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 애리조나 & 유타]  컬러풀 꽃 한 송이, 그랜드서클 여행기  No.7





3.13(): Monument Valley


 


드디어 이 번 여행도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모든 여행에는 어김없이 끝이 있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즐기다 돌아갈 뿐입니다. 다행히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좋아서 이번 여행의 마무리가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어제 저희가 묵은 숙소는 Goulding's Lodge입니다. 성수기에는 이 곳도 방값이 비싸지만 아직 비수기인지 일반 모텔가격에 싸게 묵을 수 있었습니다.

 


Monument Valley 지역은 크게 US-163도로를 기준으로 서쪽과 동쪽으로 나뉘는데요. 동쪽은 다시 유타주와 애리조나주를 경계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뉩니다. 북쪽에도 많은 뷰트와 첨탑이 있지만, 대부분 관광객들은 남쪽의 The View 호텔에서 전체를 조망하거나 여기에서 시작되는 17마일(30km)의 밸리 드라이브에 집중됩니다. 물론 그래서 입장료를 받는 곳이구요.


 

서쪽은 굴딩 지역이라고 약간의 상점들과 주유소가 있는데, 전날 우리가 묵은 숙소가 바로 이 곳에 있습니다. 약간 언덕진 위치에 북동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숙소에 있는 발코니를 통해 Monument Valley 북쪽지역의 넓은 평야와 동쪽으로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차 한잔 할 수 있는 곳이죠. 물론 The View 호텔은 이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으니 비교할 수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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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에 날이 흐려서 석양이 별루였기 때문에 오늘은 일부러 일출을 밖에 나가서 보려는 계획은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냥 눈이 떠지길래 침대맡에 걸터앉아 멀리 동트는걸 바라보고 있는데 역시 구름이 많네요. 일출시간 지나 날은 밝았지만 해는 보지 못하다가 일출 한 시간 뒤쯤 해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구름이 몰려갔는지, 파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여유있게 출발 준비를 합니다. 사실 오늘 일정은 Monument Valley가 전부입니다. 17마일의 밸리드라이브를 하느냐 마느냐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일정 전체가 유동적이긴 한데요. 만일 밸리드라이브를 한다면 여기서 점심을 먹고 6시간 더 운전해서 피닉스로 돌아가면 되고, 만일 밸리드라이브를 하지 못한다면 곧바로 다른 루트를 통해 긴급히 여행지를 한 곳 더 수배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어찌됐든 오늘은 마지막 날이고, 저녁 몇시가 되든 집으로 가면 되니 숙소 걱정도 없는 날입니다. 느긋하게 준비해간 커피(KONA purple mountain)도 내려서 출발을 합니다.

 


제일 먼저 The View 호텔 옆 View Point에 도착합니다. Monument Valley의 상징인 Mitten Butte가 보이네요. 전망대 바로 옆에 기념품 가게가 있어서 이곳도 재미있게 구경합니다. 가족들이 기념품 구경에 빠져있는 동안 전망대에서 밸리드라이브를 바라보며 도로 상태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얘기들은 대로 일반 승용차로도 달리고 있네요. 하지만 생각보다 속도가 많이 느려 보입니다. 중간중간 엉금엉금 기어 가야 할 곳들이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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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랑 상의를 한 끝에 총 11개의 밸리드라이브 포인트들 중 1번 포인트까지만이라도 가보기로 합니다. 아무리 비포장 도로라고 하더라도, 차에 무리갈 것이 걱정된다 하더라도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에서 돌아서기에는 너무 아쉽다는 거죠. 뷰트를 좀 더 가까아에서 보고싶은 마음이 커진 것입니다.

 


조금 조심 비포장 도로를 내려가 봅니다. 생각보다 초반에 경사가 큰 편입니다. 지금은 내리막이지만, 나중에 올라올 때가 조금 걱정됩니다. 일단 내리막을 다 내려가니 그 다음은 평지가 이어지는데, 도로에 큰 돌은 없지만 계속 굴곡은 있는 편입니다. 한 시속 20마일 정도로 편하게 달릴 수 있는 곳도 있는 반면, 아주 엉금엉금 기어가야할 곳도 있네요.

 


일단 1번 포인트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아무도 없네요. 네 다들 1번에서 수고했다고 쉬기에는 민망했나 봅니다. 저희는 큰일 해낸 기분인데 말이죠. ㅎㅎㅎ


굳이 4륜구동이 아니더라도 차체가 높은 SUV라면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겠지만, 미니밴 중에서도 차체가 낮은 편인 우리 차로서는 속도를 많이 내기가 어렵고, 이 속도로는 남들은 2시간 이면 된다는 드라이브가 우리는 3~4시간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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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기서 돌아가기 아쉽다며 좀 더 가보기로 합니다. 2번까지 왔어요. 그래도 여기서 돌아가기 아쉽다며 조금만 더 가보기로 합니다. 저기 언덕만이라도 올라가 보자. 3번까지 왔어요. 저 멀리 4번과 5번 포인트가 있는 또 다른 언덕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한계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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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Rain God Mesa를 기준으로 한 바퀴 크게 돌아오고 싶습니다. 아니면 멀리서라도 10번과 11 North Window Overlook 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이라도 밸리 드라이브의 맛을 봤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욕심내지 않고 돌아섭니다비록 이번에는 3번까지 밖에 못 갔지만, 그래도 충분히 즐거웠거든요.


이제

Monument Valley를 돌아서 나갑니다.



참고로 Monument Valley에도 주니어 레인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있긴 있더라구요.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Goulding's Lodge로 돌아갑니다. 아까 체크아웃하고 나왔는데요 ? . 맞습니다. 이번에는 밥먹으러 갑니다. 거기 레스토랑이 너무 맛있더라구요.



사실 어제 Monument Valley에 도착하면서 중간중간에 간식을 먹었더니 저녁이지만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습니다. 남아있는 샌드위치도 있고 해서 그거나 먹을까 하다가마지막 날인데 스테이크 어때 ? 테이크아웃해서 숙소에서 샌드위치랑 같이 먹지 뭐. ~



근데 그렇게 테이크아웃해온 스테이크가 너무 맛있는 겁니다. 첫 날 브라이트엔젤 랏지에서 먹었던 스테이크 보다는 가격이 약간 더 비쌌지만, 양은 훨씬 많고 게다가 샐러드와 스프까지 포함인데 그것도 너무 멋있었어요. 원주민식 빵을 스프에 찍어먹었더니 마치 카레에 인도 난을 찍어먹는 느낌과 비슷합니다.



여하튼 이 날 스테이크는 이번 여행 통틀어 가장 맛있는 음식 2위에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딸은 1위로 투표했을 정도로 딸과 아내가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먹으러 가는 겁니다.



근데 낮에는 스테이크 안한다네요. 런치메뉴에는 햄버거와 같은 조금 가벼운 음식들이 주로 있습니다. 근데 우리가 원하니 해주겠답니다. 감솨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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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밤에 스테이크를 전문으로 하는 요리사가 아니었는지 전날 저녁보다는 맛이 좀 떨어집니다. 하지만 밤에는 보이지 않는 멋진 경치를 덤으로 먹으니 정말 맛있고 행복한 식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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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ulding's Lodge는 자체적으로 작은 박물관도 있구요. 영화관도 있습니다. 영화관에서는Monument Valley를 배경으로 찍은 존 웨인의 옛날 영화를 상영한다고 합니다. 나름 운치있는 Lodge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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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Monument Valley를 끝으로… 67일간의 그랜드서클 여행을 마치게 되었네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너무나 짧은 여행을 드디어 끝내려 합니다.


 

여행 준비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죠. 그래도 좀 더 준비를 못해 고생했던 그랜드 캐년과 자이언 캐년의 일출, 컨디션 난조로 생략했던 자이언캐년의 트레일과 브라이스 캐년의 일출, 그리고 기상 악화로 결국 못했던 브라이스 캐년의 트레일과 Monument Valley의 석양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말로만 듣던 (사실은 처음에는 이런 곳이 있는 줄도 알지 못했던) 그랜드 서클을, 이 곳 사이트 덕분에 많이 알게되고 자세히 조언도 얻고 해서 무사히 다녀올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런 감사한 마음에.. 그리고 같이 여행 잘 다녀준 (게다가 아빠가 쓴 여행기를 무척 재미있게 읽어준) 우리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에.. 쓰기 시작한 여행기를 마치게 되어 더욱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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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이번 여행에서 6 7일간 달린 거리가 1400마일이 조금 넘습니다. 직선으로 비교하면 미국서부해안, 즉 캘리포니아 남쪽 샌디에고에서 북쪽 캐나다 밴쿠버까지 가는 거리와 맞먹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올 여름에 시도할 70일 미대륙여행의 첫 시작인 피닉스에서 동쪽 플로리다까지의 2200마일에 비교하면 2/3도 안 되는 거리네요. ~ 올 여름에 아주 원 없이 달리게 될 것 같습니다. 플로리다에서 다시 뉴욕으로 시카고로 캐나다 록키까지 갔다가 애리조나로 다시 내려올 것이거든요.


 


많은 선배 고수 분들의 여행기와 정보를 참고해서 올 여름 70일 미대륙일주도 잘 다녀오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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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우리 모두에게 안녕을 기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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