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유럽 여행기 (2008년 여름) - 14

2010.04.13 05:38

saxman2a 조회 수:4143 추천:1

||0||02008년 6월 18일 수요일

아침에 식사를 하고 서둘러 공항으로 떠남; 말펜사2000에 차를 반납; 이지젯을 타고 파리 드골 공항으로 감; 기내에서 음식(국과 커피)을 공짜로 먹음; 민박집에서 짐을 풀음; 근처 시장에 걸어가서 3일치 음식을 구입; 아이들과 불고기를 구어먹음;


행여 비행시간에 늦을까 걱정을 했는지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어쨌든 잠 덜 자고 미리 공항에 가야 마음이 편할테니 눈이 떠진 김에 일어났다.  그런 얘길하고 잠들었는데 나나 아내나 둘다 똑 같이 잠이 깼다.  아이들 깨워서 씻고 옷 입고 짐을 가지고 로비로 내려왔다.  아이들은 이제 여행에 적응을 하는지 잘도 일어난다.  둘째가 특히 기특하다.  아픈 것도 잘 견뎌내고 아침 잠이 유별나게 많은데도 여행 내내 제 시간에 일어나 준비를 한다.

아침은 콘티넨탈 아침이어서 식당으로 가서 먹었다.  물론 짐은 미리 싣어 놓고.  비행 시간 때문에 부지런히 먹고 있는데 식당 웨이트리스가 웃으면서 아이들에게 초코렛을 준다.  호텔 서비스가 엉망이어 불만이었는데 푸짐한 그런 마음씨에 불만이 누그러진다.  애들은 좋아라한다.  

식사를 마치곤 차의 쓰레기니 빠진 물건 없나 정리를 하곤 출발을 했다.  차로 15분 정도라는데 얼마나 멀지 궁금했다.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길로 가다가 고속도로로 들어서니 공항 사인도 나오고 한다.  이제 차 반납하고 비행기 타면 된다고 안심을 했는데 가도 가도 렌트 카 반납 사인이 나오질 않는다.  더우기 말펜사 공항은 터미날 1, 2가 따로 떨어져 있다.  차로 10분은 족히 가야하는 정도다 (나중에 알았지만).  일단 터미널 1으로 가니 없다.  그러면 터미널 2에 있겠지하고 가니 또 사인이 않보인다.  보통 렌탈카 반납 사인은 공항에 진입전에 당연히 보여야하는데 지금껏 전혀 보이질 않아서 이상했었다.  공항에 렌트카 반납 사인이 없는 곳이 어디있는지.  공항 근처만 오면 쉽게 보여야하는데…  

차를 잠시 세워 놓고 혼자 터미널 1으로 뛰어 들어가 렌트카 반납 장소를 물어보니 모른단다.  급해서 일단 나와 길가에 서 있던 경찰에게 물어보니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펜사 2000인가 뭐라고 엉터리 영어로 얘기한다.  일단 터미널을 나와서 말해 준대로 가보니 그냥 찻길이다.  분명히 뭔가 있을 것 같아 돌아돌아 가보니 공항 버스가 다닌다.  맞는 것 같아서 감으로 계속 가보니 주차장이 보이는데 일반 이용객들의 주차장 같지는 않았다.  맞는가 싶어서 계속 갔더니 렌털 카 사인이 그제야 나온다.  그러니까 터미널 뒤에 숨어 있었는데 사인이 없어서 헤매였던 거다.  역시 이탈리아!  그러면 그렇지.  

가면서 반납해야하는 디젤 유가 모자라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조금이라도 모자르면 50유로 가까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또 두 터미널을 헤메이고 다니느라 넉넉했던 첵인 시간이 빡빡해져 버렸다.  이런…  옆에 있는 아내나 나나 조급했다.  이 비행기를 못 타면 비행 요금은 그냥 날리는 거고 그러면 여정을 다시 조정을 해야한다.  또 공항에 나와 있을 민박집 아주머니에게도 연락을 해야하고…  그래서 꼭 이 비행기를 타야한다.

여하튼 허츠 카 렌탈에 차를 세우고 디젤유가 정확하게 맞다는 것을 확인받고 영주증까지 받았다.  먼저 보낸 아내와 아이들은 거의 셔틀 버스 정류장 근처까지 많은 짐을 끌고 가느라 낑낑대고 있다.  짐을 여기서 부치게 해주면 좋으련만 버스를 타고 가야하니.  차 반납하는 곳을 미리 알았더라면 짐과 아이들은 내려두고 나만 다녀와도 되는데…  속으로 아쉬워 하지만 다지난 일이다.  반납이 끝나자 마자 얼른 등에 카메라 가방을 지고 양 손으로 가방을 끌고 뛰어서 정류장으로 가니 마침 터미널 1로 가는 셔틀 버스가 왔다.  오랜 만에 왔는지 버스가 콩나물 시루다.  인정사정 볼것 없다.  이런 때는 무조건 밀어 붙여 타야 된다.  무조건 타라고 하곤 아내와 애들은 뒷문으로 태우고, 나는 앞문으로 탔다.  버스가 떠나니 그제야 좀 안도가 된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딱 맞을 것 같다.  쳌인이 끝나면 곧바로 타야할 것 같지만 그래도 늦은 시간은 아니다.  정말 호텔에서 좀 일찍 떠난게 또 감으로 운전을 해 간게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ㅎㄷㄷㄷ.  생각만해도 징그럽다.

아내를 보고 수고했다고 손짓을 하고 나도 좀 마음을 놓고 있으려니 버스가 터미널 1의 이지젯 탑승구 앞에 세워준다.  행여 늦었을까봐 잽싸게 짐을 내려 쳌인 카운터로가서 보딩 패스를 받았다.  다행히도 사람이 없어 기다리지 않았다.  지체하지 않고 보안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로 가니 좀 일찍 갔는지 아직도 비행기가 내리는 게이트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거 늦을 줄 알고 운전하면서, 또 열나게 뛰고, 버스에서도 그렇게 조바심을 했는데 기다려야한다니?  기다리는 것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땀을 식히려 가방을 내려 놓고 의자에 앉아 쉬었다.  정말 위기 일발이었다.  이제 게이트로 가서 비행기만 타면 된다.  이것도 자리를 우선적으로 고를 수 있게 돈을 좀 더 내놨다.  이제 비행기만 타고 파리에 가면 되니 이제야 안심이 된다.  아내아 아이들 얼굴에서 안도감을 느낄 수 있고 나도 이젠 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볼 수가 있다.  정말 다행이다.  

게이트에 가서도 20여분을 기다렸다.  이렇게 여유가 있을 줄이야.  이젠 나나 아내, 아이들도 여유다.  아까 차 안에 있을 때만 해도 볼수 없었던 그런 여유.  휘바람을 불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애들하고 장난치고 뭐 마음이 편했다.  비행기에 올라선 제일 먼저 내릴 수 있도록 앞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나는 앞자리에, 아내와 아이들은 뒷자리에.  기내 음식을 않 사먹을 수 없지 ㅎㅎㅎ.  이것도 재미니까.  

일단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나니 눈이 떠진다.  이윽고 스튜어디스가 메뉴표를 들고 온다.  애들에게 따스한 숲과 과자, 아내에겐 커피 한잔.  난 별 생각이 없어 마시지 않았다.  아내가 커피 마시겠냐고 물어보지만 별로 땡기지 않았다.  아내가 다 마실 수 있게 하고 싶어서 다 마시라고 했는데 나중에 조금 후회가 됬다.  커피가 너무나 환상적이었댄다.  그렇게 맛있었다니 한모금 얻어 마실걸…  담엔 꼭 뺏어 마시리라.  

한 두시간을 비행했나?  중간에 알프스를 넘어가는지 눈 덮인 산이 보이길래 사진을 찍었었다.  그러다보니 벌써 파리에 도착했다.  간단한 수속마저도 없이 짐을 찾곤 민박집 사람을 기다리니 보이지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전화를 하니 곧 나온단다.  정확한 분인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예전 이름으로 확인을 하는 바람에 아줌마가 혼동이 되어 나오지 않는 거 였다.  내 잘못이다.  

공항 밖에서 기다리니 아줌마가 오셨다.  넓직한 프랑스 미니밴이다.  좋다.  민박 아줌마가 돈을 많이 벌으셨는지 씨트로엥 피카소가 왔다ㅎㅎㅎ.  차에 앉고 나니 애들이나 아내나 한결 맘이 편해 한다.  돌아 돌아 민박집으로 가니 예전 기억이 난다.  방을 배정 받고 짐을 방에다 옮기니 살 것 같다.  한숨 잘까보다.  

민박 아주머니에게 밥을 사먹겠다고 했더니 라면이 있다고 하신다.  다들 지치고 피곤해서 어디가서 사먹기도 뭐해서 그냥 라면이라도 먹어야 겠어서 사먹었다.  라면을 먹겠다고 얘길하니 애들이 신나한다.  양식을 좋아하는 아내도 내색은 않하지만 좋아하는 것 같다.  한 사람당 5유로라도 먹어야 한다.  

라면이 끓는 사이에 난 호텔과 자동차 예약 취소를 하느라 좀 늦게 왔는데 그 사이에 내가 먹을게 별로 없을 정도로 많이 먹었다.  세상에 라면 네개를 세사람이서 다...  기가 막힌다.  아내가 하는 말이 애들이 다 먹었단다.  그 매운 국수와 국물을 둘째는 땀을 흘려가며 훌훌 불어 먹는다.  거기다가 찬밥까지 말아서 김치에다가.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큰 녀석도 정신 없이 먹는다.  정말 한국 사람 아니랄까봐.  아내도 국물과 밥만 조금 말아 먹는다.  그 덕분에 난 조금 밖에 못 먹었다 ㅠㅠ.  먹고 나니 이구동성 너무 너무 맛있었댄다.  살 것 같단다.  얼굴에도 그렇게 씌여있다.

방으로 돌아와서 씻고 짐을 약간 정리를 했다.  그러고선 시장에 내려갔다.  맨 몸으로 카메라 하나만 달랑 메고 빈가방을 가지고 나갔다.  돌아다니면서 시장을 봤다.  아이들이 프랑스 말을 하나 봤더니 말은 대충 알아 듣는 듯한데 말하는 것은 쉽지 않나보다.  큰아이는 거의 다 이해하는지 통역을 해 준다.  이해한다.  이해하고 말고.  고만큼을 배워서 말을 한다면 둘 다 언어엔 천재일거라…  그래도 그렇게 알아 들으니 그간 배운게 어디 가지는 않았나 보다.

날이 더워서 씻고 또 사온 음식으로 저녁을 만들어 먹곤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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