근처라 학생들도 많았고, 은근 경찰들이 여기 와서 식사를 하시네요. 덕분에 식사 도중 긴급 호출을 받고 출동하는 경찰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ㅎㅎ 숙소로 돌아와서는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몇번을 반복하며 봤습니다. 마지막 날이니 잠자기도 아깝고, 맥주와 안주거리를 친구삼아 그렇게 하얗게 밤을 지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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