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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분명히 쉬운 날이어야 했습니다.

계획 단계에서도 이쯤 되면 많이 피곤하겠다 싶어서 이날만큼은 여유롭게 다니려고 했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Bluff를 출발하여 Goosenecks 주립공원, Moki Dugway, Muley Point, Natural Bridges 국정공원, UT-95를 타고 Hite를 지나 Hansville에서 잠깐 쉰 다음, Gobiln Valley 주립공원을 들러 Torrey까지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뭔가 많아 보이지만, 드라이브 위주로 다니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해가 긴 여름이니까요.


오늘의 주된 scenic byway는 UT-95 Bicentennial Highway입니다. UT-95는 Blanding과 Hanksville을 연결해 주는 121마일의 경관 도로로 95번도로의 동쪽부분은 여행 셋째날 들렀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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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처음으로 늦잠(?)도 자고 침대에서도 뒹굴거리다가 8시 반이 넘어 천천히 출발했습니다. 어제 Mesa Verde부터 날씨가 더워지더니 오늘도 일기예보에서 많이 덥다고 하여 상큼하게(?) 반바지도 입었습니다. 요 며칠간 콜로라도에 있다가 다시 유타로 오니 붉은 돌들이 저를 반갑게 맞아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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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senecks 주립공원에 다 와서야 깨달은게 있었습니다. "아차, 주유를 안했다...." 생각해보니 모텔을 출발하면서 주유소가 없었습니다. Mexican Hat까지 갔다와야 되나 고민하다가 짱구를 굴려 Hanksville까지 걸리는 거리 계산을 해보니 "모자라지는 않겠다"라는 결론에 도달하여 그냥 현재 일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상태가 기름이 6/10정도 남이있었고 트립에 써있는 가능 마일리지도 180마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때의 결정이 오늘의 운명을 크게 바꿔 놓을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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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senecks 주립공원은 입장료가 없는줄 알았는데 언젠가부터 5달러의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나봅니다. 30분도 채 안있을건데 입장료를 내자니 좀 아깝단 생각이 들었는데 그보다 더 쇼킹한게 있었으니 바로 날벌레들떼였습니다. 공원 내에 관광객은 저 한명밖에 없는데 날벌레는 수백만 마리는 되는 듯 했습니다. 손으로 휘휘 저어서 물리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숨 참으면서 사진찍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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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전망대입니다. 이 전망대에서 goosenecks 모양의 구불구불한 협곡의 모습을 보는 것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activity(?)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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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있는 수많은 날벌레들이 보이시나요? 저는 다시 생각해도 손사래가 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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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된 goosenecks의 모습입니다. 사진을 찍어보니 초광각렌즈가 아니면 두 거위목을 한 컷에 담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파노라마 기능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근데 전망대 앞에 있는 턱(?) 때문에 아무리 용을 써도 horseshoe bend처럼 굽어지는 모습이 완벽하게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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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옆쪽으로 절벽 가까이 붙으면 조~금 나은 것 같은데 말이죠ㅎㅎ (드디어 발샷이 컴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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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원 안에 있던 이름 모를 예쁜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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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벌레 소굴에서 작가 정신으로 30분이나 시간을 보냈습니다ㅎㅎ 그나저나 오늘 진짜 덥습니다. 10시도 채 안됐는데 벌써 82도이고 햇빛이 너무 세서 아이패드는 금방 열받아버려 오늘은 네비게이션을 켜지 않고 그냥 달리기로 했습니다. 261번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10분 정도만 올라오면 노란색 경사 경고판이 나옵니다. 이 경고판이 나오면 기대하셨던(?) 바로 그게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심호흡을 한번 하시고 그걸 직면하실 준비를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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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바로 Moki Dugway입니다^_^ 꼬불꼬불한 1마일의 switchback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갈 때는 오르막을 올라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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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ki Dugway를 잘 보여주는 포토 포인트입니다. 절반 정도 올라오시면 Pullout할 수 있는 자리가 나오니 잊지 마시고 사진 찍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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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하는 차가 몇 대 없었는데, 지나가면서 손 인사는 잊지 않고 꼭 했습니다. 한적한 곳에서 누군가를 만난 기쁨과 이 절벽길에서 서로서로 무사하자는 뜻이 손짓 하나에 다 담겨 있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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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노란색 경고판에서 꼭대기까지 올라오는데 20분정도 걸렸습니다. 도로 상태는 비포장일뿐 운전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또 중간 중간 차를 세우면서 시원한 경치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겁도 별로 없는 편이고, 이전에 이상한(?) 길도 몇번 다녀서 그런지 생각보다 무섭진 않았는데요ㅋ 오르막을 올라가는 거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한테는 더 자극적인 게 필요한가 봅니다ㅜㅜ)


북에서 남으로의 이동이시라면 내리막길이라 아무래도 더 짜릿하실 겁니다. 만약 비포장 도로 경험이 처음이라면 당연히 떨리실 거구요 흐흐흐흐

어느 방향으로 Moki Dugway를 지나치시든 "절벽"길임을 잊지마시고, 속도 조절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또, 비포장도로는 먼지가 풀풀 날리니 창문은 꼭 닫으시기 바랍니다.


Moki Dugway에서 한발짝 더 나가면 Muley Point라는 overlook이 있습니다. 이왕이 이 길을 지나치시는 김에 1시간 정도 시간을 더 내셔서 Muley Point까지 같이 세트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북쪽으로 이동하시는 중이라면 Moki Dugway가 끝나는 꼭대기 지점에서 바로 "좌회전"을 하셔야됩니다. 제가 갔을때는 이정표가 없어서 순간 지나쳤다가 유턴하여 되돌아갔습니다. 아래 사진은 되돌아갈 때 찍은 사진입니다. 즉, 남쪽으로 이동하시는 분들은 Moki Dugway가 시작하는 지점 바로 앞에 Muley Point 이정표가 보이니 놓치지 않고 "우회전"하시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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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포장 도로를 20분 정도 끝까지 쭉 들어가시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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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봤을때보다 viewpoint의 면적(?)이 장난이 아닙니다. 한 곳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360도 파노라마처럼 봐야되는 거였습니다. 진짜 온 사방이 다 overlook이었습니다. 온도가 높아서 바람이 시원하지만은 않았지만, 절벽 끝에서 보는 풍경은 광활이라는 단어가 제일 잘 어울렸습니다. 제가 유타로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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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따라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저 멀리 모뉴먼트 밸리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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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끝에 앉아 여태까지 여행했던 일정을 쭉 되살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제 여행도 2/3 지점에 접어들다보니 며칠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10일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그리고 너무 재미있게 흘러가서 현실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끔찍했습니다ㅋㅋ 20분정도 시간을 보내고 빠져나왔습니다. Moki Dugway나 Muley Point 모두 "비포장" 도로이니, 가시기 전에는 날씨를 꼭 확인하시고 비나 눈이 온 상태에서는 진입하지 않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Muley Point에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으며, 편의시설도 없습니다. 화장실은 이전에 미리 다녀오셔야 난감한 상황을 피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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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 UT-95를 따라 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로 발걸을음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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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or Center에 잠깐 들러 화장실도 이용하고, 괜시리 레인저에게 "공원 지도 있나요?", "어떤 트레일이 가장 쉽나요?" 하고 말도 걸어봤습니다. 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에는 9마일의 bridge view drive loop을 따라 3개의 bridge와 1개의 인디언 유적 overlook이 있습니다. 오늘 계획은 그냥 전망대에서 구경만 하거나 제일 짧고 쉬운 트레일인 Owachomo Bridge만 다녀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날이 너무 너무 더웠고, 피곤하기도 하여 무리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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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다리 중 첫번째는 Sipapu Bridge입니다. Sipapu Bridge는 전망대와 bridge까지 가는 트레일의 위치가 다른데요. 전망대에는 공원의 지질학 정보에 대한 안내판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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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papu Bridge입니다. 다리 뿐만 아니라 주변과 어우러져서 굉장히 멋있었습니다. Sipapu bridge는 높이가 220피트, 넓이가 268피트로 세계에서 가장 큰 다리 중 하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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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만 당겨서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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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헤드에서 다리까지는 0.6마일로 트레일의 거리는 굉장히 짧지만, 고도차이가 500피트나 되기 때문에 난이도는 strenuous입니다. 중간 까지만 가면 다리를 잘 볼 수 있다고 하여 잠깐 흔들리긴 했지만, 90도 가까이 되는 날씨에 그늘도 없어서 그냥 지나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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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짧고 쉬운 Horsecollar ruin을 볼 수 있는 트레일을 하기로 했는데요. 트레일 상태는 굉장히 무난하고, 표시도 잘 되어있어서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저의 경우 전망대 도착하는데 10분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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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맞은편 절벽을 보시면 유적지가 보입니다. South Unit과 North Unit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거리가 굉장히 멀어서 엄청 작게 보인다는 것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규모도 많이 작았구요. 제대로 보시려면 망원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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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Unit의 모습입니다. 휴대폰에 50mm 망원렌즈를 껴서 찍은 후 반절정도를 크롭한 상태인데, 그래도 많이 작게 보입니다. 전망대에 도착할때 시각이 12시 40분이었는데, 더군다나 그림자가 져서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인디언 유적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아니면 일부로 보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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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Un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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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Kachina Bridge입니다. 전망대에 형님들께서 모여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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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china Bridge의 모습입니다. Sipapu 보다는 규모가 작으나 만만치 않게 커보였습니다. 다리 바로 앞에 숲들이 가리고 있어서 다리가 잘 보이지 않았는데, 국립공원이라 숲을 쳐낼 수 없는건지(?)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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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Horsecollar ruin 전망대에서 한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는데 저보고 Sipapu bridge trail을 같이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더군요. 이 더위에 엄두가 나지 않았고, 아침부터 계속 개스 게이지가 신경쓰여 9마일을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었습니다. 나는 그냥 Owachomo bridge만 갈 생각이다고 하니 이 아저씨 그건 너무 쉽지 않냐며 제 자존심을 건드리네요...-_-^ 홧김에 Kachina Bridge를 가자고 했습니다. 


Kachina Bridge는 Sipapu Bridge보다 거리는 약간 더 머나, 고도차는 100피트가 더 적습니다. 그래도 strenuous한 것은 변함이 없으니 사실 질러놓고도 괜한 짓을 했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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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 첫 부분입니다. 초반은 좀 나은데 전반적으로 길이 잘 닦여 있는 편이 아닙니다. 그 부분은 꼭 감안하셔야 하며 그늘도 없어서 중간에 쉴 만한 곳이 딱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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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ledge를 따라 걷는 구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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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쯤 귀여운 baby arch가 하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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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진행하면 짧은 switchback 구간도 나옵니다. 그리고 사진은 못찍었지만 짧은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기도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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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내래와서 보니 bridge가 더 잘 보이긴 하나, 숲에 가린다는 점은 변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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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의 3/4 지점 정도에 오면 Owachomo bridge로 가는 loop trail과 Kachina bridge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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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바닥에 도착할 때까지는 이 트레일의 가장 가파른 구간인 slickrock 구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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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Kachina Bridge에 도착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진짜 크고 두껍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렸습니다. 숲에 가렸던 모습도 잘 보여서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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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찍어준 사진인데 음.... 전형적인(?) 미국인의 사진 작품이네요. 다리 밑에서 찍은건데, 이 사진만 봐서는 여기가 다리 밑인지? 심지어 어디서 찍은 건지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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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뒷 모습입니다. 뒤쪽에서는 petroglyphs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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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주위로는 물이 흐르고 있어서 wash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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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찍어준 두번째 샷입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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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china Bridge 트레일을 정리해보면

편도 0.75 마일의 짧은 트레일이지만, 고도차가 심하고 절벽길, slickrock, 사다리 등 여러가지 종류의 길을 경험하게 됩니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화는 필수이며, 그늘이 없기 때문에 모자와 넉넉한 물은 필수입니다. 저의 경우 내려가는데 20분, 다리 주변 구경 10분, 올라오는데 20분으로 총 50분이 걸렸습니다. (오후 1시 10분 - 2시) 같이 갔던 아저씨의 걸음이 워낙 빨랐고, 지치는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저도 지기 싫어서 아저씨 속도를 맞추다 보니, 굉장히 빨리 올라왔습니다. 더군다나 흥(?)도 많은 분이어서 그 와중에 수다도 엄청 떨었습니다ㅎㅎ 다른 분들께는 넉넉하게 1시간 반 정도를 잡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통 올라오는 시간은 내려가는 시간의 2배를 잡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한낮은 절대! 절대! 피하시기 바랍니다.



90도의 한낮에 Kachina bridge를 갔다오니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트레일은 재밌었는데, 이 더위에는 너무 힘듭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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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Owachomo Bridge입니다. 앞선 2개의 bridge에 비하면 얇고 작은 편이고, bridge 보다는 arch처럼 보였습니다. 저도 bridge와 arch의 차이가 뭔지 궁금했었는데, 전망대 안내판에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이 되어있었습니다. Bridge는 물이 흐르면서 돌 벽면을 깎아 만들어진 것이고, arch는 물이 필요 없고, 자립하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Kachina Bridge 주변으로 물이 흘렀던 것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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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achomo Bridge까지는 0.2마일밖에 걸리지 않고 고도차도 180 피트밖에 되지 않으니, bridge 트레일을 경험해보고 싶으나 시간이 많지 않은 분들에게는 이 트레일이 가장 적합해 보입니다. 30-40분 정도 잡으시면 넉넉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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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Bridges에서 예상보다 시간을 많이 써서 Hanksville까지 빨리 가서 좀 쉬고 싶었습니다. 아침도 어제 사놓은 빵으로 부실하게 먹는데다, 점심 먹을 곳도 없다보니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거기에 괜히 시간 아낀다고 아침에 주유를 하지 않아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침엔 에어콘도 빵빵하게 3단으로 틀었었는데, 가면 갈수록 계속 불안해져서 기름을 아껴야겠단 생각에 2단으로 내리니 이게 에어콘을 튼 것인지 안튼 것인지 차이가 없습니다. 90도가 넘어가니 열기가 진짜 장난이 아니고, 바람은 꽤 불었으나 뜨거운 바람이라 차라리 바람이 불지 않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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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이 모자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거라 믿었지만 (그정도로 기름 양이 심하게 적진 않아서) 그땐 왜 그렇게 불안했는지 온 신경이 거기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더 피곤했었습니다. 95번 도로는 또 왜그리 황량하고 붉기만 하던지요. 


Cheesebox Bu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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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돌을 바라보며 계속 달리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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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s Chair scenic viewpoint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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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보면 이렇습니다^^ 왜 Jacob의 의자인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구글 검색을 많이 해봤는데 끝내 그 이유는 찾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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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달리고 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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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e로 가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Hite에 Marina가 있어서 원래 들리고 싶었는데, 기름 걱정에 여기도 지나쳤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이 사진을 보고 기겁(?)을 했는데요. 바로 "주유" 표시가 있지 뭡니까!! 이런줄 알았으면 들려서 1갤런이라도 달라고 빌었을텐데 당시에는 무의식적으로 표지판을 찍었고, 95번 도로상에는 주유할 곳이 없다는 다른 후기만 봐서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 여행이 끝나고 구글 검색을 해보니 올해 5월부터 convenience store의 주인장이 바뀌면서 안정적으로 주유소를 운영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외진 곳은 언제 어떻게 수급 상황이 바뀔지 모르므로 (또 가격이 어떨지도 모르고요) 이것만 믿지 마시고 미리 미리 도로 진입 전에 기름탱크를 채워 놓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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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e 마을을 지나면 Hite Crossing bridge가 나옵니다. 그 아래로는 콜로라도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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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설마 했는데 드디어 100도를 찍었습니다 하악;; 100도가 되니 차도 더 힘들어 하는 것 같고(?) 저도 이번 여행에서 제일 힘든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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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하는 우리 차 단독 샷도 찍어주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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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서 조금만 더 올라오면 Hite overlook이 나옵니다. 95번 도로 서쪽도로에서 꼭 봐야하는 overlook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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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북쪽을 보면 아까 지나쳤던 hite crossing bridge와 유유히 흐르는 콜로라도 강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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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쪽을 보면 Hite마을이 보입니다. 여기도 바람은 많이 불었는데 뜨거운 바람이다 보니 오래 있긴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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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95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시는 분들은 이 Hite overlook에서 bridge로 가시는 도중에 꼭 사진을 찍으시기 바랍니다. 저는 반대로 오다보니 몰랐었는데 이런 멋진 사진도 찍을 수가 있네요. <출처: Wikipedia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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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기름 경고등이 들어왔습니다. >_< 이땐 진짜 멘붕이 오려고 했습니다. 뭐지 뭐지? 가능 마일이 80마일이나 남아있는데 어떻게 벌써 경고등이 켜지지? Hanksville까지 26마일밖에 남았는데 이것도 못가는거 아닌가?? 전화도 안터지고 지나가는 차도 없는데 이렇게 벌(?)을 받는 것인가?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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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똑띠 붙들어매고 30분을 더 달려 드디어 Hanksville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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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한(?) 결과는 이렇습니다. 35마일을 남겨두고 도착했는데, 기름 게이지는 50마일 남겨둔 상태에서 빨간색으로 이미 떨어졌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했었습니다. 50마일이면 80킬로미터인데, 우리나라에서 운전할 때에는 80킬로미터정도 남은 상태에서는 절대 빨간 게이지로 떨어진 적이 없었거든요. 이번 여행 통틀어 오늘이 정신적, 체력적으로 제일 힘들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저처럼 괜히 시험하지 마시고 미리 미리 기름통 full로 채우고 UT-95를 지나가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렇게 더운 때에는 햇빛이 정말 뜨겁습니다. 위에서 한번 언급했지만, 에어콘을 3단 이상으로 틀어야 그나마 에어콘을 튼 느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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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al Bridges National Monument에서 Hanksville까지 2시간 조금 넘게 걸리면서 몇년은 늙은 것 같았습니다ㅋㅋ 긴장도 확 풀리고 시간도 벌써 5시가 다되어 Goblin Valley는 포기하고 일단 빨리 허기진 배부터 채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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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옆에 있던 햄버거 가게에 들러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햄버거 2개 먹었습니다^^;; 배를 채우고 나니 그나마 살겠네요. 수퍼에도 들러서 음식 쇼핑(?)도 하고 이제서야 여유를 찾았습니다. 이제 조용히 숙소에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핫핫핫

Torrey까지 가기 위해서는 UT-24를 지나쳐야 하는데 이 길도 scenic byway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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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95와는 사뭇 다른, 그리고 보통 유타의 붉은 모습과는 또 다른 광경에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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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나가면서 계속 떠올랐던 생각이 "돌 위에 누가 금가루를 뿌려놨네~" 였습니다. 실제 금가루일 리는 없겠으나 밥을 먹고 난 후여서 그런지 확실히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겼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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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24 도로 상에도 그냥 지나치면 아쉬운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초기 개척자 가족이 머물렀던 cabin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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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게 산책하는 turkey 가족도 있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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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Navajo Dome도 있습니다. 역광이라 사진은 약간 보정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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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petroglyphs도 볼 수 있는 viewpoint 있습니다. Petroglyphs를 보실 때 그림이 몰려있는 부분만 보지 마시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시면 더 많은 그림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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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a District 안으로 들어오시면 한 건물이 나타나는데, 예전 Fruita Community에서 학교, 몰몬교 교회, 커뮤니티 센터로서 다방면의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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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갔을 땐 문이 잠겨있어서 창문으로 사진만 살짝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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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건물을 떠날 때가 오후 7시였는데 이쯤되니 또 고민이 되었습니다. 숙소에 들어가면 분명히 나오기 싫어서 그대로 뻗을 텐데, 밥 먹고 힘도 났겠다(?) 일몰을 보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Capitol Reef 국립공원에서 일몰을 보는 Sunset 포인트가 있습니다. 우선 Goosenecks point쪽으로 방향을 틀어 들어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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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비포장도로로 바뀝니다만 5분 정도만 들어가면 되니 운전하는 데에는 문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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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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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을 기준으로 서쪽에는 Goosenecks point가 있고, 동쪽으로 Sunset point가 있습니다. Goosenecks point는 600피트로 굉장히 짧습니다. 조금만 올라가시면 되고, goosenecks 주립공원이나, Muley point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goosenecks가 나오는데 색만 좀더 붉었습니다. 다만 제대로 역광이라 사진은 그냥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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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여유롭게 쉬면서 일몰을 감상하려고 Sunset point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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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재밌는 구름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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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point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이 사진 찍는 포토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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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구름이 갈라지며 하트모양이 되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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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point에서 본 모습입니다. 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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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지는 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해가 지면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모습, 해가 지면서 붉게 물드는 풍경을 감상하시면 됩니다. Capitol Reef에서 특징적으로 볼 수 있는 mummy cliff도 담을 수 있고, 제일 뒤에는 Henry Mountains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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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과 내일이 보름이라 보름달이 둥그렇게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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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몰 감상 후 Torrey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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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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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2주 정도 로드 트립 준비중입니다. 어떻게 식사를 해결해야 할 지 고민중입니다. [16] 쌍둥이파파 2023.01.17 6433 1
공지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 국립공원 연간패스 정보 [4] 아이리스 2018.04.18 215744 2
공지 여행계획시 구글맵(Google Maps) 활용하기 [29] 아이리스 2016.12.02 630909 4
공지 ㄴㄱㄴㅅ님 여행에 대한 조언 : 미국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사항들 [39] 아이리스 2016.07.06 817345 5
공지 goldenbell님의 75일간 미국 여행 지도 [15] 아이리스 2016.02.16 676294 2
공지 렌트카 제휴에 대한 공지입니다 [7] 아이리스 2015.01.31 675551 1
공지 공지사항 모음입니다. 처음 오신 분은 읽어보세요 [1] 아이리스 2014.05.23 728448 2
6505 땡스기빙에 아들과 단둘이 떠나는 뉴 멕시코 여행 일정-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 [10] ontime 2015.10.30 2937 0
6504 Bed bug에 물려 병원다녀 왔습니다. [1] goolby 2015.10.29 2963 0
6503 [여행일정문의] 11월 22일~28일. 6박7일 그랜드써클. [2] 붕붕 2015.10.28 2905 0
6502 12월 그랜드 서클 가족여행 일정 변경 좀 봐주세요 [3] 언제나 2015.10.27 2272 0
6501 1월 미서부 4주 캠핑카 여행 일정을 좀 더 정리했습니다.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9] sankim 2015.10.27 4531 0
»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6 - Bluff에서 Torrey까지 (진정한 유타를 달린 날) [6] file snoopydec 2015.10.26 8581 2
6499 내년 1월 6일 - 12일 그랜드 서클 여행 일정 문의합니다. [2] 비오는날의소풍 2015.10.24 2618 0
6498 사우스림 투어 질문드립니다. [4] 교회오빠 2015.10.22 2218 0
6497 12월 그랜드 서클 여행일정 문의드립니다. [6] 언제나 2015.10.20 2303 0
6496 겨울 서부 그랜드 써클 시차때문에 문의드려요 ㅠㅠ [5] 어디서므하니 2015.10.20 2529 0
6495 그리운 아이리스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1] 민고 2015.10.19 2561 0
6494 미서부 여행기 (9/27 ~ 10/10) - 2 [1] icosadream 2015.10.19 2212 0
6493 미국 서부일정 조언을 구합니다~ [5] 코드그린 2015.10.19 1732 0
6492 Torrey와 Moab 숙소 추천해주실 분 계실까요? [2] 이르빈 2015.10.19 1808 0
6491 5월 그랜드 서클 여행기 15 - Durango & Mesa Verde National Park [2] file snoopydec 2015.10.19 6993 0
6490 서부 In - 동부 Out (14일 일정) [1] 런닝맨 2015.10.18 2301 0
6489 The Wave 트레킹을 하고 나서 [12] 다니엘 2015.10.18 2537 0
6488 시애틀-올림픽국립공원-콜럼비아고지-포틀랜드(8박9일) 일정입니다. [1] thouche 2015.10.18 2893 0
6487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9일차 file 가가 2015.10.18 3024 0
6486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8일차 file 가가 2015.10.18 2546 0
6485 2박 3일- Grand Circle 여행 계획이 무리일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5] juwell 2015.10.17 1627 0
6484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7일차 file 가가 2015.10.17 3024 0
6483 미서부 자동차 여행기 - 제16일차 file 가가 2015.10.17 2775 0
6482 미 서부 여행 계획 전에 첫 조언을 구합니다. [2] 즐거운고민 2015.10.16 1923 0
6481 미서부 여행기 (9/27 ~ 10/10) - 1 [1] icosadream 2015.10.16 214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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