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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로텐부르크에서 하이델베르크

아침일찍 다시 성으로 가서 성곽에 올랐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성곽은 바깥쪽은 완전히 막혀있고 성안쪽으로는 어른가슴높이까지 담벼락이 올라오는데 중간중간 벽돌에 씌여진 문구가 눈에 보이네요 ‘누구 누구 언제 오다’, ‘무슨 무슨 회사 몇 년도 방문’ 대충 이런식인데요 한국인은 보이질 않는군요.
마을의 반바퀴정도를 돌아본뒤 내려와서 마을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이 다시온 이유가 있지요. 뭔가 얻어가려는 속보이는 마음에 저도 합세해서 크리스마스 장식품몇점 구입했습니다. 사고싶은게 너무 많아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답니다. 점심으로 먹은 샌드위치는 우리입맛에 맞는 데리야끼치킨 샌드위치와 고추를 듬뿍 얹어먹는 소세지로 맛에 완전감동했어요. 유럽에서 먹은 최고로 맛있는 샌드위치였죠. 고추를 잔뜩 얹자 말리던 종업원이 너무도 맛있게 먹는 우리 모습에 깜짝 놀라던 모습도 재미있구요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했던 로텐부르크였어요.



                              마을입구에서 가증스런 미소를 짓고있는 딸
 


                    점심시간이라 들어가지 못하고 구경만했던 상점앞에서 울상인 아들


자, 이젠 하이델베르크로 떠나볼까?
지도보는 일도 네비게이션보는 일도 익숙해져 여유만만 느긋하게 운전을 즐깁니다.
네카강을 따라 보이는 멋진 풍경은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맛이예요. 비슷한 것 같으면서 어찌 그리 다를 수 있을까요?
하이델베르크에 가는 도중에 위치한 하이데캠핑장에 들어서니 적막함마저 흐르는게 곧 문닫을 분위기? 아저씨는 무척이나 친절하셨고 통나무집과 부엌, 화장실과 샤워실 모두 깨끗하고 관리도 잘 되어있는데 사람이 너무 적어 분위기가 너무 아니었어요. 그동안 있었던 이탈리아캠핑장과는 완전 딴판, 하늘과 땅차이랄까 고요속의 외침 그 자체예요. 못마땅한 눈치의 가족을 외면하고 방잡고 바로 하이델베르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성에 올라보니 파손된부분도 보이고 복원공사에 들어간 부분도 보입니다. 예전에 폐허로 방치하더니 드디어 공사에 들어갔네요. 그런데 그 커다란 술독은 어디에 있는거죠?
어라, 전에는 그냥 지나칠수 없을만큼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는데 어디에도 보이지않습니다. 몇 년뒤 복원된 성과 함께 제자리에 놓으려나... 아이들에게 이야기만 해주고 성에서 하이델베르크시내를 내려다보았습니다. 특별함이 없는 이곳에서 볼거리는 바로 이 풍경입니다. 네카강과 그 옆에 자리잡은 건물들 그리고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이모습이죠.

 늦은시간 기념품점이 문을 닫을때까지 버티다가 저녁먹으러 비스마르크광장으로 내려왔습니다. 학생들이 많은 도시니 늦었지만 먹을곳이 있겠지싶어 쇼핑가로 갔는데 모조리 문을 닫았네요. 역시 철저한 독일인들. 할수 없죠. 다시 광장쪽으로 오니 중식뷔페가 보입니다. 여긴 밤 11시까지예요. 역시 부지런한 동양인들이군요. 전에 가르미슈에서 먹었던 비싼 요리보다 훨씬 더 맛있었어요. 대학가라 가격도 저렴했고 입맛에 맞아서 기분좋게 먹었답니다.
천천히 도시 한바퀴돌아 캠핑장으로 오니 너무 조용해서 무섭기까지합니다. 하지만 잠자리는 그런대로 괜찮았고 사람이 없어 식당에서 맘껏 해먹을 수 있어 좋던데 도대체 다른 가족들은 왜 불만일까요? 투덜투덜거려도 어느새 새근새근 잠든 아이들에게 ‘메롱’한번 날려주고 저도 잠이 들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전경

짧은 여행이었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독일은 기족모두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좀더 오래 있다오고 싶어요. 부지런하고 모범생적인 국민성 때문에 딱딱하다는 인상을 주었지만 여행자입장에서는 전혀 불편할 것이 없었습니다. 자동차산업이 발전한 나라답게 도로사정이나 주차여건, 표지판등이 나무랄 것이 없었고, 사람들 친절하고, 영어도 잘 통하고 음식 맛있고, 걱정할 것 없이 느긋하게 다닐 수 있는 나라였습니다. 힘든 일정속에 선물같은 느낌이었죠. 온 가족모두에게 호감도 급상승한 독일 지금도 가고파요.
알프스에 스키타러 가는 꿈도 꾸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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