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기 유럽 여행기 (2008년 여름) - 15

2010.04.14 05:19

saxman2a 조회 수:3662 추천:1

||0||02009년 6월 19일 목요일

투어 일정이 잡혀 있어 일찍 루브루 박물관의 카루젤 개선문으로 모임; 파리의 여러가지 구경거리와 비사를 듣고 몽마르뜨는 빼고 집에 돌아왔음; 맛나게 저녁을 먹었음

투어를 신청을 해서 아침 일찍 루브루 박물관의 카루젤 개선문으로 갔다.  날씨는 흐리지만 비가 올것 같지는 않다.  대신 시원한 바람이 부니 그래도 다니기엔 낫다.  예전에 왔었을 때는 구경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 오니 한번 와 본다.  현대식 피라미드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  가자마자 사진도 찍고 선선한 바람을 즐기면서 길 건너 눈 앞에 보이는 카루젤 개선문으로 갔다.  

일찍 오긴 했지만 한국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가이드가 나올까 걱정스럽긴 하지만 우리만 다녀도 된다.  아이들은 걷는걸 싫어한다.  힘도 들고 땀도나고 따분하고 재미도 없는 걷기.  나도 어릴적에 그랬다.  우리 애들도 마찬가지일테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하나 고민이 된다.  아내와 상의해서 좀 더 재미있게 애들하고 시간을 보내야겠다.

시간이 되니 가이드 청년이 보이고 한 아가씨가 온다.  이 사람이 전부다.  단촐하게 다니게 생겼다.  그 아가씨가 우릴 아는체 한다.  로마 민박집에서 봤단다.  사람 얼굴과 이름을 맞추어서 기억하는데 젠병인 나로선 전혀 기억이 없다.  미안하지만 내가 원래 이래서 욕을 많이 얻어 먹으니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말할만큼의 사이도 아니고 그냥 꾸벅 인사를 했다.  걸어 다니며 설명을 들으니 여행하는 기분이 난다.  파리에 대해 좀 더 이해가 되는 느낌이다.  애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매달린다.  심심하고 다리 아프고.  가져온 과자도 먹기도 하고 물도 마셔보고 하지만 그래도 충족이 않 되는지 힘들어한다.  도대체 재미가 하나도 없다.  그럴 만도 하지만 잘 다독거려 다닌다.  애들에겐 다만 내일 모레 디즈니 랜드 간다는 것에 만 온 기대를 걸고 있다.  귀여운 녀석들…

시내의 건물들을 구경하고 루브루 박물관 근처의 일본 라면 집으로 점심 먹으러 갔다.  네 식구 다 라면을 좋아해서 미리 먹을 장소를 알아왔다.  더구나 음식이 달라 고생하는 막내에겐 아주 좋은 점심이 될 테니까.  가이드하고 같이 가서 라면을 시켰는데 잘못시켰다.  이건 기름이 너무 많다.  라면은 한 그릇에 10유로.  김치를 시키니까 한 접시에 5유로다.  눈이 튀어 나올 정도다.  이게 무슨?  그래도 맵기도 하고 얼큰한 국물도 있고 해서 입에 맞는 음식을 먹으니 좀 낫다.  둘째는 그래도 입맛에 맞지 않는지 먹다 만다.  나머지는 아빠 차지가 되었다.  남기기 아깝다.

계속 걸어 다니며 구경을 했다.  웬만한 건물들에 대한 설명은 다 들었다.  그러다 보니 거의 오후 5시가 다 되었다.  개선문 근처에 와서 우리는 몽마르뜨를 가지 않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까닭이었다.  그 언덕을 걸어가자니 아이들 불평을 감당할 수가 없을 듯하다.  너무 우리 위주의 여행이기도 했다.  더구나 저녁도 되었고 나중에 오지하는 마음이었지만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아내와 단 둘이면 어디를 못 돌아 다닐까만, 아이들 걱정이 되었다.  사실 로마에서의 관광이라면 기어코 갔을텐데 파리는 아무래도 유적에 대한 관광 열망은 덜하다.  파리에 올 때부터 조금 쉬엄 쉬엄 여행하자고 정했기에 가이드와 아가씨 일행과 헤어져 전철에 몸을 싣고 숙소로 돌아왔다.  

전철 역에 내리면 시장이다.  걸어 올라오면서 시장을 보고 민박집에서 음식을 해 먹었다.  쌀도 고르고, 물, 야채, 프랑스 빵, 잼, 우유, 과자 등등을 양 손에 들고 가면서 예전에 어릴 때 서울의 생활이 기억이 난다.  어머님께서도 이렇게 하셨었다.  나도 같이 시장을 본 기억도 있고.  아내나 나나 이런 것들이 재미있다.  그날 먹을 것을 아내와 아이들과 같이 골라서 요리 해 먹는 것.  재료도 신선하고 입 맛 원하는 대로 재료를 고를 수 있고.  어떤 구경보다 이렇게 실제로 생활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그리고 구경.  그래서 이번 빠리 여행이 전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돌아와서 씻고, 밥 먹고 하니 시간이 다 지나간다.  정말 위도가 높아 밤 열시가 되어도 해가 지지 않는다.  티비에선 유럽 선수권 축구대회 경기를 중계해준다.  보면서, 오늘 찍은 사진을 랩탑에 옮겨 정리해 놓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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